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나레이션)
이 책에 따르면, 평범한 초등학생 듀얼리스트 하준.
그에게는 장차 최고의 듀얼리스트가 된다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과연 운명이라는 이름의 시계침은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것인가.
그것을 알기까지는, 아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과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운명이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을 보여줄까요.
그럼 황혼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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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거대한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에 세워진 학교인 황혼 초등학교.
오늘도 이 곳에선 각자의 꿈을 위해 공부에 힘을 쏟는 학생들의 불타는 열정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오늘도 방과 후에 이어지는 아이들의 듀얼 놀이.
황혼 초등학교에 설치된 한 곳의 듀얼 필드에선, 오늘도 어김없이 하준과 한 소년이 격렬하게 듀얼을 벌이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필드 위에 불타는 영혼을 지닌 홍련의 마룡, [레드 데몬즈 드래곤]과, 거대한 한 쌍의 검은 날개를 가진 거대한 악마의 모습을 띤 몬스터, [지박계례 지오글라샤=라볼라스]가 나와 있는 시점에서, 이미 어린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즐기는 놀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먼 길을 떠나버린 것 같지만.
듀얼 상황을 잠시 살펴 보자면, 현재는 하준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크림즌 헬가이아]의 효과를 십분 활용해 상대 소년과의 어드밴티지 차이를 벌려 나가며, 이내 [앱솔루트 파워포스]의 효과로 듀얼을 마무리하려는 준비를 마친 하준.
하준과 듀얼을 하고 있는 이 소년도, 자신이 자랑하는 [지박] 덱의 강력한 파워로 하준의 라이프 포인트를 대폭 깎아 나갔지만, 자신이 자랑하는 [지박] 몬스터들이 하준이 꺼낸 [염마룡 레드 데몬 어비스], [염마룡 레드 데몬 베리얼], 혹은 [스카레드 슈퍼노바 드래곤] 등, 불타는 영혼을 지닌 고고한 홍련의 마룡들에게 문자 그대로 초전박살이 나며, 듀얼의 판도가 완전히 하준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에 분통함을 금치 못했다.
"크윽...!!!"
"자, 그럼 간다! [레드 데몬즈 드래곤]으로, [지박계례 지오글라샤=라볼라스]를 공격!!! 앱솔루트 파워 포스!!!"
"누가 그렇게 둘 것 같아?! 리버스 카드 오ㅍ... 왜 발동이 안 되지?!"
"[앱솔루트 파워포스]의 효과 때문이야. [앱솔루트 파워포스]의 효과를 부여받은 [레드 데몬즈 드래곤]이 상대 몬스터에게 공격 선언을 실행할 경우, 상대는 데미지 스탭 종료 시까지 마법, 함정, 몬스터 효과를 발동할 수 없어!"
"말도 안 돼!!!"
"그리고 지속 마법, [크림즌 헬가이아]의 효과 발동! [레드 데몬즈 드래곤]이 상대에게 공격 선언을 했을 시에, 상대 필드 위에 있는 몬스터를 전부 뒷면 수비 표시로 만들어!"
"뭐라고?!"
하준이 필드 위에 발동한 지속 마법, [크림즌 헬가이아]의 효과에 의해, 딱 봐도 귀티가 넘쳐 흐르는 복장을 갖춰입은 소년은 자신 필드 위에 존재하는 [지박계례 지오글라샤=라볼라스]를 포함한 모든 몬스터들이 뒷면 수비 표시로 변경되는 것을 보고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앱솔루트 파워포스]와 [크림즌 헬가이아]의 연계로 인해, 이번 배틀 페이즈에선 [레드 데몬즈 드래곤]의 공격이 끝날 때까지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게 된 귀티 흐르는 도련님처럼 보이는 소년.
하준은 뒷면 수비 표시가 된 [지오글라샤=라볼라스]를 간단하게 격퇴하고, 이후 [앱솔루트 파워포스]의 효과를 부여받은 [레드 데몬즈 드래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격력 4000과, [레드 데몬즈 드래곤]의 거세게 불타는 영혼이 담긴 일격에 휩쓸려 사그라진 [지오글라샤=라볼라스]가 가진 수비력 1800을 뺀 2200에서 2를 곱한 수치, 총 합계 4400의 전투 데미지를 귀티 흐르는 도련님에게 선사해 주었다.
[레드 데몬즈 드래곤]의 영혼이 담긴 필살 일격으로 인해, 귀티가 흐르는 소년의 라이프 포인트는 그대로 0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듀얼에서 승리를 거머쥔 하준은, 승리를 기뻐하기보단 자신과 듀얼을 해 준 소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레드 데몬즈 드래곤]의 일격을 맞고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소년에게, 자신의 진심이 담겨진 말과 함께 소년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
"괜찮아, 키벨?"
