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토 "그렇구나, 아버지랑 만나기 싫나 보다?"
"나랑 같네."
이제 1화에서, 미사토가 신지를 데리러 가는 장면을 보자. 신지와 처음 대면했을 때, 미사토의 첫 대사는 ‘미안, 기다렸지?’였다. 참고로 신지와 미사토 사이의 대화엔 ‘기다림의 테마’를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그녀가 신지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대사 역시 같은 테마를 지닌, ‘돌아오면, 다음을 계속하자.’였다는 사실. 와중에 사키엘을 무찌르기 위한 자위대의 폭탄이 투하되고, 신지를 팔로 감싸는 미사토. 그런 그녀의 목에 걸린 십자가 목걸이에 신지는 처음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네르프로 오는 차에선, 신지가 겐도우에 대한 속내를 밝히고, 미사토는 ‘나랑 같네.’라며 동질감을 느꼈다. 나중에 초호기 앞에서 갈등하는 신지를 두고 그의 마음을 정말로 걱정했던 건 미사토 하나였다. 신지에게 ‘자신에게서 도망치지 말라’던 그녀는, 신지에게 이미 상당한 감정 이입이 된 상태였고, 그것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미사토 "신지, 뭘 위해서 여기에 왔지?
도망치면 안 돼, 아버지에게서, 무엇보다, 너 자신에게서!"
"아까 그 일, 신경 쓰여?"
신지 "…네."
"그렇게 남의 얼굴만 잔뜩 걱정하고 있으니 그렇지."
이후로 미사토는 신지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자주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1화와 같이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신지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들이 미사토라는 캐릭터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 중 하나가, 어린 신지를 놓고 그의 성격에 대해 상당히 비꼬는 투로 말한다는 것이다. 4화에서 가출한 신지에게 따뜻한 말 대신 ‘에바에 타기 싫네? 그런 마음으로…성가셔!’라는 대사를 기분 나쁜 어투로 날린 것도 그렇고, 12화에서 아스카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그에게 쓸 데 없이 차가운 태도로 반응하는 것도 나쁜 의미로, 유명한 부분이다. 생각해 보면, 그건 아마도 신지에게서 얼핏 보이는 자기 모습에 대한 혐오감의 발현일 것이다. 그런 그녀를 보면,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살필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녀에겐, 그런 어른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어린 미사토는 세컨드 임팩트의 지옥을 겪었고,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실어증도 겪었다. 다행히 이내 회복한 그녀는, 이후 대학에서 만난 동료 리츠코의 말에 의하면 ‘여태 말을 못했던 것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엄청난 수다쟁이가 되었지만. 덤으로 미사토는 공부도 꽤 했던 모양으로, 리츠코와 함께 제2도쿄 대학에 다니게 됐다. 그녀 나이 딱 스물이 되던 2005년엔 카지와 사귀어 동거를 시작, 역시 리츠코의 증언에 따르면 1주 내내 집 안에 박혀 ㅅㅅ 마라톤을 즐긴 전력도 있다. 그렇게 육체적 관계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 보완 중 그녀의 고백에 따르면 그런 식으로라도 자신의 존재를 느끼고 싶었단다. 그랬던 그녀가 카지와 이별하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카지의 모습 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라 한다. 사실 그와 만나게 된 이유도 같았겠지만.
카지 "카츠라기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야. 나한테 사과할 것 없어."
미사토 "아니, 선택한 게 아냐. 그냥, 도망쳤던 거야. 아버지에게서!"
"난 겁쟁이야. 나쁜 여자야!"
-뭐가 부끄러워? 좋아하는 남자한테 보여 주고 싶었던 거잖아? "아냐!"
-어떨까? 사실, 아버지한테 보여 주고 싶었던 거지? "아니란 말야!"
