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바하 레벌을 하다보니 제가 맨처음 바하를 접했던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맨 처음 접한건 중학교때 였습니다. 그때 한창 플레이스테이션이 날라다닐때였고, 저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한 친구가 플스를 갖고있어서 자주 놀러갔습니다. - 안타깝게도 고등학교 이후 연락이 끊겼네요. 착한 친구였는데 -
그러다가 우연히 바이오하자드2를 보았죠. 제가 첨으로 바하를 본 시점이었습니다.
도시는 왠일인지 완전히 뒤집혀있고
그 안에서 괴물들은 우글우글하고 그 장소를 탈출하는 경찰
아슬아슬하게 탄약과 체력을 관리하면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
너무 멋졌습니다. 참 재밌어보였어요.
근데 이색키가 저한테 패드를 안넘겨주네요
"야 이거 나도 해보면 안되냐"
"ㄴㄴ 너처럼 나약한 사람이 하면 안됨"
지금도 체구가 작은편이긴 한데, 그때도 작았고 그 친구는 체구가 엄청 큰편에 속하는 친구였거든요. 내가 약해보였나. 암만 그래도 총으로 좀비잡는 겜을 못하겠냐 색히야 아오
암튼 전 그래서 바하2와 3는 첨부터 끝까지 뒤에서 구경하는걸로 시작부터 엔딩까지 봤씁니다.
네 직접못해봤어요. 완벽하게 플레이 정독했습니다. 이런..
그러고 제 머리속에 바하는 잊혀져가는 듯 했죠.
그러다.. 고3 될때쯤이었나
갑자기 게임큐브가 갖고싶어졌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저는 젤다의전설을 무척 좋아합니다. N64로 시간의 오카리나 하나가지고 패드를 일년가까이 잡고 있었던 추억이 매우 컸거든요.
그러다 문득 게임큐브의 바람의 텍트가 하고싶어졌는데, 그거 하나땜에 겜큐브사긴 좀 아깝고.. 게다가 용돈도 제가 벌어서 쓰는 입장이라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았죠.
그러다가 일명 헬리라는 친구가 - 다른놈 입니다. 좀비슈팅 매니아 - 저에게 정보 하나 던져줬습니다.
"야 게임큐브로 바이오하자드4 나온데."
딱 바이오하자드4 듣자마자
중학교시절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하고싶었는데 구경만 했던 그 게임이 있었지
그 후속작이 나온다고? 게임큐브로?
어머나 이건 사야돼!!
"국전 ㄱㄱ"
결국 바하4 발매되는날 현찰들고 국전으로 달려가 게임큐브와 바하4, 마리오카트를 사들고 집에 왔습니다.
이때 바하4만 8만원 줬던걸로 기억하네요 ㅎㄷㄷ
그리고 티비 연결
마침 할게없었던 누나가 제가 게임 플레이하는거 구경하더군요.
"오늘 사온거냐"
"ㅇㅇ"
"뭔겜이냐"
"좀비 쏴죽이는거"
잡담을 나누며 감격의 실행을 하고나니
기억과는 좀 다르게생긴 김레온이 화면에 나오더라구요
"쟤가 주인공이냐"
"ㅇㅇ"
"잘생겼네"
"그러게"
"이름 뭐래"
"레온"
"참 누가 주인공 아니랄까봐 딱 주인공같은 이름 져놨네"
레온이 그렇게 주인공스런 이름인가 싶었지만 암튼 누나는 무시하고 게임에 집중했습니다.
엄브렐라가 파산났다는 영상을 보고 웃음이 나오더군요.
도시작살내고 그 난리를 쳤던애들이 주식땜에 작살나냐... 에효
암튼 플레이 시작.
기대와는 좀 다른 시점이라 사뭇 당황했지만 뛰는법도 알고 진행 ㄱㄱ
그리고 가나도 이벤트가 나오고 마을 사람이랑 시비가 붙어 싸우는 첫 이벤트에 돌입했죠
좀비가 아닌 사람이 적이라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 기억속 바하는 점차 잊혀져가고 제 머리속에 바이오하자드는 바이오하자드4의 이미지로 굳혀갔죠.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었습니다. 암만 구경해봤자 직접 해보면 그 이미지가 더 강하게 주입되나봐요.
