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새해가 되서 작년이 아니라 재작년에 만들어 먹은 것이 되어버린 요리네요.
오늘 소개할 음식은 Mì Vịt Tiềm이란 이름의 국수로, 직역하면 그냥 오리국수입니다.
계획하고 만들어 먹은 것이 아니라 오리를 싸게 팔길래 사다 찌찌 스테이크를 해먹고
남은 나머지 부위를 어떻게 뭘로 만들까 찾다가 만들게 되었죠.
오리찌찌는 소듕하기에 원래는 혼자 먹으려고 했는데 누나가 갑자기 남친과 집에 들이닥치는
바람에 같이 먹게 되었어요. 셋이서 오리찌찌 두 쪽만으로 배를 채울 순 없으니 저는 파스타를
준비하고 누나는 나가서 피자랑 샐러드, 클램차우더를 공수해왔습니다.
누나가 사진 찍는다고 해서 그냥 조금씩 예쁘게 담아놨지만 실제 양은 저기서 세 배 정도
더 있었어요 ㅎㅎ
급한대로 집에 있던 재료로 호다닥 만든 해물파스타
그리고 소듕한 찌찌 스테이크와 오리간
오리찌찌는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ㅅ//
이 날은 셋이 맛나게 먹고 놀다 영화를 봤던 것 같네요.
그리고 남은 오리로 뭘 할까 하다 이 요리를 찾았어요. 오리 쟝쟝맨에 국수 쟝쟝맨을
합치면 더블 쟝쟝맨이 되죠 :)
필요한 재료로, 청주, 간장, 굴소스, 참기름, 오향, 꿀, 설탕, 식초, 표고버섯, 고수, 양파,
셜롯, 마늘, 타이고추, 생강, 무, 청경채, 계피, 팔각, 소금, 후추, 그리고 에그누들. 은근히
들어가는 재료가 많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입니다.
베트남요리 답게 계피와 팔각이 들어가고,
매운고추와 생강도 빠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생표고가 이 국수의 맛을 업글 시켜줍니다 헠헠
오리다리 탱탱!
청주는 오리의 잡내를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할 겁니다.
베트남 하면 쌀국수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이렇게 밀면도 존재하는데, Mì Vịt Tiềm에서
Mì가 밀면을 뜻해요. 미는 중국 이민자들이 완탕면을 베트남에 전파할 때 들어온 국수라고
합니다. 완탕면은 당나라 이전부터 널리 먹던 국수요리인데, 정확히 언제 베트남에 전파된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청나라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국수를 만들기 앞서 먼저 오리 껍질을 벗겨 기름을 내줄 준비를 합니다.
오리기름은 모아놨다 요리에 사용하면 맛있어요 ㅎㅎ
이렇게 껍질을 벗긴 오리를
육수용으로 사용합니다.
이건 기름내기용
다리 두 쪽과 약간의 찌찌살은 남겨놨다 국수 고명으로 사용해요.
고올든
이렇게 받아둔 오리기름은 이렇게 사용했습니다 :)
육수를 낼 때 목과 날개, 몸통을 넣고 월계수 잎 4~5장과 함께 끓입니다.
육수를 낼 동안 다리를 손질할 준비로 생강을
구과악 잘 빻아준 뒤,
청주,
소금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이렇게 섞은 페스토(?)를 다리에 잘 문질러준 뒤
물로 헹궈서 씻어내면 오리다리 손질 끝!
육수에 넣을 채소도 손질합니다.
무를 댕겅댕겅
양파랑 같이 넣어줘요.
이제는 다리에 바를 소스를 만들 준비를 합니다.
셜롯을 잘게 다져주고,
마늘도 마늘마늘
그릇에 담은 뒤,
오향,
후추,
소금,
설탕,
참기름,
굴소스,
그리고 청주와 간장을 넣고
잘 비벼줍니다.
소스 완성이워오 오홍홍홍
소스를 다리에 잘 바르고
잘 버무려주고 최소 1시간 동안 절여줍니다.
