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인류의 거대한 적은 세기가 바뀔 때마다 변화하고 있었다. 그들의 존재는 인류의 멸망과 직결될 정도로 거대한 힘을 지녔고 인간들은 두려움에 떨었지만 언제나 승리를 쟁취해 왔다.
유럽을 뒤 흔들었던 흑사병을 비롯해서 세계를 멸망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각종 자연 재해들과의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그리고 인간들의 전쟁에서도 그들은 평화와 타협으로서 모든 위협들을 막아내 왔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낙원이라는 이름의 세계정부였다. 하지만, 그러한 낙원이라는 세계 정부가 생겨나고 나고서도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대재앙들은 연이어 일어났다.
우주에서 날아드는 거대한 운석과 차원의 균열로 인해 생겨난 틈 사이의 블랙홀을 비롯해서 각종 기이한 힘에 의한 공격은 인간의 종말론을 운운할 정도로 크나큰 대재앙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인간에게는 한 줄기의 빛이 내려왔다.
새하얀 빛으로 온 몸을 뒤집어 쓴 소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자신의 손에 들린 기이한 무기로 거대한 힘을 발산하면서 대재앙을 물리친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들의 존재를 마법소녀라고 불렀다.
첫 마법소녀가 등장한지 약 2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시점이었다. 지구상에 존재했던 수많은 도시들은 역사속의 먼지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유일한 인간의 안식처라고 할 수 있는 낙원에서는 인간의 지도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서는 오늘도 울리는 긴급 사이렌 소리에 집중하면서 각 군부대에 명을 내린다.
“특수 기동대는 즉시 출격하여 마법소녀들을 격퇴할 것.”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각 부대에 있던 마법소녀들을 격퇴하기 위해 특별 슈트를 입은 부대가 출격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던 한 명의 소녀가 비릿한 미소를 흘리고서는 말한다.
“아아, 나약한 인간 녀석들이 또 장난감 옷을 입고 나오나 보네. 다 죽여 버려도 문제없겠지?”
핏빛과 같은 붉은 옷을 입고 있으며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는 10대 초반의 소녀는 자신의 몸보다도 더욱 큰 거대한 도끼를 들고서는 그렇게 묻고 있었다. 그리고 소녀의 곁에 있던 보랏빛 옷을 입고 있으며 한 손에는 책을 품고 있는 소녀가 작게 뜬 눈으로 피곤한 듯 하품을 하면서 나지막하게 말한다.
“마음대로 해도 괜찮지 않을까? 우리들의 목적은 인간들의 멸족이니까.”
“헤헷, 하긴 그렇지. 그렇다면 다 죽여 버리고 오도록 할게.”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던 소녀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낙원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마법소녀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크읏, 모두 공격대형을 갖추도록 하라!”
마법소녀와의 전투를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특수 슈트를 입은 자들이 일제히 공격태세를 갖춘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달려들던 어린 마법소녀를 감싼다.
“헤엣, 날 감싸고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마법소녀는 자신을 감싸 안은 수천의 병사들을 보면서 가소롭다는 듯 미소 짓고서는 자신의 손에 들린 거대한 도끼의 날로 그들의 모습을 비추어 보이고 있었다.
“모두 어린 소녀라고해서 봐주지 말도록 하라. 그녀의 정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고 불리 우고 있는 마법소녀이다. 사력을 다해 그녀들을 소탕하고 인류의 재건을 위해 희생하라!”
“우와와와와와!”
수천의 병사들은 외마디의 소리를 지르면서 자신들의 슈트에 장착된 무기들을 일제히 꺼내들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장착된 것은 마법소녀들의 마력을 연구한 결과 만들어진 검을 비롯해서 각종 마력을 발사하는 빔과 미사일들이었다.
“하아, 우습다니까. 인간들은 바보인거야? 아니면 멸망을 자초하는 버러지들 인거야? 어차피 과학이니 뭐니 해서 발전해봤자 우리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잖아. 혹시, 과학으로는 인간의 멸망을 발견하지 못한 거야?”
