오랜만이군요.
사실 작년 봄깨에 활동하던 사람입니다만 그때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고
사정 뒤에는 이곳을 점차 잊고 살았습니다.
이제 사 돌아왔다고 해도 기억해주실 분들이 많이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이곳에서 글로 웃고 글로 울고 글로 말하시는 모든 분들게 존경을 바칩니다.
이야기는 파트 2. 즉 2부이지만 1부를 모르신다고 하셔도 이해가 가시리라 믿습니다.
그건 새로운 사건이고
주인공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예전. 이곳엔 외전을 연재했었습니다.
[중간에 능력부족과 사고로 더이상 진행하지 못했습니다만...]
1부는 아직 이곳에서 연재하지 않았군요.
이유는 간단한하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너무 못썼거든요[......]
조만간 새로 써서 이곳에도 1부를 연재할 수 있길 바랍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
차 사고가 났다고 한다. 나는 그 차에 부딪혀서 날아갔고, 몸 여기저기를 다쳤다. 머리도 다쳤고, 어깨도 다쳤고, 다리도 다쳤다. 하지만, 기억이 없다. 단지 지금 상태를 봐서도 그런 거라고 수긍을 했다. 부러졌는지 왼쪽 정강이엔 깁스를 하고 있었다. 오른쪽 어깨도 꽁꽁 동여매었다. 움직이기 불편하다. 무엇보다 머리를 다쳐서인지 조금 우스운 꼴로 머리에 붕대도 매었었다. 지금은 풀었지만.
사고. 사고라. 하지만,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왜 이렇게 된 거야?"
"뭐… 네가 다쳤어. 끝."
이라며 태혁은 작년 화이트데이 때 마냥 쓴웃음을 짓고는 얼버무리고 넘어가려 했다. 태혁이 말하기 싫어하는데 억지로 다시 물을 만큼 바보는 아니니까 나는 더 묻지 않았다. 뭐. 사고가 났고, 내가 다쳤다. 그게 전부라는 태혁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니까.
원한관계 때문에 난 사고는 아니라고 한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나를 친 차의 운전자는 수면제를 먹고, 손목을 그은 다음 마구 달린 모양이다. 몹시도 위험했었던 상황이었다. 잘못했으면 죽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의사선생님에 말에 가슴을 쓸었다.
무엇 때문에 손목을 그었을까? 무엇 때문에 죽으려고 했을까? 무엇 때문에 그런 각오를 한 걸까?
운전자는 얼마 전 의식을 회복해서 일반병동으로 옮긴 모양이다. 의식을 회복하고, 멍하게 자신의 손목을 응시하며 왜 죽지 않았느냐며 눈물을 흘린 모양이다. 두 이어 형사들로부터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가슴을 감싸고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울었던 모양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난 다쳤고, 부모님과 태혁에게 걱정을 끼쳤다. 그래서 마구 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무조건 잘못했다고만 해 어머니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 뒤에 태혁은 날 이렇게 만든 그 여자에게 찾아갔고, 그 여자의 사정을 듣고는 나에게로 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한 가지 한 게 있다면.
"사랑에 실패했다고 삶에 실패했다 생각한 어리석은 여자야."
며칠간 내 곁에서 병간호를 하던 태혁은 학교에 갔다. 고3인데 계속 학교도 안 나가고 내 옆에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고, 태혁도 수긍해주었다. 그렇지만, 수업을 마치면 밤늦은 시간까지 있어주곤 했다.
반 친구들도 문병을 왔었다. 선물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제일 무난한 오렌지주스를 살까 했는데 많이 쌓여 있을 것 같았다며 포도주스를 내밀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 같이 나눠 마셨다. 중간고사는 어떻게 할 거냐는 친구들의 말에 나는 그냥 싱긋 웃었다. 지수도 왔었다. 중학교 때 친구고 태혁의 반 친구기도 하다. 딱히 선물은 못 사왔다며 미안해했다. 하지만, 괜찮아. 와준 게 어디야? 그리고 지수는 나의 왼손을 잡으면서,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거 같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태혁이네 반장이라고 하는 세건도 찾아왔었다. 태혁이 학교에 가지 않고 내 옆에 있을 때 선생님이 시켜서 널 설득하러 왔다고는 했지만 그저 태혁의 옆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주머니에서 꺼낸 자판기에서 뽑은 캔 커피를 하나 건넸다. 그리고 그걸 마셨다. 그리고 간다고 말하고 가버렸다. 뭐 그 뒤로 내가 이야기했고, 태혁은 한번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알았다고 말하였다.
