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네요. 캐나다는 4월에 3차 웨이브로 피크를 찍은 뒤 현재는 그나마 확진자
수가 조금 줄어 매일 평균 7,000명 정도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예전처럼 어딜 마음껏 다니지를
못하니 갑갑하기만 한데, 언제쯤이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잠잠해질지 전혀 예상이 안되니 참 안타깝습니다.
올해는 평년보다 살짝 쌀쌀하긴 하지만 이제 봄이고 하니 캠핑이라도 다녀오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곳의
분위기상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사람들과 마주치기 쉬운 곳은 최대한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당연히 캠핑장도 예외가 아니죠. 그래서 아쉬운 김에 2년 전 아버지와 다녀온 캠핑 사진이나 꺼내
올려봅니다 ㅠㅠ
2019년은 저희 부자가 한참 무지개송어낚시에 빠져있던 때죠. 지금도 물론 무지개송어 잡는 것을
좋아하지만, 재작년에는 정말 주구장창 무지개송어만 잡아댔습니다.
동네 호수들에 씨알이 괜찮은 송어들이 꽤 있는지라 원할 때 언제든 가서 기름진 놈들로 꺼내 먹을 수
있는 재미가 있었죠. 사실 재작년 캠핑을 다녀온 계기도 어느 특정 호수에 연구용으로 뿌려놓은 송어
개체들을 잡아서 인식표를 생태연구기관에 가져다 주면 현금으로 $100를 준다길래 송어낚시도 할 겸,
상금도 탈 겸, 겸사겸사 다녀왔던 것이었죠. 물론 2박 3일 동안 그런 특정개체는 한 마리도 못 잡고
허탕쳤습니다 헤헿
저는 토론토 시내에서 사는지라 땅 한 뼘 없어 밖에서 불 피우고 노는 게 힘들기에 본가에 올 때마다
겸사겸사 캠프파이어로 불장난을 하는 편입니다 ㅋㅋ
때는 4월 말, 아직 추울 때라 캠핑장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덕분에 거의 전세를 내다싶이 편하게
즐겼습니다.
캠핑 첫날은 저녁으로 간단하게 돼지목살구이를 해먹었고,
오랜만에 불장난을 마음껏 즐겼죠 흐흫
다음날 아침겸 점심으로는 송어를 잡아다가
두 마리는 리소토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리소토는 이때 처음 해본지라 살짝 망한 감이 있었지만
맛은 괜찮게 나온 편이었죠.
저녁으로는 남은 두 마리의 송어로 피쉬 앤 칩스를 해먹었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삭한 튀김옷의
피쉬 앤 칩스는 아니었고, 세계테마기행(?)에서 봤던 파키스탄식 피쉬 앤 칩스를 만들어봤습니다.
카레가루를 입혀서 튀기는 것인데,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었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만들어 먹을 각입니다 :)
이렇게 계획했던 $100짜리 무지개송어를 낚는 것은 실패로 돌아가고 두 번째 밤이 갔습니다 흨흨
하지만 마지막날 아침으로 먹을 계획을 한 반합요리가 남았기에 마냥 실망하지만은 않았어요.
Kartoffel Fleisch Eintopf라는 이름의 스튜를 만들기로 했는데, 캠핑용으로 살짝 변형해봤죠.
재료는 엄청 심플합니다. 일단 준비해본 재료는 돼지고기, 라드를 녹일 지방, 감자, 양파, 당근,
파슬리, 소금, 후추, 물
먼저 감자를 최대한 작게 깍뚝썰기 해주고,
양파도 비슷한 크기로 깍뚝썹니다.
당근도 당근당근
파슬리는 이파리 부분을 대충 썰어주고 줄기는 좀 잘게 다져줍니다.
지방도 잘 녹일 수 있을 크기로 썰어주고,
살코기도 적당한 크기로 깍뚝썰어줍니다.
장작 화르륵
불이 살짝 약해지면
지방 투척
치이이익
라드는 많이 필요하지 않아 적당한 양만 확보하고 지방덩어리는 꺼냈습니다.
