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기대작 반열에 들어가기에 충분하다, '검은 신화 : 오공'
최초 공개 이후 데모 버전이나 구체적인 시연 버전을 선보이지 않았던 만큼, 그 관심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게임스컴 현장에서 실제로 만난 검은 신화 : 오공의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놀라움에 가까웠다. 여러모로 오랜 기다림이었다는 점을 넘어서, 게임 플레이와 보스 전투의 긴장감. 그리고 잘 짜여진 전투 시스템이 보여주는 모습 때문이다.
‘검은 신화 : 오공'의 시연은 다른 게임 시연과는 구성이 조금 다른 편이었다. 일단, 줄을 서는 시간 동안 플레이어들이 읽을 만한 브로셔를 지급한다. 이를 통해서 이후 플레이어들이 시연 빌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사항들을 파악하는 한편, 대략적인 진행 구조를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이후 시연에 들어간 플레이어는 제한 시간 30분 -어제는 45분 이었다- 동안 총 네 마리의 보스를 선택해서 도전할 수 있다. 이들은 도달 시간이나 공략 시간에 따라서 시간이 구분되어 있다. 이 네 마리의 보스를 격파한 수에 따라서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선물의 등급이 달라지는 구조였다. 보스 격파 보상은 이후 날에도 누적되므로 몇 차례에 걸쳐서 도전하는 시연객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처음으로 접한 ‘검은 신화 : 오공'의 첫 인상은 ‘영상에 한없이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겼다. PC를 이용해 진행한 이번 시연 빌드는 비주얼 측면에서는 화질이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트레일러나 기타 이상의 물건이다. 적어도 광원이나 디테일 등에 있어서는 영상보다 실제 플레이를 한 번은 경험하는 것이 낫다고 확언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연 빌드는 시작과 동시에 네 마리의 보스 중에서 하나를 골라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꾸려진다. 등장하는 보스는 한국어 표기 기준으로 지네정괴 / 적고마후 / 호선봉 / 공포의 절벽까지 네 개의 보스다. 이 중에서 앞선 세 개의 보스는 바로 보스방으로 직행하는 구조이며, 공포의 절벽은 필드에서의 전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뒀다.
‘검은 신화 : 오공'은 소울라이크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즉, 적의 패턴을 파악하고 전투를 진행하는 것 / 복잡한 레벨 디자인 / 자원을 신경 써야 하는 전투 등이 주요 골자가 된다. 이 중에서 레벨 디자인 측면은 온전한 상태가 아니므로 현재 시점에서는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면이 있다. 단, 보스전에서 보여주는 전투의 흐름과 몇 개의 스킬들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듯하다.
전반적인 전투의 흐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검은 신화 : 오공'에서 공격은 일반 공격과 강공격 두 가지로 구분된다. Xbox 패드 기준으로 X는 일반 공격. Y는 강공격에 대응되어 있다. X의 경우는 회피의 역할이다. LT의 경우 패링으로 추정되는 ‘봉을 돌리는 액션'이. LB는 가드의 역할을 담당하며, RT는 도술을 사용하는 것. RB는 달리기에 대응한다.
이제는 약간 익숙하게 느껴지는 키 배치이며, 이를 통해서 보스를 격파하는 것이 이번 시연 빌드의 주안점이다. 실제로 여러 소울라이크를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별 무리 없이 조작 체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공격 측면에서는 몇 개의 시스템이 같은 장르 혹은 경향을 가진 타이틀과 다른 전투 호흡을 갖도록 이끈다.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전투 구조이지만, 때때로 즉각적인 판단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는 플레이어 캐릭터인 오공의 전투 형태를 플레이어가 결정할 수 있어서다. 개인적으로는 거리나 적의 수에 따라서 전투 형태를 결정하게 된다고 느껴졌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세 공격 방식은 전투에 영향을 미친다. 연속 공격으로 게이지를 쌓은 뒤, 안전한 타이밍에 큰 피해를 입히는 스매시 폼으로 강공격 마무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주위에 적이 있는 상황에서 기둥 형태로 주위 적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적의 위치를 보고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찌르기로 안전하게 피해를 줄 것인가의 선택지다.
