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위스 일정이 끝나기 직전이니 마지막으로 스위스의 몇몇 도시들을 돌아다닐 계획입니다.
일단 첫 예정은 제네바, 취리히, 몽트뢰(Montreux), 로잔(Lausanne).
시간은 적고, 갈곳은 많은 만큼 수박 겉핥기가 되겠지만 문화 관광은 큰 관심 없고
각 도시의 랜드마크 정도만 보면서 돌아다닐겁니다.
가장 멀리 떨어진 도시인 제네바로 먼저 이동합니다. 거리가 거리인 만큼 3시간이나 걸렸지만
자연 풍경이 멋져서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더군요.
제네바 가는 길에 펼쳐진 거대한 호수 레만호가 보입니다. 저 건너편은 프랑스인데 저쪽에 그 유명한 에비앙이 있죠.
제네바 도착. 스위스 제 2의 도시답게 활기찹니다.
자연속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지던 다른 스위스 도시와 다른 분위기네요.
반대로 말하면 평범한 유럽 도시입니다.
꽃 시계.
솔직히 그냥 꽃으로 꾸며진거 말고는 특별할거 없네요.
덥고 뜨거운 날씨에 개방된 관람차를 탈 엄두가 안납니다.
저 멀리 목적지인 제네바 분수(Jet d'Eau)가 보입니다. 최고 높이 140미터라서 어디서든 존재감을 보이네요.
그런데 가까이 갈수록 느낌이 달라집니다. 멀리서는 그냥 물이 뿜어져 나온다였는데요.
바로 코앞에서 본 분수대는 그냥 물이 뿜어져 나온다고 일축할게 아니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140미터 높으로 뿜어져 나오는 그 위압감이란 결코 사진이나 영상에 담길게 아니었습니다.
기념 사진을 빼먹을수 없죠.
가는 길에 로잔(Lausanne)을 지나치지만 그보다 먼저 퀸의 프레디 머큐리 동상이 보고 싶더라고요.
딱히 팬은 아니지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인상 깊게 봤더니 관심이 가더라고요.
하지만...
몽트뢰 역에 도착해서 엉뚱한걸 보고 말았습니다.
골든패스 익스프레스(GoldenPass Express) 기차입니다.
골든패스 익스프레스는 몽트뢰부터 시작해서 인터라켄까지 이어지는 관광기차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찾아보셔야겠지만 쉽게 설명드리자면 알프스 산맥 사이를 통과해서 지나가는 기차입니다.
당연히 전망은 말할 필요가 없죠.
마침 막 출발할려는 듯이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시간표도 확인해보니 저희가 역에 도착하고 불과 5분뒤 출발 예정!
만약 이걸 타게 된다면 오늘 일정은 골든패스 익스프레스로 끝납니다. 몽퇴르는 물론 취리히까지 구경도 못해보는거죠.
시간은 없고 고민이 시작됩니다. 결국 문화 관광할 시간이 산이나 하나 더 보자는 심정으로 골든패스를 탑니다.
기차는 관광 기차답게 내부가 고급스럽습니다. 마침 1등석이라 사람도 없고 조용하네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창이 매우 큰데 위쪽 천장쪽에 추가로 창이 뚫려있어서 개방감이 아주아주 좋습니다.
1등석보다 더 고급인 프레스티지석.
대충 쓰윽 넘어로 보니 좌석도 더 고급스럽고 음식도 제공되고 하더라고요.
남은 건 3시간의 기차 여행을 즐기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을까요?
원래는 이 기차로 인터라켄까지 가야하는데 중간에 정차해서 갈아타라고 안내방송이 나오더라고요.
어째 골든패스 전용기차보다 더 고급스럽고 현대적입니다.
다만 창이 조금 작고 천장에 창이 없어서 개방적인 느낌이 덜 합니다.
다시 인터라켄에 올줄은 몰랐습니다. 호수가 반갑네요.
도착할때쯤 날씨가 많이 흐려지고 비도 많이 옵니다.
시간도 늦었고하니 어디 안들리고 루체른으로 복귀합니다. 그런데 지도상 가까워보이는데 2시간이나 걸리더라고요.
루체른으로 복귀하고 오늘 하루...
그리고 내일 탈 베르니나 특급으로 이탈리아 넘어갈테니 이걸로 스위스 여행이 끝났네요.
오늘 하루 돌아다닌 코스.
