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이름인 마나는 제가 4세대부터
지금까지 사용한 캐릭터 이름입니다.
참고로 성별은 여자애로 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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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그림자 괴물.
"하아......하아......."
포켓치에 내장된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장소.
나는 지금 도감에 등록되지 않은 포켓몬을 보면서
식은 땀을 흘리며 공포에 떨고 있다.
저 녀석을 막지 않으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져서 난 돌아갈 수 없게 돼.
여기서 난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었다는 행복을 느꼈어.
인연이 소중하다는 걸 알았어. 그리고 나 자신도 소중하다는 걸.
이렇게 중요한 걸 가르쳐준 그곳이 사라지는 걸 바라지 않아!
그 순간, 녀석이 갑자기 이쪽을 향해 달려들었다.
나를 적으로 인식한 건가! 나는 양 팔로 머리를 감쌌다.
"크아아아아!!"
"쿠어엉!!!"
녀석이 나에게 달려든 순간, 브레다가 내 앞에 서더니
커다란 등과 등에 자란 나무를 방패삼아 나를 지켜주었다.
녀석은 크게 울부짖더니 갑자기 모습을 감춰버렸다.
"고마워, 브레다."
"크엉."
브레다가 나를 보고 씩 웃었지만 눈에서 공포가 느껴졌다.
하긴 녀석의 모습을 보면 누구나 무섭지. 사람이든 포켓몬이든.
나는 브레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머리를 쓰다듬었고
브레다가 그르렁 거리며 내 손길을 받아들였다.
브레다를 쓰다듬으면서 나는 이곳에서 느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몬스터볼에 있는 호크아이하고
베르나르, 오디나도 떨고 있을 거야.
너만 무서운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크엉."
"아, 마그마타는 안 그러겠다."
내 앞에서 항상 괜찮은 척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도
마그마타가 폼잡는 모습을 상상하니 저절로 웃음이 터졌다.
브레다도 마찬가지였는지 킥킥 웃었다.
바로 그 때, 뭔가 이상한 공기가 느껴졌다.
나는 웃는 걸 멈추고 주변을 살폈다. 아무것도 없다.
순간 나는 위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눈길을 느끼고 위를 봤다.
"아..."
"크아아아!!!!"
녀석이 우리를 보고 고함을 질렸다.
하필 숨을 곳도 없었다. 공격하는 날엔!
"브레다!"
"크어엉!!!"
브레다가 등에 자란 나무의 씨를 모아 만든 폭탄을 던지자
녀석이 폭탄이 날아오는 걸 보다가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폭탄은 녀석에게 명중하지 못하고 그대로 폭발하고 말았다.
"크엉!!!"
"괜찮아. 잘했어."
"크어엉....."
아마 브레다는 나무에서 자란 열매 씨들이 아무론 수고없이
허공에서 타버리는 게 슬퍼서 이러는 거겠지.
씨는 금방 다시 생기지만 브레다에겐 소중한 거니까.
난 브레다가 울게 내버려둘 수밖에 없음을 알았다.
"브레다, 일단 돌아가서 쉬고 있어."
"크어엉....."
나는 브레다의 몬스터볼을 꺼내 브레다를 몬스터볼 안에 돌려보냈다.
브레다가 아직 '그 때'의 일을 잊지 못하고 있었고 브레다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으며 내가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미안해."
브레다의 몬스터볼을 축소시킨 뒤에 허리띠에 끼웠다.
지금 다른 친구들은 녀석의 위압감에 떨고 있었기 때문에
나 혼자 어떻게든 갈 수밖에 없었다.
무섭다.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친구들이 나를 믿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다시 용기가 생겼다.
도망갈 수 없다면 대화라도 시도해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해봐야 돼. 어떻게든."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어떻게든 녀석을 멈춰야 한다.
친구들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반드시.
나는 모자를 고쳐쓴 뒤에 다시 앞으로 걸었다.
내가 발을 내딛는 순간,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발을 내딛자 위압감과 공포가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발을 내딛자 검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
내가 양 발을 모은 뒤, 검은 그림자를 보자
검은 그림자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걸 참았다.
"미안....해.......나는........"
비명을 삼킨 뒤에 내가 녀석에게 사과했다.
차마 무섭다고 말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만났던
어떤 존재들보다 무서웠다. 나는 이가 떨리는 걸 느꼈다.
"솔직하게 말할게. 난 네가 정말 무서워."
"........."
위압감이 조금 사라졌다. 무의식 결에 긴장했을 때
어깨에 힘을 줬었는데 위압감이 사라지자마자
내 어깨에 들어갔던 힘이 조금 풀렸다.
