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에 대해 생소하면서 락스미스로 입문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꽤 계실 것 같아서 적어보겠습니다.
이미 기타를 평소부터 치시다가 락스미스를 하는 분들만큼이나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으실테니..
이하 모든 내용은 사실 기타를 여러대 구입한다면 아무짝에도 하등 쓸모없는 그런 내용이긴 합니다.
그러나 보통 한 대의 기타로 시작하시는게 대부분이겠죠? 일부러 락스미스하려고 기타를 여러대 사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을테니..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험버커 픽업을 쓰는 기타를 추천합니다.
기타에서 쓰는 픽업은 싱글과 험버커 2가지로 나뉩니다.
싱글픽업은 까랑까랑하고 짹짹거리는 펜더의 톤을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물론 같은 싱글이라도 톤은 천차만별이지만요.
나는 까랑까랑한 펜더의 소리로 연주하고싶은데?? 왜 험버커로 시작하라고 하죠?? 취존아닌가요?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까랑까랑 끝판왕 아저씨
텔레캐스터의 경우 이런 모양의 싱글픽업이 쓰입니다.
앞으로 기알못들끼리 다니다가 기타를 봤을 때는 어 이건 싱글픽업이네? 하면서 아는척을 하는겁니다.
그러나 락스미스 입문자에게 험버커가 달린 기타를 이렇게 추천드리는 이유는 범용성입니다.
기본적으로 싱글코일의 가장 큰 단점은 노이즈입니다.
기타에서 사운드를 높일 때는 이미 누구나 알고있을 '볼륨' 과 아마 생소하실 수도 있는 '게인' 을 사용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소리를 증폭하는겁니다.
이 게인값에 따라서 소리의 크기도 바뀌지만 신호가 왜곡되면서 소리의 톤도 함께 바뀌게 됩니다.
여러가지 기타 톤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이펙터라는 제품들을 사용하는데 오버드라이브나 디스토션이 이 게인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제품들 되겠습니다.
쉽게 말씀드려서 게인을 많이 걸게 되면 "띠링~~" 하던기타 소리가 "좌아아아아앙~~~~"하게 바뀐다는거죠.
그런데 싱글코일의 경우에는 태생적으로 이 게인을 많이 걸 수 없습니다. 가격에 상관없이요.
제 경우에는 텔레캐스터를 사서 락스미스를 아주 잘 즐기고 있는 중이지만, 그럼 대체 뭐가 문제냐면
락스미스의 경우 곡마다 그에 맞는 기타 톤들을 자동으로 세팅해줍니다. 자연스럽게 원곡과 흡사한 톤으로 유도하죠.
그리고 이 톤들은 험버커 (아마도 레스폴 이겠죠)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심각하게도 제가 여태 플레이해본 곡들 중에 세팅 디폴트 값이 텔레캐스터에서 만족스러운 소리가 난 적이 단 1회도 없습니다.
웅웅거리는 잡음과 먹먹한 톤 때문에 게임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아마 다 다르긴 하겠지만 싱글코일들은 대체로 비슷할 거라 봅니다.
그나마 락스미스에는 톤 디자이너라는 기능이 아주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양한 제품들을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습니다.
톤 케이블 하나로 고가의 장비들 없이 굉장히 많은 것들을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이거라도 없었으면 어쩔 뻔 했는지..
이펙터다운 이펙터도 쓰지 못하고 정말 아주 최소한의 게인값으로 클린톤을 만들어서 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세팅값을 저장해놨다가 연주시에 불러올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만, 제가 쓰는 기타의 경우에는 이것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모든 곡에서 연주할 수 있는 톤의 레인지가 상당히 좁아져버립니다. 톤 메이킹을 아무리 해봐야 거기서 거기가 되는..혹은 듣기 싫은 톤이거나.
이렇게 되면 뭔가 장르가 편협해진다고 해야할지.. 뭐 그렇습니다. 좀 심심하죠.
어떤 곡들은 중간에 톤을 자동으로 바꿔서 연주하게 하는 곡도 있는데, 이런 경우 쉽게 그 곡의 맛을 살리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곡이 시작할 때 프리셋해둔 톤을 한번 불러오고, 곡이 바뀌었을 때 한번 더 불러오고 하는 식으로 해서 잡음은 해결할 수 있지만
원곡의 그 느낌을 비슷하게 따라가기는 어지간해선 힘들다는 결론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제 기타만이 가진 톤으로 연주하는 명곡들은 색다르게 느껴져서 좋을 수도 있지만요..
