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는..."
항상 똑같은 장소.
하지만 알 수 없는 이곳에 나는 있다.
"안돼..! 이런 곳에서 죽지 말란말이야!"
눈이 흐려서 무엇이 있는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이 여자.
누워있는 나에게 죽지 말라고 외쳐대는 사람의 모습은
희끗희끗하게라도 형태를 잘 알 수 있다.
"먼저 죽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왜..! 흐흑.."
계속해서 소리치는 여자.
누군가가 나를 위해 계속 울고있지만, 표정이 보이질 않아..
"이..이럴바에야 차라리.."
이젠 소리마저 분간이 잘 안되는 듯 하다.
그리고는
"윽!"
엄청난 고통이 머리를 강타한다.
***
헉..허억
또 똑같은 꿈을 꾸었다.
몇 번째인지 셀 수조차 없이 꾸었지만, 역시 적응이 되질 않는다.
꿈을 꾸고나면 항상 두통에 뇌가 시큰거린다.
"또 그 꿈이냐, 준."
꿈에서 깨어난 나에게 한 여성이 말을 건다.
"그래, 7년전 당신이 나를 구해준 이후부터 계속."
"질리지도 않아, 네 그 표정. 크크"
그녀가 큭큭대며 웃는다.
"힘들어하는 사람 상대로 좋은 태도같네"
"뭐, 일찍 일어났으니 씻고나서 맛있는 아침식사 부탁해"
"하아.. 이제 30인데 아침밥정도는 스스로... 컥!"
"만 29세다. 멍청한 녀석"
그녀는 나이 얘기만 나오면 봐주지도 않고 때린다.
그리고 아프다. 농담이아니라 진짜로.
"알았다고.. 만29세는 무슨."
"죽어볼래?"
그녀가 웃으면서 말한다. 아니, 눈은 웃고있지 않아 무섭다..
"알았어 알았어. 농담이야"
"농담도 가려서 해라"
그녀는 담배를 하나 꺼내 편의점 라이터로 불을 붙이면서 나갔다.
나가서 불붙이면 어디 덧나나..
그녀의 이름은 지현. 고등학교 문학 교사이다. 참고로 독신.
그녀는 무서워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난 잘 알고있다.
원래 내면이 여린 사람일수록 외면이 강해보이려 노력하는 편이다.
마치 고슴도치처럼.
난 별로 흥미없지만 그녀는 아름답지만 성숙한 매력이 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정말 흥미없다. 믿어주길 바란다.
아무튼 그녀는 나를 구해준 은인이다.
나는 7년 전 이후의 기억이 없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비오는 여름 밤,
공터 한가운데서 내가 쓰러져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런 나를 데리고 보살펴주었다. 그녀가 아니었으면 나는 지금쯤 저세상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기억이 없었으므로 이름도 그녀가 지어주었다.
난 그런 그녀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다. 그녀에 의해 다시 얻은 목숨이니까.
이래뵈도 은혜를 갚기 위한 노력은 여러 모로 하고 있다.
식사를 만드는 일은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뭘 멍하게 있어? 기도하냐?"
"재촉하지 말라고, 칫"
그렇게 서둘러 아침식사를 한 후 학교갈 채비를 했다.
"나 먼저 학교에 갈 테니, 늦지 말고 와라"
"알았어"
나도 서두르는 편이 좋겠다. 혼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늦지 않게 학교에 갔을때, 평소처럼 나현이 반겨주었다.
"좋은아침이야 준!"
"그래"
"에엑? 뭐야, 대답이 너무 건성이야"
"그래애"
"정말... 휴우"
이 애는 내가 학교를 처음 다닐 때 부터 적응이 힘들었던 나에게
말을 걸어 주었다. 어째서인지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전부 같은 곳으로
배정되었다. 신기하게도 말이지.
"조례 시작한다.얼른 앉아"
말 안했던가? 지현은 우리 반 담임이다.
나는 보통 수업 시간에 수업을 잘 듣지 않는다.
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지현이 있는 시간에는 그럴 수 없다.
그녀는 묘하게도 내가 수업을 듣고 있는지, 아닌지를 한눈에 알아본다.
끌려가서 폭력행사를 당할 지도 모르는 이상 그녀의 시간에는 집중하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다.
아 참, 수업을 안 듣는다곤 했지만, 나는 굉장히 공부를 잘 하는 편이다.
어째서인지 배우지 않았음에도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다.
7년전의 나는 사실 엄청난 천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방과 후에 딴 길로 새지 말고 집으로 가도록 해라. 이상"
분명히 그녀가 반 전체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내가 들으라고 한 소리겠지.
***
학교가 끝나고 나서 지현의 말대로 곧장 집으로 가기로 했다.
터벅터벅 집을 향해 가고있는데, 평소와는 다른 묘한 위화감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 길은 마을의 큰 길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하교시간에 이렇게 한적할리가 없다. 자동차는 커녕 지나가는 사람조차도 없다.
...
평소같으면 시끄러워야 할 이곳에 적막만이 흘렀다.
위화감을 떨쳐내지 못한 나는 길 한가운데에 계속 서 있었다.
마치 나만이 세상에 있는 듯한, 좋다고도 싫다고도 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생각에 잠겨 있는데, 길 저편에서 내 또래만한 여자애가 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무인도에서 사람을 만난 듯이 반가운 기분이 들었던 나는, 그 여자애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이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 볼 생각이었다.
"저기 혹시.."
하지만 나는 곧 깨달았다.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사실을.
「"널 죽이러 왔어.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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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쓰는 일은 처음이네요. 취미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제목도 뭐가 적당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네이버 소설에서도 연재중이니 평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novel.naver.com/challenge/list.nhn?OSType=pc&novelId=80203&genreTab=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