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한두 달쯤 후에 같은 내용으로, 아니면 약간 수정해서 다시 재작성 할 것 같아요. 지금 엔딩 보신 분이 몇 분 안 되는 듯 하여서요. 더욱 많은 분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어 그러하니, 비슷한 내용이 또 올라오더라도 이해 부탁드려요. ^^
일단 레일라부터 살펴보자면요. 데스몬드와는 달리 희생을 하려고 마음 먹고 한 것이 아니라,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얼떨결에 하게 되었네요.
"빌어먹을..."
카산드라는 지팡이를 선악과 형태로 변환해서 소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필요할 때 다시 지팡이로 바꾸었지요. 반면 레일라는 이수의 시뮬레이션에 접속할 때 지팡이를 땅에 떨어트리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어요. 애니머스를 통해 시구르드와 에이보르 그리고 바심이 그걸 쓰는 모습을 봤을 텐데도요. 하다못해 선악과로 바꿔서 바지 주머니에라도 넣었더라면...
그런 것 치고는 읽는 자가 레일라에게 약 72초 후에 죽을 거라고 얘기했을 때도 별로 당황하지 않고 태연하더군요. 이게 좀 의아스러웠습니다. 희생은 했지만, 데스몬드처럼 자신의 의지가 아닌 실수로 하게 된 것이니, 현실이었으면 다윈상 후보감이니... 재평가의 여지는 없겠습니다.
그리고 바심(로키)과 알레테이아는 레일라가 그런 실수를 저지를 것까지 계산했습니까? 지팡이를 땅에 안 떨어트렸더라면, 그리고 시뮬레이터에서 빠져나온 바심이 지팡이에 닿지 않았더라면 모든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 아닙니까.
에이보르의 유해가 발굴된 장소는 빈랜드(북미 뉴잉글랜드) 지역이고, 이수의 시뮬레이터가 있는 장소는 노르웨이 호르다푈케의 동굴 안 지하 깊숙한 곳인데... 레일라 팀 전체가 노르웨이로 갔다가 바심을 데리고 다시 빈랜드로 갔을까요? 바심이 에이보르 & 시구르드와 싸우다가 시뮬레이터에 갇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바심도 노르웨이 호르다푈케 동굴 속에 있었던 것이 맞습니다. 빈랜드가 아니라요.
한편 바심 부활 직후 애니머스가 있는 오두막에서 숀과 레베카와 나눴던 대화를 보면, 바로 근처에서 진행된 느낌이라 좀 어색했습니다.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하는 것 같던데요. "그것 봐, 레일라는 저 안에 잘 있다니까. 그나저나 지금은 히든 원이 아니라 암살단이지? 결사단이 아니라 템플러고. 이제는 너희 수장(멘토)을 만났으면 하는데."
카산드라(미스티오스)로 플레이 했던 것은... 결국 로키와 그의 부인 알레테이아 손아귀에서 놀아난 꼴이라 영 찝찝합니다. 이러려고 약 2,500년을 살아있었나요? 아무리 설정상 인간이 이수보다 못하다지만, 그래도 거의 반인반신 급인데 너무하잖아요.
에이보르는 오딘의 환생체라 볼 수 있지만, 시구르드와 동굴을 방문하고 바심과 싸우는 순간까지도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전혀 모르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발카의 약을 마시고 본 것들도 그저 환상으로만 치부했죠. 하지만 바심은... 도대체 언제부터, 무엇을 계기로 로키의 기억을 되찾아 가지고 있었을까요? 이것도 의문입니다.
시기와 계기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마도 현자처럼 어느 순간 기존 인격체에 이수의 인격체가 덮어씌워지는 구조일 테고, 데스몬드의 아들 일라이자는 저항하여서 이수 시절의 기억을 온전히 가진 채로 일라이자로 살아갔지만, 에이보르 또한 오딘과 끝까지 싸워 에이보르로 남았지만, 바심은... 원래의 바심은 로키에게 주도권을 빼앗겼거나, 내주는 것을 선택해서 죽었거나, 로키의 인격에 잠식 당했다가 맞는 말이겠습니다.
오딘과의 보스전의 경우는 발상이 대단히 멋졌습니다. '오딘이 도끼를 조종하니 도끼를 버리고 싸우는 것을 포기하면 된다'라. 여태 어크에서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죠. 다른 게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며 적어도 제가 한 게임들 중에는 없었습니다.
신화 파트는... 이왕 아스가르드 넣고 로키와 그의 아들 펜리르를 넣을 거면 오딘의 아들 발두르 이야기도 좀 해주지, 발두르에 대해서는 빈랜드에서 영어를 알아듣지도 못하는 원주민들에게 오딘의 기억도 없는 에이보르가 지나가듯 읊어주는 것이 전부라 그 점은 아쉬웠습니다.