잠시 중간 정리할게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싱글픽업은 게인량이 올라가고 이펙터를 먹이고 EQ가 바뀌고 할 때마다 난리가 나기 때문에
락스미스를 한대의 기타로 즐기기 위해서는 범용성이 필요, 즉 싱글픽업의 기타로는 락스미스의 그 수많은 곡들을 즐기기엔 한계가 있다는 얘깁니다.
그럼 싱글이 락스미스를 할게 못되는 이유를 간략하게나마 설명드렸으니 이제 험버커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야겠네요.
험버커의 종류도 여러가지지만 좀 흔한 종류 몇 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험버커입니다. 일반적으로 싱글 2개를 붙여놓은 모양이에요.
뭐 이런식으로 흑-백조합으로 제브라 픽업이라 불리는 것도 있고
이렇게 커버를 씌운 모델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위를 덮는거니까 소리에 영향이 좀 있어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저처럼 예뻐서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험버커가 2개 박힌 이 녀석은 원래 이름보다 이제는 다른걸로 더 유명해진 그 기타죠..
정말 아주 좋은 기타지만 함부로 샀다간 오해를 살 수도..
기타를 알아보다보면 보통 '싱-싱-싱' 이니 '싱-싱-험' 이니 하는 얘기들을 들어보셨을겁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어떤 픽업이 박혀있는지를 줄여서 부르는 거에요.
외국 포럼을 둘러보다보면 미국사람들은 S-S-S / S-S-H / H-H 등 이니셜만 따서 호칭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 픽업이란게 한번 사면 그것과 영원히 함께해야하는건 아니고, 필요에 따라서 얼마든지 갈아 끼울 수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규격이 다르다보니까 싱글-험버커간의 이종교환은 동종교환에 비해 그렇게 용이한 편은 아닙니다.
처음 살 때 어느정도 용도와 선호하는 톤을 정해두고 사야 하는 이유죠.
어 아무튼 자꾸 말이 길어지는데,
이 험버커가 락스미스를 함에 있어서 더 유리한 부분은 바로 범용성입니다.
대충 어지간한 자동 톤 세팅을 다 무난하게 소화해주더라구요.
그러니 처음부터 험버커가 박혀 있는 기타를 사시면 락스미스를 더욱 쉽고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험버커는 완벽한 픽업이다! 라고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험버커들마다 나름의 성격차가 있을테죠..
일반적으론 좋은 케이블을 쓰셔야 하고, 집에 콘센트는 접지가 되어있어야 하고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인들도 일렉기타의 사운드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같은 조건이면 싱글픽업에 비해서 험버커가 세팅하기 훨씬 덜 까탈스럽고 편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음..
근데 마지막에 기어 추천도 좀 드리고 싶긴 한데 사실 제가 만져본게 몇 종류 없습니다.
브랜드도 좀 편협해요.. 스콰이어/펜더/깁슨... 네.. 딱 요정도..
스콰이어에서는 빈티지 모디파이드 스트랫 HSS 모델 (한국 신품가 약 40만) 정도 추천할 수 있을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20만원대 이하 스콰이어에서는 국산에 비해 크게 메리트 없는 것 같습니다. 마감이라던지..
에피폰도 20만원짜리 있습니다 락스미스 예구 한정판에 번들로 들어있던거랑 같은 급..
음 락스미스하기에는 충분할 것 같기도 하지만, 오래동안 하실거면 조금 더 좋은 거 사는걸 추천드립니다.
스콰이어나 에피폰이나 일정 가격 넘어가면 보급형 펜더 싸다구를 친다고 소문이 자자하거든요..
펜더랑 깁슨부터는 뭐 멕펜 스트랫 스탠다드나 깁슨 레스폴 스튜디오나 트리뷰트 급에서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참 레스폴중에 60년대 모델을 재현해서 파는거는 슬림넥사양이라서 초보가 연주하기에도 아마 감이 좋을거같네요. 보통 모델명에 `60s 라고 붙습니다.
저도 손이 작아서 이번기회에 잡아봤는데 좋더라구요..
펜더에 재규어, 재즈마스터 같은 특이한 모델들도 있긴한데 브릿지 구조상 기타줄이 빠지거나 하기도 하고 튜닝도 심심하면 풀리고 해서 초보에겐 적합치 않습니다..
