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모바일 익스트랙션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오는 8월 1일부터 11일까지 총 11일 간 첫 글로벌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한다. 미디어는 이보다 한 발 빠르게 사전 플레이가 가능했기에 직접 사전 체험을 해봤다.

이번 글로벌 대규모 테스트는 신규 클래스 '위자드'가 추가되었으며, 요리·낚시 등 생활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마을 시스템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혼자서도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돕는 '용병' 시스템의 인공지능이 고도화되었으며, 무기와 아이템, 클래스의 밸런스 조정이 적용되었다.

팔방미인 '위자드' 등장

위자드는 마법을 사용하는 클래스로, 다양한 마법을 활용해 원거리 전투는 물론 근거리 전투와 아군 지원까지 다채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마법은 화염, 비전, 냉기, 전격 등 4가지 속성으로 나뉘며, 이 중 2가지 속성을 선택해 각 속성 당 2개의 마법을 등록해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거리 딜러로 행동하고자 한다면 화염 마법의 화염구, 화염 브레스, 폭발 등은 사용 시 캐스팅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적중만 하면 넓은 범위에 걸쳐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마법들을 채용하면 좋다.

비전 마법인 가속, 투명화를 활용해 아군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속은 공격, 시전, 이동 속도를 전부 상승시키는 마법으로 직업을 가리지 않고 유용한 버프를 제공한다. 투명화는 6초 간 투명 상태를 부여하는 마법으로 기습하거나 도망칠 때 큰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적중 시 상대의 이동 속도를 떨어뜨리는 냉기 계열 마법을 함께 사용해주면 더욱 좋다.

솔로 플레이거나 전방을 맡아줄 파티원이 없다면 아예 검을 들고 전방에서 싸워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선택이다. 위자드는 '크리스탈 검' 착용 시 '마력 인챈트'라는 전용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스킬을 사용한 후 기본 공격 시 적을 관통하는 마법 검기가 발사된다. 근접에서 공격 시 기본 공격과 마법 검기 대미지가 동시에 들어가므로 순식간에 적에게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여기에 감전 대상을 타격할 시 25% 확률로 대상을 기절시키는 '충격' 패시브 스킬과 전격 속성 활성화 상태에서 이동 속도 10%, 시전 속도 15%가 증가하는 '전격 전문화' 패시브 스킬을 장착하면 빠른 이동 속도로 치고 빠지며 적에게 기절을 걸 수 있어 컨트롤만 좋다면 근거리에서도 일방적으로 적을 유린할 수 있다.

위자드 클래스는 어떻게 스킬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그 역할이 달라지는 팔방미인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경우 원작과 다르게 팀킬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군 피해를 걱정하지 않고 마법을 난사할 수 있어 파티 플레이에서 보다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유일한 단점이 체력이 약하다는 것인데, 이 또한 반응성 보호막과 얼음 갑옷, 한기 보호막 같은 마법으로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기에 그렇게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다.

위자드는 전형적인 입문은 쉽고, 숙달은 어려운 형태의 클래스다. 마법 구성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많아 취향껏 즐길 수 있기에 입문은 쉽지만, 모바일 기기 특성상 신속 정확한 조작이 어렵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만큼 판단력이 뒤따라야 해서 플레이 난이도 자체는 어려웠다. 잘하면 근거리 클래스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마법검사지만, 못하면 마법 한 방 쏘고 죽어버리는 유리 대포 같은 느낌이랄까. 잘하면 잘하는 만큼 세다.

아직은 텅 빈 공간, 마을 시스템

이번 빌드에는 위자드 클래스와 함께 마을도 추가됐다. 마을은 다양한 편의 기능 및 생활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마을 곳곳에 자라난 식재료를 채취하거나, 마을 주민과 대화를 나누거나, 획득한 요리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보거나, 호수나 강에서 낚시를 즐겨볼 수 있다. 공간이 꽤 넓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을 줄 알았는데, 돌아다녀 본 결과 아직은 낚시나 요리 정도 뿐이다. 정식 출시 시점에는 더 많은 콘텐츠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잃어도 괜찮아, 장비 후원 시스템

다크앤다커와 같은 익스트랙션 RPG 장르는 보통 생존에 실패할 시 가지고 있던 모든 아이템을 잃게 된다. 죽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점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더 열심히 발버둥 치게 되는데, 끝내 살아남았을 때 그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탈출 실패 시 아끼던 장비를 잃게 되면서 느껴지는 박탈감 또한 크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그런 박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비 후원 시스템을 제공한다. 만약 던전에서 죽어서 맨몸으로 돌아오게 되면, 적당하게 쓸만한 장비 아이템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후원 장비는 무료인 대신 상점에 팔아도 돈을 받을 수 없다. 보통 후원 장비로 던전에 들어가 쓸만한 장비를 파밍해오는 식으로 재산을 불려나가게 된다. 계정 레벨이 올라가면 후원 장비의 등급도 높아지기 때문에 죽어도 바로 다음 게임을 뛸 수 있어서 확실히 스트레스나 박탈감이 덜한 느낌이었다.

