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년전에 보드게임 펀딩을 한 번 진행했다가 펀딩은 성공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후원자분들과 2년동안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기존 펀딩을 개선해서 오늘 오후 텀블벅에 2차 펀딩을 재오픈 하였습니다.
RPG 보드게임에 목마르신 분들이라면, 한 번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봐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기존의 펀딩 경험을 바탕으로 쉬지 않고 꿈을 이뤄가는 내용을 펀딩 오픈과 함께 홍보 겸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혹시 창작 보드게임 만드실 생각이라면 제 글이 분명 도움이 되실겁니다.
1.도입
원래 어릴때부터 게임 만드는게 꿈이었고, 학생때 게임과 친구들하고 창업을 했다가 자잘한 미니게임 몇 개 만들고 크게 망했습니다.
20대 중반에 수 천만원 빛에 신용불량자가 되버리긴 했지만 기획 관련 업무로 빠르게 취업해서 어찌어찌 먹고 살았습니다.
헌데 다니는 회사 대부분이 게임하고는 거리가 먼 일반 서비스 관련 기획들만 진행하다보니 게임이 너무 만들고 싶었습니다.
2019년 12월...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뭐 할까 고민하다가 꿈만 꾸다가 포기했던 일을 하나 시작합니다.
'모바일이나 PC게임을 만드려면 사람이 많이 필요하니까, 게임 기획을 해서 보드게임을 만들어보자.'
원래 디자인과기도 했고, 토트 그래픽을 어느정도 찍을 수 있어서 게임 룰과 카드 디자인을 조금씩 진행해보기로 합니다.
2.펀딩 시작
여차저차 해서, 아이디어를 다 정리하고 글을 좀 정리한 후에 텀블벅을 올려봤습니다.
이 때 당시 와이프와 아는 지인을 꼬드겨서, 기획 디자인 개발은 다 제가 진행할태니 피드백과 포장을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팀을 결성해서 지금 보면 너무 허접한 내용으로 펀딩을 시작하였습니다.
어정쩡한 설명에도 생각보다 많이 펀딩을 해주셔서 놀랐고, 펀딩이 더딜때 모르는 후원자로부터 100만원 넘게 후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혹시 여기에도 후원자 분이 계시다면...정말 감사드립니다ㅜㅜ>
해서 펀딩은 성공적으로 진행하였으나...기쁨은 잠시였습니다.
3.펀딩 이후(1) 원고 제작
펀딩 이후 실제로 보드게임을 제작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정말 많이 겪었습니다.
게임 룰은 어느정도 정리되어 있었으나, 게임에 맞는 카드 일러스트를 하나하나 제작하려니 시간이 너무 걸렸습니다.
거진 100장 넘는 카드 일러와 토큰 오브젝트 디자인을 혼자 작업하다 보니 수량도 수량인데 디자인적인 구성 한계가 너무 보였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씩 한계가 보이고...수 많은 딜레이 공지를 올리다가...결국 1년이 지나 인쇄용 원고가 다 만들어지게 됩니다.
4.펀딩 이후(2) 테스트 플레이
펀딩 이후 어느정도 원고를 만들고, 수작업으로 인쇄 후 테스트플레이가 가능한 샘플을 제작하였습니다.
포켓몬 TCG에 슬리브를 끼워 앞면만 보드게임 인쇄물로 갈아끼거나, 타일 및 토큰을 프린트해서 자작 토큰에 붙이는 방식으로 되게 조잡한 방식으로 밤새워가며 샘플을 제작하였습니다.
이후 합정 근처에 장소를 대관하고 후원자 분들을 몇 분 모셔 테스트플레이를 진행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재미있게 즐겨주신 후원자 분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힘을 내서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5.펀딩 이후(3) 보드게임 인쇄
원고가 완성되고, 펀딩 초반에 몇개의 인쇄업체로부터 연락이 와서 미팅을 가지고, 생산 견적을 뽑아보았습니다. 헌데 모두 후원금 이상의 견적을 부르기에 업체 선정에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는 지인의 추천으로 인쇄소를 찾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인쇄를 진행하게 되었는데...저는 이 때 몰랐습니다.
인쇄에서 감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겨우겨우 인쇄가 완료된 첫 결과물을 가지고 테스트 플레이를 하는데....큰 일이 발생합니다.
인쇄에 무지하다보니 인쇄 결과물이 거꾸로 되었습니다...그대로 나갈수도 없는 입장이라...결국 추가금을 주고 인쇄를 다시 합니다. 여기서부터 또 지옥이 시작됩니다...감리가 없다보니 재인쇄 된 카드나 토큰이 색이 기존과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문제가 또 발생합니다.
6.펀딩 이후(4) 배송 준비
결국 더 싸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은 큰 판단 미스를 남기고...후원금의 2배 가까운 금액으로 2번의 재인쇄 끝에 보드게임 배송 준비를 진행합니다.