불을 조금 줄여서 푹 끓여줘요.
다리를 쿠킹트레이 위에 올리고
오븐으로 직행합니다. 1차로 180도에서 30분 간 구워주면 되죠. 2차로 구울 때
최대한 타지 않게 하기 위해 1차 때 껍질을 밑으로 가게 해서 굽습니다.
오리다리가 오븐에서 익는 동안 육수에 표고버섯을 넣고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해줍니다.
오리고기 없이 이대로만 먹어도 맛있을 듯한 냄새가 벌써 헠헠
1차로 구워진 다리를 오븐에서 빼고
식초에
꿀을 섞어서 소스를 만들고
뒤집은 다리 위에 발라준 뒤
높은 온도에서 15분 정도를
수시로 소스를 살살 발라가며 구워주면
노릇노릇하게 구워집니다 헠헠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노릇하게 잘 구운 다리를 육수에 넣...
???
맹쉪... 당신이 옳을 때도 있었어...
... 는 장난이고 서양의 많은 스튜들도 고기를 넣기 전에 겉을 바삭하게 시어링해서
끓인 뒤에 모양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도 하죠. 이것도 꿀소스도 활용하고 육수색도
진하게 내기 위한 방법이 아닐까 해요. 전 뭐 레시피에서 가르쳐 주는 대로 따라할
뿐입니다 ㅎㅎ 어쨌든 오리다리를 넣는 것으로 육수는 완성입니다.
미를 그릇에 뙇!
데친 청경채도 얹고요,
국물과 표고버섯,
주인공인 오리다리,
그리고 고수와 고추를 얹어 완성!
개인적으로 비쥬얼은 마음에 들었답니다 :)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스윽스윽
후루룩...! 띠이용!
일단 처음 먹어보는 국수지만 완전 제 취향이었습니다. 진한 오리육수와 상큼한 고수,
과하지 않은 매콤함과 표고버섯의 쫄깃함, 그리고 무엇보다 씹는 맛이 일품인 오리다리.
쟝쟝맨이었습니다. 미가 좀 심하게 빨리 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팅팅
불어터진 면도 커버할 수 있기에 큰 문제는 없었어요. 손도 은근 가고 시간도 걸리는지라,
거기다 찌찌만 실종된 오리가 필요해서 언제 또 해먹을 지는 알 수 없지만 이따금 생각이
나는 그런 멋진 맛입니다.
다음 정거장은 북유럽 되겠습니다 :)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D
다음에 올릴 북유럽맛도 기대해주셔용 오홍홍홍
엄청나네요 ㄷㄷ 가정집에 요리사가 출몰....ㄷㄷ
정말 맛있어 보여요! 추천! ' ㅂ')b
내공 2갑자 고수시군요.. ㄷㄷ 플레이팅도 좋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D
스테이크에 파스타 국수 샐러드까지 고급레스토랑을 보는것같군요. 진짜 맛있겠군요..ㅋ
정말 맛있어 보여요! 추천! ' ㅂ')b
추천 감사합니다 :D
스테이크에 파스타 국수 샐러드까지 고급레스토랑을 보는것같군요. 진짜 맛있겠군요..ㅋ
맛있게 잘 먹었어요 ㅎㅎ
요리란 이런 것이다.
//ㅅ//
오 전 오리로 국물낸 요리는 그리 안 좋아하는 편인데 요건 땡기네요. 통오리 싸게 살일 있으면 저도 한번 따라해봐야겠습니다.
손이 좀 많이 가긴 하지만 확실히 수고한 값은 하는 맛입니다 :D
베트남은 쌀국수만 있는게 아니라 밀국수도 있군요ㅎ 오리육수 맛있겠네요.
네, 쌀국수가 더 메이저하긴 하지만 밀면요리도 꽤 있더군요 ㅎㅎ 육수도 감칠맛 나는게 좋았어요 :)
얼마 전에 먹은 오리 백숙 입에 안 맞던데. 이건 진짜 맛있겠네요... 잘 봤습니다.
