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든 2차대전 덤플링 치킨 스튜에 이은 미군 짬밥 2탄입니다. 원래는 1차대전 독일군 짬밥을
만드려고 계획했으나 아직 독일 계통 반합을 구하지 못 한고로 그냥 또 미군 짬밥입니다 ㅠㅠ 오늘
소개할 짬밥은 El Rancho Stew라는 이름의 음식으로, 1917년 처음 군 레시피 서적에 이름을 올린 이후
오늘날까지 병사들의 배를 든든히 채워주는 100년짜리 짬밥입니다. 오늘 만든건 1917년 레시피와 조금
다른 1941년 레시피로 만들었으며, 고백하자면 예전에 만들어 먹은 덤플링 치킨 스튜가 개인적으로 너무
별로였어서 이것도 사실 별로 큰 기대는 않고 만들었습니다.
스튜이다 보니 재료는 단순합니다. 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송아지 중 있는거 아무거나 쓰라고 되있고
채소는 양파, 양배추, 감자, 당근, 순무가 기본이지만 역시 그냥 없으면 없는대로 아무거나 넣고 만들라고
써있습니다. 역시 짬밥이네요 ㅎㅎ
그래서 제일 가격도 착하고 개인적으로 맛도 선호하는 돼지 목살로 정했습니다.
반합 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 (엄근진)
양배추는 하나 다 넣기엔 너무 많으니까 반개만 넣고 그냥 투박하게, 크게 썰어줍니다.
마트에서 순무를 못 찾겠어서 대신 집어 온 레드 레디시. 멀리서 얼핏 보면 방울 토마토 같은 비쥬얼이죠.
반으로 자르면 미니 사과 같은 느낌도 납니다.
냉장고에서 굴러다니는 미니 양파들이랑 큰 양파를
크게 댕겅댕겅
당근도 대충 서걱서걱
일단 단단해서 익히는데 오래 걸리는 채소들만 모아서 냄비에 넣고 대기 시킵니다.
다만 토마토는 이때 같이 넣어야 합니다.
왕감자. 대홍단 감자한테 덤벼도 안 질듯한 크기입니다. 이것도 양파나 당근 썰은 크기로 크게 잘라줍니다.
꼬기♥
마이 프레셔스 하앍
뼈를 발라내고 껍질도 떼어냅니다.
레시피에 기름은 좀 있는 편이 맛있으니 남겨놓으라는 지시를 그대로 따릅니다.
고기도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줍니다. 핏물 같이 보이지만 토마토 국물입니다. 물론 레시피대로 피는 안 빼고
그냥 넣었기에 끓이면 결국 불순물이 엄청 올라올 수 밖에 없지만.
파오후는 오늘도 껍질을 버리지 않고 챙깁니다. 구워먹어야지 히힣
소금으로 간을 하고 한번 뒤적여 준 뒤,
한 번 부르르 끓이면 불순물이 엄청 나옵니다. 거품과 기름은 최대한 건져내 버립니다.
넣은 채소와 고기가 다 익으면 이제 감자와 양파를 넣고 끓입니다.
근데 제가 양을 못 맞춰서 너무 많이 만들었기에 오늘 먹을 양은 작은 냄비에 옮겼습니다 ㅠ
어머니의 피를 강하게 물려받아 먹고 남을 만큼 만들면 만들었지 죽어도 모자라게는 못 만듭니다 ㅠ
뚜껑을 덮기 전에 국물을 알맞게 더 넣고 화룡점정으로 칠리 파우더를 투하!
이제 자작해질 때까지 끓여줍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이제 시식에 들어갑니다 :)
띠용?! 덤플링 치킨 스튜로 생긴 미군 짬밥에 대한 편견이 한방에 날아가버렸습니다.
이거 진짜 맛있어요. 채소 많이 넣은데다가 레디시 양파 당근 등에서 엄청 달달한
맛이 국물에 우러나오고, 목살은 최고의 선택이였노라 생각이 들 정도로 부드러우며,
칠리 파우더의 매콤함으로 엑센트를 더하니 이건 이 세상 짬밥이 아니로다! (개오바)
제가 덤플링 치킨 스튜 때문에 편견의 늪에 빠져 미국 짬밥을 얕잡아 봤나봅니다 흨흨
깊게 반성해요 ㅠㅠ 맛이 궁금하신 음갤 유저분들은 이거 만들어 드셔보길 추천합니다.
나름 밸런스 잡힌 음식이고 스튜라 만들기도 엄청 쉬워서 좋네요 ㅎㅎ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D
다음에도 독특한 걸 만들어 보겠습니다 ;)
와, 목살 가격이 ㄷㄷㄷㄷ, 캐나다달러 같은데 우리나라 1/4이네요.
생긴걸로만 치면 그냥 야채많이들어간 고추장 고기찜인데요
한국 목살은 그렇게 비싼가요 ㅎㄷㄷ
거의 카레군요 .. ;
장난 아닙니다. 삼겹살 목살 투톱이라서 수요가 많기 때문이죠.