미사토는 소위 말하는 변형 일렉트라 콤플렉스(소녀가 가지는 외디푸스 콤플렉스)를 지닌 캐릭터로 많이들 해석한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애착과 갈증을, 그와 닮은 다른 남자를 통해 충족하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사토가 (특히 성적인 의미로)마음을 열었던 두 명의 남자, 카지와 신지는, 사실 그녀 아버지의 단점(워커홀릭 기질과 인간관계에 서툰 것)을 나눠 가지고 있던 만큼 미사토에겐 그 두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보상받으려는 욕심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미사토가 카지와의 관계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사랑할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은 아마 그런 자신에 대한 환멸 때문이었겠다. 사실 그녀와 카지 사이의 관계는 극에서 충분히 묘사가 되었기 때문에 다들 납득하겠지만, 다른 한 명, 신지에게 그녀가 성적인 오픈 마인드를 가졌다는 것에 대해선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확실히, 미사토와 신지 사이의 관계는 단순히 ‘보호자와 보호를 받는 자’가 아니다. 그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잠깐 뒤로 미루기로 하고, 빼면 섭섭한, 휴가 마코토에 대한 얘기도 하고 가겠다.
한 차에 타고 본부에 가는 휴가와 미사토. 원래 이랬나?
미사토 "미안해."
휴가 "괜찮아요, 당신과 함께라면."
"…고마워."
휴가는 작품 후반(특히 카지가 죽은 이후)에 미사토에게 상사가 아닌 다른 의미로 접근하기 시작한다. 가장 직접적인 대사는 ‘(자폭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괜찮아요, 당신과 함께라면.’으로, 그렇잖아도 눈에 띄게 미사토 주변에서 나대기 시작한 그의 의중을 확실히 찍고 갔다. 덕분에 이부키 마야와 함께, 오퍼레이터 3인방 중 존재감 꼴찌라는 불명예는 확실히 피한 상황. 아무튼, 그런 완곡한 대쉬에 대해 미사토 또한 알고 있었던 것 같으나, 그에 대한 확실한 반응은 나온 적 없다. 마냥 싫지는 않은 눈치. 그러나 정말 어쩌면, 딱 봐도 숫기 없는 휴가가 그렇게 당당하게 나오는 것, 또 미사토 역시 그 즈음엔 본인 말마따나 ‘누구라도 괜찮은’ 상태였던 만큼, 우리에게 보이지 않은 ‘뭔가’가 있었을 수도? 물론 엔드 오브 에바에서 휴가가 연출한 미사토와의 환상을 보면, 역시 총각 설정을 쭉 유지했다는 쪽이 더 납득이 간다.
미사토 "그 때도, 난 카지 군을 이용했던 거겠지."
카지 "이제 됐어, 그만!"
"난 나한테 실망했어!"
다시 카지 얘기로 가서, 그는 분명히 미사토가 처음으로 진심을 주었던 남자가 맞고, 반대로 미사토는 그에게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여자였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일이 없다. 그 이유는 언급이 없으나 아마 서로의 길을 가기로 한 후, 사랑의 감정은 배제하고 ‘일’에 집중하겠다는 표현이겠다. 부끄러운 과거가 껄끄럽기도 할 테고 말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그들은 사랑을 숨기지 못했다. 15화에서 아버지에 대한 얘기, 또 카지에 대한 미안함을 고백하며 드러난 치부를 자책하는 그녀에게 카지는 키스로 그것을 대신 덮어 주었다. 미사토와 카지의 마지막 동침, 그는 자신의 유지(遺志)를 담아 그녀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었다. 그의 죽음에 미사토는 많이 울었지만, 이내 털고 일어나 그가 남긴 과제를 시작한다. 그녀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맥주 광이었지만, 카지의 죽음 이후엔 그가 생전에 좋아했던 캔 커피로 취향도 바꾼다. 이제 그녀 안엔 두 사람의 유지가 흐르는 것이다. 하나는 아버지의, 또 하나는 카지의.
