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 자자한 블러드본의 보스 천계의 사자. 친구가 이번에 만날 보스는 천계의 사자라길래 조금 설렜습니다. 그런데 가는 길이.. 제가 블러드본 통틀어서 가장 싫어하는 모자 쓴 쪽쪽이로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변태 같은 제작진. 샹들리에에 매달려있던 늑대가 여러 마리 우다다닥 뛰어나오는 것도 공포스럽고 배경도 어둡고, 가는 길만 보면 무슨 야남을 멸망시킬 대악마 같은 보스라도 있는 줄 알았습니다
가는 길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교신 자세도 얻고! 들떠서 신나게 친구가 안내해주는 곳으로 가니 작은 화원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벤트 씬도 없고 임팩트도 없이 신나게 달려 나오는 말랑말랑 꼴뚜기들. 마치 먼 옛날 솜사탕 카트를 발견하고는 함박미소를 머금고 내달리는 아이들이 생각나는 비주얼이었습니다
하나 둘 달려오는 녀석들을 향해 성검 찌르기를 하니 한 번에 여러 명이 후두둑 쓰러지더군요ㅋㅋㅋ 신나서 열심히 찌르다 보니 체력 바가 줄었는데도 멀쩡히 뒤로 폴짝 뛰어 빠지는 놈을 발견했습니다. 괘씸해서 쫓아가 한 번 더 찔렀더니 띠용.. 보스의 체력 바가 갑자기 반 가까이 줄었더군요! 어? 이게 왜 이러지? 하면서 한 번 더 찔렀는데 마리오가 버섯 먹은 마냥 쑤우욱 커지더니 드러누우면서.. 그대로 죽어버렸습니다
블러드본에 과감히 도전했다가 수없이 많은 죽음 앞에 무너진 블린이들에게. 시리도록 붉은 글자 아래 힘없이 사그라들었던 자존감을 불태워 일으키고 트로피를 하사하여, 피할 수 없는 다희양의 눈길 앞에 지친 이들을 다시 야남의 세계로 이끄는 그는 한 줄기 빛이었습니다
헛소리를 요약하자면 트로피 받기 미안할 정도로 다른 보스들에 비해 정말 만만하고 싱거운 녀석이었습니다. 블본하면서 몇 안되는 힐링타임이었네요!
(전국 권속 협회의 협박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이브리에타스는 때려야 보스로 인식된다길래 다가가서 한대 톡 쳤습니다. 그러자 뒤를 돌아보는데, 광채에 휩싸여 이목구비조차 구분하기 힘든 아름다운 얼굴에 그만 정신이 아찔해지고 말았습니다
천천히 뒤돌며 그윽하게 바라보길래 블본 최고 미녀의 자태를 감상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머리를 땅에 매다 꽂아서 제 캐릭터를 수많은 마카로니로 어루만지며 땅바닥에 쳐박아버려서 당황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냅다 박치기라니 부모님께 예의범절을 못 배운 우주의 양아치 딸인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힘세고 강한 인사를 한 건데 제가 너무 가까이 있어서 깔려버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서로 선빵도 깔끔하게 주고받았겠다, 열심히 싸워서 체력을 많이 깎는데 성공했습니다. 돌진과 박치기 말고는 엉덩이 근처에서 싸우니까 무서운 패턴이 거의 없더군요! 체력이 어느 정도 깎이더니 갑자기 머리를 숙이고 부들거리길래 이 친구도 개비X콘이 필요한가 싶었는데, 뭔지 모를 파장이 울려 퍼지며 이명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명에 좀 시달리던 터라 끔찍했습니다ㅠ 이명 사운드 이펙트에 실시간으로 두통이 발현되며 캐릭터와 제가 하나 되는 4DX 플레이 상태로 돌입하자, 정말로 얘를 안 죽이면 내가 죽겠구나 싶었고 부싯깃을 발라 앞뒤 안 보고 죽어라 팼습니다
결국 이명을 끝내고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친구가 끔찍한 패턴 몇 개가 안 나와서 운이 좋았다고 하더군요ㅋㅋ 덕분에 무난하게 깬건가 생각하고 있는데 제 손에 못생긴 컵 하나가 전리품으로 쥐어졌습니다. 마카로니로 만든 못생긴 컵 하나 얻자고 방구석에 혼자 쭈그려있던 아가씨를 굳이 찾아가 패 죽였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 한구석이 쓰려왔습니다
하지만 굿 헌터 블린이는 1회차에 모든 트로피를 갖고싶지요. 헌터가 미아네..
다음은 지붕 낙사 판정은 왜 나만..? 순교자 로가리우스의 그림일기입니다!
님 계몽의 상태가.....
억울합니다.. 전국 권속 협회의 음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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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로 진심합니다!
선 추천 후 댓글 - 이브리에타스가 이렇게 모에할 줄은 몰랐군요 ㅎㅎ 전 DLC 빼고 본편 보스 중에선 가장 힘들었는데(42트) 쉽게 잡으셨네요. 다음 글/그림도 기대하겠습니다.
가장 극악한 분노 돌진과 우주만세 패턴을 한 번도 안 썼다더군요ㅋㅋㅋ 완전 운빨이었을 뿐이지 만약 두 패턴 중 하나라도 나왔으면 저도 50트는 했을 것 같습니다..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왤캐 늦었어요 ㅠㅠ 추천!
일이 몰려서 바쁘게 지내다가 틈나면 놀아댔더니 많이 늦어버렸네요ㅠ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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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합니다ㅎㅎ 수많은 마카로니 속에 빨려 들어가 사라지는 줄만 알았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