잃을 걱정 없는 싸움, 보스 토벌과 결투장

혹시나 장비를 잃을 걱정에 스트레스를 받을 유저를 위해 준비된 죽어도 장비를 잃지 않는 전장이 존재한다. 바로 보스 토벌과 결투장이다. 두 콘텐츠에서는 죽어도 장비 아이템을 잃지 않으므로 이때까지 어렵게 모아왔던 최고의 아이템들을 마음껏 쓸 수 있다.

보스 토벌은 말 그대로 보스를 토벌하는 주간 콘텐츠다. 파티와 함께 보스를 쓰러뜨리고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데, 매주 목요일 0시에 보상이 초기화되고, 등장하는 보스도 달라진다. 죽어도 장비를 잃지 않고, 혹시 모를 다른 유저의 습격 또한 걱정하지 않아도 되므로, PvE를 주로 즐기는 유저를 위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다.

결투장은 다른 유저와 3대 3 대전을 펼치는 콘텐츠다. 3판 2선승으로 승부를 펼치며, 소모품 아이템을 지급하고, 사망 시 장비 손실은 없다. 시간에 따라 다크스웜이 몰려오는 좁은 공간에서 최대한 지형지물을 활용해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포인트다.

페이 투 서바이브

원작 다크앤다커는 기본 무료 플레이지만 정식 버전을 구매할 시 더 높은 난이도의 던전에 입장할 수 있는 하이 룰러 모드 해금, 다른 유저와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권한 해금, 9개의 캐릭터 슬롯과 공유 보관함 사용 가능 등 추가 콘텐츠를 해금해 주는 방식과 외형을 바꿀 수 있는 코스튬 판매 등으로 과금 요소를 풀어냈다. 그렇다면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과금은 어떤 방식일까?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하이 룰러 모드, 마켓플레이스, 캐릭터 슬롯, 공유 보관함 등 콘텐츠가 무료로 기본 제공되는 대신, 탈출석과 장비 보험권, 용병 영입 등 죽지 않고 살아 남는 것에 핵심을 둔 과금 요소를 제공한다.

탈출석은 사용 시 던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과금 아이템으로, 사용 시 수 초 뒤에 바로 탈출할 수 있지만 착용 장비 외 모든 아이템을 바닥에 두고 나오는 '긴급 탈출석'과 단순히 탈출 비석을 앞에 생성해주는 일반 탈출석이 있다. 장비 보험권은 사망 시 아이템을 잃지 않을 확률을 40% 증가시켜주는 아이템이다.

용병은 솔로 플레이 시 파티원 역할을 대신 맡길 수 있는 AI 파티원인데, 일정 시간마다 주점에 방문하는 용병을 영입 협상하여 획득할 수 있다. 이 영입 협상에 쓰이는 재화가 '용병 주화'인데,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지만 가장 얻기 쉬운 루트는 바로 과금을 하는 것이다.

각 용병은 C부터 S까지 등급을 가지고 있고, 등급이 높을수록 강력한 장비를 착용하고 있고 가지고 있는 스킬도 많다. 용병 등급이 높을수록 영입 협상 시 들어가는 용병 주화가 많아지고, 협상 성공 확률도 낮다. 같은 용병을 중복 영입하면 승급을 통해 능력치를 강화시킬 수 있다. 영입 협상은 최대 3번의 기회가 주어지며, 모두 실패하면 더 이상 협상할 수 없다. 다시 협상하려면 해당 용병이 주점에 다시 방문할 때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 또한 확률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용병을 영입하면 파티원이 생기는 것은 물론, 도감 개념으로 특정 용병을 영입할 때마다 캐릭터 기본 능력치가 상승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물론 AI 용병은 단순히 플레이어의 주위를 지키며 함께 싸워주는 정도이며, 사람처럼 각자 지략을 펼치며 전략적 행동을 취하진 않으므로 딱 호신용 정도지만, 던전에 데리고 가는 용병의 등급이 더 높을수록 생존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상당히 의외였던 부분은 장비 강화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죽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장르적 특성상 특정 장비에 매몰되는 강화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크앤다커 모바일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강화 시 '사망 시 보존율'이라는 특수 능력치가 붙기 때문이다.

장비 강화 시 장비의 기본 능력치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사망 시 보존율'이라는 특수한 능력치가 붙게 된다. 말 그대로 사망해도 아이템이 보존될 확률이 붙는 것인데, 다만 4강부터는 실패 시 아이템 파괴 확률이 존재하므로 마냥 높일 수는 없다. 은가루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강화 실패 시 장비 파괴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이 은가루도 용병 주화처럼 인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도 있지만 과금을 통해 보다 쉽게 구할 수 있기에 어느 정도 과금이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 글로벌 테스트를 통해 직접 즐겨본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원작 다크앤다커가 보여주던 묵직하면서도 짜릿한 전투를 모바일 플랫폼에 잘 맞게 캐주얼한 게임으로 풀이한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과금 요소의 경우 어떠한 형태로든 유저가 돈 쓸 구석은 만들어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납득이 가지 않는 구조는 아니나, 익스트랙션 RPG의 장르적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은 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