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바고리차(Nova Gorica) 전경
슬로베니아🇸🇮 노바고리차에는 왕릉이 둘이 있다.
슬로베니아는 역사적으로 합스부르크 왕조(오스트리아 제국), 카라조르제비치 왕조(유고슬라비아 왕국) 등 외세 왕조의 지배에 놓였던 적은 있었지만 슬로베니아만의 군주는 없었다. 그런 나라에 어떤 사유로 왕릉이 둘이나 생겨나게 되었을까?
▲ 샤를 10세 (1757 - 1836)
1824년 프랑스의 국왕으로 즉위했던 샤를 10세는 1830년의 7월 혁명으로 폐위되어 국외로 추방당했다.
이후 영국을 거쳐 오스트리아 괴르츠(Görz)에 정착했다가 1836년에 사망하여 코스타네비차 수도원(Kostanjevica Monastery)에 묻혔다.
▲ 앙굴렘 공작 루이 앙투안 (루이 19세, 1775 - 1844)
다른 왕릉의 주인은 명목상 국왕이었던 루이 19세이다.
앞서 언급한 샤를 10세와 사보이아의 마리아 테레사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다.
아버지인 샤를 10세가 7월 혁명으로 퇴위한 1830년 8월 2일 20분간 형식적으로 재위했으며, 조카인 앙리 5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는 여러 나라를 거치며 망명 생활을 하다가 1844년에 오스트리아 괴르츠에서 사망한다. 이후 아버지가 묻힌 코스타네비차 수도원에 묻힌다.
▲ 이탈리아-슬로베니아 국경지대. 검은 실선 좌측이 이탈리아, 우측이 슬로베니아
당시 오스트리아령이었던 괴르츠(Görz)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로 넘어가게 되었으며, 이름도 이탈리아식인 고리치아(Gorizia)로 바뀐다.
2차 세계대전에서 이탈리아가 패전국이 되면서 슬로베니아인이 주로 살던 동부 지역은 슬로베니아(당시 유고 연방의 일부)로 넘어가게 되었으며, 새롭다는 의미의 접두사인 Nova-를 붙이면서 노바고리차(Nova Gorica)가 되었다.
▲ 코스타네비차 수도원 (Kostanjevica Monastery)
슬로베니아는 오랫동안 두 왕릉이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2016년 프랑스의 어느 단체가 그 둘의 왕릉을 반환하라는 요구를 했고 관광 요소가 별로 없었던 노바고리차는 절대 내놓을 수 없다고 했다. 이후로는 추가적인 요구가 없었고 샤를 10세와 루이 19세가 묻힌 코스타네비차 수도원은 매년 1만 5천명 정도가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첫짤 왤캐 한국 느낌나게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