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두어 번 움찔거린 리노는 따듯한 햇빛을 받으며 눈을 떴다. 눈앞이 점점 선명해 지더니 리노는 자신의 침대에 맞은편에 또 다른 침대에서 자고 있는 레드와인 할배를 볼 수 있었다. 할배는 아직도 자고 있었다.
리노가 티가렉스를 잡은 후 벌써 한 달이 지났고, 마을은 아주 평온하고 조용했다.
리노는 시원하게 기지개를 펴고 할배를 깨웠다.
-할배! 일어나요! 아침이에요!
-으응..? 으응..알았다..
-뭘 알아요. 눈감지 말고 일어나요. 밥 먹어야죠.
-응응 그래그래....흐음..
-그래그래 해놓고 또 잘라그러네.. 할배! 일어나!
-뭐? 일어나? 반말이냐? 디질래?!
-크하하! 역시 반말해야 열 받아서 일어난다니까. 빨리 일어나요 밥같이 먹게요.
리노의 아이루 한 마리가 이인분의 아침밥을 만들어왔다. 리노와 할배는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였다. 계란 프라이와 빵 두 조각, 그리고 우유였다.
-지금 몇 시냐 리노야.
-지금 아침 8시 반이요. 왜요? 오늘 뭐해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옛날보다 잠이 많이 쏟아지고 일어나기 힘든 게.. 내가 많이 약해진 것 같구나.
-에이~ 천하에 레드와인 할배가 무슨 약한 척이예요 안 어울리게.
리노의 말에 피식 거리며 레드와인 할배가 말했다.
-아니야. 역시 인간은 나이를 극복할 수는 없나보다.
-난 지금도 할배한테 맞으면 아프거든요. 그러니까 웃기지 좀 마요.
-어쭈! 망할놈의 꼬맹이가 좀 컸다고 대사를 강하게 날리네? 디질래?
크하하하! 하고 둘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둘은 집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 적당히 밝았던 집에서 나온 두 사람은 눈이 더욱 밝은 곳에 적응할 때까지 눈을 찌푸렸으며, 하늘은 파랗고 맑았다.
-할배 저는 할멈한테 가서 마을의 안전을 지키고 오겠습니다~
-응 그래 어여가서 열심히 일해라! 나는 농장에나 가봐야겠다. 괴력의 씨앗을 심어놨거든..
-응 알았어요~ 쫌있다 봐요 ~
리노는 촌장할멈에게 갔고, 할배는 마을의 농장으로 향했다.
저기 멀리에 촌장할멈이 보였다. 졸고 있었다.
리노는 뒤로 돌아가 할멈의 뒤에서 귀에다 소리치려고 입을 크게 벌렸다.
-할!!!!멈!!!! 나! 왔!! 어!! 어!!서! 일!! 어 !! 나 !!!!!!! 크아!!!!!
퍽! 하고 리노의 안쪽 허벅지에 할멈의 지팡이의 공격이 들어갔다.
으악!! 하며 리노는 자신의 안쪽 허벅지를 손으로 문질러댔다. 정말 간만에 맞은 안쪽 허벅지였다.
-짜식아.. 젊었을때 괴물들의 괴성만 듣고 살아온 내가 너의 찍찍거리는 소리로 놀라기나 하겠냐? 죽을래?
-윽!. (다음엔 자고 있을 때 휴지 돌돌 말아서 코에다 쑤셔야지 라고생각하며,) 할멈! 오늘 나 뭐 할만한 거 있어?
-음.. 어디보자.. 아! 자자미 두 마리가 붙어다니면서 사막을 뒤집어 놓는다는구나.. 이거좀 처리해 줘야 겠는걸...
-아 알았어. 금방 처리하고 올게~!
-아무리 자자미라도. 두 마리다! 조심해라!
-응 알았어요.
리노는 티가렉스를 잡고 만든 티가렉스 셋을 입고 가노커틀러스+를 챙겨서 사막으로 향했다.
할멈은 사막으로 향하는 리노를 보며 언제나 그랬듯이 슬슬 다시 졸려와 꾸벅꾸벅 졸더니 가볍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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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시작되더니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 저건 뭐지?!!
-뭐야 저건! 완전 괴물이잖아!!
-처음 보는 놈인데!! 뭐지 !!
할멈은 한참을 잠을 자고 있는 상태에 사람들의 소리치는 소리를 얼핏 들었지만 잠결에 무시해 버렸다.
-으아! 저 놈들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인가 ?
-무시무시한 놈들이다 !!!
계속되는 사람들의 소리에 그제야 할멈은 이상함은 느끼고 눈을 재빨리 떴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할멈이 마을에 무엇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데에는 한참이 걸렸다.
저기 멀리.. 세 마리의 굶주린 괴물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전혀 처음 보는 놈들이었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다. 리오레우스 보다 약간 작은 놈들이었다.
한 마리는 마치 방금 하늘에서 내려서 쌓여있는 눈같이 하얗고 흰, 백색의 용이었다.
한 마리는 붉은 갈기털을 가지고, 붉은 날개, 4개의 다리와 웅장한 두 개의 뿔을 가지고 있는 날개달린 사자 같은 모습을 한 용이였다.
한 마리는 푸른 갈기털과 푸른 날개를 가지고 넓은 뿔을 가진 푸른 날개달린 사자같이 생긴 용이었다.
붉은 용과 푸른 용의 모습이 비슷했다. 흰색의 용은 많이 달랐지만 말이다.
촌장 할멈이 지금까지 살면서 전혀 본적이 없는 놈들이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마을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확실히 마을로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