오딘이 펜리르를 묶은 것도 묶은 것이지만, 실제 신화상으로는 발두르의 죽음이 라그나로크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과 결정적으로 로키가 발두르를 죽인 것 때문에 오딘과 로키가 척을 지게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게 신화 이야기에 안 들어가고 단지 로키가 인간들을 데려다가 라그나로크를 일으켰다는 식으로 각색되어서 아쉬웠어요. 어크 세계관에서는 신화가 이수의 역사(왜곡되었을지도 모르지만)이고, 역사가 우리의 현실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갔나보네요.
앞으로의 어크는 어떻게 될까요. 바심... 그러니까 로키 성격상 고분고분하고 협조적이지는 않을 텐데요. 원래 인간이 아닌 이수고 인간의 육신을 입었을지라도 인간 위에 군림하려 들 텐데요. 혹 떼려다 혹을 붙인 격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교체 방식은 기발했습니다. 이 점은 칭찬하고 싶어요. 이렇게 될 줄은 예상 못했습니다. 최종보스가 새로운 주인공이 되다니요. ㅋㅋㅋ 그리고 결사단 / 템플러의 최종보스를 선택지 없이 살려 보내준 것도 처음이지요.
주하니 오초 버그는 그냥 그대로 퇴장인가봅니다. 심문 기록 음성파일이 있긴 있는데 휴지통에 있었고 복구도 불가능해서 살펴볼 수 없었으니까요. 지팡이로 치료해주는 묘사도 없었고, 바심을 비롯한 암살단들에게는 그럴 생각도 없겠죠.
데스몬드가 읽는 자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IMDB 발할라 캐스트 목록을 보니 놀런 노스가 데스몬드 마일스 역으로 캐스팅 되었더군요? 왜 자신이 데스몬드라고 이야기를 안 하고 자신을 읽는 자(The Reader)로 소개했을까요? 궁금합니다.
레일라가 시뮬레이터 안에서 숀과 레베카에게 남기로 되었다며 구하러 오지 말라고 얘기했었죠. 그때는 레일라가 숀 & 레베카에게 실시간으로 말하지 않았고 바심이 그들에게 녹음본을 들려주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요? 바심은 이수이긴 해도 옛날 사람이고, 현대 문명의 녹음기는 없었을 텐데요. 사용법도 알 수 없었을 테고요. 반대로 만일 레일라가 숀과 레베카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었다면, 데스몬드는 여태 그러지 않았던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시구르드 성우는 티르도 맡았어요. 시구르드는 티르의 환생체라고 볼 수 있는데, 티르가 완전히 깨어나 시구르드의 육체를 장악하지는 않았고, 시구르드가 티르의 기억을 엿본 후 자신이 티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ㅋㅋ 보니까 에이보르의 부모인 바린과 로스타는 따로 캐스팅하지 않고 에이보르 남녀 성우인 마그누스 브룬과 세실리 스텐필이 맡았네요. ㅎㅎ
알프레드 대왕은... 성군이라더니 역시 악역으로 그리기에는 부담스러웠나보군요. 그런 식으로 묘사했을 줄이야. 그런데 게임에서는 왕위를 내려놓고 은둔 생활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 역사상에서는 끝까지 재위하다가 사망 후 장남이 다음 왕으로즉위하지 않았나요? 좀 의아스러웠습니다.
에이보르는 암살단의 협력자였지만, 끝까지 입단은 안 했네요. 또 DLC에서 스토리 진행시킬 셈일까요? 아니면 사상 처음으로 암살자도 템플러도 아닌 사람이 주인공인 어크(암살단의 신조)가 되려나요? 아, 처음은 아니네요. 미스티오스도 이도저도 아니었으니까요.
포스트잇처럼 보이는 종이에 적힌 숫자와 말뚝이랑 줄을 보니까 각 잡고 발굴한 것 같은데요. 그러면 에이보르가 남성인지 여성인지도 당연히 알 수 있지 않나요?
가끔 올라오는 고고학계의 고대/중세인 유해 발굴 뉴스를 보면, 어느 시대에 살던 몇 세 남성이다 여성이다 그런 거 다 파악되어 나오던데요. 박학다식한 숀과 레베카가 고작 그런 걸 못 알아냈을까요?
더군다나 애니머스는 DNA를 가지고 작동시키는 물건 아닙니까? 면봉으로 볼 점막만 살짝 긁어도 채취 가능한 것이 DNA입니다. 신체 어느 부분에서든 세포를 여럿도 아니고 단 하나만 떼어내면 됩니다. DNA에 반감기가 있네 어쩌네 하지만요. 기원 전 인물인 바예크는 성별이 제대로 나왔습니다. 플레이 도중에 변경된 것도 아니고 시작 시점부터요.
