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폭포로 내려와 오두막으로 온 라디안은 방문을 열고 서랍을 꺼내 작은 보석을 멀뚱히 바라보고있는 이시드에게 가리켰다.
“뭔가요 사부?”
그녀의 손에 있는건 피보다 붉은 루비였다. 10cm는 되는 기다란 직육면체의 루비를 만지작 거리며 라디안은 말했다.
“알파(Alpha)라고 하는거다. 들어본적있지?”
알파. 괴수 잡는 자들이 아닌가 알파로 변신을 하면 괴수들 한정으로 자신의 힘이 더욱 강해진다. 그걸 알고있는 이시드는 놀라면서 말했다.
“와 진짜요?”
“그래, 그거라도 있어야 얼추 체급이라도 맞추지.”
라디안은 창문밖에 있는 언덕을 본다. 이시드는 그걸보면서 말했다.
“하긴 그러겠네요.”
새까만 칠흑의 언덕은 그가 오러를 깨우치고 난뒤부터 산에서 언덕의 크기로 작아졌지만 어째 그가 미스트 레빗의 권법을 배우고 필살기마저 배운후에도 그뒤부터 어째 작아지지않았다. 분명 자신은 전보다 더 강해졌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보니 나는 이제 여기에 온지 몇 년이나 됬지?’
한 5년정도 지나자 나이 세는걸 까먹은 이시드였다. 이시드는 손가락을 세면서 하나둘 세고있을 때 라디안은 알파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러면 제자야 너는 어디 부위가 좋냐?”
“어디요?”
고기부위를 말하는건가 이시드는 갑자기 뜬금없는 라디안 질문에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전 가슴살이 젤 좋습니다만.”
“그래?”
푸욱 라디안은 알파를 쥔 손으로 살라딘의 왼쪽 가슴을 뚫었다. 새빨간 루비는 심장을 뚫었고 느껴지는 아픔에 이시드는 신음을 흘렸다.
“크억, 뭐하는 짓입니까?”
“반지,목걸이,팔찌로 만드니 하도 잃어버리거나 뺏긴 놈이 많아서 그냥 맘편하게 몸에 심는거지.”
루비는 심장에 점점 융합되고 붙여진다. 라디안이 손을 빼자 푸슉하고 그의 가슴엔 분수같이 피가 뿜어졌지만 곧 사그러졌다. 이시드는 놀라지도 않고 쓴 기침 한번 하면서 말했다.
“이젠 놀라지도 않습니다.”
신이라는 작자한테 하도 맞고 뚫리면서 배우다보니 현실 감각이 극도록 사라지는 이시드였다. 안 그래도 수련이라면서 제자의 가슴을 몇 번 뚫지않았는가 하지만 신이라는 이름하에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왼쪽 가슴을 만지작 거리는 이시드를 바라보며 라디안은 말했다.
“고치는 김에 체력도 회복시켜뒀으니 바로 싸워도 무리가 없을거다.”
“지금요?”
재촉하는 라디안의 태도에 이시드는 식은땀을 흘린다. 라디안은 걱정말라면서 말했다.
“싸우면서 익숙해질거다. 사용법은 간단해 ‘변신’이라고 말하면 간단해.”
그리고서는 그의 목덜미를 잡아 질질 끌고서는 오두막을 나가고 무언가 까지 다가간다. 라디안은 무언가를 발로 차더니 소리를 질렀다.
“일어나 이놈! 계속 잤으니 일이라도 해야지.”
그러자 미동도 않던 무언가는 드드드드 떨리면서 일어난다.
-끄응, 얼마나 잤지?
그러면서 거인은 일어나 이시드를 보고서는 깜짝 놀란다.
-도대체 얼마나 강해진거냐?!, 내가 잠깐 잠든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얼굴마저 새까메서 아무것도 보이지않았지만 그는 무척 놀라워하고있었고 이시드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온 후부터 아무말도 안 하더니 계속 자고있었던가.’
잠을 무슨 용도 아니고 5년 넘게 자는가 말인가 의아하는 이시드는 라디안을 보면서 금방 납득을 한다.
‘하긴 뭐 신이니.’
자신의 옆에 스승은 불가능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분이다. 남의 꿈에 온것부터가 놀라운데 저 괴수하나 재우는건 신에겐 얼마나 쉬울까. 납득하는 이시드의 등짝을 라디안을 짝 하고 때리더니 말했다.
“뭐하냐 빨리 안 싸우고?!”
“예?..., 옙.”
라디안의 호통에 정신이 번쩍 든 이시드였고 그는 주먹에 힘을 쥐니 붉은 오러가 그의 전신을 둘러쌌다. 한편 쭉 자다가 이제 일어난 무언가는 환장할 노릇이였다.
-잠깐?, 뭐하는 거냐?! 벌써?!
그의 다급함은 마치 일어나자마자 시험이 끝났다는 걸 알려주는 감독관의 말에 놀라는 학생이였을거다.
이시드는 제일 먼저 레빗 핸드를 그의 다리에 꽂았다.
팡팡팡!
-으아아아아악!!!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사내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시드는 팔을 올려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퍽
깔끔한 훅에 사내는 돌면서 공중제비를 5번 돌았고 사내는 다시 일어나 팔을 뻗었다.
-감히!
