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16일)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진보 교육계는 후보가 난립하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뒤늦은 출마선언이 이어지는 동시에 단일화를 약속했던 후보마저도 이탈을 선언하면서다.
역대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를 통해 승리를 쟁취한 진보 진영이 이례적으로 단일화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진보 측 단일화 추진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를 통해 단일화를 하겠다고 밝혔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은 19일 추진위 참여를 철회했다.
김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중구 서울시교육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는 필패와 민주진보 공동체 공멸의 길로 빠져들 뿐"이라며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전과전력을 가진 예비후보들이 출마를 재고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수 쪽의 조전혁 후보와 민주진보의 곽노현 예비후보는 교육감 선거와 관련된 실정법 위반의 전과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장의 이탈로 이제 추진위에 남은 후보는 단 5명이다.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이 추진위를 통한 단일화 작업에 함께 한다.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추진위에서 추대된 단일 후보와의 추후 단일화를 노리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소설 '범도'의 작가 방현석 중앙대 교수다.
방 교수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추진위의 단일화 작업에 동참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추진위가 단일화 참여 후보를 4일까지 받고 마감했기 때문에 12일에 출마 결심을 한 저는 참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 시절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도 전날 출마 결심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양극화된 좌우 이념대결로부터 서울교육을 지켜내고 아이들이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치도록 보통 엄마를 위한 교육감이 되고 싶다"고 썼다.
또 "독자 후보로 출마하고자 고민하는 건 서울시민과 학부모 외 누구에게도 빚을 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처럼 좌와 우를 넘어 오로지 아이들을 위한 교육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