좀 익숙해지니까 아 무쌍을 찍겠네~ 하면서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마을에 진입했습니다.
네
맘놓고 쏴재끼니까
총알 엄청 부족하더군요.
열심히 칼질하다 죽었습니다.
"너 총알 모잘라보인다"
"그러게"
"그냥 뚫고 나가버려"
"ㅇㅇ"
그래도 전에 친구가 보여준게 기억나서
바하는 싸우기보다 쪼들린다 싶음 튀는거야! 가 생각나더군요.
그래, 마을을 그냥 돌파하자
달렸습니다
네
빵봉지 만났어요
"쟤 쌔보인다"
"그러게"
"맞아도 그냥오네"
"그러게"
콰아아아짖기젇샤ㅐㄷ젓ㅈㅅ9034
무참히 발렸습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하나.. 싶었죠.
오늘 발매된겜이고 이제 처음해보는데 집안에 샷건이 있는지 없는지 알리도 없고
그냥 에라모르겠다 하고 입구에 서서 버티며 총알과 나이프로 어떻게든 버텼습니다.
종이 울리고 이벤트가 끝나네요
그제서야 바이오하자드4 로고가 뜨더군요
"이제 시작인가본데"
"그러게"
..그리고 진짜 미친듯이 플레이 했습니다.
하루하루 시간 날때마다 집에서 바하4만 붙들고 앉아서 했죠. 거의 이백시간 넘게 플레이 했을겁니다.
용병모드도 즐길대로 즐기고, 프로모드 권총만써서 클리어 하고나니 할게 없더군요.
돈도 좀 필요해서.. 쿨하게 팔았습니다.
6만 5천원 나오더군요. 8만원 주고 샀는데... 엄청 비싸게 팔려서 놀랐습니다.
근데 팔고나니까 좀 아쉽데요.. 그냥 팔지말껄.. 싶고
그러다가 큐브의 바이오하자드 다른 시리즈에 대한 정보를 접했습니다.
네
제로와 리버스
정말 구하고 싶었는데 국전에 물량이 없어보였습니다. 제가 못찾은거 같긴 하지만..
그러다 우연히 용산에 갈일있어 돌아다니는데 제로가 보이더군요
"아줌마 이거 얼마에요"
"3만원"
"중고인데 너무 비싼거 아니에요?"
"딴데 없잖아"
"걍 주세요"
엄청난 바가지이긴한데 암튼 중고를 3만원이나 주고 가져왔습니다. 그 만큼 하고싶었거든요.
그렇게 바하제로 업어오고
놀라운 CG배경에 놀라고
빌어먹을 조작법에 두번 놀랐습니다.
바하4에 익숙해지니까 더럽게 불편하더군요.
그래도 겨우겨우 레베카 하앜하앜 거리며 엔딩까지 봤습니다.
공포분위기와 제한된 탄환, 불편한 조작감 등은 제 머리속에 각인된 바하4와 매우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묘한 매력이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원래 바하는 이런다는걸 깨달았죠.
정통 바하에 대해 재미를 좀 알게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근데 제로는 아직도 그렇게 임팩트있는 게임은 아니었어요. 바하4에 대한 이미지로 범벅 되어있던 저에게 정통 바하에 대한 개념을 잡아준 게임에 불과했거든요. 재미는 그냥 저냥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다 정도.
암튼 다 깼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제로를 팔고 - 이건 팔아도 후회 안되더군요. 얼마에 팔았는진 기억 안나는데..-
리버스를 업어왔습니다. - 얜 아직 집에 있습니다 -
그리고 역시나 질 하악하악 거리며 엔딩까지 보고야 말았죠. 대단하더군요 여러가지로
배경그래픽은 지금봐도 훌륭한 수준이고
저택이라는 좁은 공간에 뭐 이리 퍼즐이 많은지
교묘한 퍼즐에 총알부족과 생각보다 강한 좀비에 대한 압박감과 공포감
그리고 무엇보다!!