재인쇄 이슈로 인해 현타가 심하게 왔지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저 자체도 불만족스러운 결과물로 포장 준비를 진행하게 됩니다.
처음 진행하는 펀딩에서 너무 구성물과 카드가 많은 보드게임을 만들다보니...나온 인쇄물을 포장하는것도 정말 큰 일이었습니다.
몇분을 알바로 쓰고, 와이프와 밤새가면서 포장 준비를 해서 겨우겨우 배송을 시작합니다.
7.펀딩 이후(5) 배송 후 후원자 피드백
어찌어찌 하여 배송을 진행하고 후원자분들이 하나 둘씩 받기 시작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나 딜레이가 되어 배달된 제품에 대해 피드백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제 게임 이름으로 구글링을 시작해봅니다. 딜레이 되면서 생긴 이슈, 게임 룰 등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역시 텀블벅 후원은 믿을만한게 안된다는 피드백이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ㅠㅠ
8.펀딩 이후 대응
룰북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보드게임을 믿고 끝까지 기다려주신 후원자분들이 많았기에, 이대로 끝낼수가 없었습니다.
네이버 카페를 개설하고 후원자분들께 안내하고 다 끝내지 못한 시나리오나 추가 작업 개선을 진행하겠다 말씀드렸습니다.
이 땐 직장을 다니고 있는 상태였어서,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을 하진 못했지만 직접 반복 플레이를 하고, 단점을 파악하고,
인연이 된 후원자 분들께 의견을 들어가면서 보드게임 수정을 합니다.
<느리지만, 약속했던것들을 이루려 꾸준히 올려 피드백 받았습니다.>
9.2년 후 현재
배송 이후 2년간 열심히 게임의 단점을 손보고, 정리하였습니다. 여유 시간이 되는데로 카페와 텀블벅 후원 업데이트를 진행하였고, 2년이 지난 지금은 기존 후원자분의 응원을 바탕으로 보드게임 완전판 제작과 시나리오북 에디터 제작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바탕으로 작업했습니다.
10.새로운 시도
보드게임도 보드게임이지만, 기존에 TRPG가 어려웠거나 가볍게 즐기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시나리오가 제공되는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첫번째 보드게임 제작때는 단순히 웹 게시글에 하이퍼링크 형태로 다음 글로 가도록 시나리오를 작업했었는데 좀 더 발전된 방식을 고민하다가 회사 내부 개발자와 WEBGL 기반의 에디터를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개념은 WEBGL을 바탕으로 WEB상에서 누구나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고, 만든 시나리오의 이름만 알면 누구나 WEB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하는, 보드게임에서는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개념이었습니다.
시나리오는 씬 기반으로 만들어져 일반 지문, 선택 지문, 던전 배치와 몬스터 배치를 진행하여 마치 TRPG의 마스터 역할을 에디터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을 기획하였고 기획 끝에 어느정도 핵심 기능을 완료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개발자와 서버구축, 에디터 핵심 기능을 만들고 후원자분들께 공유할만한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시나리오북 에디터 개발 영상 (링크)
10.다시, 시작
게임 룰도 어느정도 방향성을 찾아 고치고, 시나리오 에디터도 핵심 개발을 완료한 상태에서 개선판 보드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고민 끝에 다시한번 펀딩을 시작하게 됩니다.
인쇄로 인해 고생했던 경험 때문에 회사에서 협업중인 페이퍼토이+보드게임 제작사에 아예 제작 상담을 진행하여 기존에 감리가 없어 생긴 문제나 혼자 준비해 생긴 문제를 해결하고자 준비하고, 새 룰에 맞춰서 소개서를 다시 작성합니다.
그렇게 해서, 어제 저녁 두려움 반 떨림 반으로 다시 펀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도전한 저의 4년간의 도전에 후원 한 번만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전엔 혼자였으나, 지금은 1년간 준비한 원고와 든든한 개발자, 검수자, 포장과 배송을 도와줄 팀원들(이라고 하고 회사 동료들...)이 생겼습니다. 분명 좋은 결과물로 보답드릴 수 있을거라 자신합니다!
11.마지막으로...보드게임 PR
제가 만든 보드게임은, 90년대 도트 RPG 의 감성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종족과 직업을 바탕으로 던전을 공략하고, 보스 몬스터를 물리치는 게임입니다.
<기존 보드게임...박스부터 구성까지 많이 바뀔 예정입니다.>
쉬운 수치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흥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어릴때 어떤 게임을 했는지, 자녀들에게 귀여운 도트 캐릭터 기반으로 귀여운 판타지 세계를 여행시킬 수 있습니다.
분명 귀중한 경험이 되실겁니다. 제가 그러고 있거든요!
<초등학교 저학년 딸냄과 유치원생 아들과 같이 한 코라퀘스트 보드게임>
마지막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구글링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루리웹에도 꾸준히 저희 보드게임 공지를 올려주시는 보드게임 갤러리 관리자님께도 감사드립니다.올해는 좋은 추억을 모두에게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