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 “
화려하게 진열된 의상들을 바라보며 프로이데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렇게 의상들에 시선을 빼앗겨 버린 프로이데는 자신의 옆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예쁘죠? 그런데 제가 보기엔 손님께선 구매하실 수 없을 것 같네요?”
차갑게 들려오는 점원의 목소리에 프로이데는 정신을 차리고 점원을 응시하며 말했다.
“겉모습 만으로 판단하시는군요 돈이라면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점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당신 한쪽 팔이 없잖아요? 게다가 차림세를 보아하니 하베스터 같은데 저희 옷가게에서 판매하는 의상들은 완벽을 추구해요 당신 같은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는단 말이에요 알아요?”
프로이데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너무 서럽고 화가나는 말이었지만 프로이데 에겐 익숙해 져 버린 일이었기에 더 이상 대꾸 하지 않기로 하고 가게를 나서려고 돌아서는 잘나 그녀로썬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제를 알아야지! 흥! 여기가 어디라고! 천한 게 와서 장사를 방해한담!”
-으득-
“저기요 지금 무슨말을..!”
프로이데가 점원을 향해 따지려는 순간 점원 뒷 편에서 다가오던 금발의 남성이 보였다.
‘쉿’ 하며 손을 입에 가져다 대는 제스쳐를 한 그를 보자 프로이데도 일단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점원은 프로이데를 한껏 노려보고 있었고 프로이데도 이에 질세라 뚫어져라 보고 있었기에 마치 두사람 사이에 스파크가 튀는 것만 같았다.
“헤에~ 아줌마 저번에도 제가 주의를 드렸잖아요~ 손님에게 친절하게 하시라니까요~”
프로이데에게 시선을 한껏 고정하고 있던 점원의 눈에서 힘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다급하게 뒤돌아서며 그 남자에게 깍듯한 인사를 하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자 프로이데는 속으로 통쾌함을 느꼈지만 동시에 남자에 대해 궁금증이 피어올랐다.
“손님 저희 점원이 실례를 저질렀나보네요 죄송합니다.”
남자는 공손하게 프로이데에게 고개 숙이며 말하자 오히려 프로이데가 당황스러워 졌다. 그런 프로이데 보다 더 놀란 듯한 점원은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어찌할 줄 몰라하며 말했다.
“샤덴님! 이러시는 모습을 주인님께서 보시면 저는 진짜로 죽을지도 모른다구요! 어서 고개를 드세요 도련님”
고개를 숙이고 있던 ‘샤덴’이라고 불린 남자는 몸을 일으켜 세우고 프로이데에게 희미한 미소와 함께 살짝 윙크를 해주며 점원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아줌마 한번만 더 방문한 손님분들께 무례하게 행동하신다면 아버지가 아니고 제 손에 죽으실지도 몰라요~”
“저..정말 죄송합니다 도련님! 저기.. 그쪽의 손님? 아까의 무례는 용서해주시고 편하게 가게로 드시지요!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말이 끝난 점원은 아까전에는 느낄수 없었던 상쾌한 미소와 함께 프로이데를 에스코트 해주려 제스쳐를 취했다. 그옆에 서있던 샤덴도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프로이데를 안내하려는듯 했다.
“자 레이디의 성함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프로이데는 샤덴의 질문에도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려주시기 어려우신가요? 하하하 비밀이 많은 여성분도 좋아한답니다~”
시원하게 들려오는 그 남자의 목소리는 들을수록 호감이 가는 목소리에 얼굴 또한 약간 앳되지만 편안한 인상이었다.
“아.. 실례했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요.. 저는 프로이데 라고 해요 잘 부탁 드립니다.”
“프로이데 님이시군요 제가 가게를 안내하겠습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아참! 아까 보시던 옷부터 소개를 해드릴까요?”
그렇게 말한 샤덴은 프로이데의 왼손을 잡고 거의 끌고가듯이 가게안으로 이끌었다. 멍하니 끌려가던 프로이데는 그 이후 샤덴으로 부터 한참동안을 옷의 원단이나 장식품 디자인적 특징이나 기타등등의 설명을 들어야만 했다.
‘하아...너무 친절한것도 피곤하구나’
프로이데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있던 그때
“손님 잠시 차라도 한찬 하시면서 쉬었다가 보시겠어요?”
프로이데의 낌세를 눈치챘는지 샤덴은 프로이데를 이끌고 티테이블로 향하며 점원을 향해 고개를 까닥이자 점원은 다급하게 프로이데에게 말을 해왔다..
“프로이데님 차는 어떤걸로 준비해드릴까요?”
옆에 서있던 점원은 엄청 과장된 말투로 프로이데에게 질문을 던졌고 평소 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프로이데는 여관의 메뉴판을 필사적으로 떠올리며 말했다.
“저기.. 홍차로 부탁드리겠습니다.”
프로이데의 대답을 들은 점원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홍차에도 종류가 여러 종류가 있답니다. 스트레이트 티, 블렌디드 티, 향차 가 있으며 이중엔 또~”
‘아 당했다..!’
뭔지 모를 패배감에 젖어 고개를 숙이고 있던 프로이데와 그 모습을 바라보던 샤덴은 점원에게 세상에서 가장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아줌마~ 적당히 하시라구요 정말이지... 제가 마시던 걸로 두잔 준비해주세요”
그 말을 들은 점원은 소름끼치는 미소로 프로이데를 한번 쓱 쳐다보더니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떠났다.
