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날씨가 아주 좋네요.
오늘은 어제 실패한 쉴트호른을 재도전하러 갑니다.
보통 인터라켄에서 그린델발트 혹은 라우터브루넨을 갈때는 인터라켄 동역(ost)를 이용하지만
저희가 묵은 숙소는 남쪽 외곽이라 빌더스빌(Wilderswil) 역이 더 가까워서 이곳으로 기차를 타러 왔습니다.
이 역은 야생화로 유명한 쉬니케플라테(Schynige Platte)에 올라가는 산악열차가 출발하는 역입니다.
쉬니케플라테도 올라가려고 했는데 아직 오픈을 안해서 기차가 운행을 안하더군요.
만약 5월달에 여행왔다면 쉬니케플라테만이 아니라 여기저기 오픈 안한 코스를 먼 발치에서 손가락만 빨았을겁니다.
어제와는 반대로 내려왔던 코스로 거슬러 올라가봅니다.
먼저 라우터브루넨 역 바로 앞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기차를 타고 뮈렌 마을로 갑니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어제는 구름에 가려졌던 융프라우 3봉이 잘 보이네요.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고 구름이 너무 잘 걸려서 3봉을 한번에 보기가 힘들다는데 운이 좋습니다.
뮈렌 마을 도착해서 마을을 가로질러 쉴트호른 올라가는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걸어갑니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어제 봤던 풍경일텐데 정말 많이 달라 보입니다.
어제와 달리 날씨가 좋아서 그럴까요. 사람이 좀 많네요.
표를 끊고 올라갑니다
쉴트호른 올라가기 전 비르그. 벌써 해발 2677미터네요.
곧 바로 다시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저 멀리 보이는 쉴트호른으로 갑니다.
도착하니 저희를 반겨주는 007 제임스 본드 입간판이 보이네요.
여기는 영화 007 여왕폐하대작전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 1969)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그래서 다른 전망대들과 차별화해서 007 테마로 꾸며놓고 전시를 해놨습니다.
그래도 전망대인데 전망이 빠질수 없겠죠?
그런데 어느 사이에 구름이 이렇게 많이 몰린걸까요.
산봉우리마다 구름이 다 걸려있네요.
그래도 멋지긴한데 아쉽네요.
여기 올라와서 뒤늦게 경량패딩을 두고 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방이 뻥 뚫려있어 바람이 많이 부는 덕분에 바람막이만으로 추위를 막기 힘들더라고요.
덕분에 추워서 느긋하게 구경 못하고 후다닥 실내로 도망쳤습니다.
쉴트호른이 자랑하는 회전 레스토랑입니다.
구경이나 해볼려고 올라갔는데 주문을 하지 않으면 입구에서 못들어가는 구조더군요.
커피라도 시켜볼까 했는데 커피 가격도 많이 비싸서 포기하고 그냥 내려왔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상한거 아닙니다.
남자 화장실 가서 깜짝놀랬습니다.
화장실 문마다 본드걸의 그림자를 그려놨더라고요.
센스가 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여자 화장실에는 제임스본드 그림자가 그려져있습니다.
사진은 인터넷 검색해서 대충 퍼왔습니다.
산양 박제가 멋지게 서 있습니다.
007 기념품을 팔더군요. 영화 매니아 분들이라면 좋아실 기념품 아닐까요.
내부 전시장에 영화에 쓰였던 소품 혹은 레플리카를 전시해놨습니다.
그리고 쉴트호른에서 찍은 007 여왕폐하대작전에 대한 영화 일부분과 제작 다큐를 상영해줍니다.
쉴트호른을 배경으로 찍은 부분이 영화 하이라이트 부분이라 엄청 재미있게 봤습니다.
별거 없겠지 하고 지나치지 마시고 편하게 시간내서 봐보세요.
이제 내려갑니다.
이번에는 케이블카 바로 안갈아타고 중간 정류장인 비르그도 구경해봅니다.
사진 화질이 낮아 잘 안보이시겠지만 절벽에 잔도가 있습니다.
비르그의 스릴 워크(Thrill Walk) 입니다.
좀 스릴 있어 보이십니까?
스릴워크 중간의 포토존에서 멋진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어봅니다.
가다보면 철망으로 둘러싸인 외줄이 있습니다. 이거 타고 건너가는데... 재미있더라고요!
물론 외줄 못타겠다면 그냥 옆으로 가면 됩니다.
쓰릴워크는 길지 않은데 중간에 막아놨습니다.
공사중? 낙석위험? 아니면 원래부터 여기까지 밖에 못가는 걸까요?
아쉽지만 돌아갑니다.
브리그는 쉴트호른과 다른 차별점이 있으니 융프라우 3봉을 가장 잘 볼수있는 전망대라는 겁니다.
유리난간에 그려진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산맥 그림을 봐주세요.
지금 구름에 가려서 제대로 안보이지만 구름이 없었으면 얼마나 웅장하고 멋졌을까요.
기념 사진 한장 찰칵.
이제 내려갑니다.
케이블카 타고 내려가다보니 재미있어보이는 흔들다리가 보입니다.
막상 가볼려서 중간에 내려서 길을 찾아보는데 길이 없던가 너무 많이 돌아가야하네요.
오늘 일정이 시간 빠듯해서 그냥 포기하고 내려갑니다.
재미있어 보이는데 말이죠. 쩝.
라우터브루넨으로 내려오니 날씨가 왜 이렇게 좋아보이나요.
