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2
“경민씨……!”
멀리서 아련하게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경민은 몽롱한 와중에 그것이 아란이 부르는 소리로 들었다.
‘여긴 어디지?’
“경민씨!”
다시 한번 목소리가 또렷이 들려 왔다. 그와 동시에 눈을 뜬 경민의 앞에 흰 천장이 보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병실이다. 경민의 옆엔 흰색 블라우스를 입은 전형적인 OL 스타일의 여성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 보고 있었다.
“이제 정신이 좀 드나요?”
“여…… 여긴 어딥니까? 그리고 당신은 누구죠?”
“여긴 병원이에요. 조금 전에 당신이 팩스를 보내다 쓰러져서 급히 여기로 옮겨왔고요”
‘병원이라니, 대체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경민은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기 전에 분명 북악산 정상에서 아란이라는 여자와 키스를 하던 게 생각난다. 그런데 그 뒤로는 전혀 의식이 없다. 경민은 새삼 아란의 입술이 생각나서 자신의 입술을 만져 봤지만 아란의 감촉은 느껴지지 않았다.
“분기 내 10만대 판매 목표가 무리 였긴 했죠? 하지만 그렇다고 쓰러져 버릴 정도로 과로를 하면 어떡해요”
“10만대 판매요? 무슨 판매를 말하는 건가요?”
“뭐긴 뭐에요. 올해부터 리네임해서 본격 판촉에 들어간 16비트 게임기 기가드라이브의 이야기죠. 경민씨, 혹시 지금 기억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건가요?”
경민은 머리가 아파 왔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18년 전에 삼성전자에서 유통하던 메가드라이브라는 게임기가 있기는 했다. 삼성전자에서 게임기 사업 담당으로 근무한적은 있었지만, 게임기 이름도 틀린데다가 리네임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길이 없었다.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저. 혹시 제가 지금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까?”
“무슨 잠꼬대에요. 당신은 국제그룹의 게임기 사업부 직원이라고요”
‘이상하다. 국제그룹이라면 5공 시절에 정치권의 철퇴를 맞고 사라진 그룹인데, 내가 지금 거기에 소속 되어 있다는 건……’
경민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었다. 혹시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헷갈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꿈이 아니었다. 지금 경민이 있는 세계가 현실이라는 점은 확실했고 허생의 제자로 청와대에 출입했을 시점에서 정확하게 16년 전인 1994년의 세계에서 자신의 인생을 다시 한번 살아가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16년 전으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다시 살게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자신이 옛적에 가지고 있던 기억과 같은 것은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를 반겨 준 가족과 친지들은 자신이 前世에 가지고 있던 기억의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경민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세계는 前世와 몹시 닮아 있기는 했으나 여러 부분에서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들여온 가정용 게임기를 판매하는 회사가 국제그룹이라는 점, 삼성전자가 게임기 사업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는 점, 원래 前世에서 자신은 삼성전자의 게임기 사업부에 얼마 근무하지 않았었지만 국제그룹의 게임기 사업부에서는 1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는 점 등이 모두 다른 사실들이었다.
1995년이 되자 국제그룹은 일본에서 새로이 발매 된 가정용 32비트 게임기 기가새턴을 정식 수입 발매하였다. 한국의 게임기 시장은 32비트 기기로서 마지막 피날레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경민은 게임기 사업부내에서 우수한 판촉전략으로 상부의 신임을 얻어 대리로 승진한 상태였다. 1996년에는 바람의 왕국이라는 한국 최초의 MUG MMORPG 게임이 상용화 되었고, 불법복제 와레즈의 활성화로 인해 PC패키지 업계에 불황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각 게임 잡지사마다 앞을 다투어 주얼 시디를 부록으로 판매하는 양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경민이 경험하고 있는 지금의 세계도 前世처럼 온라인 장르가 시장의 대세를 점하는 시대로 접어 들고 있는 것이었다.
1996년 8월, 모두가 퇴근하고 홀로 남은 사무실에서 경민은 서울의 야경을 바라 보고 있었다. 32비트 전용 게임기용 CD도 불법 복제로 파는 상점이 늘어나면서 국제그룹 내에서 게임기 사업부의 위치가 취약해지고 있었다.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게임기 본체의 판매는 기업의 이익과 크게 연결 되지 않고 오직, 게임 타이틀의 판매로 벌어들이는 로열티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게임기 사업부의 수익성은 나날이 악화 되는 실정이었던 것이다.
‘운명의 그 날까지 앞으로 시간이 얼마 없다’
경민은 1998년부터 불기 시작해 한국 게임 시장의 방향성을 단숨에 결정 지어 버린 MMORPG의 돌풍을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 게임 시장을 양극화의 길로 치닫지 않게 하려면……’
한국에서 유일하게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지키고 있던 대기업의 해당 부서에 소속 된 경민은 그렇게 곱씹고 또 곱씹어 보고 있었다. 前世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그에겐 밤늦게 달리는 자동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마저도 자신을 향해 재촉하는 무언의 암시처럼 보였다.
손 써볼 기회가 생긴다면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갑자기 흥미가!!
ㅡ_ㅡ...콘솔의 온라인
양극화로 치닫지 않기위해 회선을 전부 끊기라도 하겠단 거야 뭐야.. 에이..뭐 아무래도 좋다.
아무래도 좋죠
허생이라는 제목은, 전작의 후광을 입기위함인건지... 아직 프롤로그니... 기대됩니다~
점점 야동필
오옷~! 빨리 빨리 연재해주세요~~~~~~~~~ 계속 계속 궁금궁금~!
나는 점차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역전의명수 + 허생 + 현대극화 인가;;;;;;;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근데 양극화라는 말은 극과극으로 몰린다는 뜻으로 알고 있는데...저기선 MMORPG랑 뭐랑 해서 양극화라는건가요?
음... 아무래도 구운몽 같군요...
쩝;
나라면 새롬에 풀 배팅..
흠...
이런거 올리지 말고 삼돌이겜 리뷰나 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