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오비히로 Bistro Bona Tokachi

[루리웹-3150822109]

도쿄나 오사카 삿포로 같은 대도시들은 심야 술이 생각날때 나가면 마실곳들이 있지만 오비히로 같은 작은 소도시에는 밤에 마실만한 곳이 잘 없긴하지만 야타이들이 모여있는 곳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키타노 야타이에 프렌치 매장이 있다고 해서 궁금해서 방문을 해봤습니다

프랑스어로 진짜 식당이라는 뜻이라던데...정확한 뜻을 아시는 분들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원래 이장소는 과거 은수저에 나왔던 프렌치풍 야타이 매장인 쁘티 플레지르였는데 그곳 사장님이 은퇴를 하시고 지금 사장님이 자리를 잡으셔서 오픈을 하셨더군요

매장이 넓지 않아서 7석 되는 좌석과 날씨가 좋을때 바깥에서 4석 정도 되는 자리 오픈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음식 메뉴판은 칠판으로 되어있는데 몇몇 인기 제품은 고정이지만 계절이나 시즌에 따라서 몇몇 요리들은 변경도 된다고 하시네요

손글씨인데 깔끔하게 작성을 해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이유는 제가 일본어를 못하기 때문에 메뉴판을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을 해서 주문을 하는데 날리듯이 작성한 글은 번역기도 인식을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주류 리스트는 따로 있습니다

생맥주는 없지만 병맥주가 있고 하이볼 그리고 프랑스 와인을 비롯 지역 로컬 와인까지 구비가 되어 있어서 마시고 싶은 주종대로 선택이 가능합니다

와인은 글래스로도 주문이 가능하구요

안주 주문후 병맥주를 시켜봅니다 병맥주는 삿포로 클래식

오비히로도 이상기온으로 30도 가까이 올라가다보니 꽤 더운데 야타이들이 에어컨이 없어서 밤이 되어도 살짝 더웠습니다

이때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뭐라 할말이 없지요

주문하면 기본 오토시가 나오는데 오토시로 나오는 요리가 가리비와 문어를 구워서 배와 생강이 곁들여진 소스를 뿌린것이 나오는데 

이것만 해도 하나의 요리이네요

문어와 가리비가 촉촉하게 잘 익었고 무엇보다 야채들이 아삭아삭한게 여름에 먹기 아주 좋았습니다

기존 기성품 나오는 오토시에 비해서 훨씬 만족스럽구요

기본 안주 요리가 자극적이지도 않는데 맥주랑도 잘 어울리더군요 

오토시는 고정이 아니라 자주 바뀐다고 합니다 (제가 이틀 갔는데 다음날에는 빵이 나왔어요)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검정 트러플 오믈렛을 시켰습니다

과하지 않은 간에 버터를 넣고 트러플로 향을 낸 오믈렛이 참 맛있더군요

속을 가르니 촉촉하게 반숙된 오믈렛이 주르륵...

지금 사진 봐도 또 먹고 싶습니다 츄릅

두번째 안주로 토카치 규를 이용한 커트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미디움 레어에 가깝게 잘 구운 스테이크가 촉촉하고 육향이 진득하게 느껴지는게 아주 맛있는 스테이크더군요

고기도 맛있지만 곁들인 야채들도 퀄이 장난 아니여서 꽈리고추가 너무 맛있어서 감동했습니다(...꽈리고추도 맛있는 오비히로는 대체 무슨 동네인가)

고기를 시키고 이쪽 동네 와인 하나 시켜봅니다

무난하게 마시기 괜찮았네요

사실 10년정도 전에 비해서 지금 홋카이도 와인들의 폼이 괜찮을만큼 올라왔더군요

특히 요이치쪽 일부 유명와인들은 구하기 쉽지 않고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에 들어갈만큼 위세를 자랑하는데 일본 위스키 같은 길은 걸어가지 않길 바랍니다 ㅠ

디저트로 시킨 크렘 브륄레

카라멜 코팅도 잘됬고 안에 들어있는 커스타드 크림도 아주 맛있던 디저트

디저트도 맛있고 여긴 메뉴가 맛없는게 없는 느낌이 오더군요

첫날은 이렇게 마시고 둘때날은 떠나기 전날이라 가볍게 한 잔만 마시려고 들렸습니다

하이볼 하나 주문 

안주는 간단하게 쟈가버터

여기는 감자튀김에 버터를 올려주는 스타일인데 이쪽동네가 유제품으로 유명하고 감자가 유명하다보니 둘의 콜라보가 끝내줍니다

구워서 버터올린 쟈가버터도 맛있는데 튀긴 감자에 버터 올린게 맛없으면 구속이죠(?)

여담이지만 둘째날에 재밌던 일이 있었는데 혼자서 하이볼 마시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와인 드시던 중년 일본 남성 두분이 일본어 못하는 한국인이 혼자와서 술 먹는 모습이 재미있으셨던지 말씀을 걸어주셔서 번역과 통역으로 대화를 이어가던중 한 분이 일본 바이올리스트 하카세 타로 친구분이라고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 가실때 ANA를 타보셨으면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출발전이나 도착했을때 나오는 기내음악이 Another Sky인데 그곡을 만드신 분이시죠

희얀한 인연이라서 명함도 받고 사진도 찍었는데 재밌던 추억이 아닌가 싶네요 ㅎ ㅎ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프렌치를 즐길수 있는 컨셉으로 차리신 프렌치 야타이(?)인데 기대보다 훨씬 만족했습니다

사장님 부부들도 매우 친절하셔서 즐거웠구요

오비히로를 가실 일이 있으시면 한 번 들려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잘하는 프렌치들이 많은 곳이긴 한데 가격적인 부분이 살짝 부담된다면 여기가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치킨가게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