그렇다면 남은 한 명의 남자, 신지는 어떨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사토에게 신지는 단순히 어린 소년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구석이 많다. 신지가 미사토를 처음 봤던 것은 미사토가 보낸 사진을 통해서였다. 몸매가 훤히 드러난 사진과, 가슴 부분을 주목하라는 멘트가 붙은 사진. 참고로 사진 속의 글자는 안노 감독이 직접 적은 것이고, 립스틱 자국은 가이낙스의 실제 여성 스태프의 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아무튼, 사진만을 놓고 판단하면, 미사토는 신지에게, (상식적으로 그렇게 해야 할)보호자로서가 아니라, 잠재적인 사랑의 상대, 즉 ‘이성’의 이미지를 환기시키려는 것 같다. 물론 미사토의 개방적이고 쾌활한(척 하는) 성격으로 보아 가벼운 장난 정도로 여기는 게 무난하겠지만, 문제는 작품 후반 미사토의 신지에 대한 행동이, 결코 무난한 쪽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당장 공식 팸플릿의 캐릭터 소개에도, 미사토를 더러 신지의 가족+동료+상사+‘애인’이란다.
미사토 "신지, 들어갈게."
"신지,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 밖에…."
신지 "하지 마요!"
이 논제의 중심에 있는 장면은 23화에서 나온다. 2대 레이가 죽고 난 후, 절망에 빠진 신지에게 위로가 되겠답시고 미사토가 그의 옆에 앉는 장면이 있다.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면, 미사토가 아이의 손을 잡으려다 실패한 수준에 그치지만, 단순히 손을 잡기 위해 ‘지금 내가 널 위해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 밖에 없어.’ 따위의 대사를 날릴 이유는 없다. 또 신지의 거부 반응도 필요 이상으로 강하다. 해당 부분이 만약 성인 남녀가 침대 위에 앉아 있는 장면이었다면, ‘ㅅㅅ’라는 단어가 아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상황 연출이다. 그래도 구체적인 표현이 없는 만큼, 이 장면을 깨끗한 채로 그냥 두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가이낙스 발행 필름 북에는 이 부분에 대한 주석에서, ‘미사토가 신지에게 그녀의 몸을 주려고 한다.’고 기술했으니, 오 마이 갓. 게다가 이 장면에는 좀 더 직접적인 상징도 있다. 미사토가 침대에 앉기 전 신지의 뒤로 비치는 의자가 ‘어떤 행위’를 암시하고 있다는 사실. 물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미사토 "걱정 말어, 저런 애한테 손을 댈 리는 없잖아!"
리츠코 "당연하잖아!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 거야, 너란 애는…!"
에반게리온에서 신지에게 ‘이성의 이미지’를 선사하는 캐릭터는 미사토와 아스카, 두 사람이다. 동년배인 아스카가 그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미사토가 신지에게 ‘이성’의 의미로 접근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더 정확히, 그러면 안 된다.) 미사토,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2화에서 리츠코에게 전화로 ‘저런 남자 아이에게 손을 댈 리가 없잖아!’라고 당당하게 말한 그녀였음에도 불구하고, 진짜로 손을 대려고 했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그런 방법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니면 좀 더 이기적으로, 신지를 통해 카지를 잃은 슬픔을 잊기 위해서? 물론 생각해 보면, 미사토가 유일하게 마음을 줬던 남자는 카지 하나였고, 그런 카지와 소통했던 가장 중요한 방법은 성적인 접촉이었다. 사람과의 관계에 서툰 그녀이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이 그런 것이라 생각했을 수 있다. 여기서 아까 말했던 대로, 신지 속에도 그녀의 아버지와 닮은 구석이 있다는 걸 상기하면, 이 부분 역시 그녀의 변형 일렉트라 콤플렉스 증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 여기서 잠깐,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은, 심리 과학 관련 개념, 특히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 이론을 상당히 많이 차용하고 있다. 인물의 심리 묘사가 주를 이루는 후반 에피소드 중, 18화, 19화, 20화는 연속으로 심리학 용어를 영어 부제로 썼다. 세 용어가 생소할 테니 여기서 간단히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먼저 18화의 부제, ‘Ambivalence’를 보자. ‘반대 감정 병존’이란 뜻으로, 개인의 마음 안에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마음이 병존하고 있다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간 마음의 근간을 이루는 리비도와 데스트루도. 블로일러가 1911년 처음 제창한 용어이다. 프로이트는 이 개념을 ‘양가성’이라 칭하며 특히 사람이 겪는 ‘가학적 단계’의 중요 특징이라 밝혔다. 18화는 더미 초호기가 바르디엘을 파괴하는 에피소드였는데, 특히 더미가 지닌 데스트루도에 대한 설명으로도 부제를 이해할 수 있겠다.