“정말.. 실례했군요.. 프로이데님 또 한번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승천자 가게에서는 일하는 점원도 사회생활을 배우기 위해 나오거나 가세가 기울어 어쩔 수 없이 일하게 된 승천자 분들이라고 들었어요 자존심 세우시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아까부터 아줌마라고 부르시고 있지만 저 점원분도 아직 어리신거 같구요”
그 말을 들은 샤덴은 크게 놀란 얼굴로 프로이데를 바라봤다.
‘내가 실례되는 말을 한걸까?’
샤덴의 반응에 안절부절 못하던 프로이데, 그런 프로이데를 바라보던 샤덴은 감탄 했다는 듯 이야기했다.
“역시 아냐… 이런 일을 당해야 할 사람이 아냐”
샤덴의 중얼거림을 듣고 프로이데가 반응을 할 때쯤 샤덴의 대화가 이어졌다.
“정말 제가 생각한대로의 분이 맞으신 거 같아서 놀랐습니다. 혹시 ‘시미터의 손잡이’ 여관에서 일하고 계신거 맞으시죠? 실례되는 말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여관에서의 일을 조만간 그만 두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네? 그걸 어떻게… 그리고 왜 그래야만 하는거죠?.”
“그냥.. 지나가다가 봤다는 정도로 넘어가도록 할게요 자세한 설명도 사정상 하기 힘든 부분도 이해 부탁 드리겠습니다. 여하튼 그 여관에선 일을 그만둬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갑자기 이사람이 왜이러는걸까’ 의아해 하던 프로이데는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씀하셔도.. 이해가 되질 않네요.
-후우…-
샤덴의 한숨이 이어졌다 그리곤 결심한 듯한 얼굴로 샤덴에게 이야기했다.
“아니 괜찮습니다. 방금전의 제말은 잊어주시고 충분히 쉬셨으면 다시 쇼핑을 계속 해보실까요? 제가 끝까지 책임지고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어..저기 아직 차가 나오지 않았는데요 저쪽의 점원도 당황스러워 하고 계시고 있는데…”
“아뇨 괜찮습니다. 저희 가게에 옷은 엄청나다구요 하루종일 설명을 해드려도 모자라니까 어서 이동 하실까요? 그리고 아줌마 이쪽 손님분은 저에게 맡기시고 다른분들의 접객을 부탁드려요 아 홍차는 대충 테이블에 놔주시구요”
점원을 향해 샤덴이 말하자 점원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홍차를 테이블에 놓은뒤 다른 방문객을 맡이하러 떠나갔다. 그 모습을 본 샤덴은 프로이데를 이끌고 가게 구석 구석 온갗 옷들의 설명을 해줬고 꽤 오랜시간이 지나서야 프로이데를 보낼 생각이 들었는지 가게 입구로 향햐기 시작했다.
“아줌마~ 아까 프로이데양이 보시던 옷을 준비해 주실수 있을까요?”
그 말을 들은 점원은 샤덴이 말하는 옷이 프로이데가 최초에 가게 쇼윈도를 통해 구경하던 붉은색 드레스임을 알았는지 매대에 있던 옷을 준비하러 돌아서는 것 같았다.
“어? 아.. 장사 잘하시네요 이렇게나 신경을 써주셨는데 안 살수도 없는거고, 혹시 저 드레스가 얼마인가요?”
“무료!”
‘엑!’
프로이데는 자기도 모르게 우스운 소릴 내버렸다.
“무료라뇨 그럴수는..”
“아뇨 무료 맞습니다. 저희 가게는 옷이 어울리는 분이 있으면 무료로 드리는 법칙 같은게 있거든요”
누가봐도 급조된 것 같은 느낌의 법칙이었지만 프로이데는 더 이상 따지지 않기로 했다. 사실 저 옷이 탐나는건 사실이었고 하베스터로써 천대받던 프로이데에게 모처럼 온 환대는 거절하기 어려운 유혹임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마냥 좋아만 할 수 없어 우물쭈물 하던 프로이데에게 샤덴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아 그리고 혹시 저 드레스를 4일후에 꼭 입고 여관에 나가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네? 그건 어째서..”
“아름다운 여성분이 제 옷을 입고 계신걸 꼭 보고싶거든요 4일후엔 제가 쉬는 날이기도 하고 여관에 꼭 방문할 테니 반드시 입어주셔야 합니다.”
“아름다워..…?! 아..네 일단 알겠습니다. 아름답다는 말을 처음 들어서 순간 실수할 뻔했네요”
붉어진 프로이데의 얼굴을 바라보던 샤덴은 계속해서 말했다.
“꼭 잊지말고 부탁드립니다. 마침 저기 세실리아 씨가 옷을 가지고 오시는군요”
아까부터 샤덴을 수행하던 세실리아 라고 불린 여성은 깔끔하게 포장된 드레스를 샤덴에게 넘겼다. 드레스를 받아든 샤덴은 프로이데 에게 드레스를 넘겨주고 완벽한 서비스 미소를 지으며 프로이데에게 인사했다.
“그럼 또 방문해주세요 프로이데양”
그렇게 옷을 받아든 프로이데는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자신의 숙소를 발걸음을 옮겼다.
처절한 복수극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