"이 정돈 별 거 아니야. 그나저나 오늘은 꼭 너한테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게 또 졌네."
"키벨 너도 내 라이프 포인트를 100까지 떨어뜨렸잖아. 내가 소환한 [레드 데몬] 몬스터들이 네 [지박] 몬스터들에게 파괴될 땐 진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니까?"
"그래도 진 건 진 거지. 다음에 도전했을 때는 꼭 이길 테니까, 그 때까지 또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닦고 있으라고."
"그래. 나도 네 도전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물론 다른 애들 도전도 마찬가지고!"
키벨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목덜미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와, 마치 보석들 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뽐내며 빛을 반짝이는 보라색의 보석, 자수정과 같은 자줏빛의 눈동자를 가진 이 소년은, 노란 브릿지로 포인트를 준 하늘색 긴 머리와, 귀티가 좔좔 흐르는 도련님 복장, 그리고 하준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귀엽게 생긴 이 외모 덕분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여학생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었다.
키벨의 명성은 트와일라잇 시티에 세워진 다른 학교들에도 널리 퍼져 있어서, 최근에는 키벨의 외모를 실물로 목격한 황혼 중학교와 황혼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들 중 나이 많은 누나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소년을 귀여워 해 주고 싶어하는 로망, 일명 "오네쇼타"의 로망을 실현하고 싶어하는 학생도 일부 존재한다고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런 로망을 실행하려 했다간 바로 양 팔에 반짝반짝 빛나는 은팔찌를 착용하고 감옥 창살에서 인생을 보내며, 인생의 이력서에도 빨간 줄이 그여 인생이 제대로 망할 수 있으니, 어린 남동생을 보살펴 주고 싶어하는 "오네쇼타" 취향을 가진 여학생들은, 키벨이 자신과 정식으로 교제할 수 있는 나이가 되는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아무튼 하준과 키벨은 서로 악수를 나누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였고, 듀얼 필드 근처를 지나가다 우연히 그 모습을 본 황혼 초등학교 여학생들은, 귀엽게 생긴 아가들이 서로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고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자, 마치 듀얼 몬스터즈가 널리 상용화되어 있는 이 세계보다 먼 차원에 위치해 있는, 듀얼 몬스터즈가 존재하지 않는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어느 아이돌들처럼 눈동자에서 별빛을 반짝이고 있었다고 한다.
키벨과의 듀얼을 끝내고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힘찬 발걸음으로 교문을 나서는 하준.
귀갓길에 오른 하준은 우연히 육아에 필요한 물건들을 잔뜩 구입하고 집으로 귀가하는 매형 현월의 모습을 보자, 반가움이 가득 담겨져 있는 표정과 말투로 매형 현월의 이름을 불렀다.
"현월이 형!!!"
"아, 준이구나!"
"오늘도 태양이 물건이 잔뜩 있네요?"
"그렇지, 뭐. 태양이가 요새 워낙 활발하게 놀다 보니까, 기저귀랑 이유식 재료가 금방 동나는 건 일상이야."
"역시 그렇죠?"
백화점에서 구입한 물건 중 현월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고, 오롯이 태양만을 위한 물품들로 가득 찬 쇼핑백을 보며, 부모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매우 어린 나이에 깨닫게 된 하준.
특히 현월은 아직 황혼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미성년자일 때, 하준의 누나이자 자신의 사랑하는 여자친구인 하윤과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사고를 치는 바람에, 그 대가를 지금에 와서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중이다.
태양이 열 달 동안 머무르던 하윤의 뱃속에서 나와 세상의 빛을 처음 보게 되었을 때, 갓 태어난 신생아 태양의 자그마한 모습에 현월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하며, 하윤 역시 열 달 동안 자신의 뱃속에서 머무르다, 세상의 빛을 쬔 태양을 보자 감정이 북받치는 바람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현월과 하윤 부부의 아들, 태양이 태어났을 때는 양 쪽 집안 모두가 기뻐했다고 하며, 부모로써의 막중한 책임을 어깨에 지게 된 현월과 하윤 부부는, 아들 태양이 건강하게 자라날 때까지 자신들이 태양을 보살펴 주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자신들이 재학하던 학교, 황혼 고등학교를 중퇴한다는 선택을 하였다.
이렇게 태양이라는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보물 같은 아이를 품에 안게 된 현월과 하윤 부부에겐 행복한 앞날이 열릴 것처럼 보였으나, 현실이라는 것은 두 사람이 행복하기만을 바랄 정도로 자비롭지 않았다.
