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하게 한다고 40시간쯤 걸렸습니다
난이도는 노멀로 시작하여 중반에 하드로 올렸습니다 슈퍼노바는 어려움보단 편의성을 제한시킨다는 점 때문에 생각 없습니다
일단
미국풍으로 칠해진 세계, 그 세계의 어두운 뒷면을 이방인의 입장에서 접해가며
보는 것보다도 더 위태로운 현실을 어떤 식으로 바꿔나갈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그린 게임입니다
게임을 하며 느낀 제일 심각한 문제는
번역체 문장들입니다
예를 들어 아주 사소한 퍽의 설명만 하더라도
"샘의 공격력이 증가합니다"라고 쓰면 될걸, "해당 동료의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또는 "동료의 공격력이 증가합니다"라고 번역되어 있어
도대체 동료가 누굴 가리키는지, 해당은 뭘 지칭하는지 혼란을 줍니다
대화에선 더 가관인데(대사를 캡쳐한 게 없어서 갖고 있던 책 중 번역체가 심한 부분 발췌)
"우리는 부정이 아닌 긍정의 사회체제를 새로이 창조해야 한다"라고 쓰면 될걸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새로운 사회체제를 창조하는 것이고, 이 사회체제는 거부를 훨씬 능가하는 기획이다"라고 쓰는 식입니다.
보통 번역을 하면 마지막에 자연스레 읽히도록 검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생략하고 그대로 낸 느낌
다음으로 아쉬운 점은
소규모 게임임을 감안해도 세계가 너무 작습니다
몇 개 있는 도시도 작고 필드라고 할 만한 게 두 곳뿐입니다 그나마도 엣지워터 쪽은 뜀박질로 한바퀴 도는 데 얼마 안 걸릴 정도고
본격적인 필드는 모나크 하나뿐 혹시 초반에 멋모르고 모나크 가서 고생하신 분들, 그 고생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성장의 재미가 약합니다
여기서 성장은 캐릭터의 성장뿐아니라 장비까지 포함하여 말합니다
이거다, 싶은 퍽이 없고 뒤로 가도 거기서 거기인 퍽만 있습니다(3티어쯤 가면 좀 특별한 게 있을줄, 쓸만한 게 있기는 하지만)
장비 역시 종류가 너무 적고 개조하여 강해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개조 키트의 종류가 정말 적습니다
유니크 무기는 외관이 보통 무기와 똑같으며 땜질 비용 때문에 효율성마저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후반에 나오는 도시는 온통 로딩 천지입니다 첫 번째 행성에서 큰 로딩 없이 돌아다니다 마지막 행성에 오니
어느 건물을 들어가건 로딩이 기다립니다 일반 하드 기준으로 꽤 길다보니 맥이 끊기는 감이 있습니다
추가로 게임 전반적으로 음악의 존재감이 없습니다 미약하게나마 흘러나오긴 하는데 단조롭고 소리도 작고 이것참
음악만 좀 좋았어도 게임 분위기가 한층 올라갔을 텐데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작지만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어 밀도가 높다는 점
주인공의 결정이 즉각 세계에 반영된다는 점
이 두가지만으로도 플레이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듯합니다
전체적인 감상으론
잘쓴 소설책을 소규모 영화 제작사가 제대로 소화 못 한 느낌입니다
단점
1. 꽤 극심한 번역체 -텍스트 위주의 알피지인데도
2. 작은 세계, 필드 그나마도 두 군데뿐
3. 성장 요소 부족 -생각 없이 만든 듯한 퍽, 부족한 무기, 개중 쓸놈쓸(기관총, 돌격소총) 과학무기는 망치빼곤 왜?
4. 아무 영향도 못 끼치는 인 게임 음악
장점
1. 아기자기하며 밀도 높은 세계
2. 선택지에 따른 결과 즉각 반영
3. (개인적이지만) 괜찮은 아트 및 분위기
4. (추가) 뭘 선택해도 남는 찝찝한 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