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대학원 오게 된 계기는 여친때문이었음
학부 3학년 종강할 때 쯤에는 이제 서로 뭐 먹고 살지 생각을 해야 했는데
그때 여친이 나한테 제안했던게 대학원이었음
모아둔 돈도 꽤 있고 임용보다는 차라리 석박사 따서 내가 하고 싶던 일(학예사) 하는게 어떻겠냐고
처음에는 안갈라 그랬음
대학교 졸업하면 진짜 바로 완전히 먹고살 생각하고 취업해야지 생각부터 했으니까
근데 여친이 날 설득한게
이왕 학예사 쪽으로 진로 잡을거면 어설프게 학사졸업 가지고 해보지 말고
차라리 몇년 더 투자해서 석사라도 따고 취준 시작해보라더라
그동안 자기도 돈 더 모으고 나도 일 병행하면서 돈 모으면 되지 않겠냐고
그거때문에 일단 교수들 찾아는 다녀보자 생각하면서
여기저기 교수님들한테 컨텍하고 논문 공부해보다보니
대학원이 진로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대학원 진학함
지금도 교수님이 계속 내려다보내주시는 일 하면서 검토받는 동안 유게에서 뒹굴거리는데
여튼 결국 여친이랑은 장거리 되긴 했지만
그래도 나 중환자실에서 1달동안 앓고있을때도, 지금 나 눈돌아가서 멘붕해있을때도 챙겨주는 여친이 있어서 대학원생활 느긋하게 보내고 있는듯.
...반쯤 자랑이긴 한데.
그래도 사람 참 잘 만난거 같음.
에타에서 물건팔면서 번호따길 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