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많은 분들이 악평을 한 작품에 비해서는 제법 즐겁게 클리어했습니다. 몰입도에 관해선 최근에 한 로봇대전중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한 것 같네요.
(프리덤 워즈도 같이 구입했는데 프리덤 워즈 쪽에는 손도 못대고 있습니다. 뭐 원래 발컨이라 헌팅게임은 오래 못하는 성격이긴 하지만요)
일단 게임하면서 느낀 단점 내지 불편한 부분들.
1, 전체적인 UI가 부실합니다.
비타판 기준 우측 아날로그로 이동조작 불가(슈로대가 원래 그랬긴 했습니다만, 대부분의 비타게임이 우측 아날로그 스틱을 기준으로 되어있고, 또 비타 자체도 그런식으로 파지하기 편하게 되어있어서 불편합니다), 가독성 낮고 다소 자글거리는 폰트, 매우 작은 HP와 EN 표시 등등등 ... 조금만 손보면 될 부분에서 마무리가 허술했다는 점이 걸리는 부분.
2, 전투 연출 퀄리티가 들쭉날쭉합니다.
사실 이건 워낙에 말이 많아서 어느정도 각오하긴 했고, 또 저는 업스케일링만 한 기체(철인이라던가) 에는 별다른 불만이 없었습니다. 철인이야 뭐 이전작에서 원작을 잘 재현해서 잘 뽑아놨기도 했고 또 철인 이외에도 Z, 파계, 제세에 쓰인 Z 시리즈의 기본 연출 베이스가 상당히 고급이기 때문에 재탕도 그리 크게 기분나쁘진 않았습니다. 거기다 슈로대가 시리즈물은 왠만하면 초기버전의 그래픽 리소스를 기반으로 쓴다는 거야 예전부터 널리 알려진 일이라서 그리 새롭지도 않았구요
사실 많은 분들이 2차 알파를 명작으로 치는 이유도 알파의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기종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거의 대부분의 연출을 새로 그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뜯어고쳤기 때문이죠, 반대로 3차 알파가 욕먹는 이유는 2차 알파의 그래픽 리소스를 대부분 재탕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구요.
유저들은 Z,파계,제세가PS2/ PSP 기종이였던 만큼 PS3/비타 멀티로 나오는 시옥편이 알파에서 2차 알파 수준의 혁신을 기대했던것 같지만(또 비판권작이긴 해도 OGS -> 2차 OG의 변화폭이 컸던 것도 있구요) 실상은 2차 알파에서 3차 알파 수준의 변화폭이였죠
사실 냉정하게 보면 몇몇 말도안되는 연출때문에 과도하게 욕을 먹는 경향이 있을 뿐 시옥편의 평균 퀄리티는 제법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밑에서 좋았던 연출과 말도안되게 구린 연출을 몇몇 들어보자면 ...
좋았던 연출.
겟타, 오거스, 건담 계열 전반(윙 제외), 보톰즈, 반프레스토 오리지널, 그렌라간
겟타는 블랙겟타, 진겟타 모두 연출 퀄리티가 상당히 높습니다. 오거스는 거의 원작을 그대로 가져다 붙인듯한 높은 퀄리티의 컷인과 연출을 보여줍니다. 건담 계열은 전반적으로 화면을 흔들어서 기체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연출력이 수준급이고 컷인의 연결이 자연스럽고, 연출의 속도가 빨라 템포가 좋습니다(특히 건담계중에서도 제타, 뉴, MK2 ,하루트가 이런 느낌이 강합니다. 연출을 맡은 사람이 같은 사람인듯, 반면 유니콘은 그정도로 섬세하거나 템포가 빠르진 않습니다. 하지만 원작 구현이 잘 되어있는 편), 보톰즈는 전작에 비해 연출력이 크게 강화되거나 한건 아니지만(전작 연출 자체가 워낙에 잘 뽑히기도 했었죠) 연출 담당이 원작과 원작의 팬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게 잘 드러납니다. 화려한 연출은 없지만 섬세한 부분에서 원작팬에 대한 배려가 많이 느껴지죠, 특히 마지막 키리코의 딱총 컷인은 키리코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팬들의 욕구 양쪽에 대해서 모르면 나올수가 없는 연출이구요, 그렌라간 역시 전작에 비해 획기적으로 달라진건 없지만 추가 컨셉이 두개나 되고 원작 재현을 충실하게 해내며 원작 팬들에 대한 존중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오리지널의 연출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다만 타격감과 무게감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 있죠(사실 Z시리즈의 그래픽 리소스의 전체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전작의 브리스타 계열의 연출에 비하면 눈호강 수준이죠.