살코기 치이이익
소금과 후추를 넣고 고기를 대충 시어링해준 뒤에
양파를 넣어 같이 볶아줍니다.
실제로 불을 피워서 반합에 조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불조절이 쉽지 않더군요.
양파도 대충 볶아지면
물도 꼴꼴꼴
팔팔 끓여줍니다.
물이 끓음과 동시에 당근,
감자를 넣어주고,
어느정도 익혀주면 거의 완성이네요.
먹기 20분 전쯤을 기준으로 파슬리를 넣어주고 최종적으로 간을 해줍니다.
그리고는 반합뚜껑을 닫고 존버!
20분 뒤 뚜껑을 열면 완성된 고기감자스튜가 뙇!
이게 우마뾰이지!
이건 스튜라기보다는 수프에 가까운 비쥬얼이지만 실제로도 조금 묽은 종류부터 걸쭉한 종류까지
바리에이션이 상당히 많더군요.
추운 아침에 밖에서 뜨끈한 국밥 한 그릇... 이것은 귀한 것이로군요... 흐흫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웅냠냠
촵촵촵
빵빵 레후
맛은 예전에 올린 적이 있는 2차대전 짬밥버젼 피셸스타이너 아인토프와 꽤나 흡사했습니다. 물론 들어간
재료는 피셸스타이너 아인토프가 더 많았으니 고기감자스튜가 조금 더 심플한 맛이었네요. 그래도 밖에서도
쉽게, 하지만 뜨끈하고 든든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인지라 캠핑을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취향에 따라 라드를 넣지 않거나 줄이면 건강에도 좋을 그런 음식인 것도 좋네요 :)
결과적으로 2년 전 캠핑에서 원하던 $100짜리 무지개송어낚시에는 실패했지만 좋은 추억이 되었네요. 여튼
코로나 빨리 끝나서 다시 마음 편히 캠핑 갈 수 있는 환경이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흨흨
요즘 아버지가 왜 은연어로 만든 음식 사진들은 혼자만 꽁쳐놓고 안 푸냐면서 압박을 하시는지라
가까운 시일에 글을 올려야할 것 같네요 헤헿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D
75번째 오른쪽 게시글이라고 뜨네요!
스튜는 꼭 우유가 들어가야 하는줄 알았는데 우유없이도 스튜로 분류할수 있군요!
세계대전 전투식량 시리즈 잘 보고 있읍니다 호달달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은연어 글을 올린 뒤에는 짬밥도 새로 올려야겠어요 ㅎㅎ
네,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 스튜도 엄청 많답니다 :)
비주얼은 약간 세계대전 음식 같은데 그래도 제법 알찬 스튜네요!
스튜는 꼭 우유가 들어가야 하는줄 알았는데 우유없이도 스튜로 분류할수 있군요!
네,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 스튜도 엄청 많답니다 :)
세계대전 전투식량 시리즈 잘 보고 있읍니다 호달달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은연어 글을 올린 뒤에는 짬밥도 새로 올려야겠어요 ㅎㅎ
퍄.. 맛있겠네요ㅋㅋ 캠핑에 대한 로망만 더 커지네요ㅋㅋ
추운 밖에서 먹으니 더 맛있는 느낌이더라고요 ㅎㅎ 요즘같은 때 캠핑은 정말 그림의 떡이죠 ㅠㅠ
무지개송어랑 은연어맛은어떤가요? 더롱다크에서 낚시할때 주구장창잡히는게 무지개송어인대 은연어도가끔잡히고 궁금한게 캐나다에서는 무지개송어랑 은연어가흔한편인가요?
