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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cot au Lapin des Bois
토끼 프리코는 작년 11월에 만들어 먹었던 캐나다 전통음식입니다. 캐나다는 역사가
짧아서 전통음식이 뭐 별거 있나 싶지만 찾아보면 은근 지역별로 향토요리가 꽤 있죠.
프리코는 프랑스령 아카디아에서 유래됐는데, 아카디아란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이상향으로, 북아메리카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길 원하던 유럽인들의 간절함이
묻어나오는 듯 합니다.
아카디아는 17~18세기 당시 누벨프랑스와 함께 프랑스에게 상당히 중요했던 식민지였으며,
현재도 불어를 사용하는 퀘벡 주, 연해주로 불리우는 노바스코샤 주,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
뉴브런즈윅 주,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주, 그리고 미국의 뉴잉글랜드 지역을 아우르는
넓은 지역이었죠.
7년 전쟁 때 아카디아인들은 영국군에 의해 영국 국왕에 대한 충성을 강요 당하게
되지만, 전쟁 내내 그 어느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고 중립을 지킨 결과,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에게 미운털이 박힌 아카디아인들은 모두 추방되어버립니다.
이때 쫒겨난 이들 중 일부는 본국인 프랑스로, 현재 퀘벡 주인 누벨프랑스로, 미국의
루이지애나로, 그리고 현재도 프랑스령으로 남아있는 북미의 최후의 누벨프랑스
영토인 생피에르 미클롱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죠. 역시 사람은 줄을 잘 서야
해요 흨흨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1763년 이후 다시 자신들이 살던 정착지로
돌아간 아카디아인들이 많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도 퀘벡 주 외에도 연해주
곳곳에 아카디아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현재에 남아있는 아카디아 혈통으로는 캐나다에 남아있는 후손들이나 미국의 케이준
인구가 대표적인데, 재밌게도 현대 프랑스인들은 아카디아인들이 구사하는 프랑스어를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 이유가 17세기 이후로 프랑스 본토와 떨어져 전혀 업데이트
되지 않은 프랑스 중서부 사투리를 구사해서라고 하죠. 언어학자들이 좋아하겠군요.
프리코는 원래 연회나 만찬을 뜻하는 단어였지만, 점차 고기스튜를 칭하는 단어로 변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아카디아인들은 "식사하자"를 "프리코 먹자"라고 표현한다고 하죠. 프리코는
가정마다 레시피가 있고 아카디아인들이 하도 여기저기 찢어져 살아서 종류가 꽤나 다양합니다.
저는 토끼 프리코를 만들었지만 뭐든 고기이기만 하면 상관 없다고 하네요. 닭, 소, 돼지, 조개
등등 아무거나 골라 만들어도 됩니다.
일단 필요한 재료로는 오동통 토끼 한 마리, 베이컨, 버터, 밀가루, 양파, 당근, 감자, 세이버리,
베이킹소다, 소금, 후추, 물
원래 토끼고기를 사러 다니던 시장은 꽤나 멀기도 하고 가격이 그리 착한 편은 아닌데
작년 동네 마트 고기코너에 토끼가 있는 것을 발견해서 사와봤습니다. 대가리도 이미
제거되어 있는 게 손질하기는 편하네요. 다만 단점이라면 시장과는 다르게 매번 토끼
재고가 들어와 있지는 않다는 점 ㅠㅠ 거기다 실은 이름대로라면 산토끼를 사용해야
하지만 도시에선 야생토끼를 구할 수 없으니 일반적인 식용 집토끼로 대체했어요.
프리코에 들어가는 베이컨입니다. 삼겹살로 만드는 미국식 베이컨이 아닌 등심으로
만든 캐나다식 베이컨이죠. 정확히는 영국식이려나요. 맛은 비슷하지만 기름이 적고
훨씬 담백합니다.
프리코의 핵심 향신료인 세이보리. 향긋하면서도 톡 쏘는 매운맛이 나요.
스튜라면 당연히 들어가는 재료들이죠. 채소 팍팍!
가장 먼저 주ㄷ... 가 아니라 토끼를 손질해줍니다. 마트표 토끼는 손질이 뭔가
어중간하게 되어있군요 ㅎㄷㄷ
흉부를 따고 콩팥 겟또다제!
용왕님도 좋아하는 간도 찾았다! 근데 이 토끼는 아쉽게도...
다리 스윽
허리 쓱싹
예쁘게 해체되었워오 오홍홍홍
이번 토끼도 기름이 적게 나왔네요.
간이랑 콩팥은 나중에 가니쉬로 쓸 겁니다 히힣
잘 손질한 토끼를
물에 핏물을 빼서 1차로 잡내를 날려줍니다.
