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위원회에 올라온 작품연보 번역본
내가 번역했으니 자작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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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1970년 대한민국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9세 때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주했습니다.
문학적 환경에서 성장한 그녀는 저명한 소설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났습니다.
문학뿐 아니라 예술과 음악에도 심취한 그녀의 이러한 관심은 전 작품에 걸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한강은 1993년 문예지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출간하며 산문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소설과 단편집을 꾸준히 발표하며 작가로서 입지를 다졌고, 특히 2002년 출간된 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은 예술에 대한 그녀의 관심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여성 신체의 석고 모형을 만드는 일에 집착하는 실종된 조각가가 남긴 원고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인간 신체와 인격, 경험 간의 충돌을 다룹니다.
이 작품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삶은 심연 위로 아치를 그리며 펼쳐진 얇은 막이며, 우리는 그 위를 마치 가면을 쓴 곡예사처럼 살아간다”라는 문장은 이 주제를 잘 압축하고 있습니다.
한강의 국제적 명성을 확립한 대표작은 2007년에 발표된 소설 채식주의자로, 이 작품은 2015년에 영어로 번역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주인공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폭력적 결과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혜의 채식 결심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남편과 권위적인 아버지의 강압적인 태도, 그녀의 수동적인 신체에 집착하는 비디오 아티스트인 형부의 에로틱한 착취로 이어집니다.
결국 영혜는 정신병원에 수용되며, 그녀의 언니는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영혜는 ‘불타는 나무들’이라는 식물의 왕국에 빠져 점점 더 심한 정신착란 상태에 빠집니다.
2010년에 발표된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우정과 예술, 슬픔과 변화에 대한 갈망을 중심으로 한 대작입니다.
한강의 소설은 점차 심화된 은유적 스타일을 통해 극단적인 삶의 이야기에 대한 감각적인 공감을 형성합니다.
2011년에 출간된 희랍어 시간은 극한의 경험을 겪은 두 인물 간의 관계를 예리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한 젊은 여성이 잇따른 트라우마로 인해 언어를 잃어버리고, 시력을 점차 잃어가는 그리스어 교사와 교감하며 이들 사이에 연약한 사랑이 싹트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소설은 상실, 친밀함, 언어의 궁극적 조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2014년 출간된 소년이 온다에서는 한강의 고향이자 1980년 대한민국 군부에 의해 수백 명의 학생과 민간인이 학살된 광주를 배경으로 합니다.
역사적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자 하는 이 작품은 ‘증언 문학’의 장르에 접근하면서도, 독창적인 시선으로 죽은 자들의 영혼이 자신의 죽음을 목격하게 함으로써 장르의 관습을 넘어섭니다.
묻지 못한 시신들을 마주하는 순간들에는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의 모티프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2016년에 발표된 흰에서는 다시 한번 한강의 시적 스타일이 부각됩니다.
이 책은 화자의 언니가 태어나자마자 죽은 사건에 바치는 애도문으로, 흰색이라는 색을 중심으로 구성된 일련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소설이라기보다는 세속적 기도서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으며, 상실의 의미와 존재의 조건을 탐구합니다.
2021년에 발표된 작별하지 않는다는 1940년대 후반 제주도에서 발생한 대규모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하며,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작품은 친구들과 가족을 잃은 슬픔과 역사적 비극의 유산을 견디고, 그 고통을 공동의 예술 프로젝트로 승화하려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한강의 문학은 심리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을 중첩시키며, 동양적 사유와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입니다.
2013년에 발표된 회복하는 인간에서는 결코 치유되지 않는 다리 궤양과 죽은 자매와의 아픈 관계를 다루며, 통증을 단순한 고통 이상의 존재론적 경험으로 묘사합니다.
그녀의 소설에서는 쉽게 해소되거나 속시원히 설명되는 결말을 찾을 수 없으며, 채식주의자의 주인공이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돌연 폭발하듯 일어나는 행위로 침묵 속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그 설명되지 않는 여백이 특징입니다.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율에 맞서며 인간 존재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데 집중합니다.
그녀는 신체와 영혼, 생과 사의 연결을 독창적으로 인식하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을 통해 현대 산문 문학의 혁신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안데르스 올손
노벨 위원회 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