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화는 여러분의 예상과는 다른 전개로 이어집니다. 혹시 취향에 맞지 않으시면 꼭 봐주세요!
안녕, 친구들! 변태 쓰레기가 왔어!
뭐? 분명 저번에 고요한 분노를 뽐내면서 처참하게 양광성전을 떡치는 걸 벼르고 있지 않았냐고? 저번 화에 말했잖아. 가제프를 보고 침착함을 되찾았다고.
여기서 문제!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내가 침착함을 되찾은 상황에서 될만한 인물은 뭘까요?
1. 고고하고 아름다운 글라스
2. 두렵고도 강력한 여왕 글라스
3. 현실은 냉혹하다. 핵노답 씹덕 변태 망상에 절여진 글라스
정답 3번....정답 3번.....정답 3번......
그런고로 혼란스러운 나자릭 라이프 하지마루요~!
새로운 노답은 언제나 환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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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프는 자신의 분신과 같은 동료들과 함께 계속해서 눈앞의 천사들을 베어나갔다.
그 기세는 용맹하여 마치 대지 그 자체를 가를 듯 드높았으나, 이내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그와 함께 분투하던 이들이 차례차례로 대지에 고꾸라진다.
자신의 손에 힘 있게 들려있던 검은 이제 들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가제프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아아아아아압-!!! 나는 왕국 전사장! 이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지켜내는 자!! 이 나라를 더럽히는 네놈들 따위에게 당할쏘냐-!!!!!”
“어리석구나 가제프 스트로노프. 이제 죽어라.”
니군의 냉혹한 말과 가제프의 뜨거운 함성이 교차했을 때.
-자. 이제 바꾸자.-
가제프의 시야가 교체되었다.
“여....여기는?”
“왕국 전사장님!”
“초....촌장! 이게 대체....글라도스 공과 고운 공은?”
“그....그게, 지금까지 여기에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아, 아니 돌아오시면 글라도스 님께서 꼭 이 말을 부탁한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가제프는 이내 고마움에 사무친 표정으로 자신이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글라도스 공.....고운 공....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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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프와 동료들이 선혈을 흩뿌리며 싸웠던 전장에는 그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져 있었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세 명의 그림자가 있었다.
한 명은 기묘한 가면을 쓴 채 검은 로브와 건틀렛을 장비한 매직 캐스터.
한 명은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채 버디슈를 든 기사.
한 명은 여태까지 전혀 볼 수 없었던 외형의, 마치 기계장치와 하나가 된 듯한 장신의 여성.
전혀 가제프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외형의 3인이 눈앞에 나타나자, 니군은 그들에게 오만한 태도로 물었다.
“네놈들은 누구냐! 신성한 신의 심판을 방해하다니!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반항하는 것이냐!”
“야. 일단 대사 허접해서 안 되겠다.”
“뭐?”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하는 기계여성이 무표정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니군에게 불합격을 선고했다.
“일단 ‘누구냐’로 시작한 게 감점. ‘신의 심판’으로 이은 게 또 감점. 거기다 ‘내가 누군지 알고’까지. 이거 소설 수준 다 떨어지겠다 임마.”
소설의 수준을 가장 낮추는 장본인이 한 말이어서 그런지 니군은 그런 글라스의 말이 왠지 모르게 가슴 속에 푹푹 박혔다.
“이....이놈들이...!!! 천사들이여! 눈앞의 ‘악[惡]’을 멸하라!!”
“‘악[惡]’?”
그 말을 들은 글라스의 눈매가 꿈틀거렸다.
그와 동시에 글라스는 크게 휘어진 특이한 모양의 대검을 꺼내어 휘두르는 것으로 천사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뭐....뭐라고?!”
“.....‘악’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 니군.”
“그거야 당연하다! 신성한 의지가 전하는 진리 이외에는 전부 악이다!”
니군은 자신이 평생동안 배워왔던 복음을 입에 담았다.
그러나,
“아니, 틀렸어.”
“뭣이?!”