설령 손상되었다고 치더라도 전신의 유골이 저렇게 온전하게 남아있는데, 말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기발한 트릭이다 싶었지만, 저걸 보고서 말이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딘의 영혼이 깃들어있었을 뿐이지, 오딘의 DNA가 주입된 것도 아니지 않나요. 에이보르가 보통의 인간과 다른 방법으로 태어나지는 않았을 테고, 부친인 바린과 모친인 로스타의 성관계를 통해 잉태되고 태어났을 텐데요.
에이보르 자신의 이야기도 있기야 있으나 그리 많지 않고, 비중상 동맹 이야기, 시구르드 이야기, 정착지 이야기가 대부분이에요. 이건 치명적인 결함이죠.
애초에 왜 열여섯 곳씩이나 만들고 그렇게 반복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거 좋게 말해서 영악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게으른 것이며 못됐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배경 어크라고 치고, 일본인이 쳐들어와서 전국 각지에 숨어있던 일본인들을 찾아내어 전라남도랑 동맹 맺고 전라북도랑 동맹 맺고 경상남도랑 동맹 맺고 경상북도랑 동맹 맺고 충청남도랑 동맹 맺고 충청북도랑 동맹 맺고 강원도랑 동맹 맺고 경기도랑 동맹 맺고 제주도랑 동맹 맺는 꼴이에요. ㅋㅋㅋ
한반도 전체라 치면 전라도랑 동맹 맺고, 경상도랑 동맹 맺고, 충청도랑 동맹 맺고, 강원도랑 동맹 맺고, 경기도랑 동맹 맺고, 황해도랑 동맹 맺고, 평안도랑 동맹 맺고, 함경도랑 동맹 맺고, 제주도랑 동맹 맺는 꼴이죠.
이래도 아홉 곳이나 되는데, 무려 열여섯 곳이라니...😔
심지어 그중 메인 스토리랑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지역은 몇 곳 있지도 않았어요. 맺었던 동맹들이 다른 지역에서 싸울 일 있을 때 도와주러 오는 정도? 그러니까 별 의미 없는 뺑뺑이로 느껴졌습니다. 차라리 지역을 조금 묶어서 반 정도로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이렇게 해야만 했나.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나. 너무나도 반복적이었고, 일부 지역은 보상도 짰고요.🤨
1편에서 네임드 적 암살하는 것이 반복적이었는데, 이번은 대상만 땅으로 바뀌었지 반복적인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결사단도 반절 이상이 스토리랑 큰 관련이 없었죠. 이런 식으로 볼륨 뻥튀기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겁니다. 시간 죽이기로 느껴져요. 스토리가 너무 길어지니 앞 스토리와 인물들 일부는 가물가물해지는 점도 있고요. 플레이 타임을 작위적으로 늘리려 했다는 것이 뚜렷하게 느껴졌는데, 상부의 지시였을까요?
메인만 주욱 달린 게 아니라 수집요소와 업그레이드도 챙기며 플레이 하다보니 거의 100시간 걸리던데, 다음 작품에서도 이런 구성이라면 굉장히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조금 짧아도 좋으니 개선을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버그가 마지막까지 저를 괴롭혔습니다ㅠㅠ 이만큼 큰 작품이면 물론 버그가 없을 수는 없지만, 과장 좀 보태면 버그가 창궐한다 느껴집니다..ㅠㅠ
마지막으로...
https://m.ruliweb.com/game/85537/read/2515173">
[잡담] (극스포) 발할라 엔딩 파헤치기 https://bbs.ruliweb.com/game/85537/read/2515173
드라마에서 알프레드왕은 습지에서 은거하다가 나중에 다시 거병하여 승리를 거두더라구요. 전체적으로 잘 읽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알프레드는 그런 일이 있었군요. DLC에서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겠네요. 아니 근데 하나는 파리 공성전이고 다른 하나는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드루이드의 분노라고 하였는데 안 나오고 이번 작품에서는 그대로 퇴장할 가능성도 있어보이고요.
레일라가 녹음한건 바심이 그 시뮬레이션? 안에서 보낸거와 같은 방식으로 보낸게 아닐까요? 그리고 바심은 인간반란군의 편을 들어준 이수족이라 바로 악역으로 등장하진 않을것같고 악역은 4편에 나왔던 현자가 나올수도 있지않을까 싶네요ㅎㅎ
4편 현대파트에서 나왔던 현자 말씀이시면 4편에서 죽었어용ㅎㅎ
아 저는 현자가 오딘이나 로키가 했던거처럼 환생했으니 다시 환생할수도 있지 않을까싶어서요ㅋㅋ
데스몬드 아들도 현자고 현자는 한 시대에 여럿 나올 수 있는데, 현자는 유노의 남편이었고 유노는 코믹스에서 죽었기에 현자가 나와야 할 필요성은 현재로써는 작은 것 같습니다. 유노 때문에 현자가 나왔으니까요.
현실에서 악역으로 등장할 캐릭이 많이 없어져서 차기작이 더 궁금해지는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