텔레를 사시려거든 험버커 박힌 모델들을 사야겠죠.. (근데 그러면 사실 텔레를 사는 의미가..변태텔레라고도 하는..)
열도의_흔한_변태_텔레.jpeg
여유 되시면 더 윗 등급으로 가는거고..
아참 윗부분에 잠깐 슬림넥을 언급했는데요 초보한테는 연주감도 상당히 중요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넥이 너무 두껍고 빈티지사양이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52년도 모델을 복각한 텔레캐스터의 경우엔 빠따(!)넥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두껍거든요.
그리고 빈티지라고 무조건 좋은건 아닌게 새들(뭐냐면 기타의 브릿지에서 기타 줄 높이를 받쳐주고 있어요)이 예전 디자인이라서 연주중에 선이 이탈한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또 멕시코 펜더나 빈티지사양이나 텔레캐스터종류들은 21플렛으로 나오는데
(여기서 말하는 플렛은 지판에 있는 쇠 있죠? 그 쇠를 플렛이라고 하고, 21플렛이라고 하면 그게 21개 있다는 얘깁니다.)
이 아이들의 경우 어쩌다 22플렛이 필요한 곡을 만나면 곤혹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깁슨이 22플랫을 채택하고 있고, 펜더에서도 22플렛 제품들이 있습니다. 물론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에요.
물론 21플렛을 사셔도 나중에 22플렛 넥을 갖다 박는것도 충분히 호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면 그냥 22플렛이 필요한 곡을 안하는것도 좋은 방법이죠.
어쨌거나 구매하실 때 모던한 모델중에 22플렛을 사시면 아무래도 불편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줄겠죠.
예쁘고 멋스러운 것도 중요하지만 실용적인 부분도 고려하셔서 구매하시길 하는 바램입니다.
아무튼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레스폴 한대 더 질렀습니다.. 스탠다드급은 비싸서 차마 못샀지만요.. 깁슨 보급형중에 하나 데려왔습니다 ㅠㅠ
졸지에 기타를 2대 갖고있게 되었네요.. 텔레 소리를 너무 좋아해서 차마 정리할 생각은 들지 않고..
다행히 락스미스가 재미 없었으면 이런 결정을 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요샌 매일 남는시간이 즐거워졌네요. 집에 오자마자 기타부터 잡고..
부디 첫 기타 선택을 잘 하셔서 저처럼 기타 다둥이가정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기타는 마음이 시키는거지만서도.. 그래도 꼭 기타 사양들을 꼼꼼하게 따져보시고 고르세요!
매장에 직접 가서 소리도 들어보시고, 넥도 한번 잡아보시고 하면 더욱 좋겠죠?
여건이 안된다면 유튜브 같은 곳에서 해당 기종을 검색해보시면 사운드 데모들이 엄청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렇게 길게 쓰지 않아도 될 내용인데 쓸데없이 말만 많았네요.
그럼 다들 즐거운 락스미스되시길!
저는 20000
처음 기타 구입하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ㅎㅎ 잘보이게 공지로 올려드릴께요~
싱글 잡음의 그 고통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죠 ㅎㅎ 예전에 PJ베이스를 갖고 있었는데, 유난히 J에서 유독 심한 잡음이 들리길래 아예 꺼버리고 P만 썼었죠... 알고보니 옆에있던 TV전자파 때문에 그랬습니다. JJ처럼 서로 험 캔슬링이 되지않는 한, 전자파는 가급적 간섭받지 않도록 해야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노이즈때문에 부수고 싶은 충동이 생겼더랬죠.
락스미스 시작하신지 얼마되지 않으신걸로 아는데 그사이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습득하셨네요 ㅎㅎ 저도 시작하고보니 기타라는 악기가 좋아져서 하나둘씩 지르던 기억이 나네요 ~ 싱글픽업은 확실히 락스미스하기엔 심심하게 들리죠.. 크런치톤까지는 괜찮은데 engl 시뮬앰프를 물려도 텁텁한 소리가 나니.. 유용한 정보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팁이네요 ㅊㅊ~!
정말 몰라서 여쭙는데 저위에 원래 이름보다 다른걸로 유명해진 기타의 이름은 뭔가요? 정말 궁금합니다.
레스폴 스탠다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