고3이긴 하지만, 지금은 몸이 성치 않아 병원에 있다. 그래서 태혁이 오지 않은 낮엔 영어단어집을 들고는 외웠다. 잘 외워지진 않지만 외우려 들었다. 고 3이니까. 허투루 할 수 없는 나이고, 시절이며, 시기였다.
이제 꽃샘추위도 물러가는 4월이다.
태혁이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4월이었고, 이제는 식목일이 공휴일이 아닌 4월이었다. 솔로들을 위한 블랙데이는 어느새 연인들이 서로 자장면을 먹여주는 날로 바뀐 4월이었고, 독재정권에 항거하여 국민적 혁명이 있었던 4월이었다. 그리고 내가 새롭게 태어난 날이자 나의 새로운 생일이 있는 4월이었다.
아직은 바람이 조금 차다. 하지만, 점차 따듯해져 오겠지? 병원에 앉아 창문을 바라본다. 보이는 건 도시지만, 저 먼 산 벚나무의 수줍은 살결 같은 꽃잎이 물드는 것이 보인다.
4월. 4월이다.
Tears / yesterdaY
파트 2 에피소드 01
"아."
오른쪽 어깨를 다쳐서 조금 불편하게 밥을 먹었다. 조금 싱거운 반찬과 쌀밥. 그리고 국. 특별난 건 없었다. 간병인으로 어머니가 붙어계시지만 간단한 일 정도는 알아서 하기로 했다. 식사라든지, 화장실 문제라든지. 그리고 지금 어머니 역시 식사하러 가셨고.
우물우물 씹어서 꿀꺽 삼켰다. 젓가락을 한 번 입에 넣고는 다음 반찬을 골라 집었다. 시금치.
병원에서의 생활은 따분하다. 정적이고 정적이어야 한다. 물론 생과 사를 다투는 중환자실이라든지 응급실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를 테지만 일반병동의 경우엔 사고랄 게 없다. 그러니까 심심하다. 병실 내 조그마한 브라운관으로 보는 드라마도 한계가 있으니까. 무엇보다 공부랑은 별로 안 친하지만, 병원이란 공간에서 공부를 하기엔 더욱이 힘들다.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다. 마음가짐의 문제일까? 조용하고 밝은데 병원의 공기는 나를 한없이 나른하게 만든다. 지루하고, 심심하게.
입을 가리고 하품을 했다. 물론 주변에선 신경 쓰는 사람은 없다. 나른한 오후다. 조금만 있으면 태혁이 오겠지?
"시간아, 빨리 가라."
혼자 중얼거렸다.
+
나는 어렸다. 그리고 부모님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나는 고아였다. 버려진 아이였다.
하지만, 부모님을 찾지 않았다. 고아라는 사실 자체도 인정하였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졌으니까. 정확히는 부모님이 뭔지 잘 몰랐다고 해야 할까. 저학년 때 미술시간, 부모님을 그려봅시다. 라고 하면 나는 누구를 그려야 할지 몰랐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울기가 고작이었다. 그러다가 점점 자라가면서 나는 가상의 아빠. 엄마를 그렸다. 엄마의 얼굴도, 아빠의 얼굴도 모르지만 나는 그렸다. 그리고 그림 속에 나는 엄마, 아빠의 손을 꽉 잡고는 웃고만 있었다. 그런 그림에 선생님은 아무런 말도 하시지 않았다. 시간은 흘렀고, 4학년이 된 지금은 그럴 일이 없으니까 그다지 상관이 없다. 아니 그런 일이 있다 해도 이젠 '요령'이 생겨버렸다.
학교를 마치면 고아원으로 돌아왔다. 뭐, 나에겐 집이니까. 학교에서 걸어서 30분 가까이 되지만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도착하였다. 물론 같은 고아원에 사는 애들끼리 이야기하면서 걷다 보면 어느새 도착하곤 했다.
고아원이긴 하지만, 그렇게 큰 규모의 고아원은 아니었다. 여덟의 원아들과 여자 선생님 두 분, 남자 선생님 한 분. 그리고 한 명의 원장님이 전부였다. 원장선생님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없었지만, 선생님들은 언제나 우리를 위해 수고를 해주셨다. 그래서 어느 정도 컸다고 생각하는 나와, 다연언니, 종수오빠는 선생님을 도와 식사 준비 밑 청소를 맡았다.
