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비주얼과 플레이가 바뀌어도 남아있는 정체성, '페르소나5 택티카' 시연
그런 의미에서 아틀라스가 개발 중인 ‘페르소나5 택티카'는 불안한 선택이 될 수 있었다. 턴제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전략과 이동이 중요시되는 RPG로의 장르 전환이 이루어졌고 캐릭터 또한 SD로 데포르메되어 표현하는 등 시스템 / 비주얼 측면 모두 시리즈 팬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시리즈 특유의 시스템이 존재하는 만큼, 이 모든 것들을 다른 장르와 게임 플레이에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바로 이 지점에 궁금증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6월 공개 이후 구체적인 데모나 시연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만큼, 해당 타이틀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던 상황. 독일 쾰른에서 진행되는 게임스컴 2023 현장에서 페르소나5 택티카의 플레이를 직접 시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플레이는 무의미하게 나온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게임스컴에서 만날 수 있었던 페르소나5 택티카는 적어도 그러했다. 원작의 특징적인 시스템을 턴제 SRPG에서 제대로 녹이기 위한 고민들이 여실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페르소나5 택티카가 보여주는 기본적인 플레이는, 페르소나5의 본편 이후.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마음의 괴도단 동료들은 수수께끼의 이세계에 빨려 들어가며, 여기서 새로운 인물 ‘엘’과 만나서 모종의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시놉시스를 가지고 있다.
이번 시연에서는 약 15분동안 게임의 시작부터 진행을 하며 기본적인 전투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는 어느 정도 진행한 미션 6으로 넘어가, 조금 더 심화한 시스템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먼저, 페르소나5 택티카의 전반적인 플레이는 비슷한 장르와 플레이를 보여주는 타이틀과 맞닿아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약점을 노리고 한 번 더 공격을 할 수 있는 1 MORE를 도입하는 한편, 총공격과 같은 원작의 시스템을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변용하기 위한 방법들이 적용되어 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효과적인 전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몇 가지 고민들을 하게 된다. 우선은 위치 선정을 제대로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지가 눈에 띈다. 엄폐물의 크기가 캐릭터를 완전히 가린다면, 적의 공격은 플레이어에게 닿지 않는다. 엄폐물이 캐릭터의 크기보다 낮을 경우에는 공격이 적중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적의 약점을 약점을 노려서 획득하는 추가 공격 기회, 1 MORE는 전략과 전술이 중요한 타이틀에서 새로운 변주가 되기도 한다. 다수의 적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고려할 것들이 많아지고 이점을 부여한다고 보면 된다. 추가 턴을 가져가면서 더 많은 공격을 한 턴에 날릴 수 있게 되는데다, 위치 선정이 중요한 타이틀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어가 너무 많은 메리트를 가져가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까다로운 지점들이 있다. 우선은 적의 약점이 보유한 캐릭터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모든 시스템이 플레이어만이 아니라 적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적 또한 엄폐물에서 공격을 시도하므로 같은 위치에서 서로 사격을 주고 받을 때에는 양측 모두 피해를 입힐 수가 없다.
적절한 위치를 선정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도 눈에 띈다. 단적으로는 적의 위치를 바꾸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모르가나의 경우에는 적을 밀어낼 수 있는데, 이를 튜토리얼을 통해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면, 모르가나로 적을 밀어낼 때, 밀어낸 위치에 있는 적이 피해를 입는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적의 위치를 바꾼 이후에는 조커의 페르소나로 범위 공격을 할 수 있음을 팝업으로 띄운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효과적인 전투를 이끌어나가도록 한다.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 스킬의 공격 범위와 특징이 다르기에, 이를 최대한 조합해서 플레이어의 전략을 만들도록 한 것이다.
이동과 자리 선정의 중요성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총공격 시스템이 캐릭터들의 위치에 영향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페르소나5 택티카의 총공격은 원작과 유사하게 적을 기절 상태에 빠뜨리는 것. 즉, 약점을 노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약점에 찔린 적은 다운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해당 적을 가운데에 두고 아군 캐릭터 3명이 삼각형을 그리고 있을 경우에 총공격을 위한 준비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
턴을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다. 페르소나5 택티카에서 캐릭터들은 각기 행동 순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턴은 플레이어에게 제공되는 것이며, 공격이나 턴종료 등 구체적인 행동을 하기 전까지 턴 내에서는 캐릭터들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다.
이 플레이는 위치를 잘 선정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메커닉에서 출발해, 더 강력한 공격을 날리는 것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달성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편이기는 하지만, 완벽한 진영으로 포진했을 때의 메리트를 강하게 부여한다. 총공격 발동 시에는 특유의 연출이 곁들여지면서 연출 또한 보상 측면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멀 기준으로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유효하게 다뤄지는 전략과 위치 선정의 중요성.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변수를 가미하는 모든 플레이를 활용해야만 원활하게 전투가 이루어졌다. 원작과는 다른 비주얼임에도 나름의 연출이 살아있었고 페르소나 시리즈 특유의 시스템들이 완전히 다른 전투 기반에서도 큰 불협화음 없이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르와 플레이가 바뀌면서 어색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이번 시연을 통해 다 사라졌을 정도다.
새로운 이야기와 비주얼 그리고 장르를 달리 가져갔음에도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페르소나5 택티카'는 오는 11월 17일 PC / PS4 및 PS5 / Xbox One 및 Xbox Series X|S /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될 예정이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