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경험이나 교육은 커녕 문맹이었는데
전술전략에 천부적인 능력을 보이고
천한 농노가 귀족 장수들을 거느리는 카리스마를 보임
일개 농노가 전문 군인(기사, 용병 등)들이 보고도 큰 체격이라 했을 정도의 피지컬에다
돌에 맞고 성벽에서 떨어지고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다시 성벽을 올랐다거나
화살이 어깨를 관통했는데 스스로 뽑아내고 다시 전투에 임했다는 등의 일화도 있다
막상 전투에서의 세세한 지휘는 잘 못해서 휘하 지휘관에게 맡겼다는 등
세간의 이미지처럼 완전한 초인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한 농노, 그것도 여성이, 배운 적도 없는데도, 심지어 냉병기의 시대에 활약했다는건
예나 지금이나 판타지로 취급할 정도로 놀라운 업적
냉병기 시대의 여군은 의외로 꽤 많지만
장수나 장군으로서는 아주 드물고
그나마 있는 경우다 귀족이나 무사 가문 출신이다
일본의 토모에 고젠은 (실존 여부도 의심받지만) 미나모토 가문에 시집갈 정도의 가문 출신이었고
이이 나오토라 등도 이름있는 가문 출신이었으며
잔 다르크와 비슷한 위상을 갖는 베트남의 쯩 자매도 지방 토호의 딸이었다
그만큼 잔 다르크가 특이 케이스였다는 것
전투로는 13 vs 133을 승리로 이끌었고
심지어 그 전투의 절반은 1 vs 133으로 전개되었다
아군은 화포가 달린 판옥선에, 적군은 그런거 없는 세키부네였다지만
적군이 방심하거나 해서가 아니라 그 전장에 알맞는 선택이었고
물살 등의 조건도 그리 좋지 않거나 오히려 나빴다고 하는데
그 상황에서 백배가 넘는 적을 당해내고
그 와중에 나머저 12척을 질타하며 지휘했다는건
기록이 없었으면 당연히 소설이라 생각했을 업적이다
전쟁 전체로 보면
사실상 패배 직전이었던 전쟁을
혼자서(물론 휘하 병력과 함께지만) 적군 전체의 발목을 잡고
중간에 모함을 받는 등 좌절할만한 순간이 분명 있었지만 견뎌내고
마침내 승리까지 이끌어간 명실상부 최대 공로자
그런데 그걸
아무 지지세력 없이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내 손으로 세운 나라 내 손으로 부수기
그야말로 바닥에서 천장까지 올라가서 떨어진 격
그 수많은 나라가 세워진 중국 인도 유럽에도 없는 업적
물론 견훤 본인한테 이걸 얘기하면서 업적이라 하면
눈뒤집혀서 칼부터 뽑을게 분명하다
칼이 아니라 통나무를 뽑아서 휘두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