생긴걸로만 치면 그냥 야채많이들어간 고추장 고기찜인데요
국물의 양 때문에 스튜를 찜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국물을 확 줄이기만 하면 찜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ㅎ
거의 카레군요 .. ;
그러고 보니 비슷하네요 ㅎ
묵은 재료 냄새를 지워서 수병들이 불만없이 먹도록 하는게 목적이였다죠 ㅎㅎ
요즘도 카레는 유용(?)하게 잘 쓰이는군요 ㅎㅎ
와, 목살 가격이 ㄷㄷㄷㄷ, 캐나다달러 같은데 우리나라 1/4이네요.
한국 목살은 그렇게 비싼가요 ㅎㄷㄷ
쌀 때는 7천원에서 12000원을 넘기도 하죠 한근에..
ㅎㄷㄷㄷ
까나디엥
장난 아닙니다. 삼겹살 목살 투톱이라서 수요가 많기 때문이죠.
목살이 좀 심하게 맛있긴 하죠 ㅎㅎ
원래 삼겹살에 비해서는 상당히 싼축에 속했었는데 백모씨때문에 삼겹살하고 맞먹는가격이 되었죠...
이제 여름 피서철 되면 수요가 또 많아지게 되니 지금보다 더 오를 겁니다...-_-
목살이 백선생 바람을 탔나보군요 ㅎㅎ
시즌별로 가격 변동이 심한가요 ㄷㄷ
MRE에 있던 비프스튜는 참 그지같은 맛이였는데...역시 수제랑 레트로랑은 비교가 안되네요...
MRE 스튜는 맛이 없나요 ㅎㅎ 그래도 맛이 궁금하니 한 번 먹어보고 싶긴 하네요
MRE 스튜는 칠리빈보단 먹을만하지만 영 맛이 없습니다. 부대식당에서 먹었던 스튜이름이 저거군요.
그런가요 ㅋㅋ MRE보다 맛있다는 프랑스군 전식도 맛이 별로라는 걸 보면 전식들은 다 거기서 거기인 걸까요 ㅠ
매번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
감사합니다 :D
이런 레시피는 어디서 구하시는 건가요?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투박하게 손질한 재료며 푹끓이는 조리법이며 캠핑가서 야외에서 조리하기 편해보이네요 ㅎㅎ
레시피는 군 레시피 서적들을 소장하고 있어서 레시피와 직접 만든 음식 사진등을 올려주는 한 미국인 아저씨의 블로그에서 찾아옵니다 ㅎㅎ
워~반합 연도가 ㄷㄷㄷ 진짜 노르망디 짬밥맛 나겠어요;;
노르망디의 물맛이 스며있습니다 :)
슌 이쁘내요
저도 좋아합니다 슌 헤헿
고기가격 왜저러죠;;
제가 차가 없어서 가까운 마트에만 다녀서 그렇지 사실 더 싸게 살 수 있긴 합니다 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콘비프 스튜는 살짝 느끼했던 것 빼고는 맛있었고 이번 음식은 상당히 마음에 드네요 ㅎㅎ 꼭 한 번 만들어 드셔보세요 :)
대박;';;
.
땅땅땅땅~
.
윽.. 저건...
냠
게시물 즐겨보고 있습니다. 정말 요리 잘하시네요. 특히 미국식 요리를 하시는 것에 신선하고 잼있네요. 다음 게시물도 기다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재밌게 봐주셨다니 다행입니다 :) 요리를 딱히 잘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흉내나 내는 정도입니다. 다음엔 또 뭘 만들까 벌써 고민되네요 ㅎㅎ TRAVERSE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음갤최초로 댓글 달아봅니다 라면만 끓일줄 아는데 따라서 만들수 있을까요? 재료는 어느정도나 준비해야하나요 너무 먹어보고싶어서 댓글남겨봅니다
라면만 끓일 줄 아셔도 만드실 수 있습니다. 재료는 제가 너무 쓸데없이 많이 준비했지만 혼자서 한 두 끼만 드실 예정이라면 제가 준비한 양의 1/5만 준비해도 넉넉할 겁니다. 방법은 본문 그대로 따라하시면 되고요, 처음 단단한 채소들을 익힐 때는 강불에 놨다가 나중에 자작하게 졸일 때는 약불이나 중불에 놓고 요리하시면 됩니다.
주말에 도전해보겠습니다 감사해요
맛있게 해드세요 ㅎㅎ
스튜 좋아하는데 맛있어 보이네요
맛있습니다. 토마토가 들어가긴 했지만 닭도리탕과 뭔가 비슷한 맛이라고 할까요 ㅎㅎ
이게 생각 났음
세 얼간이 참 재밌게 봤습니다. 교훈도 있어서 좋았고요 ㅎㅎ
왠지 닭갈비 라고 해도 믿을정도네요!!