재료가 손질 되었워오 오홍홍홍
꼬기 마이 프레셔슼ㅋㅋㅋㅋ
세이보리는 향이 강하니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토끼는 닭으로 만든 프리코와 맛이 비슷하지만 닭을 사용할 겨우엔
전통적으로 영계가 아닌 노계를 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과거 어린
닭은 달걀을 주는 귀한 존재였기에 쉽게 잡아먹지 못했고 요즘에는
1~2년 키운 닭이 덩치도 크고 식감도 훨씬 쫄깃하기에 사용한다네요.
먼저 양파를 잘게 다져주고
감자는 깍둑썰기를 해줍니다.
당근은 껍질을 벗겨서 당근당근
베이컨은 풍미만 더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작게 썹니다.
토끼 안심과 등심도 먹기 좋게 적당한 크기로 썰고
가니쉬용인 콩팥과 간도 슥싹
살짝 달군 냄비에 베이컨을 넣고
버터와 함께 볶아줍니다. 냄새가 ㅗㅜㅑㅗㅜㅑ
베이컨이 대충 익으면
토끼를 왕창 넣고
적당히 익혀줍니다.
여기에 소금 1 Tbsp과 함께 후추 1 tsp도 넣어주고
밀가루도 1 Tbsp도 넣어 걸쭉하게 잘 섞어서 2분 정도 익혀주다가
때를 봐서 물을 부어줍니다.
뭔가 떡국 비쥬얼 ㅋㅋㅋ
이대로 1시간 반을 익히다가
감자와 당근, 세이보리를 넣고 20분 간 더 끓여주면 됩니다.
당근과 세이보리가 들어가니 더이상 떡국 비쥬얼은 아니군요 ㅎㅎ
일단 프리코는 다 됐으니 놔두고
프리코 안에 넣을 덤플링을 만들 차례입니다. 익숙한 만두 같은 건 아니고
수제비와 식감이 비슷하지만 반죽이 다르죠. 비율은 밀가루 1 컵, 소금 1 tsp,
베이킹파우더 1 Tbsp, 물 1/2 컵.
대충 섞어주고
물을 천천히 꼴꼴꼴
섞어주되 거의 치대지 않고 뭉쳐놓기만 하는 게 포인트.
엄청 부드럽고 진 반죽이 됩니다.
끓는 프리코 안에 덤플링을 한 숟가락씩 떠넣어주면 되니 손으로 뜨는
수제비 보다 훨씬 쉽죠.
이제 뭔가 알 수 없는 비쥬얼 ㅎ.,ㅎ
이대로 10분 간 더 익혀주면
토끼 프리코 완성! 오홍홍홍
프리코가 완성 되었으니 가니쉬를 준비합니다. 그냥 간단하게 소금과 후추를
조금 뿌린 간과 콩팥을 지져서 익혀주면 끝.
지글지글
푹푹 레후
비쥬얼은 북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치킨누들수프와 흡사하네요.
어디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웅냠냠
토끼고기를 먹을 때마다 늘 느끼지만 개인적으로 닭고기 보다 맛있네요 :D
정확히 무슨 맛인지 표현하자면 역시 위에 언급한 치킨누들수프랑 맛이 거의
같아요. 대신 토끼 프리코는 토끼살이 더 탱탱하니 씹는 맛이 좋고, 덤플링은
한국의 수제비랑 식감이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반죽을 전혀 치대지
않은 채 대충 뭉쳐만 놓고 익혔기에 부드러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쫄깃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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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프리코를 엄청나게 다운그레이드 시키면 2차대전 당시 미군의 짬밥인
치킨 덤플링 스튜 가 됩니다... 흐흫...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채고닷 토끼쟝!
저는 한국식 토끼탕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언제 한 번 만들어 먹어봐야겠어요 :D
토끼고기나 세이보리같은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점이 무척 부럽습니다 흑흑
토끼 고기로 빵빵 레후!
지식이 늘어따
세이보리는 몰라도 토끼는 한국에서도 요즘 인터넷으로 주문 가능하대요 :D
푹 끓이는 요리를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국물요리를 좋아해요 :D
토끼고기나 세이보리같은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점이 무척 부럽습니다 흑흑
세이보리는 몰라도 토끼는 한국에서도 요즘 인터넷으로 주문 가능하대요 :D
토끼 고기로 빵빵 레후!
빵빵 레후!
지식이 늘어따
해체샷 뿌듯하당
ㅋㅋㅋ
가나다 토끼 수제비 ㅇㅈ합니다^^7
ㅇㅈㅇㅈ!
이것이 바로 주ㄷ탕? 허허. 그러고보니 충남 서산쪽도 특산음식 중 하나가 토끼탕이던데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한국식 토끼탕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언제 한 번 만들어 먹어봐야겠어요 :D
와- 까나디엥님이 날 봐주셨엉~
:D
스튜요리는 쉬운듯 어려운듯 재료양 물양 조리시간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
맞아요 ㅎ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복동이형
이것저것 해먹는게 재밌어요 ㅎㅎ 매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냄비는 새로 샀을 때라 반짝반짝하죠 ㅎㅎ
볼 때 마다 느끼지만... 칼이 가장 탐나네요.