사내의 얼굴,몸통은 이시드와 판박이였는데 신기한건 매끈하게 근육이 자리잡은 이시드에 비해 사내의 전신은 비늘로 덮고있었다. 세실은 뱀처럼 달려들어 이시드에게 다가갔고 이시드는 다가오는 그를 붙잡아 업어치기를 시전했다.
팡!
똑같은 체형인데 어째 한쪽만 당하고있었다. 세실은 큰 대자로 뻗었고 이시드는 뻗은 그의 전신을 골고루 때려주었다.
-으아아아악!
한 대 때릴때마다. 비명이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했다. 이시드는 세실을 다지면서 말했다.
‘와 얘 진짜 약하구나.’
처음볼때는 거대한... 압도적인 무언가가 느껴졌지만 막상 상대하니 별거없었다.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허점이 많아서 때릴 곳도 많았고 별로 반격도 못했다. 샌드백이랄까? 그덕분에 이시드는 스승에게 배운 미스트 레빗의 권법 1~14를 골고루 7번씩 썼고 레빗 핸드는 3번이나 꽂았다. 그렇게 신명나게 패다가 점점 세실은 맞으면 맞을수록 작아졌으며 결국 산처럼 커다랗던 육신은 자신의 크기만큼 작아졌다. 초라해진 세실을 보며 이시드는 한숨을 쉰다.
‘에효, 내가 얘 하나 잡을려고 그 개고생을 했다니.’
저거 하나 잡겠다고 자신이 이 고생을 했던가 갑자기 울컥해지는 이시드였다. 그는 울분이 섞인 주먹으로 세실을 다졌고 한편 세실은 죽을 맛이였다.
-제기랄!!!!, 웰케 강해진 거냐!
이시드가 수련을 시작할 때 그는 언제나 그렇듯 기다리고있었다. 근데 갑자기 아까전에 봤던 살라딘이 나타나서는 손한번 짝하더니 의식이 끊겼고 일어나보니 이시드는 아까전에 봤던것보다 더욱 강해지지않았는가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뱀이였던 자신의 신체를 인간형으로 바뀌었다는거다. 덕분에 그는 쓸 수 있는 기술은 쓸수없었고 반항도 못한체 신명나게 맞고있었다. 세실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이대로라면 진짜 죽는다.
어렵게 잡은 기회다. 그는 이래뵈도 세상의 끝이라 불렸던 우로보로스(Ouroboros)란 칭호를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잠들고있었다. 다른 괴수들이 세력을 넓힐거라고 날뛰는 와중에 그는 평화로운 삶을 원했다. 그렇게 자고있다가 갑자기 자신을 알파의 주인이라고 말하는 놈들이 나타나 자신에게 냅다 검기를 꽂았고 그는 정당방위로 자신의 영역에 침범한 침입자를 제거하려고했다. 그러나 다구리에 장사없다더니 그는 역으로 당하고 말았다. 다시 눈을 뜨니 인간이란 녀석들이 자신의 마나포스를 이식했는지 덕분에 인간의 육체에 영혼을 자리잡을수있었고 그는 7명의 육체를 가지게되었다. 그러나 장악한건 6명의 육체였고 남은 육체는 오히려 역으로 자신을 역으로 빼앗아 기껏 힘들게 장악한 6명의 육체를 모두 죽였다. 그렇게 그녀의 안에서 힘이나 주면서 살고있다가 그녀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 자신의 영혼 일부를 그녀의 아이에 빙의했고 그는 그가 마나를 깨달을 때까지 기다렸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런데...!!!!!!!
-이렇게 또 당할순 없다!
우로보로스는 울분을 터뜨리면서 자신의 오른쪽 다리에 힘을 실었다.
빠각!
어째 물렁한 느낌이 들었다. 우로보로스는 이시드의 다리 중앙 ‘그곳’을 때렸다.
“!!!”
순간 이시드는 자신의 소중이에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무언가 터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끝으로 그 고통은 뇌까지 전해졌다.
“커헉...”
이시드는 그 고통이 전해지자 눈이 사색이되더니 쓰러졌다.
“...”
한편 멀뚱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고있던 라디안은 갑자기 일어난 관경을 보고 눈이 커진다.
“큰일났네.”
싸움의 승자는 우로보로스로 결정났다. 이대로라면 육체를 뺏기는건 이시드이기에 라디안은 쏜살같이 달려갔다. 이래서 막타가 중요한거다.
칠흑같던 어둠속에
이시드는 눈을 떴다.
눈을 뜨니 주위가 깜깜한 배경이였다. 이시드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어?”
손을 그저 조금 뻗었을 뿐인데 무언가 막히는 기분이 느껴졌다. 폭신한 솜사탕을 마지고있는것같해서 그는 그걸 뜯었고 뜯었다. 얼마나 뜯었을까 빛이 나오고 이시드는 그 틈새에 손을 뻗어 찢어내었다.
번쩍!
오랜만에 보는 빛이길레 이시드는 눈이 감아졌고 갑자기 느껴지는 피로감에 그는 하품을 한번 크게했다.
“하아아아암.”
시력이 점점 돌아오는 걸 느끼자 눈을 뜨니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어...엄...”
순간 그는 복받치는 눈물에 말을 잃지 못 했다. 자신의 눈에는 그토록 보고싶던 선명한 어머니의 얼굴이 있지않는가 이시디는 그녀에게 다가가려고했지만 그녀는 말했다.
“누구세요?”
“엥?!”
그녀의 말에 이시드는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