산위도 구름이 좀 걷혔으면 좋으려만...
이제 인터라켄으로 돌아갑니다.
남은 일정은 하더 쿨룸(Harder Kulm) 전망대를 올라갔다가 인터라켄 도시를 걸어보고 호수 유람선을 타볼겁니다.
하더쿨롬 전망대 올라가는 푸니쿨라 정류장은 인터라켄 동역에서 거리가 꽤 멀더군요.
그래도 옥빛 호수와 강이 멋져서 즐겁게 걸었습니다.
쉽게 생각했는데 하더쿨룸 올라가는 푸니쿨라 이게 생각보다 골치 아프더군요.
동네 뒷산 올라간다는 이미지와 달리 해발 1300미터를 올라가느라 시간도 15~20분 걸리고
푸니쿨라도 작아 줄이 짧은데도 거의 1시간 기다려서 올라갔습니다.
혹시나 인터라켄 여행가셔서 하더쿨룸 가실 계획이라면 줄이 좀 서있다 싶으면 과감하게 포기하시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건물밖까지 줄이 서 있다? 진짜 2~3시간 걸리게 생겼더라고요.
가파른 경사와 작은 터널을 지나 도착했습니다.
인터라켄 전체과 골짜기 사이로 융프라우가 보이는 전경이 멋집니다.
하더쿨룸 전망대의 레스토랑&호텔입니다.
레스토랑은 사람들로 북적북적이더군요.
이 멋진 전경이...
무덤덤하게 왔습니다.
앞서 너무 멋진 전경들을 봤더니 시시해 보이더라고요. -_-;;
객관적으로 하더쿨룸 전망대도 엄청 멋진거 맞습니다.
그냥 융프라우 봉우리들을 하도 많이 봤더니 눈이 너무 올라가서 온 부작용입니다.
시간 넉넉해서 일정 조절이 가능하다면 하더쿨룸을 가장 먼저 봐야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잘 구경하고 내려갑니다.
이제 인터라켄 호수 산책좀 하고 여객선도 타러 갈겁니다.
인터라켄 호수 산책은 특별하게 정해진 코스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객선 정류장을 목표로 호수 가를 따라서 걸었습니다.
지도로 보면 하더쿨룸에서부터 동편 선착장으로 걸어갑니다. (1번)
그리고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하더쿨룸 방향으로 돌아옵니다. (2번)
이제 서쪽 선착장까지 걸어갑니다. (3번)
그리고 다시 유람선 타고 멍 때리다 숙소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배가 생각보다 빠르더라고요.
배 탑승 예정 시간이 거의 됐는데 배가 안보여서 못 타나 싶었는데 갑자기 나타나더군요.
배 타니 적혀있는 와이파이 패스워드.
하지만 접속해도 인터넷이 안되는 고장난 와이파이... 야!
짧은 유람선 투어를 마치고 서쪽으로 다시 산책...
서쪽 선착장 도착해서 1시간 가까이 배 탑승 시간을 기다릴 생각이었는데
도착하니까 막 탑승을 합니다. 운이 좋네요.
배에 타서 1등석 3층에 올라가봅니다.
느긋하게 앉자 갈수있는 의자들이 늘어져있네요. 여기 앉아서 멍 때리면 좋겠는데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사진만 한장 찍고 2층으로 내려갑니다.
2층도 대부분은 햇빛에 노출되지만 지붕으로 그늘진 곳도 있어서 편하게 앉아 멍 때렸습니다.
실내 앉을 식당칸도 있지만 뭔가를 시켜야할거 같더군요.
누가 눈치 주거나 적힌것도 없지만 그래도 눈치 보일거 같아서 못앉았습니다.
스위스 깃발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어봅니다.
잘 가다가 갑자기 배가 U턴해서 돌아가더군요. 갑자기 왜? 하고 다들 어리둥절 하고 있는데
알고보니 어떤 경위인지 몰라도 구명환이 떨어져서 그거 건지로 돌아가더군요.
내심 U턴하는 기름값이 더 들거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더 생각해보니 저것도 나름 쓰레기라서
호수에 투기하는 모양이 되서 건지러 U턴한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람선만 1시간 반을 타고 중간 선착장인 스피츠(Spiez)에서 내립니다.
이 때 시간이 약 7시.
적당히 내려서 쿱에서 먹을것좀 사고 돌아가야죠.
시간만 잘 맞으면 이 마을도 구경할텐데 아쉽네요.
무려 20분 걸어서 스피츠역을 올라와서 뒤돌아보니 산 호수 마을이 어우러진 전경이 너무 멋지네요.
성수기에는 선착장과 역을 오고가는 셔틀버스가 운행한다는데
지금은 비수기에 속해서 빠르게 역으로 이동하고 싶으면 걷는게 최고입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라켄 관광 마차 사진입니다.
시간 넉넉하면 마차 타고 인터라켄 한바퀴 도는 것도 좋겠는데
인터라켄 마을 자체는 저희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더군요.
오늘의 동선...
정말 많이 이동하고 걷고 멍 때렸네요.
현빈이 피아노 치던 선착장인가용?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 장소라면 스위스 여기저기 있는데요. 검색해보니 피아노 치던 곳은 브리엔츠라고 동쪽 호수 반대편입니다. 듣자하니 원래 조용한 마을이었는데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오니까 시끄러워져서 오지 말라고는 못하고 막지도 못하고 입장료를 따로 받는다고 하네요.
스위스 화장실 왜 저뢥...
그게 재미있는 점이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