19화의 영어 부제는 ‘Introjection’이었다. ‘내적 투사’라는 뜻으로, 역시 프로이트가 자주 언급하는 개념이다. 타인의 행동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무의식적으로 동화시키려는 정신 기제로, 보통 자아가 불안을 없애기 위해 사용한다. 대개 모든 사람들이 겪는 것으로, 개인의 자율성을 키우기 위한 정상적인 성장 과정이다. 19화는 제루엘 전을 통해 신지가 강력한 데스트루도를 발현하고, 초호기와의 400% 싱크로를 이루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내적 투사라는 부제는 넓게는 에반게리온과 파일럿 사이의 싱크로 자체를 조명하는 용어로 볼 수도 있고, 좁게는 신지와 초호기의 동화가 ‘신’이라는 ‘완전한 자립’을 이끌었다는 부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20화의 영어 부제는 ‘Oral stage’였다. 많이들 들어 알고 있겠지만 ‘구강기’라는 뜻이다. 프로이트가 제시한 리비도 발달 이론의 핵심이다. 리비도는 성적 본능의 에너지이며, 프로이트는 그 단계를 집중 부위에 따라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잠복기, 생식기로 나눴다. 그 중에서 구강기는 어머니의 젖을 빠는 시기로,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또 아주 강력하게 발휘하는 시기이다. 동시에 자기와 비(非)자기를 구별하는 자아 기능이 발달하는 때이기도 하다. 20화에서는 신지가 초호기 속에 흡수되어 그 안의 유이를 느낀 후, 다시 사람의 형태를 찾게 되는 과정을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 빗대어 그리고 있다. 그러기 위해 리비도의 자극이 필요했다는 것은 앞서 따로 짚은 바 있으니 이 정도로 설명하고 넘긴다.
미사토 "펜펜, 이리 온."
"그래, 외로운 건 나였네. 누구라도 좋다는 거였어."
어쩌다 무슨 심리학 수업이 된 것 같지만, 어쨌든, 이렇게 에반게리온은 심리학 개념, 그 중에서도 프로이트의 이론을 제법 구체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다. 그의 학설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리비도나 데스트루도와 같은, 정신 본능 에너지와 그 욕망들은, 절대적으로 억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발달 기간 중 그릇된 방법으로 표출 통로가 막히게 되면, 어른이 되어 부적절한 방법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사토와 같이 아버지와 가정의 부재 등으로 적절한 리비도의 발현 단계를 거치지 못했을 경우엔, 이성(理性)으로 감추었던 욕구가 결국 어떻게든 표출되기 마련이며, 미사토가 신지에게 보호자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은 농담이 아니라 그녀 마음에 내재하던 욕망의 어긋난 발현으로도 볼 수 있다.
카지-이게 나의 전부야. 비밀 번호는, 우리들의 첫 추억. 그럼, 잘 지내.
미사토 "울리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초조해 하는 건 이제 그만할 거야.
-너의 마음, 받았으니까."
어렸을 때 아버지를 잃었던 일이, 또 사랑하는 카지를 잃었던 일이, 미사토를 이 정도로 망가뜨린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와중에도 자력으로 재기할 힘을 잃지는 않았다. 신지, 심지어 펜펜에게도 스킨십을 거부당한 그녀가, 카지의 음성 메시지만 계속해서 들으며 넋을 놓던 그녀가, 더는 울지 않고 카지와 아버지의 뜻을 따라 길을 걷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도 알게 된 덕분일까. 특히 레이에 대한 의문을 시작으로 카지가 남긴 데이터를 조사하며 그녀는 진실에 아주 근접한 인물이 되며, 동시에 내면의 성장도 함께 이루게 된다. 미사토와 함께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신지, 아스카와 비교할 때 미사토가 진정으로 어른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특히 엔드 오브 에바에서, 의지를 잃은 신지를 초호기로 보낸 것은 결국 미사토였다. 생각해 보면 신지를 초호기에 태운 것은 항상 미사토였지만, 지금의 그녀는 4화의 감정적인 비꼼도, 12화의 어설픈 냉정도 아니다. 사도에 대한 복수는 없었다. 개인적인 증오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죽음과 바꾸어 소년에게 세상을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전하려는, ‘어른 미사토’의 조언만이 있었다. 미사토의 진심이, 비로소 신지에게 닿았던 것이다.