좀비를 죽이고 불태우지 않으면 살아나는 시스템! 이거 진짜 혁명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좀비를 만나면 이걸 죽일까 살릴까 싶고.. 죽이더라도 태울꺼 걱정하고 기름 걱정때문에 함부로 못 죽이겠고.. 엄청 긴장감 있더군요.
헌터도 제로할땐 그냥 그러려니 했던거 같은데(사실 기억이 잘...)
리버스에선 한번의 실수로 목 제대로 따이고나서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저렇게 빠르고 쌘놈이 잡몹이라니!!!
정말 굽신굽신 하면서 피해다녔네요.
정말 재밌게 했습니다. 바하4보다 더 재밌게는 안한거같은데 비슷한 수준으론 재밌게 했어요 정말.
특이한게, 게임을 안하고 있으면 실행하기가 좀 꺼려지는데 한번 키고나면 엄청 몰입되서 하루종일 붙들게 되더군요.
리얼 서바이벌이니 투명모드니 이런건 제가 손이 딸려서 못하고 그냥 크리스 질 엔딩 한번씩 봤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성취감이 대단하더군요. 이야! 내가 저기서 살아남았다!! 하는 기분.
그리고 이 맛에 바하하는구나 싶었죠.
그리고 이때를 기점으로 바하에 대한 모든 설정과 스토리를 두루두루 외우고 다녔습니다.
직접 플레이 해보지 못한 바하2와 바하3의 스토리도 어릴때 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 봤죠.
뭔 시리즈에 뭔 괴물이 나오고 뭔 시리즈 스토리가 어떤지 다 읽어봤습니다. 웨스커라는 악역이 참 간지난다 싶었죠.
제가 바하라는 게임의 매니아가 된게 이 리버스 덕분입니다. 웬수같은 새키
그리고 웨간지 오오오오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바하5에 대한 정보를 봤습니다.
바하4 발매 소식을 저에게 알려준 친구에게 연락했죠.
"야 바하5 나온데"
"올ㅋ 그래?"
"주인공 헝크같다"
암튼 대낮에 뛰어댕기는거보고 아 좀비가 아니라 바하4에 갸들인가보다 싶었죠. 리버스때 느꼈던 공포감도 날아간 것 같고... 좀 아쉽더군요. 쫄깃한 긴장감이 있었는데. 게다가 주인공도 왠지 낮설게 생겼으면서 묘하게 익숙한게 좀 신선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얼굴이 가려진 헝크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인간을 초월한 크리스 였을 줄이야
아무튼 집에 콘솔은 큐브뿐이었고 PC밖에 없어서 PC판이 발매되지 않은 초기엔 플레이 못하고 손만 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헬리한테 연락이 오더군요
"야 바하5 주인공 크리스래"
"올ㅋ 그랬냐"
"웨스커도 나온다"
"올ㅋ"
"디진데"
"뭐?!!"
콘솔을 하나 사야되나 말아야되나 하다가
PC판이 나오더군요.
바로 용산달려가서 패키지 구입하고 - 덤으로 헬리 끌고가서 하나 강제구매시키고 - 집에서 코옵으로 플레이 ㄱㄱ
아 근데 참 제가 웃긴게
바하4를 하다 5를 할것이지 또 리버스하다 5해서 적응이 안되더군요. 근데 체술이 묘하게 바리에이션이 늘어나서 참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친구랑 저랑 둘 다 근접전을 좋아해서 기존 시리즈에서 나이프도 줄곧 사용하던터라 근접전이 너무 재밌어서 체술을 참 많이썼죠.
게다가 서로 초짜이다보니 참 웃기는 일도 많이 터졌습니다
"야 나 헬프 잡혔어."
"스트레이뚜!"
"잡혔어."
"스트레이뚜!"
"야 나 피 없어 허브써줘"
"스트레이뚜!"
"주먹질 그만하고 허브쓰라고!!!"
아무튼 처음부터 친구랑 코옵 달리다보니 코옵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고 아주 흥미롭게 플레이 했죠.
그리고 야심차게 짜파게티사업을 시작했다가 처참하게 실패한 웨스커의 모습을 보고 아 이제 바하도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너무 5를 재밌게 해서 6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죠. 과연 나올까? 나왔음 좋겠는데.. 에이 근데 악역이 없고...