별로였던 연출
단쿠가 노바, 윙건담 계열, 철인, 건버스터, 에반게리온
단쿠가 노바의 재탕은 이제 질릴만도 하죠, L 시절 어지간한 거치기 씹어먹는 멋진 연출컨셉과 구도를 살린건 좋지만 그 리소스를 몇번째 써먹는건지 ... 얼핏 보니까 UX도 L의 리소스 재탕이던대 이러면 좀 그렇죠, 철인은 전체적으로 크게 나쁘진 않은데 무기 하나정도는 추가해줘도 나쁘지 않았을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심심해요, 건버스터는 연출 자체는 괜찮은데 Z시리즈 특유의 가볍고 날렵한 그래픽 소스 탓에 건버스터의 육중한 느낌이 잘 안 삽니다. 윙건담 계열은 전반적으로 썰렁해젔습니다. 연출 담당자가 고민이라는 걸 한 흔적이 안보여요, 그냥 쏘고 펑, 떄리고 펑, 이러고 끝입니다. 원작팬에 대한 존중이 그대로 살아있는 보톰즈 계열 연출 보다가 윙 연출같은거 보면 우울해질 정도죠, 에반게리온은 크게 나쁘진 않은데, 연출의 구성이나 컨셉이 L 만 못합니다.
안좋은 연출
풀 메탈 패닉(M9, 아바레스트)
사실 시옥편 연출의 악평의 지분의 70% 정도는 먹고 들어간다고 봐도 됩니다. 도대채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움직임도 구리고, 컷인이 나오는 영상 역시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고, 그런 주제에 연출 시간은 길고 템포는 무지막지하게 나쁩니다. 그렇다고 풀 메탈 패닉이 찬밥도 아니고 사실상 이번작 시나리오의 주축중 하나인데 이렇게 해놓은건 이해가 안되는 수준입니다. 뭐 연출의 고민의 흔적이 없다 그런 레벨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퀄리티 자체가 너무 떨어집니다. 웃긴건 그런 주제에 원작 재현은 어느정도 잘 해뒀다는 겁니다 람다 발동 모션이라던가, 스트라이크를 쏘는 모션은세컨드 시즌을 재현했고, 기체가 다가오는 컷인 같은것도 잘 재현해놨죠, 그럼 뭐해 퀄리티가 개망인걸.
그리고 적측 기체의 연출은 상당히 고급입니다. 템포가 빠르고 화면을 흔드는 연출을 사용했으며 컷인 연결이 무지 자연스럽죠, 그런걸로 봐선 건담 계열 담당하신분 작품인 거 같아요, 왜 이분이 적군을 맡았지 ...
사실 풀메탈(아바레스트)만 제대로 만들어놨어도 연출때문이 이렇게까지 가루가 되진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뭐 재탕에 삼탕까지 한 시점에서 어느정도는 욕먹는건 피할수 없지만요, 그리고 아바레스트 담당한 사람 혹시 전작의 브라스타 계열 담당한 사람이 아닐까 싶은데, 단점이 워낙에 비슷합니다. 연출의 프레임이 구리고 기체 움직임이 없으며, 입체감이 모자라고, 컷인도 뜬급없고, 거기에 쓰잘때기없이 구성이 길쭉날쭉하기까지 한 점까지 닮았습니다.