확실한 건, 녀석은 내 말을 알아듣는다는 거다.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나는.....마나. 마나라고 해."
내가 오른손을 내 가슴에 댄 채, 내 이름을 말했다.
녀석은 나를 내려다보기만 할 뿐, 어떤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공격하지 않는 걸까? 그건 모르겠다.
나는 녀석에게 경계를 사지 않기 위해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녀석의 눈을 봤다. 그 순간 녀석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눈을 피하면 공격할 것이라 생각한 나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이 녀석의 눈에서 어떤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분노와.....슬픔이다.
분노는 그 사람 때문에 시간과 공간의 신이 나타나
자신의 영역에 해가 됐다고 생각해 그런 거겠지.
그렇다면 왜 슬퍼하는 거지?
시간과 공간의 신이 고통받아서?
하늘과 땅이 무너지는 모습이 슬퍼서?
하지만 모두 녀석과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 때의 저 녀석은...........
모든 걸 부숴버리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하늘의 기둥을 부수고 그 작자들을 쓰러뜨린 건 진심이었어.
어느 새, 녀석은 분노를 누그러 뜨린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뭔가를 기대하는 것같이 녀석의 눈엔 기대감이 차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녀석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걸.
"그렇구나. 네가.......
네가..........나를......"
"........"
"왜 그런 거야?"
"............"
녀석은 조용히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를 경계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아까 고함을 지른 걸 생각하면 후자일지도 모른다.
내가 먼저 진심을 밝히면 저 녀석도 알아들을 지도 몰라.
그러면 싸우지 않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해서 정신을 가다듬은 뒤, 눈을 떴다.
"말하기 싫거나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말 안해도 괜찮아.
억지로 말하게 되면 네 진심과 다른 말이 나와 오해하게 되니까."
"........."
"넌 그곳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어?"
"......."
"네 힘으로 그 사람을 막을 수 있었고
실제로 그 사람을 따르는 사람들을 막았잖아."
"......"
"그게 아니라면 네가 바라는 건 뭐야?"
"크르르르........"
녀석이 입을 벌렸다.
살기가 느껴졌다. 어쩌면.....녀석의 의도는...
"널 납득시켜보라는 거구나.
내가 싸우든 대화를 하든 간에."
"크르르........."
돌아가고 싶다. 나를 믿어주는 친구들을 지켜주고 싶다.
라고 생각하고 나는 허리띠에 찬 몬스터볼 하나를 쥐었다.
-걱정마. 우린 널 믿고 있으니까.-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 알 수 있는 정답 따윈 없어.
그렇기에 해볼 수 있는 건 모두 시도해봐야 한다.
누가 시킨 게 아니다. 모두 내가 선택한 거다.
-우릴 믿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널 납득시켜 보이겠어. 반드시....반드시!"
내가 몬스터볼을 던지는 순간, 녀석이 포효했고
주변에 떠돌아 다니던 모든 물체들이 흩어져버렸다.
녀석의 힘이 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친 게 분명했다.
"지지 않겠어. 가자 브레다!"
"크어어어엉!!!"
녀석을 향해 나와 브레다가 달려들었다.
돌아가기 위해. 진실을 알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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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구상해줬던 걸 살만 붙였습니다.
이걸 구상할 당시에 제가 심각한 우울증이 있어서
내용자체가 많이 어두웠는데 연재할 땐 고칠 겁니다.
글솜씨가 별로라 재미없을지도........
여담이지만 마나와 마주친 포켓몬은
누군지 눈치챈 분도 있으리라 믿습니다.
마나의 파트너 포켓몬들은
닉네임으로 부르고 있다는 설정.
닉네임만 보면 누가 누구인지 대강 짐작가실 겁니다.
(단 몇 마리는 헷깔릴 겁니다 ㅋㅋㅋㅋ)
P.S: 마나라는 이름의 유래는 다음에!
브레다 - 토대부기 호크아이 - 찌르호크 덮친애는 기라티나 같네여 다른애는 감이 안온다 ㄷㄷㄷ...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생각하는 나는 뭔가... ㅇㅁㅇ
나머지 애들도 전부 신오지방 애들입니다. 근데 베르나르는 그 작가 이름에서 따온 거 맞아요.
흠... 이사람 작품이 뇌, 나무, 개미, 또 뭐있더라..... 감이 안오네요 ㅋㅋㅋㅋ
타나토노트, 신, 파피용도 있어요. 전 개미하고 타나토노트만 읽었어요ㅠ
베르나르는 실존 인물의 소설에 기반한 이름인가요?
아뇨. 그냥 붙인 거예요. 아무런 관계 없습니다 ㅎㅎ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틈틈히 쓰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