맛도 은근 비슷합니다 :)
전에는 닭백숙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닭볽음에 고기만 변경된 비쥬얼이네요 ㅎㅎ 칠리가루는 고추가루랑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지네요
크게 다른 점은 없고 그냥 엄청 곱게 갈린 고춧가루라고 보시면 됩니다 ㅎㅎ
이것이 D-Day의 맛입니꽈?
넵
와
:)
노르망디짠물맛나는 찬합에 저런 싼가격목살이라니... 밥비벼먹으면 정말 맛있겠네요..ㅋ
밥까지 비벼먹으면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게 되서 ㅎㅎ
밴드오브브라더스가 생각나네요...^^;;
밴드 오브 브라더스 하니 저는 그거 한 번 만들어보고 싶더군요. 훈련소에서 오랜지 넣어 만들었다는 그 스파게티 ㅋㅋ
해먹어보고싶은데 순무나 레드레디시 말고 그냥 무써도 되겟죠...?
그냥 조선무를 사용하셔도 됩니다. 어짜피 레시피에도 있는 재료 가지고 만들라고 써있어요 ㅎㅎ
아 답변 감사합니다
맛있게 해드세요 ㅎㅎ
아 한가지만 더 물어볼게요;; 조미료는 소금이랑 필리파우더만 들어가나요?
네, 소금하고 칠리 파우더만 들어갑니다. 첫 사진에 후추가 찍혀있지만 레시피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 같이 재현이 목표가 아니라 맛있게 해드시는게 목적이시라면 조리법을 약간 바꿔서 더 맛있게 해드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고기를 저렇게 바로 삶지 않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살짝 해서 달달 복다가 끓이면 훨씬 맛있죠 ㅎㅎ
토마토 치트키 아님??
레시피에 생토마토 또는 캔토마토 넣으라고 되어있어서 치트는 아닙니다 ㅎㅎ
닭으로만 바꾸면 닭도리탕 수준 같은데...
사실 맛도 꽤나 흡사하긴 합니다. 다만 이건 스튜라 끓일 때 국물 양을 훨씬 많이 잡죠.
순간적으로 2차대전 엘린 초-스튜! 로 읽고 들어 왔다는.. 꼭두새벽에 재료 준비해서 배낭 짊어지고 능선 타다가 점심때 조리해서 자리 펴놓고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으면 정말이지 천상의 맛이 따로 없을듯 하네요!
엘린 스튜 ㅋㅋ 확실히 이런 스튜는 밖에서 만들어 먹으면 꿀맛일 것 같아요 ㅎㅎ
세상에 저정도 고기양 이 10달라가 안넘다니......... 게다가 목살인데..\ 그런데 고기랑 야채를 버터랑 올리브에 한번 중불에 볶고 마늘좀 넣다가 허브좀 넣어보시는것도 괜찮을듯한데 물론 지금도 너무 맛있을거 같아요 나중에 한번 따라해볼겡쇼.
여기가 다른건 몰라도 고기 만큼은 꽤 쌉니다. 근데 더 무서운건 미국은 캐나다보다 훨씬 싸요 ㄷㄷ 천국인줄 ㅎㄷㄷ 그리고 맛을 업그레이드 시키시려면 확실히 고기랑 채소 먼저 볶아서 넣으시고 향신료도 추가하시면 훨씬 맛이 살아날겁니다 ㅎㅎ
숄더부분이라 정확히 목살은 아니고 앞어깨살,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앞다리살쪽이네요. 저런 모양의 뼈는 부채뼈 끝부분이나 엉치뼈쪽인데 지방양으로 봐서는 앞다리살 중간부분쯤되는듯 하는군요.
지금까지 숄더가 목살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댓글을 보고 찾아봤더니 제가 산 부위는 초록동자님 말씀처럼 앞다리(Shoulder Picnic)가 맞네요 ㅎㅎ 근데 Shoulder Blade는 목살이 맞습니다. 물론 정확히는 목살 항정살 꽃살 가브리살 죄다 포함된 개념이긴 하지만요.
그렇다고해도 저렴한건 사실이네요. 며칠전 홈플러스기준 100g당 목살 3390원, 앞다리살 1790원정도 했었으니.... 다음에도 특이한 요리 또 올려주세요~!!
다음엔 진짜배기 목살을 찾아다 한 번 다른 음식을 만들어봐야겠네요 ㅎ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고기는 사랑입니다 ㅎㅎ
만들기 쉬운가요?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데
만드는 것 자체는 정말 쉽습니다. 그냥 사진 그대로 따라하시면 됩니다 ㅎㅎ
엘 란초 스튜라... 이름이 근사해서 봤는데 우리나라 찌개 내지는 조림 비슷한 조리법이네요. 칠리 파우더란건 고춧가루와 좀 다른건가요? 만약 고춧가루와 같은거라면 저것의 맛이 좀 짐작될거 같은데 어쨋거나 영국의 후예들 답게, 향토요리가 취약하기로 유명한 미국답지 않은 충실하고 맛있어보이는 요리였습니다.
아주 고운 고춧가루인데 꽤 매운맛이에요. 아무래도 스튜가 거기서 거기이긴 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