“가르쳐 주지. 구역질나는 사악한 악이란, 자신만을 위해 약자를 이용하고 짓밟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글라스는 인벤토리에서 어느 샌가 꺼내든 머리와 하나가 된 듯한 모양의 모자를 꺼내어 비스듬하게 눌러쓰고 말을 이었다.
“그것도 가제프를. 네놈은....아-앙. 네놈의 천사들은 막강하고 다른 사람들은 심판할 수 없지. 따라서 내가 심판한다.”
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
‘원래 멋있어야 되는데 무미건조하게 말하니까 되게 심심하다.....그냥 대사 친 걸로 만족하지 뭐!’
“아인즈 님.”
“왜 그러느냐 알베도.”
“저희는 뭘 하면 되겠습니까?”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알베도. 가서 팝콘이나 가져오거라.”
“대령하겠나이다.”
대답과 함께 아인즈가 나자릭으로 통하는 '전이문'을 열었다. 알베도는 나자릭 지하 대분묘에서 팝콘을 찾기 위해 자리에서 벗어났다. 9계층 정도에는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니군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여성의 말을 무시한 채 자신의 최대 화력을 꺼내려 했다.
“이이이익...!! 이건 말도 안 돼! 어디서 너 같은 놈이 나왔단 말이냐.....그래! 최고위 천사를 소환한다! 모두 진을 갖추고...!”
그 발악은 참으로 감동적이었으나,
“받아라 스토리 진행의 권[拳].”
허나 무의미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말도 안돼에에에에에-!!!!!”
단 한 번의 칼질로 니군을 제외한 양광성전 전원을 처치한 글라스는 절규하는 니군에게 다가갔다. 뒤에서는 아인즈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글라스 씨....다 죽이지 마시라니까요....하아.”라며 한숨을 내쉬고는 있었으나, 아까 전 자신이 말한 슬레인 법국에 대한 정보로 이들에게 빼낼 것이 줄어든 후련함이 섞여있음을 느낀 글라스는 안심하고 다시 눈앞의 니군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이봐 니군.”
“모....목숨만은...살려 주십시오...!!”
“이미 너를 감시하던 마법은 지웠어. 아무리 시간을 끌어도 원군은 안와.”
“끄.....끄으으으윽....!”
두려움으로 인해 울 것 같은 니군에게 글라스가 자신의 ‘실험’을 시작했다.
“일단 질문.”
“네...네?!”
“너는 나에게 ‘가능’한가?”
아인즈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가능’의 의미는 명백하다. 그것은 글라스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느냐의 의미!
설마설마 했더니 이제는 아저씨 취향까지 넘보고 있던 건가...! 글라스, 무서운 아이!!
그러나 글라스가 지금부터 할 일은 아인즈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었다.
“‘가...가능’ 이라니...? 무, 무엇이든 가능하게 해 보이겠습니다!”
“호오. 그럼 ‘가능’해 지는 데에 ‘동의’한다는 것으로 보겠어.”
“무...물론이죠!”
‘이얏호우우우우우-!!!! 실험 계획 하지마루요오오오오-!!!!’
‘가능’에 대한 ‘동의’를 받아낸 글라스는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한편 아인즈는 여전히 의문에 휩싸여 있었다.
‘가능’해 진다니.....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글라스는 이내 허공에서 인벤토리를 뒤적거려 하나의 아이템을 꺼냈다.
그것은 소위 말하는 ‘마법소녀 변신 지팡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손잡이는 하얀 나무로 되어있어 잡는 손이 편할 수 있는 최적의 모양을 가지고, 그 위로 박혀있는 거대한 붉은색 하트모양의 보석 양 옆에는 귀여운 천사 날개가 달려있었다.
“나와 계약해서 마법소녀가 되어줘.”
“.......??”
“저....저거!!”
아인즈는 알고 있었다! 아니, 모를 수가 없다! 글라스가 꺼내든 아이템은 한때 위그드라실 온라인의 유저들이 버그 리포트를 수십만 통 가량을 작성하게 만들었던 ‘그’ 아이템이었다!