BGM E-13 [Short Composition] (rhythm only, modified)
"어른의 키스야."
미사토는 조용히 신지의 손에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십자가 목걸이를 쥐어 준다. 언젠가 죽음 바로 앞에 섰을 때 자기 손에 꼭 쥐고 있던 것. 아버지의 유지. 가족에 대한 사랑이며,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 비슷한 것. 그것은 아직도 십자가 목걸이 안에 온전히 남아 있었고 미사토는 신지에게 그 뜻을 전했다. 그리고 이어 어른의 키스. 카지가 자신에게 주었던 것과 같은, 세상에서 가장 분명하고 확실한 마음의 전달 방법. 카지가 자신에게 진실을 전한 방법. 미사토는 신지에게 그 진심도 건넸다. 동시에 미사토는 그 키스와 함께, 신지에게 서투르게 흉내만 냈던 보호자의 역할에도 그 끝을 고한다. 신지에겐 그것이 어른의 시작이 되길 바라며.
미사토 "이제부터는 너 혼자야. 전부 너 스스로 정하는 거야."
신지 "난, 안 돼. 안 돼요."
"지금 울어도 어떻게 되는 게 아냐!"
"자신이 싫은 거지. 그래서 남도 상처 입히는 거겠지.
그치만, 어떤 길이 기다리고 있어도 그건 니가 직접 정한 거잖아?
가치가 있는 거야 신지야, 너 자신의 일인 거야.
얼버무리지 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미사토 씨도 남인 주제에!"
"남이라서, 뭐가 어떻다는 건데?
너, 여기서 관둘 셈이야?
지금 너 아무 것도 안 할 거면, 나 너 용서하지 않을 거야, 평생 용서하지 않을 거야!"
"지금의 니가 전부가 아니란 말야.
나중에 잘못을 알고 후회하겠지. 나는 그 반복이었어.
하지만, 그 때 마다, 앞으로 전진했다는 기분이 들었어."
"알았니? 신지. 한 번 더 에바에 타서 결판을 내렴.
에바에 탄 자신에 대해.
뭘 위해서 여기에 왔는지,
뭘 위해서 여기에 있는 건지.
지금 너 자신의 해답을 찾아 봐."
"그리고 결론을 내거든, 반드시 돌아오는 거야.
약속이야."
카지 "너에겐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아무도 강요하지 않아,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해.
자신이 지금 뭘 해야 하는지를…."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스카 말대로, 카펫, 바꿔 둘 걸 그랬네. 그치, 펜펜?"
마지막 카펫 발언은 에바 팬들 사이에서 아주 흔한 논쟁의 대상인데, 그에 대한 가장 흔한 가설은, 엔드 오브 에바의 장면 중 아스카와 신지가 싸우는 중에 커피를 바닥에 흘린 것과 연계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허나, 다음에 자세히 다룰 부분이지만 그것은 보완의 장면으로 보는 것이 더 맞다. 게다가 커피를 흘린 바닥은 명백히 카펫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대사는 그 장면과 별개로 보는 게 좋다. 해석의 여지는 많지만, 개인적으로 이 발언은, 어른이 된 미사토의, 아스카라는 아이에 대한 미련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스카에게 따뜻한 손길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 말이다. 신지에겐 운 좋게, 어떻게든 자신의 진심을 전할 수 있었지만, 아스카에게는 아니었다. 어른이 되어 아스카를 감싸지 못하고 적절한 처신도 없이 자신의 아픔 속에만 박혀 살았던 것. 아스카가 원하는 집을 만들어 주지 못했던 것. 그리고 그녀에게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 주지 못했던 것. 그 모든 것에 대한 후회가, R-20 구역의 차가운 바닥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중에, 불현듯 그녀 마음 한 구석에서 파도처럼 아프게 몰려왔던 것일 테다.