게이지를 누적시켜 강공격 버블을 모은 다음, 공격 형태 자체를 바꾸더라도 버블은 유지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적의 거리와 주위 상황을 보고 어떤 강공격이 가장 효과적일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언제. 그리고 어떻게 형태를 바꿔 강공격을 날리느냐에 따라서, 전투 시간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스매시 형태가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적과의 거리와 일반 공격 - 강공격으로 연계되는 액션에 따라 전투 양상이 소폭 달라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를 잘 사용해야만 네 마리의 보스를 원활하게 공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시연 빌드에서는 보스마다 세팅할 수 있는 도술이 달랐으며, 특정 범주로 구분되어 있다. 묘술 / 둔갑술 / 모발술 변신으로 구분되며, 여기에는 플레이어를 순간적인 무적 상태로 만들고, 이를 공격한 적에게 반격할 수 있는 형태 / 기세를 회복하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묘술) 그리고 안개 상태로 변해 적의 시야에서 순식간에 벗어나고 공격 시에 크리티컬을 확정적으로 발동하는 둔갑술 / 분신을 만들어 공격하는 모발술 / 다른 존재로 변신하는 변신 등이 있다.
이 모든 스킬들을 활용한다면, 전체적인 난이도는 어려운 편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는 일정 시간 무적이 되는 도술의 존재다. 해당 도술은 발동 이후 약 2~3초 정도 유지되는데, 돌로 변한 사이에 적이 플레이어를 공격하면 강제 카운터 판정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적의 직접적인 공격 패턴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를 발동해 잠시 동안의 그로기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전반적인 스테미너 관리도 큰 부담이 없는데다가, 체력을 회복하는 것 또한 횟수가 아닌 호리병의 잔량을 따른다. 예상보다 더 많은 양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설계된데다, 적의 패턴에 익숙해지는 시점에서는 충분히 여유로이 체력 회복이 가능하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돌로 변하는 도술까지 더한다면? 동종 장르의 플레이와는 다르게 안정적인 전투로의 전환이 나오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세 번째 보스인 ‘호선봉’(옆에 있는 사람은 해당 몬스터를 Tiger man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도 온갖 도술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돌로 변하는 것을 호선봉도 사용한다는 점. 돌로 된 분신을 만들어 본체는 투명이 되었다가 플레이어를 공격하기에 다른 세 보스와는 차원이 다른 역동적 전투로 꾸려져 있다. 보스이므로 다소 강력한 공격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인데다, 분신을 만든다면 타게팅이 풀려서 온갖 혼란스러운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상 가장 어려운 보스처럼 느껴질 정도.
공격과 회피는 스테미너를 사용하며, 거의 완벽한 타이밍에 회피를 성공했을 때에는 분신을 남기고 오공의 위치를 순간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적이 패턴을 날리는 도중 뒤로 돌아가 안전한 위치에서 적에게 피해를 입히는 전략도 사용할 수 있다.
호선봉 까지의 보스가 보스 러시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마지막인 ‘공포의 절벽'은 ‘검은 신화 : 오공'의 필드 구성 형태를 살짝 선보이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해당 목표에서는 필드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적을 만나고, 이들을 상대해 보스전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거친다.
시연 제한 시간이 전날인 23일(독일 현지 기준)보다 15분이나 줄어든 상태이기에, 30분 만에 모든 보스를 격파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제한 시간을 벗어나는 순간 시연이 종료되며, 결과 화면으로 바로 방출되는 구조이기에 전투를 제외한 구체적인 시스템을 확인하기는 살짝 무리가 있다. 당장 마지막 도전의 보스와 전투 중, 상대의 체력을 5% 정도 남겨둔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 바로 강제 방출이 이루어졌다.
이런 점 때문에 재도전하는 사람들이 계속 줄을 서고, 180분을 넘어서 대기가 5시간에 가까워지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공격 형태의 변화와 도술을 사용하는 ‘검은 신화 : 오공'의 플레이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누군가는 타격감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낼 수도 있을 테지만, 전반적인 전투가 긴장감이 넘치고 있게 플레이 시에 큰 발목을 잡지는 않았다. 어떤 형태로 강공격을 날릴 것인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선택하며, 적의 패턴을 파악해 빈틈을 파고드는 플레이는 충분히 매력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플레이는 영상으로 봤을 때와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긍정적인 경험으로 이어진다. 특유의 긴장감이 넘치는 전투와 느릿하지만 강력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보스들을 보여주며, 도술을 전반적으로 활용한다면 충분히 도전적인 전투로 마감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까지 영상만을 공개한 베이퍼 웨어 같은 모습을 보여준 ‘검은 신화 : 오공'. 하지만 이번 게임스컴에서의 시연으로 기대작의 반열에 들어가기에 모자람이 없는 타이틀임을 증명한 것처럼 느껴진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