그 이름도. ‘이래도깔래 스틱’
사용한 자의 종족, 성별, 심지어는 카르마 수치도 관계없이 특정한 외모의 정보를 수집하여 매력적인 요소를 지닌 마법 소녀로 변화시키는 아이템이었다.
여기까지라면 버그 리포트를 작성할 이유가 없었겠지만,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사용자가 두 번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는 버그가 존재 했던 것!
심지어는 착용자의 심성조차 ‘마법소녀 틱’하게 바꿔버리는 무서운 힘 또한 가지고 있었다!
수많은 버그리포트의 물살에도 불구하고 GM측의 ‘모르겠고 알아서 하셈. 어차피 님들 씹덕이라 산거잖음?ㅋ’ 이라는 반응에 의해 유저들이 떠나는 결과를 초래하여 결국 ‘이래도깔래 스틱’은 위그드라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이템이 되고 말았다.
그것을 지금!
글라스가 니군에게 사용하려 하고 있었다!
“이.....이걸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요?”
“아, 가르쳐 줄 테니까 잘 따라해. ‘삐삐루삐루삐루 삐삐루삐 매지컬 체인지’ 참고로 나처럼 무미건조하게 하면 안 돼.”
발랄함을 담아서, 니군!
제기랄.
“제.....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이, 이렇게 보여도 저는 사실....”
“괜찮아 니군. 너는 완벽한 마법소녀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어.”
어느 틈엔가 진지하게 마법소녀로의 전직을 고민하는 니군의 어깨를 글라스가 눈을 맞춘 채 토닥거려주었다. 아마도 이미 ‘이래도깔래 스틱’의 정신 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듯 했다.
“저, 정말인가요?”
“그래. 잊지 못하는 마음의 상처, 무언가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 거기다가 네가 행한 모든 악행을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 시키는 빡대가리스러움 까지 모든 것이 토탈리 퍼펙트라고. 우-야.”
어느 샌가 손에 쥔 ‘다스 푸츠’에 물뽕을 가득 담은 글라스가 그것을 한 숨에 들이켰다.
“키야. 주모 물뽕 한잔 더.”
“그....그럼 저 해볼게요! 마법소녀가 되어볼게요!”
그렇게 글라스가 쥐어 준 마법봉을 들고 일어선 니군의 마음속엔 먼 옛날 잃어버렸던 순수한 동심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래. 니군. 이제 변신해봐.”
“예! 그럼.....지켜봐 주세요...저의 변신....!”
그렇게 말하고는 니군은 홀린 듯이 눈을 반짝이며 발랄함을 담아 변신했다.
“쀠쀠류쀠류쀠류 쀠삐류쀠~ 뭬지컬 췌인지~뿅!”
“악, 내눈. 야이 개새..”
키-이이이이이이잉!!!
글라스의 욕설이 거대한 빛과 소리에 휩쓸려 사라졌다. 그 충격은 인조인간인 글라스와 언데드인 아인즈 조차 조금 버거울 정도의 수준의 힘이었으나, 이내 두 사람을 자리를 지킨 채 서 있을 수 있었다.
잠시 후.
“글라스으으-!!!!!이게 무슨 짓이야아아아아-!!!!!”
“아, 아인....쿠에에에에에엑”
빛으로 인한 먼지가 걷히고 이번에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매직 캐스터 주제에 ‘베어너클[Bare knuckles]’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아인즈가 공격을 두 팔로 막으려는 글라스를 ‘썬더 크로스 스플릿 어택’으로 쓰러뜨리며 자신의 의문을 –물리적으로- 던졌다.
이제는 동료에 대한 예의는 반드시 지키는 아인즈 조차 말을 놓게 만드는 위업을 달성한 글라스는 힘겹게 일어나며 여전히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아인즈에게 답했다.
“.......퍄퍄.”
“......너어는 정말 노답이다...! 정신 차려! 너 프롤로그 때는 정상이었잖아!!! 왜 이렇게 되어버린건데!!!”
“쉿, 그것은 ‘Only God.’....아니, ‘Only Writer Knows.’...”
미안해 얘들아 나도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
근데 쓰는 게 재미있으니까 계속 써야지 껄껄쓰
“뭐 어때 결과를 보자고.”