무지개송어는 한국에서 쉽게 접하실 수 있는 수입산 대서양연어와 비슷한 맛이지만 양식산이 아니다보니 기름기는 훨씬 덜한 단백한 맛이 납니다. 그리고 은연어는 살짝 게살과 비슷한 듯한 특유의 향이 있는데, 살은 조기살 처럼 부드럽고 좀 잘게 부서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맛은 좋아요 ㅎㅎ 캐나다는 말이 나라지 대륙이다보니 바다에 인접한 각 주마다 연어와 송어의 종류가 매우 많고 또 흔합니다. 본가가 위치한 곳은 태평양연어 7종중 5종이 서식하고 있고, 송어도 제가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 8종 이상이네요 :)
음식도 음식이지만 자연경관도 너무 예쁘네요
자연 좋아하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나라죠 ㅎㅎ
비주얼은 약간 세계대전 음식 같은데 그래도 제법 알찬 스튜네요!
맛도 꽤 좋았습니다 ㅎㅎ
bgm 듣기좋네요!
:D
밥한공기 넣어먹어도 맛나겠네영
밥을 말아먹어도 어울릴 것 같긴 하네요 ㅎㅎ
오오
:D
진짜 이런 시절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야외에서 마음껏 삼겹살도 굽고 마스크 없이 마음껏 캠핑을 즐길 그런 때가........
그러게 말입니다 ;( 코로나는 정말 언제 잠잠해질지 예상이 전혀 안가요 ㅠㅠ
깨끗한 자연과 따듯함이 느껴지는 음식들이 좋습니다. 거기다 걸판까지... 추천... 추천이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판처 포!
글이랑 분위기 너무 좋아요 bgm도 잔잔하니 좋네요
길다면 긴 글인데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브금도 유루캠이라 나름 어울릴 것 같았어요 ㅎㅎ
캬 역시 호수의 나라 캐나다.. 시카고는 미시간 호수밖에... 크흡 ㅠ
여기는 어딜 가나 호수가 있어서 낚시꾼들에게 좋죠 ㅎㅎ 시카고에 사시나보군요. 언제 한 번 가보고싶었는데 ;)
매번 포스팅 잘 보고있습니다! 락다운때문에 어딜 나가질 못하다보니, 올려주시는 캠핑사진으로 되려 힐링을 하게되네요 ㅠ 얼른 코로나좀 풀려서 자유롭게 돌아다녔으면 좋겠네요!!
매번 재밌게 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D 저도 옛날 사진이나 꺼내보면서 대리만족(?)중입니다. 요즘은 캠핑을 못가니 뒷뜰에서 불을 피워서 이것저것 해먹을까 생각중이에요 ㅠㅠ
낚시랑 골프가 코로나 시기에는 좋은 취미활동중에서 하나일꺼 같은데 캠핑은 안되는걸까요. 알아서 거리두기가 되니 여기 호주에서는 많이 하는거 같습니다. 아마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을때 어느정도 전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근데 그게 2-3년은 더 걸릴듯해보이네요. 여기 호주는 겨울시즌으로 들어가는 시기라 추워서 스튜가 너무 좋아보입니다. ㅜㅜ
낚시는 아주 외진 곳으로 가면 사람 마주칠 일이 별로 없지만 캠핑은 자신 소유의 땅이 아닌 이상 아무곳에서나 캠핑을 할 수도 없으니 캠핑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지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자리가 커서 옆자리 캠퍼들이랑 마주칠 일이 없다고 쳐도 샤워장이나 수도, 화장실은 결국 다함께 사용해야 하니까요 ㅠㅠ 저도 코로나가 안정되려면 아직 멀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스튜도 쌀쌀할 때 먹기 좋으니 겨울이 되는 김에 한 번 해드시면 어떨까요 ㅎㅎ
레후-
레후!
요리의 기본은 어디나 비슷하네요. 저기다 된장 넣으면 돈지루, 카레가루 넣고 걸쭉하게 더 졸이면 카레.
그렇죠. 결국 사람이 먹는 건 다 거기서 거기다 보니 ㅎㅎ
좋은 호수네여 송어도 잡히고 돼지도 잡히고
돼지는 안 잡혀욬ㅋㅋ
아니 한국이 아닌건가요? 한국인줄알았네요 음식이
캐나다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