"하란아. 이거 좀 씻어 줄래?"
윤진 언니는 커다란 냄비를 휘저으면서 수저통에 꽂혀있는 수저에 눈길을 보냈다. 나는 행주로 수저를 감싸쥐고는 윤진 언니에게 물었다.
"윤진 언니. 오늘 저녁 반찬은 뭐예요?"
"글쎄~ 늘 먹던 거지."
아쉬움을 나타내고는 그래도 웃으면서 선생님들을 거들었다. 수저를 들고는 조금은 복잡한 부엌 겸 거실을 벗어나 밖에 나가서 마당에 있는 수돗가에서 설거지를 했다. 아직 날이 그렇게 풀리진 않아 손이 빨갛게 얼어갔다. 물속에서 손을 꺼내 호오~ 불고는, 마구 문질렀다.
"어이. 꼬맹아?"
알지 못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뒤로 돌아서 말하였다.
"꼬맹이 아닌데요."
"헤에? 꼬맹이 아냐? 그럼 뭐라고 부를까~"
나는 다시 한 번 손에 입김을 분 다음, 눈앞에 보이는 머리가 어깨까지 닿고 턱수염이 띄엄띄엄 난 이상한 ‘아저씨’에게 또박또박 내 이름을 말하였다.
"제 이름은 말이죠. 하란이에요. 박하란!"
+
"이하란~ 나 왔다."
태혁은 병실문을 열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조금은 어색한 듯 팔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어서 와."
나도 웃으며 반겼다.
옆에 계신 어머니께서는 그럼 둘이서 이야기하라면서 자리를 비켜주셨다. 그러자 태혁은 오른손에 종이가방을 하나 들고는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옆에 와 간이침대를 꺼내 앉았다.
"안 심심했어?"
"뭐… 안 심심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솔직히 말하였다. 우리 사이에 예를 갖춘 거짓말은 그다지 필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러다 태혁은 그럴 줄 알았다며, 들고 온 종이가방에서 만화책을 꺼냈다. 순정만화다.
"아니 뭘 빌려야 할지 몰라서 말이야. 그냥 앞에 있는 거 완결까지 빌려왔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태혁 성격상 책방 아저씨한테 물어보고 물어봐서 빌려왔을 게 뻔하다. 난 태혁의 이런 마음이 고맙다.
"에이. 이거 봤는데."
"정말? 아이…"
태혁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뭐 내가 농담이라고 말하자 살짝 뿌루퉁한 표정으로 뭐냐며 받아쳤다.
"고마워. 잘 읽을게…"
"세트로 빌려갔다고 아저씨가 2박 3일 해줬으니까 천천히 읽어."
나는 종이가방을 받아들고는 책을 꺼냈다. 18권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태혁에겐 조금 부담이 될 정도로 권수가 많다.
"몇 일치 용돈 아니야?"
"뭐… 너 다 읽으면 나도 읽을 거니까."
태혁은 괜찮다며 말했지만, 조금은 멋쩍은 듯 다시 머리를 긁적였다. 이런 태혁이 순정만화를 읽는 모습을 상상하니, …왠지 무진장 귀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건 놔뒀다가 내일 같이 읽자."
"뭐?"
"어때? 2박 3일이잖아."
태혁은 환하게 웃는다. 나는 그런 태혁의 환한 미소가 좋다. 그래서 나도 따라 웃었다.
"웃는 거 보니까 좋다."
태혁의 말에 정말이라며 물었다. 그리고는 나도 태혁이 웃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냥 웃었고 웃는 걸 바라볼 뿐인데 너무나도 행복하다.
"오늘 무슨 생각했어."
바깥을 바라보니 완전히 어둠이 땅을 덮었을 때였다. 나는 태혁에 말에 눈을 감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그냥… 옛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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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플 점... ^ㅂ^;;
오랜만에 돌아오셨네요~^-^ 갑자기 잠적하셔서 당황했습니다. 앞으로 팍!팍! 연재 부탁드립니다~ 건필하세요
팍! 팍! 연재를 하기엔 제 능력이 부족하네요 ^^;; 그래도 열심히 적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