그렇게 말하며 빛이 거두어진 그 자리를 두 사람이 쳐다보았다.
글라스는 혹시나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 –외형이 바뀌지 않은 채 옷만 마법소녀로 입었다던가 하는- 고통 없이 니군을 시체로 만들어주기 위해 수도[手刀]를 옆구리에 대기시켰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성공적인 결과물이 서 있었다.
작은 키의 여자아이는 곱슬거리며 약간 붉은 색을 띠는 금발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 위에는 하얀 색 레이스가 달린 빨간 머리띠가 자리 잡고 있었고, 반짝이는 별빛 같은 빛을 뿜어내는 큼지막한 파란 눈은 동공이 별과 같은 모양으로 백금 색으로 빛나는 채, 두 뺨은 보이는 나이에 알맞은 부드러움을 수줍은 분홍색으로 채우고 있었다.
이내 글라스는 얼굴에서 시선을 내려 보내 신장과는 맞지 않게 풍만하게 부푼 흉부를 덮고 있는 얇은 천과 그 가슴을 더욱 강조시키는 레이스가 달린 코르셋을 지나 조금 짧은 길이의 치마에서 나오는 하얀 ‘오버 니 삭스’를 신은 건강한 허벅지를 지나 얇은 발목과 앙증맞은 크기의 발에 신겨진 빨간 구두까지 빠짐없이...아니, ‘퍄’짐없이 훑어보았다.
오직 라퀴스가 왼 뺨에 남긴 벼락 모양의 상처만이 그 소녀가 니군이었다는 증거를 품고 있었다.
‘아이템 효과 영구 적용’의 여부를 확인 한 글라스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오-오오오오오오오오우 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스-으으으으으으.”
건조한 환호성을 내질러 텅 빈 초원을 채웠다.
아인즈는 다만 경악 할 따름이었다. 이세계로 건너와서 사용된 위그드라실의 버그 아이템은 이런 흉악한 성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 또한 어느 새 ‘가능’의 영역에 발을 디딜지 모른다. 두려워하면서도 확인을 위해 아인즈는 글라스에게 물었다.
“글라스...... 그거 혹시 더 가지고 있어?”
“응, 고인물 유저가 접을 때 산더미같이 주고 갔지. 왜. 혹시 너도.”
“아니, 아니야 그럼 됐어.”
아인즈는 앞으로 글라스를 조금 멀리하기로 결정했다. 아인즈가 점차 글라스에게서 마음을 떠나보내려 할 때 마법 소녀로 훌륭하게 변한 니군이 믿기지가 않다는 듯이 황홀한 기분으로 질문했다.
“이....이게 정말로....정말로 저인가요?”
“그래, 이게 네가 숨기고 있던 아름다움이야. 기분이 어때?”
“사....상쾌해요! 그렇구나....이게 내가 진정으로 바라던...!!”
“그니까 이완코브냐고요오오오-!!!!!!”
*띠링!
*나자릭에 ‘마법소녀 니군’이(가) 동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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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마법소녀 니군이 파티에 합류한 채 글라스 파티는 자신들과 자리를 바꾼 가제프가 자리한 카르네 마을로 향했다.
“.....뭔가 이거 오버로드 패러디가 아니라 코노스바 패러디같이 되어가고 있지 않아?”
“아인즈. 이 소설의 장르는 메타픽션이 아니라고. 그쯤 해둬.”
“아...알았어.”
“아인즈 님! 죄송합니다! 팝콘을 찾는 것이 늦어서....엣, 옆의 꼬마아가씨는 누구...?”
“안녕하세요! 나자릭의 새로운 아이돌 ‘니군’입니다!”
“에에에에에에에에-!!!!”
경악에 가득 찬 알베도의 울림이 초원을 다시 한 번 채운 뒤, 카르네 마을로 도착하자 촌장과 마을 사람들, 그리고 가제프가 글라스 파티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마을 주민들의 무수한 감사의 말들 가운데서 가제프가 걸어나와 안도의 한 숨을 쉬며 글라스 일행은 배웅했다.