3, '후속작을 기대하세요 메렁~'
이건 예전 파계편 했을때 느낀 그 기분입니다. 요상한 이유로 수많은 기체들의 최종기가 잘려나갔고 합체기도 잘려나갔죠. 뭐 개발기간이나 개발비 부족이다 뭐다 말이 많지만, 사실 파계편때도 이랬기때문에 색다른 기분은 아니지만 굉장히 찝찝한건 사실입니다. Z시절엔 안그랬는데 2차Z 부터 분할(파계/제세)하기 시작하더니 분할의 전작은 재미있게 해도 뭔가 모자란 느낌을 받습니다. 연출퀄리티 저하에도 관련 있는 문제인데, 예를 들어 마크로스F의 듀렌달같은 경우는 분명히 섬세한 부분에선 제세편보다 나아젔는데 최종 무기가 개방 안된 관계로 최종기 연출은 오히려 딸리게 되는 거죠(이런 식의 문제를 가진 기체가 듀렌달 말고도 있습니다. 데스티니라던가 .. 아마 퀸터도 그럴것 같고), 분할 작품을 내면 그래픽 리소스를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닮도록 우려먹을 수 있으니 좋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알고 당해도 썩 유쾌하진 않습니다.
4, 이해할 수 없는 저퀄리티의 일러스트
영정사진처럼 사각형에 같혀 나오는건 이해하겠는데, 그 퀄이 저퀄입니다. 전체적으로 파계/제세에 비해서 수준이 굉장히 떨어젔고, 그중에서도 일부 인물은 그냥 동네 아마추어가 끄적인 그림 수준입니다. 이상할정도로 후덕한 인상이 된 아무로, (로니 이벤트 이후) 근성체를 구사해도 될것처럼 강건마와 유사해지는 바나지 까지는 뭐 캐릭터 재해석인가보나 하고 이해하겠는데, 신 아스카, 키라 야마토같은 경우는 진짜 어지간한 아마추어 그림보다 더 구립니다. 대채 왜이러지 싶은 부분, 웃긴건 그런 주제에 연출 컷인은 멀쩡하다는 거.
이정도가 불만점이고, 나머진 전체적으로 다 좋았습니다.
테그 텐션과 맥시멈 브레이크 시스템도 좋았고, 커스텀 배경음은 정말로 좋았고, 이외에도 시나리오의 크로스오버도 좋았고 밸런스도 중반부까지는 굉장히 좋았던것 같습니다. 다만 후반부가 유례없이 쉬운 시리즈이기도 한데 이유가 이런저런 사기 강화파츠 덕분에 돈을 벌기 쉽고(콤보를 중첩하고, 강화파츠 + 축복이 중첩이 되기 때문에 후반에 가면 잘 중첩해서 소대 하나 날리면 다른 작품의 행운+멥병기 수준의 돈이 들어옵니다. 또 강화파츠 덕분에 축복은 거의 난사가 가능한 수준이고...) 육성난이도도 낮고 보스를 때려잡기도 쉽습니다. 1회차 하는대 다른 작품의 2회차보다 더 쾌적한 수준. 특별히 빡빡하게 굴리지 않고 대충 해도 왠만한 주력은 전부 풀개조 가능할정도로 돈이 펑펑 들어옵니다. 1회차 후반의 보스들(58화 가드라이트, 최종화 그랑제보머) 양쪽 다 사실상 진겟타 소대 하나만 가지고도 박살낼 수 있었습니다. 요 근래에 L을 했었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L의 2회차 후반부보다 훨씬 쾌적했습니다.
그, 도시에 O자 에너지 링이 있는 배경은 괜찮은데, 해얀가는 밋밋하다못해 몇번인가 오류인듯 싶어서 리셋하고 일웹 뒤져본 기억이 나네요 -_-
본문에선 안나와있는거 같지만 아쿠에리온 전투 배경중 지상 배경이 쓰레기인 것도 단점이죠. 바다와 육지 구분이 그림판으로 회색, 파란색으로 대충 칠해놓은 수준
그, 도시에 O자 에너지 링이 있는 배경은 괜찮은데, 해얀가는 밋밋하다못해 몇번인가 오류인듯 싶어서 리셋하고 일웹 뒤져본 기억이 나네요 -_-
2차og직후에 시옥편을 즐겼더니 세미전투시 타격음이 없어서 굉장히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1회차 클리어하니 적응이 되더군요ㅠㅠ
시드특유 키라어벙한느낌이 없어졌죠ㅋ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