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가 했던 비명보다 처절하게 비명 지르는 얼간이는 그곳으로 빨려들어가서 빨려 들어가는 공기에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기계팔이 뻗어 나온다. 바닥에 포탈로 들어간 기계팔은 휘틀리를 붙잡고 흔들리고 있는 그녀를 잡아서 안으로 당긴다.
그녀가 완전히 안으로 들어온 이후에 포탈은 사라진다. 지붕도 닫힌다. 겨우 제자리로 돌아올수 있었다.
나는 그녀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힌다. 주황색의 실험체 옷을 입고 있는 그녀는 정신을 차리지 않는다.
"당신은 항상 이곳을 떠나고 싶어 했었죠. 그렇다면 괜히 구해준게 됬을까요?"
누워있는 그녀는 심각해 보인다. 오른쪽 팔꿈치부터 어깨까지는 폭발에 휘말려 뼈대가 보인다. 실험복에는 이것저것 다양한 젤이 묻어 있고. 터렛의 총알자국도 남아있다.
"내가 이곳에서 연구에 묶인 것 처럼. 당신은 자유에 묶여있으니까 어쩔수 없을까요."
나는 자연스럽게 사방에서 기계팔을 꺼낸다. 아까 얼간이를 끌어내기 위해서 이 몸에 부착했던 불량 코어들이 말썽이다. 코어들은 떨어져 나가면서도 그녀에게 시선을 보낸다.
"왜 그렇게 탈출 하고 싶어서 난리인거죠? 인간이라서? 당신은 정말로 당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코어들을 떼어내자 사방에서 패널들이 움직인다. 주변이 정리되기 시작하자 더 많은 기계팔들이 나타난다. 누울수 있을만한 침대가 나타나고 그녀를 눕힌다.
"터렛에게 몇번씩이나 죽지 않고."
덩치가 큰 기계팔들은 천장과 바닥의 잔해들을 정리한다. 대신 좀 더 작지만 날렵하고 예민한 기계팔들이 그녀에게 다가간다.
"폭탄을 맞아도 멀쩡하고."
기계팔 네개가 그녀의 이곳저곳을 건드린다. 그녀의 상태가 나에게 일일히 전부 다 입력된다. 휘틀리에게 달라붙어 있기 위해 무리했던 팔 관절이 거의 나가기 직전이다.
"잠깐 동안이지만 달에도 갔다가 오고."
다리에도 문제가 생긴다. 몇년전부터 사용했던 -거의 쓰진 않았지만- 신발은 이미 작동이 끊어진지 오래였다.
"휘틀리가 당신을 밑으로 떨어뜨렸을때도 살아남았죠."
옷은 이미 아무 쓸모가 없었다. 패널이 열리고 그녀에게 맞는 새로운 옷을 찾기 시작한다.
"그 옷 때문 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로 사람이 이산화탄소로 숨을 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옷을 찾는 동안. 몇개의 기계팔이 그녀에게 다가간다. 총 8개의 기계팔은 그녀를 치료하기 시작한다.
"몇년 동안 같은자세로 누워서 잠을 자도 병은 커녕 궁창하나 안 생기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일사분란하게 일처리를 하는 기계팔들을 보며 나는 휘틀리가 거의 부숴 놓은 연구소를 찾아본다. 이렇게 넓으니까 여벌 옷 정도는 남아 있겠죠.
"일반적인 사람이 그렇게 무게가 많이 나갈거라고 생각하나요? 0을 몇개씩이나 더 붙일 만큼?"
기계팔들은 일을 끝내고 천장과 벽의 패널 안으로 들어간다. 그녀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깨끗한 상태로 누워있다.
"당신이 인간이라면. 전 어떤가요? 인간인가요?"
나는 GLaDos 모든 인간의 지식의 집합. 제 머리는 캐롤의 흔적.
"...그리고 당신은 CHeLl 모든 인간의 지식의 집합. 당신의 몸은 캐롤의 흔적."
나는 매끄러운 그녀의 목덜미에 작게 음각된 영어 단어를 보고 내 몸체 어딘가에 비슷하게 써있을 단어를 연상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자매죠. 캐롤라인이 남긴 쌍둥이 흔적."
찾았다. 감자뿌리가 옷장을 칭칭감아 여는데 조금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옷의 상태는 멀쩡한걸 보거 안심한다.
"당신도 그 목소리를 듣고 느꼈겠죠. 그 게이브인지 게이인지 하는 남성 옆에서 왜 캐롤라인이 일하고 있었는지. 납득할순 없어도 이해할순 있지 않았나요?"
패널이 들어올려지고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의 네배 크기에 달하는 옷장이 나타난다. 열어보니. 남녀크기 구분없이 이리저리 뒤엉켜 있다. 마지막 관리자의 짓인지. 휘틀리의 폭발 때문인지. 아니면 내 기계팔 때문인지는 알수 없다. 후자일 가능성은 극히 적겠지.
"길게 얘기할 필욘 없겠죠. 어차피 당신은 자고 있고. 깨있다면 이런 얘기는 못하겠죠."
그나마 그녀와 사이즈가 비슷하게 보이는 옷을 찾아낸다. 그녀에게 얼추 겨눠보니 맞는것 같다. 아까 얼간이가 찾아낸 로봇들이 내 기계팔들과 힘을 합쳐 그녀에게 옷을 입힌다.
그녀도 살이 찌긴 하는 걸까.
"이건 당신이 기초 교육도 못 받았을것 같으니까 하는 말이에요. 과학자가 문제를 해결할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장 어려운 방법이여야 해요."
처음 그녀를 테스트 했을때 처럼 깔끔한 그녀를 엘리베이터에 고정한다. 실험 로봇은 자신의 1세대를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볼 뿐이다.
"거짓말도 어려워요. 하지만 가장 어려운건..."
[$$CHeLl 작동 &#% 시키..`|□=?]
"널 보내는거란다. 동생아."
말을 끝내고 [예] 그러자 그녀가 눈을 뜨고 실험 로봇을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나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