아침 8시부터 움직여서 오후 9시에 숙소 돌아왔고 기차만 9시간은 탄 일정인데
하나도 안지겹고 안힘들었으니 신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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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마지막 날이자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날입니다.
오늘은 스위스 4대 특급열차중 하나인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를 타고 이탈리아로 넘어갈겁니다.
이 열차가 특이한 점은
이 구간을 통과하는 열차라는 겁니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철로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출발역은 생모리츠. 예약 시간은 13시 17분.
생모리츠까지는 꽤 오래 걸립니다. 약 4시간 30분 걸리니 아침 일찍 출발합니다.
먼저 취리히쪽으로 먼저 이동합니다.
취리히까지 안가고 탈빌(Thalwil)이라는 마을에서 기차를 갈아탑니다.
목적지는 쿠어(Chur)
원래 쿠어에서 베르니나 익스프레스가 출발하지만 예약이 꽉 차서 차선책으로 생모리츠에서 출발하는 베르니나를 타러 갑니다.
쿠어에서 생모리츠로 기차를 갈아탑니다.
참고로 기차가 특급열차가 아니라서 그렇지 같은 노선-철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베르니나를 타야만 하는 전망이 있는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나름 봐야할건 다 볼수 있다고 아쉬움을 달래며 갑니다.
스위스 여행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음식 카트입니다.
옛날 무궁화호 음식카트가 생각나네요.
몇개나 되는지 세지도 못할 수많은 수많은 터널과 돌다리를 건너는데 기차 안에서 봐도 장관입니다.
창문만 열린다고 고개를 내밀고 보고 싶지만 그러면 위험하겠죠?
정신없이 구경하며 순식간에 목적지인 생모리츠에 도착합니다.
도착하니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간판이 보이네요.
탑승까지 2시간 정도 남았으니 생모리츠나 가볍게 구경해보겠습니다.
역을 나서자마자 멋진 호수가 반겨줍니다.
매번 3~4천미터의 고산만 보다보니 맞은편의 산은 앙증맞아 보이네요.
마을 느낌은 관광보다는 고급 휴양 도시 느낌이 나더군요.
사진은 못 찍었는데 명품 가게도 여럿 있고 호텔들도 엄청 고급스러움이 묻어나왔습니다.
큰 호수가 아닌거 같은데 각종 요트가 즐비하게 서 있는데 신기하더라고요.
생모리츠 마을 구경도 하고 쿱에서 먹을 것도 좀 사고 호수 산책도 하고 나니 이제 열차 탈 시간이 됐습니다.
천장까지 이어지는 곡선형 유리창이 인상적입니다. 덕분에 개방감이 엄청나게 좋더라고요!
예약한 자리에 앉아 조금 기다리니 승무원 분이 안내장과 기념품 안내책자 같은 것을 주시더군요.
음식 주문도 가능했는데 미리 챙겨온 음식이 있어서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곧 시간이 되어 출발했는데 둘러보니 객차에 저희뿐이 없네요?
헐. 세상에 얼떨결에 객차 하나를 통째로 전세낸게 됐습니다. 그래봐야 특별할거 없겠지만
좌우 마음대로 왔다갔다 할수 있고 누구 눈치 안보고 자리 옮길수 있다는게 좋더군요.
쿠어에서 출발하는거 예약 못해 아쉬웠는데 이런 행운이!
기차가 설렁설렁 움직이는 듯 싶더니 정신차리고 보니 나무 하나 안보이는 고산지대까지 올라왔습니다.
만년설이 눈앞에 보이는 지점까지 열심히 가더군요.
정신차려보니 해발 2천미터까지 올라온겁니다. 그리고 해발 400미터의 티라노까지 내려가네요. 고도변화가 엄청납니다.
승무원 분이 오셔서 주신 베르니나 기념 초콜릿.
귀여운 철제 기차 케이스 안에 초콜릿이 들었습니다.
호수도 지나고 터널도 지나고 돌다리도 만년설도 지나면서 달립니다.
어떻게보면 이미 본거 아닌가 싶지만 이 모든 게 한자리에 모인곳 한 가운데를 달리니 너무 다릅니다.
4대 특급 열차 타보신 분이 베르니나만큼은 다르다고 하신게 무슨 말씀인지 알겠더군요.
달려달려 해발 2091m 알프 그륌(Alp Grüm)에서 정차합니다. 이곳에 잠시 내려 주변을 감상합니다.