보엘리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남기고 간 거짓과 기만이라는 거대한 폭탄으로 인해, 현월과 하윤 부부는 태양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야만 했고, 보엘리가 남기고 간 거짓과 기만이라는 폭탄은, 사람들의 피 나는 노력에 의해 모두 해체되어 존재 자체가 사라지게 되었으나, 자신을 최후의 "암흑 날개"라고 칭한 악녀, 보엘리가 남긴 거짓과 기만이라는 폭탄이 휩쓸고 간 여파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현월과 하윤 부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아픈 상처로 남게 되었다.
두 사람은 앞으로 보엘리와 같은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자신들의 끊임 없는 노력만이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는 답이라고 생각해, 시간에 여유가 생길 때면 자신의 지인들과 함께 사회 봉사 활동을 하며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생긴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다.
덕분에 보엘리가 남기고 간 거짓과 기만이라는 것으로 가득 찬 거대한 폭탄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빠르게 해체되어 그 존재 자체가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 아직 그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이들도 존재한다.
철수와 후우리 커플의 경우는 보엘리가 남기고 간 마지막 말로 인해 한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최근에 마음을 다시 하나로 합쳤다고 하며, 수울즈콰리터 시티 시민들은 보엘리의 거짓과 기만이라는 폭탄을 없애 버리기 위해 정말 죽을 힘까지 다 짜 내었다는 사실이 다른 도시에도 전해져 내려왔다.
이는 비단 트와일라잇 시티와 수울즈콰리터 시티 시민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덟 개의 도시에서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특히 5년 전 도시에 떨어진 일곱 개의 [성유물]로 인해 갖은 고초를 겪어야 했던 일곱 개 도시의 시민들은, [성유물]이 자신들의 마음 속에 새기고 간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보엘리가 던지고 간 거짓과 기만이라는 폭탄에 의해 또 다시 씻어내기 힘든 깊은 상처를 받아야만 했으니, 지금은 지옥에 떨어진 채로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보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리스와 보엘리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이 상처를 극복하고, 오늘도 어김없이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보엘리와 같은 이들이 두 번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나지 못 하도록, 오늘도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방법으로 열심히 세상을 뛰어 나간다.
그리고 이는 황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10살 소년 듀얼리스트, 하준과 키벨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태어나서 자라난 환경은 다르다 하더라도, 서로가 가지고 있는 듀얼리스트로써의 열정과 투지는 다른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다.
이 두 명의 귀여운 외모를 가진 소년들에겐, 과연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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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25화 연재 완료!!!
이번 편에선 엑스트라 스토리에 등장한 키벨을 한 번 등장시켜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준이에게 1패 적립한 키벨 지못미...ㅠㅠ
그리고 키벨은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준이와 짱친 먹을지도 모르겠네요.
본편에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준이는 키벨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들을 모두 이해하고, 키벨의 상처를 보듬어 주며 키벨의 마음을 얻었다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키벨이 배 다른 누나인 로제와 같이 살고 있고, 또 키벨과 로제가 샤키르의 사생아라는 사실도 알긴 했지만, 샤키르는 샤키르고 키벨은 키벨일 뿐이라며, 두 사람은 그냥 피만 이어받은 다른 사람일 뿐이라는 마음도 가지고 있죠.
그리고 로제는 키벨이 집에 데려온 준이를 보자마자 귀요미가 둘이 된 걸 보고 두 눈에 하트가 떠서 두 소년을 무진장 예뻐해줬다고...
이게 요즘 프리큐어에서 나오고 있다는 오네쇼타인가 뭔가 하는 그것인 걸까요...??
아무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1. 조일영 : 저질이군 쳐라! 그래서 이친구는 엑스트라가 되어 잊혀집니다아아아 2. 김철수 : 그 녀석이 꼭 거짓과 기만의 폭탄만을 남긴건 아니더라고. 철수와 후우리가 잠시 떨어진건 꼭 보엘리 때문만은 아닐지도요. 외전에 잠깐잠깐 언급되었지만 그녀 스스로 죄책감에 짓눌려서 의존적으로 변해버린(?) 3. 보엘리 : 잘 해봐. 이 이야기는 너한테 달려있어. 어째선지 지옥에서 고통을 그리 받진 않아보이는 보엘리였습니...다?
1. 내 외전맛 아주 쬐끔만 보거라 2. 비가 온 후에 땅이 더욱 단단해진다고 하지요 3. 외전캐주제에 건방지다(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