긴 글인데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생오리 구하기 힘들던데 마트마다 다 훈제 슬라이스 밖에 없고
인터넷으로도 생오리를 구하실 수 있을 거예요 ㅎㅎ
내공 2갑자 고수시군요.. ㄷㄷ 플레이팅도 좋습니다.
고수라는 소리를 듣기엔 민망합니다 //ㅅ// 그래도 플레이팅은 나름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ㅎㅎ
엄청나네요 ㄷㄷ 가정집에 요리사가 출몰....ㄷㄷ
칭찬 감사합니다 //ㅅ//
와 오리국수라니 엄청 맛있어보임요 ㅊㅊ
제 취향이었어요 ㅎㅎ
제목보고 흠칫했음
ㅋㅋㅋㅋ
와 베트남 요리는 쌀국수 말고는 거의 모르는데 먹어보고싶네요 ㅜㅜ 오른쪽 축하드리는데... 글씨보고 모니터 뭐 묻은줄 알고 손으로 닦았습니다 =ㅅ=;;;
베트남 하면 역시 쌀국수가 가장 먼저 떠오르긴 하죠 ㅎㅎ 베트남 글씨엔 엑센트가 많아요 ㅋㅋ
음악하고 너무 잘 어울리는 게시물이네요 추천드려욯
감사합니다 :D
오리기름 보니 삼총사 소설이었나? 빵에다 발라먹으면 맛있다는 내용을 본 기억이 나네요
오리기름 쟝쟝맨입니다 :)
맛잇겠네요. 음악은 베트남음악인건가여?
네, 베트남 가요인데 이걸 베트남 전통악기로 연주한 커버곡이더라고요 ㅎㅎ
와우 베트남 가요 그리고 베트남 전통악기 소리가 이런건지 오늘 첨알았네요. 먼가 중국 혹은 태국스러운 느낌이랄까.. 태국가요는 제가 좀 들었어서 참 좋은게많긴하지만.. ㅎ무튼.. ㅎ 신기합니다 ㅎ
베트남 악기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유래되어서 베트남 음악은 중국 + 동남아스러운 게 아닐까 합니다 ㅎㅎ
까나디엥 님 게시물을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따라하기 쉬운 요리들이 아니여서 군침만 흘리고 있어요. ㅎㅎ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막상 만들어 보면 난이도가 높다거나 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재료들도 사용하기도 하다보니 ㅎㅎ
난이도가 꽤 높은 음식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쓰고 있으신 재료를 거의 구할 수 있지만(북미 거주자 입니다)그냥 만들기가 어려워서 못하고 있어요 ㅎ
북미에 사시는군요 ㅎㅎ 그래도 막상 만들면 재미도 있고 맛도 있으니 한 번 츄라이 츄라이!
중국 사시는줄 ㅋㅋ 쌍따봉!
謝謝!
삭제된 댓글입니다.
파오후오르무
지금까지 오른쪽 몇 번 와보면서 불편한 분들은 별로 보진 못했습니다 :)
Aㅏ, 너무 맛있어보여요... 고수는 며칠 전에 처음 먹어봤는데 진짜 비누 씹는 맛이라 선뜻 꺼려지는데 상큼하게 느껴진다는 사람들은 어떤 맛으로 느낄지 궁금하네요 :p
고수는 상큼하게 느껴지는 순간 온갖 음식에 넣어먹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흐흫
육수 끓이는것도 대단하지만 마지막 플레이팅한 사진이 아주 멋지네요 잘 구워진 큼직한 오리다리가 인상적입니다. 먹고난뒤도 인상적인데, 그 큰 오리다리에 뼈는 정작 가늘어서 '먹을게 많았구나!' 싶군요. 꿀꺽
칭찬 감사합니다 //ㅅ// 닭 만큼은 아니지만 오리도 먹을 살이 상당하죠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