바드렛 다 팔뤼(Vadret da Palü) 빙하가 멋지게 보입니다.
15분 정도 정차했다 곧 다시 출발합니다. 이제 쭈욱 내리막길이네요.
길이 좁아서 올라오는 기차 지나가길 기다렸다 내려갑니다.
이탈리아랑 접해있어서 그런지 건물도 마을 분위기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일단 스위스에서 흔하게 보이던 샬레와 붉은 지붕이 안보이네요.
그리고 대망의 하이라이트. 부르지오 회전형 고가교(Brusio Circular Viaduct)
사진도 좀 찍어둘걸 동영상만 찍어뒀네요.
(동영상 업로드가 안되서 유튜브 링크 달았습니다.)
이 구간을 통과했다는 것만으로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그 값어치를 하는 거 같습니다.
이제 이탈리아로 넘어왔습니다.
국경 넘었다고 핸드폰 문자가 신나게 오네요.
이탈리아 티라노(Tirano) 도착했습니다.
정말로 스위스 여행이 끝났네요. 굿바이 스위스.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알프스 여행이 끝난건 아니죠.
이제 이탈리아 돌로미티(Dolomite)으로 갑니다.
이동 경로는
손드리오(Sondrio) -> 밀라노 -> 베로나(Verona) 1박
다음날 베로나 -> 베네치아 -> 돌로미티 동부의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
지도로 보면
이렇게 멀리 돌아서 갑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직선으로 가는 방법이 렌트카 제외하면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 지도에 표시가 잘 안되어서 그렇지 높은 산맥으로 가로 막혀 일반적인 대중교통 수단이 지나갈만한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파쏘 스텔비오(Stelvio passo).
이거 비슷한 길들을 넘어가야하니 도저히 대중교통이 다닐만한 길이 아닙니다.
운 좋게 히치하이킹을 한다면 모를까. 어쩔수 없이 10시간 가까이 투자해서 돌아가야죠.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왔다는게 벌써부터 실감이 납니다.
밀라노로 가기 위한 기차를 타기위해 손드리오(Sondrio)행 버스를 타야하는데요. 역 나오면 버스가 바로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 버스 탈 곳이 안보이는 겁니다.
예약한 시간은 촉박하고 어디로 가야할지는 모르겠고. 급하게 근처 직원분께 여쭤보니 왠 지하터널을 가르키십니다.
안내판도 제대로 안보이는 지하터널을 지나가니 그제서야 버스가 보이더군요.
스위스는 연계가 너무 자연스럽게 되어있었는데 벌써 스위스가 그립습니다.
손드리오 도착해서 버스 내렸는데 당황스럽더군요. 기차는 눈앞에 보이는데 들어갈 입구가 안보이는겁니다.
버스기사님께 여쭤보니 또 지하터널... 왜 이렇게 직관적이지 않은건지 모르겠습니다.
기차는... 연착이네요. 그럴수 있죠.
스위스에서 1등석을 타는 사치를 부리다 2등석 타니까 좀 어색합니다.ㅎㅎㅎ
에어컨이 안되서 좀 덥지만 그래도 괜찮네요.
근데...
기차가 중간에 멈춰 연착입니다. 이유도 모르고 방송도 없고 주변 사람들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뭐 늦을수 있죠. 칼 같이 도착할거라 기대 안했습니다.
다음 기차까지 여유 있어요.
.........라며 여유를 가지는 것도 적당히죠.
밀라노까지 2시간 기차인데. 1시간을 넘게 연착합니다. 3시간 걸렸네요.
벌써부터 이탈리아가 싫어질려하니 큰 일이네요.
간신히 도착한 밀라노. 이제 베로나(Verona)까지 가야하는데 이미 기차는 놓쳤습니다.
매표소로 가서 연계된 기차를 연착으로 놓쳤으니 어떻게해야하나 여쭤봅니다.
......표를 새로 끊어주지도 않고 그냥 목적지 가는 다음 기차 타면 된다는 심플(?)한 답을 줍니다.
멍 때리다 빵좀 사고나서 기차를 타고 베로나로 갑니다.
그렇게 도착한 베로나. 현재시간 22시 30분...
원래 20시쯤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엄청 늦어졌네요.
예약한 숙소로 이동해 오늘도 마무리합니다.
이제 내일 돌로미티로 이동 본격적인 이탈리아 알프스 여행을 시작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