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하면 집안에 틀어박혀 밤낮으로 유교경전만 읽는 모습이 떠오른다. 아예 '백면서생'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하지만 설화에 등장하는 선비는 크리처 전문 헌터다. 어디서 이런 이미지가 나온 걸까?
士의 교육과목은 6예(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였는데, 구체적으로 예禮는 단순 매너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행하는 각종 의례(儀禮)절차를 배우는 것이고, 악樂도 그냥 음악만 말하는 게 아니라 각각의 의례에서 연주되는 음악도 포함하는 것이다. 대충 매너 좋고 시 좀 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리고 사射와 어御는 전차를 타고 활을 쏘는 춘추시대의 군사훈련을 의미한다. 전차가 퇴화된 후에는 말타기로 바뀌었다. 서書와 수數도 단순 글짓기와 산수가 아니라, 공무원으로 일할 때 문서를 작성하고 세금이나 국가재정을 계산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사관이 기록한 이 문서에 따르면, 선비는 단순히 앉아서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복무신조를 달달 외우고, 장성에 대한 경례곡도 전부 암기하고, 선비 한명한명이 매일 멀가중멀가중 사격연습을 하고, 탱크도 몰 줄 알고, 기초적인 세법도 배우는 올라운더인 것이다.
저 시대의 양반은 뭔가 터지면 호에에엥 하고 찌그러지는게 아니라 백성들을 지켜야돼 하는 사람이 많았으니까
공부만 하는 선비? 조선 사대부의 편견을 깨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0123175878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