“글라도스 공! 고운 공!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구려....!”
“전사장 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더 일찍 구해드렸어야 하는데 아이템의 발동이 늦어지는 바람에....면목이 없습니다.”
“아니오, 내가 살아난 것은 모두 고운 공이 주신 부적 덕이 아니오....헌데 그 자들은?”
“다 죽였어.”
아인즈와 가제프가 서로의 안부를 묻다가 양광성전에 대해 가제프가 묻자 글라스가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사실을 말했다.
사실이긴 했다. 니군은 더 이상 니군이라 부를 수 없는 존재가 되었으니까.
“.....그렇소이까, 안타깝군.”
가제프는 그 말을 듣고 두려움에 글라스의 눈을 보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어쨌든 이렇게 글라도스 공과 고운 공의 덕택에 마을을 지킬 수 있었소. 왕도에 오시면 우리 집을 꼭 찾아주시오. 크게 환영하리이다.”
“황송한 말씀을...그러면 다음에 찾아뵙도록 하죠. 저희는 이제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잊지 말아주시오! 우리 집의 문은 언제나 여러분께 활짝 열려있다는 것을!”
그렇게 가제프와의 대화를 마친 글라스와 아인즈는 니군과 알베도를 이끌고 카르네 마을을 떠나갔다. 가제프는 그들이 떠나고 나서야 이상한 점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런데.....옆에있던 꼬마 아가씨는 누구인걸까....’
아마도 그는 평생 알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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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 님! 저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아,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았던 것도 풀렸고.”
“그.....그렇다고 해서...!! ‘저 것’을 나자릭의 일원으로 들이실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알베도의 거부감은 당연했다. 수호자들과 아무런 상관없이 멋대로 나자릭의 일원으로 들이는 것에 그 누가 거부감을 품지 않겠는가. 다만 ‘지고의 존재’께서 데리고 오셨으니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인 것이었다.
눈앞의 알베도를 제외하면.
“진정해. 알베도. 보라고. 어이 니군.”
“네~! 글라스 님!”
니군이 새롭게 변한 모습에 신난 듯 총총거리며 글라스의 앞에 선채 명령을 기다렸다.
글라스가 무감정하게 말했다.
“자폭해.”
“예!”
니군은 환하게 웃으며 마법봉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앙-!!!!
글라스를 비롯해 그 폭발을 피할 수 없는 자는 없었다.
아인즈가 재빠르게 ‘전이문’으로 이동 시켰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반대로 말하자면,
방금 그 폭발은 수호자들조차 맞으면 결코 그냥 끝나지 않는 수준의 물건이었다는 소리다.
“글라스-!!!”
“진정해 아인즈. 내가 널 믿고 한 일이니까.”
“크으윽....!!”
“그...글라스 님...이건....”
“뭐, 네가 본 그대로야. 설명해 주자면, 니군은 ‘나자릭의 일원’은 될 수 있어. 하지만 결코 너희의 자리를 위협할 수는 없어. 왜냐하면.”
내 명령에 복종하는 꼭두각시가 됐으니까.
글라스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니군이 폭발지에서 새까만 폭탄머리가 된 채 걸어 나왔다.
“글라스 님! 명령대로 했어요! 한번 더 하면 죽겠지만 더 해볼까요?”
“아니, 이제 됐어. 니군. 이걸 마셔서 회복해.”
“와-! 글라스 님이 주시는 상이다!”
자신이 죽을 뻔한 상황을 겪고 나서도 맑은 웃음을 지으며 포션을 마시는 니군을 아인즈와 알베도는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어때 알베도, 이래도 문제가 되나.”
“......아닙니다. 잘 알겠습니다.”
“글라스....너...”
“아인즈, 이제 위험한 일은 니군에게 맡기도록 해.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알 수 있는 아이템도 몸에 심어놨으니까. 가자, 니군.”
“꿀꺽 꿀꺽, 푸하! 네! 글라스 님!”
아인즈가 미리 열어두었던 전이문으로 글라스와 니군이 들어갔다.
주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