그러다 6가 나왔습니다.
뭐 볼거 있나요
PC판 발매되는날 용산가서 업어왔죠. 앞뒤 안따져보고 샀습니다.
- 물론, 헬리라는 친구도 샀습니다. 이번엔 강제구매가 아닌 자의로 구매 -
그리고 코옵 ㄱㄱ!
뭐 바하6야 얼마전까지만해도 많이들 평가가 나왔었으니.. 길게는 안 쓰겠습니다.
그냥 간단히
제가 해보고 첫 느낌은
http://adoru0083.egloos.com/5604310
이거였고
결과적으론 정말 재밌었다는 겁니다.
이제 공포고 나발이고 다 집어치우고 그냥 마냥 액션으로 생각하면서 코옵으로 플레이 하니까 재밌더군요.
다만 패치전 하오스 아오
저는 그래도 금방 익숙해져서 나왔는데 친구가 자꾸 따라잡혀서 짜증나 죽을뻔했습니다.
걍 이새키 버리고 혼자할까 싶을정도
어쨌든!! 무사히 엔딩봤고 케릭별로 난이도별로 깨보면서 되게 재밌게 했습니다 전. 망작이네 뭐네 하지만 저에겐 재밌는 게임이었습니다.
비록 리버스와 제로의 모습이 이젠 전혀 보이지 않는게 많이 아쉽긴 했지만 재미있다는것 하나로 만족스런 게임이었죠.
그리고 가장 최근에 구입해서 플레이 했던 레벌레이션..
간만에 리버스와 제로의 쫄깃함을 맛보는건가!! 총알도 후달리고!! 무기없이 다니고!!
했는데
체술사용법을 제대로 익히고나니 아 그래도 리버스만한게 없구나 싶더군요. 레이드모드로는 알피지 하는 기분이 들어서 재밌었습니다.
지금도 하는 중!!
이긴한데 레벨이 쪼렙이라 많이 힘들군요.
쓰다보니 굉장히 길어졌네요.
아무튼 저에게 있어 바하는 매우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요즘 개막장 행보를 보이는 캡콤이지만, 바하만큼은 개념작으로 계속 내줬으면 하네요
말 나온김에 바하나 좀 더 하다 자야겠습니다. 여차하면 밤 새죠 뭐 어차피 주말인데.
재밌는 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추천!
그나저나 카달로그는 다운 받으셨는지 궁금하네요. 피시판이니 스팀에서 찾아보세요. 카달로그를 다운 받으셔야 레이드모드 코옵이 가능합니다. 처음에 코옵을 하셔야 좀 수월하실듯...
카탈로그가 뭔진 알겠는데 당췌 뭘 어떻게 다운받는건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히더라구요 ㅋㅋ 일단 혼자서 레벨업 중 입니다.
글을 보니 저 또한 추억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나이도 저랑 비슷하신듯 해요. 저도 중학생때 바이오1을 접하고 지금까지 정규넘버링 시리즈는 전부 플레이한 유저입니다 ㅎㅎ PC판 유저라고 하시니 레벨레이션 레이드모드 도움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시간 되면 도와드릴게요. 스팀아이디 : lov0725
ㅎㅎ 전 89년생이에요 올해 25살 ㅋㅋ
생각보다 어리시군요. 바하1이 1996년도작인데... 그럼 주땡님이 8살...ㅎㄷㄷ; 보통 중학교때 바하1 발매되고나서 입문했으면 지금 30대 초중반이 보통이거든요a
그쵸 전 바하2를 처음봤고 그때도 바하2는 최신이랑은 거리가 먼 게임이었으니까요 ㅋㅋ
나중에 시간나시면, 바하 - 코드 네임 베로니카 하고 아웃 브레이크 1~2, 엄브렐러 크로니클스 합본, 오퍼레이션 라쿤시티 들도 한번씩 해 보세요~^^ (물론, 해 보신 분들마다 평가는 갈리겠지만... 한번 해 보시면 뭔가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겁니다^^)
아 그러고보니 엄브렐라 크로니클은 다 깼습니다! 친구가 위를 가지고 있어서 친구네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드모드로 클리어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