“크읏, 헛소리 하지마라! 우리 인간들은 너희 마법소녀들에게 배신당한 역사를 잊지 않는다.”
“배신? 배신이라... 우리들을 배신한 건 교만하기 그지없는 인간들이 아니었던가? 우리 마법소녀들은 인간의 구원의 편에 섰지만 우리들을 배신한 건 빌어먹을 네 녀석들이었잖아.”
“듣기 싫다! 더 이상의 대화가 불필요하다면 이곳에서 사살을 하도록 하겠다. 지금이라도 항복을 하겠다면 목숨만큼은 살려두도록 하마.”
“그건 내가 할 말이야. 그리고 아저씨. 오늘 죽는 날인데 묘지는 알아 본 거겠지? 헤헷.”
마법소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수많은 탄환이 발사되면서 거대한 폭발음과 뿌연 먼지를 일으킨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보이는 것은 뿌연 먼지를 빠져 나오는 소녀의 거대한 도끼날이었다.
눈으로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매섭게 날아드는 도끼날에 슈트를 입고 있던 자들이 베어지면서 공중에서 피비린내 나는 분수 쇼를 연출한다.
“크아아앗 괴물 녀석!”
“에엣? 겨우 이정도야?”
마법소녀를 죽이기 위해서 제작된 마력의 검 날은 소녀의 손에 잡혀있었다. 그리고 비릿한 미소를 짓는 동시에 병사의 몸은 반으로 잘려나가면서 두 눈을 감는다.
사방에서 불꽃이 피어오르고 폭약의 소음이 멈추질 않는 시점에서 대상을 변경한 병사들이었다.
“저 녀석을 대신해서 타겟 변경을 한다!”
슈트를 입은 자들이 노린 상대는 다름 아닌 보랏빛 옷을 입고 피곤한 듯 반쯤 뜬 두 눈으로 조용히 침묵하고 있던 소녀였다.
“이런 녀석이라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모두 일제 사격 준비 하도록 한다!”
소녀는 자신을 노리는 이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품속에 있던 책을 한 장 넘겨내고서는 말한다.
“엘밀리, 책을 읽는데 방해된다고 전해줘.”
엘밀리라는 이름을 말한 소녀는 책표지를 한 장 넘겨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것은 괴로움에 신음하는 인간의 비명소리였다.
“으아아아앗 그만둬!”
“크아아아앙!”
거대한 늑대모습을 한 괴물이 갑자기 모습을 보이면서 주변에 있던 병사들을 날카로운 이빨로 갈기갈기 찢겨내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날아드는 동료의 시신에 겁을 먹은 이들이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살기 위한 발버둥이었을 뿐이었다.
“한, 한 마리가 아니라는 건가...”
이미 삶을 포기한 좌절에 빠진 두 눈으로 자신들을 감싼 수 십 마리의 늑대들을 보면서 그들은 죽음을 맞이한다.
낙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관들은 곧이어 들려오는 전멸이라는 보고를 받고서는 침통에 빠진 표정으로 책상을 칠뿐이었다.
한편, 공중에서 전투를 마친 마법소녀들은 비릿한 미소를 흘리면서 아직은 깰 수 없는 낙원의 AT필드를 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짓고서는 전장을 이탈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던 장관들 중에서 최고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사내가 비통한 표정으로 명한다.
“인류를 재건할 수 있는 마지막 작전명을 내리도록 하겠다.”
모두가 사내의 명에 마른 침을 삼켜내며 집중한다.
“우리가 계획했던 전투 방식으로는 그들을 이길 수 없다. 그들이 계획하고 있던 방식을 추진시키도록 한다.”
인간들의 대재앙 중 하나인 마법소녀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비밀리에 움직이고 있던 그들의 힘을 빌리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마법소녀와의 200년 동안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인간들의 마지막 열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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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가 굳이 정의의 편에 서서 싸울 필요는 없잖아! 그리고 적으로 돌아선다면 그녀들만큼 거대한 재앙도 없을 거야!
라는 생각으로 이 소설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마법소녀의 카운터는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