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왔다구요? 아니아니 잠깐, 중요한 건 그게.."
충격에 휩싸인 나는 제대로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방금 이 여자가 대체 무슨 소릴 한 거지?
당황스러움에 사고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어벙해져 있는 나 대신 지현이 말했다.
"농담하는 표정이 아닌데, 너 저런 여자친구 있었어?"
"설마 나도 모르는사이에 생겼을리가.."
이름모를 그녀가 갑자기 쐐기를 박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 역시 미래에서 온 것과 같은 셈이에요. 자세한 것은 들어가서 해도 될까요?"
"아, 미안하군. 들어와"
나는 그녀를 거실의 탁상 앞 소파로 인도했다.
"커피면 될까?"
"좋아요"
"시럽은?"
"아, 시럽은 빼고 부탁드려요"
지현은 세 사람분의 커피를 가져다가 탁상에 두었다. 그리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자, 우선 왜 이렇게 늦었는지, 그리고 왜 이 사람과 함께 집에 왔는지부터 설명해줬으면 하는데"
"음.. 그게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어떤 사람이 날 죽이려고 했고.. 죽었구나 싶었던 때에 갑자기 이 사람이 나타나서 날 구해줬어. 확실한 사실은 두 사람 다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마법같은 기술을 사용하는걸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까"
나는 내가 보고느낀것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지현이 쉽사리 믿어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사람이 미래에서 왔다면, 그리고 나 역시 미래에서 온 거라면 내 지난 7년 이후의 기억에 대해 어느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흐음, 최대한 믿으려고 노력하는데 여태까지의 세계관이 붕괴되는 기분이라 묘하군"
그녀 역시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든 듯 했다
"일단 지금의 준 씨는 살해 위협을 받고 있어요. 그는 미래 역사의 중요인물이기때문이에요. 오늘은 운 좋게 살았지만, 앞으로 더 위험한 일에 처하게 될 지 몰라요. 어서 빨리 대비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제가 미래의 요인이라구요?"
"네, 그리고.."
그녀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왜..그러시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왠지 들으면 안 될 것 같지만, 듣고싶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준 씨"
"..네"
"당신은 미래에서 이미 죽었습니다"
"그렇군요..."
당장의 일이 아니라서 그런 것인지, 꽤 실감이 나지 않았다.
"당신이 죽는 모습을 보는 건 너무 힘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나 자신에게 느껴지는 무기력함이 저를 더 괴롭혔어요"
"미래의 제가 죽었다면.. 지금의 저는 대체.."
"저는 당신이 죽기 직전, 당신 뇌의 데이터를 차원전송장치에 연결했어요. 그리고는 당신의 기억만을 과거로 보낸 거죠. 그때 당신의 죽음은 기정사실이었기에... 다른방법이 없었어요.. 미안해요 정말.."
그녀의 예쁜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잠깐이지만 우는 얼굴도 좋다고 생각했다
"아니에요. 실감은 나지 않지만, 그.. 당신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고마워요. 하지만 제 행동은 시공규약에 위배되는 행위에요. 저는 모든 권한을 박탈당하고 도망갈 수 밖에 없었어요."
"불법 행위 같은건가.."
"네 맞아요. 시공간을 손댈 수 있게된 시점에서 인간은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죠. 남용을 막기 위해 강력한 법이 존재하는 거구요"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앞뒤도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왜?
"하지만 왜 저를 죽이려는 사람들이 나타나는거죠?"
"원래 당신이 보내진 시공의 정확한 고유좌표를 알지 못한다면 당신을 찾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해요. 수사를 통해 당신이 보내진 좌표를 찾아야하는데, 당신이 과거로 오면서 왜곡시킨 현실의 수치를 측정해서 찾아낼 수 있어요"
"아아.."
"하지만 이 일이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렸어요. 당신이 과거를 거의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이유를 저는 방금 알게 된 거고요"
"무슨 뜻이죠?"
과거를 바꾼다고?
점점 이야기의 크기가 커지는 듯 하다.
"당신이 기억을 잃었기 때문이에요"
"흐음..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현실에 적응하고, 과거를 바꿀 수 없었던건가요. 기계에 오류가 있었나봐요"
"아뇨, 그 차원전송장치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 시대의 당신 뇌는 폭발했을거에요. 추측을 해 보면"
「"당신의 기억은 누군가에 의해 인의적으로 지워졌어요"」
누군가 내 기억에 손을 댔다고?
도대체 누가..
"덕분에 미래의 높으신분들이 수사하는데 애 먹었다잖냐. 긍정적으로 생각해"
지현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그리고 미래에서 온 그녀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에요. 당신이 존재하는 시공의 좌표가 제가 존재했던 미래에 쫙 퍼졌어요. 덕분에 저도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거지만.."
"그 얘기는 그럼 미래의 사람들이 저를 찾으러 이곳으로 온다는 얘기인가요?"
"네. 준, 당신을 찾는 미래인은 크게 세 가지 부류가 있어요. 당신을 적대해서 죽이려는 사람, 시공규약을 위반한 당신을 없애려는 정부의 사람."
「"그리고 저를 비롯해서 당신을 되살려 미래를 개혁하려는 '기관'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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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처음인데, 작성한 것 몰아서 올렸습니다.
novel.naver.com/challenge/list.nhn?OSType=pc&novelId=80203&genreTab=106
네이버 소설에도 연재중이니, 댓글이나 평가 해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