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참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든 애니든 대부분의 작품이 전반적으로 별로거나 전반적으로 좋았거나 이렇게 일관적이었는데
이 작품은 별로인건 엄청 별로고 좋은건 너무 맘에들어서 마냥 칭찬하기도 뭐하고 마냥 욕하기도 뭐하네요
먼저 안 좋았던 점은 페이스 조절을 너무 못했다는 점입니다.
전작 Q부터 다카포 중반까지 템포가 너무 느리다가 마지막 한시간 정도 남겨서는 그야말로 급전개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설명충이되고 뭐 문제 해결과정도 딱히 없고 한다면 한다 이런식이라
보면서 저도 모르게 감독욕을 하더게 되더라구요 에반게리온에 도대체 뭔짓을 하는거냐 싶은
다음으로 좋았던 점은 그래도 확실히 끝을 내줬다는 점입니다.
작품으로서의 마지막이 아닌 각 캐릭터의 서사를 끝맺음 해줬다는 의미에서
신지를 중심으로 뒤엉켜 있던 인간관계가 서로 대화를 통해 풀어지고 쿨하게 자기들이 갈곳을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사실 쿨하다 라고 하기엔 설명이나 각 관계들에 대한 묘사가 많이 부족했던게 사실이지만 저는 오히려 질질 안 끌고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지가 아스카에게 나도 그 때의 너를 좋아했었어 라고 말을 하며 서로가 마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마음을 정리하는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아스카와 신지가 대화를 통해 애정을 확인것이 지금까지의 작품중 이번이 최초였기에)
커플링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사실 신지한테는 사건이후로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여주들은 시간이 14년이나 지나버렸기에 서로 맺어지는게 꼭 답이 아니었다 생각합니다.
마리와 이어진것도 둘이 이제 연인이다 이런게 아니라 풀거 다 풀고 남겨진 사람들끼리 같이 길을 나아가는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네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끝내줘서 참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한창 사춘기일때 접하면서 참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이었는데 제가 어른이되고 주인공들 역시 어른이되는 과정을 보면서 제 인생에 있어서도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다는 느낌이 드네요
(공교롭게도 제가 처음 접한 나이와 다카포가 나온 나이가 모두 주인공들의 나이와 비슷해서 더 이런 기분이 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직업은 서비스업이기도 합니다. 당연하지만, 에반게리온을 모르는 사람들도 접하기 쉽도록, 극장용 영화로서 재미를 응축하고, 세계관을 재구축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영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조금 지적하자면 초기 주제는 돌아와요 덕후씨가 아닙니다.
에반게리온 리피트를 보진 않고, 리뷰만 대충봐서 뭐라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뭐, 시간내서 본게 없다는게 함정...) 결론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은 거라고 보는 게 맞지요. (문제는 그러기에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돈 같은 비용을 쏟아 부었다는 거..) 길게 논할 필요도 없이, 주제는 현실로 돌아와요 덕후씨였습니다. 그 덕후씨는 물론 신지로 대표되고요. TVA에서 이 주제를 너무 불친절하게 설명을 해서, 아무도 이해를 안되겠다 싶어서 신 극장판을 만든게 맞고요. 신 극장판에서 이전 TVA와 전혀 다른 등장인물이라고 한다면 바로 마리였는데요. 처음에 왜 뜬금없이 신 캐릭터를 내세웠는지 이해가 안갔는데, 결말을 보니 현실에서 같이할 동반자라는 것을 결말에서 다 설명했네요. 그리고 아스카, 레이, 카오루가 열차 너머 사라진 것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는 상징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러기에 마리를 등장시키고 융화 시키는데, 돈과 시간을 너무 많이 쓴거 같네요.) 설명충이 되었다고 뭐라 하는게 아니라, 은유적으로 말을 해서 못 알아들어서 그냥 자세히 설명한 것이고요. 이게 마지막이라고 공언한 거를 분명히 지킨 거 같습니다. 허무해 할 필요도 없고요.
桑田碧海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직업은 서비스업이기도 합니다. 당연하지만, 에반게리온을 모르는 사람들도 접하기 쉽도록, 극장용 영화로서 재미를 응축하고, 세계관을 재구축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영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조금 지적하자면 초기 주제는 돌아와요 덕후씨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다카포 보기 전까지 Q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었는데 다카포까지 포함해서 나름 호로 바뀐 상태입니다. 그만큼 다카포가 좋았죠. 물론 넷상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에반게리온 엔딩을 이상하게 내놨다고, 아예 다른 말은 붙여 볼 건덕지도 없을 만큼 매우 비판적이네요. 뭐 그래서 구 TV판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음 그래도 역시나 제 결론은 엔딩 잘 냈다입니다. 아 말실수 했네요. 아주 잘 냈다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에반게리온의 전반적 주제를 오타쿠 때려 쳐라 현실로 돌아와라 성장 하라 뭐 이런 정도로 나뉘는데, 큰 맥락만 짚어 보자면 결국 신지의 성장에 대한 담론이죠. 구 TV 판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겐도가 항상 하는 말이 어른이 되라 신지 이거인데, 문제는 그 동네 인간 군상 중에서 어린 아이를 이끌어 줄 어른은커녕 어른이 조차도 없는 막장이죠. 당연히 겐도도 포함이죠. 오히려 겐도의 어른이 되어라의 의미는 도구로써 감내하라는 폭압의 상징이죠. 여기서 상황을 발암 포인트가 겐도의 어른론 포함 작품이 끝날 때 까지 안노가 말하는 이상적인 어른이란 게 무엇인지 그림자조차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안노가 다시 에반게리온을 만들고 그리고 다카포까지 그렇게 길게 질질 끈 이유가 결국 지가 말한 어른이 되어라 근데 어떤 어른? 이라는 물음을 곱씹고 곱씹어 보니 사실 별게 없더라 이걸 작중에서 말을 해야 하나? 이 고민의 과정이지 아닐까 싶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안노가 다 내려놓고 봐라 어른이 된다는 게 이렇게나 별 볼일 없는거다 라고 허심탄회하게 내려 놓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은 엔딩이었죠. 그리고 에반게리온은... 말하기 좀 그런데 TV판부터 일본어가 어느 정도 알아듣고 뉘앙스를 캐치해야지 이해가 좀 더 올라가는 느낌이네요. 동요라고 그렇게나 까인 날개를 주세요랑 오늘은 이만 안녕 이것도 일본어 가사를 바로 알아들어야 극 이해가 높아지죠
저는 장점보단 단점이 더 크게 다가와서 꽤나 실망한 마지막 작품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