슌 예뻐용 오홍홍홍
어째 덤플링이란 이름이 뭔가 낯이 익다 싶더니 저 극하위호환 버전이 그 짬밥이었군요ㅋㅋㅋㅋㅋㅋ
맞습니다 ㅋㅋㅋ
토끼 고기 구하기 쉬운가 보네요 ㅎㅎ 추천 박고 갑니다 ㅎ
추천 감사합니다! 캐나다에서는 토끼를 구하기가 쉬워요 ㅎㅎ
아.. 이게 그 .. 쥬디 살살 녹는다 . 그건가요? ㅋ
내 맞워오!
토끼탕 먹었을때 닭고기랑 비슷하던데 ㅎㅎ
네, 맛이 비슷하죠 ㅎㅎ
오랜만에 글을 보게 된거 같네요. 이번에도 좋은 요리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한인마트도 토끼 고기가 있는거 같은데 한번 시도 해봐야겠네요.
6월 이후로 글을 안 올리다가 얼마 전 연달아 글 두 개를 올렸어요 ㅎㅎ 토끼고기는 맛도 식감도 좋으니 한 번 만들어보세요 :D
동부바다주 중에 노바 스코샤주를 잊으신거 같네요. 태풍 지나가서 난리라고 하던데 ㅠㅠ
으잌ㅋㅋㅋ 빼먹은 걸 이제야 알아챘네요 ㅠㅠ 그리고 허리케인이 강타했지만 다행히도 노바스코샤에는 사망자가 없더군요 ;(
까나디엥님 글 넘 재밌음! 한번 따라해보고 싶지만 재료찾기가 너무 힘들어오 ㅜ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끼가 없다면 닭을 사용하시면 해결되용! 오홍홍홍
토끼탕 인생음식임 ㅎ 진짜 맛있죠!!
토끼 조와용 오홍홍홍
주디 홉스 해체 음미
웅냠냠
삭제된 댓글입니다.
네, 맞아요 ㅋㅋㅋ
캐나다로 오시려는 계획이군요. 이민이 성공적으로 되길 바라겠습니다 :D
어째서 나는 토끼 고기란 말에 사냥하고 먹는 장면을 상상했던 것일까? 기대가 배신당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ㅠㅠ
으왕! 노바스코샤구나~ 추억의~ 근데 아카디아음식은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 토끼요리 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전 아일랜드쪽 분들이랑 친해서 대구요리 자주 만들어 먹었는데.. 대구혀 서로 먹겠다고 싸우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바스코샤에서 사셨었나보군요 ㅎㅎ 아일랜드 음식도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것들이 많아서 좋아해요 :D
소금폭포같은 사진이 되었네요 잔뜩넣으시는줄
ㅋㅋㅋㅋ
저도 캐나다 살아서 마트 같은 곳에서 종종 토끼 고기 보긴했는데, 저건 누가 사다가 어떻게 해먹는 재료일까 했는데, 캐나다 전통 요리 중에 토끼 요리가 있었군요? 유명하지가 않아서 몰랐던건지..아니면 그냥 제가 몰랐던건지 모르겠지만.. 치킨누들 스타일이라니 먹어보고 싶네요 ㅋㅋ
캐나다 사시는군요 :D 아카디아 토속요리라 그리 대중적이진 않으니 접하실 기회가 없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맛은 치킨누들이랑 거의 똑같으니 한 번 만들어 드셔보세요 :)
근데 토끼를 저렇게 손질할 엄두가 안나서....ㅋㅋ 언제 기회되면 한번 날 잡고 도전해봐야겠네요 ㅋㅋ
통째로 팔기도 하지만 많은 마트들은 냉동코너에서 이미 다 손질되서 토막난 토끼도 팔고 있습니다. 한 번 찾아보세요 :)
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ㅋㅋ
:D
프리코가 뭔지 몰라서 귀여운 토끼...를 상상하다가... ??? > !!!
마시쪄...!
토끼고기 맛은 둘째치고 뼈발라먹기 겁나힘듬 억새서 예전에 하나로마트에서 토끼고기 팔았는데 지금도있는지는 모르겠음
뼈가 생각보다 억세고 살이 적긴 하죠 ㅎㅎ
와 대박이다... 냉부 요리사 보는 거 같네요. 추천 10개 박습니다!
과찬이십니다 //ㅅ// 추천 감사해요 :D
서양식 스튜는 언제나 추천입니다! 으 맛있겠다 저 우러난 국물...! 브로스!
서양식 스튜 조와용 오홍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