"카지 군…나 이걸로, 된 거지?"
지금 막 이별한 신지, 미안한 마음이 드는 아스카, 그리고 외로움을 견디게 해 준 펜펜에 대한 그리움에 이어, 그녀는 마지막으로 카지를 생각한다. 그의 유지를 받아 신지에게 이어 줬던 것에 대한 코멘트를 기다렸던 것일까. 그가 마중이라도 나온 듯이 그녀의 시선은 하늘로 향하고 있다. 폭발 직전 그녀 곁에 선 레이는, 보완을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온 릴리스인 모양이다.
그리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마지막 장면이다. 신지와 아스카가 하늘을 보며 가만히 누워 있는 그 순간에, 미사토는 십자가 상징으로 등장하고 있다. 나무에 걸린 하얀 십자가는 아마, 새로운 세상의 어른이 될 두 아이에 대한 미사토의 마음 그 자체였을 것이다. 미사토가 마음의 힘으로 다시 사람의 형태를 가지게 될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녀의 유지가 신지 속에 확실히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
"돌아오면, 다음을 계속하자."
"그만 둬요!"
"…미안해."
"사람 하나 못 살리는 게 무슨 과학이야, 신지를 돌려 줘, 돌려 달라고!"
"…다녀왔습니다."
"…어서 오렴."
"신지, 이제 여긴 너의 집이야."
"다…다녀왔습니다."
"어서 오렴."
"미안-! 기다렸지?"
[에반게리온] 24. 리츠코 ① 어머니와 딸/에서 계속.
논문으로 엮어 책으로 출판하길 원하는 위원회 1人
어후, 이거 원, 세 편으로 나눠야 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텍스트 분량 역대 최다 기록을 찍었습니다. 대신(?) 텀도 좀 길게. (ㅋㅋㅋ) 천천히 읽어 주세요. 다음 주 화요일 늦은 밤에 24편으로 뵙겠습니다. 끝까지 파이팅 넘치게 서비스, 서비스!
아스카가 완전히 붕괴되던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해주던 미사토의 모습만 기억에 남아서 잊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보여준 모습들은 그래도 미사토가 인생 짬밥을 허투루 먹은게 아니라는 것이군요. 카페트 대사와 아스카에 대한 연관성은 이 글을 통해 처음 보는건데 왠지 설득되고 있습니다. 오호~
2人
엄디저트님이 완성하시는 순간 출판위원회를 발족합시다.
어후, 이거 원, 세 편으로 나눠야 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텍스트 분량 역대 최다 기록을 찍었습니다. 대신(?) 텀도 좀 길게. (ㅋㅋㅋ) 천천히 읽어 주세요. 다음 주 화요일 늦은 밤에 24편으로 뵙겠습니다. 끝까지 파이팅 넘치게 서비스, 서비스!
아앙!! 이렇게 실시간으로 올라온걸 보다니 선리플 후감상!!
논문으로 엮어 책으로 출판하길 원하는 위원회 1人
2人
엄디저트님이 완성하시는 순간 출판위원회를 발족합시다.
일단 출판사는 애너하임코리아.... AK... 믿을곳은 AK뿐인가
와~!! 진짜 필력 짱이시네요!!!
근데 진짜 이 정도로 탄탄하게 해석하는 글을 처음 보네요ㅎㅎ
3人
4!
미사토는 어쩐지 서글프네요. 음, 그리고 신지와 아스카를 자기의 영역(동물적인 의미라고 봐도 좋음)에 받아들인 미사토가 레이는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동물(겐도우라던가, 리츠코라던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아니면 레이가 미성숙한 개체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신지와 아스카에 비하면 미사토와 레이의 연결고리는 가늘다고 생각합니다. 미사토의 레이에 대한 관심은 에반게리온 탑승자들이라는 포괄적인 관심이 전부였다고 생각되거든요. 미사토와 대립각을 세우는 건 리츠코였고요.
아무래도 미사토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함께 산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집이라는 것에 대해 상당한 애착을 가진 것도 같고, 미사토와 관련한 에피 중에는 집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많아요. 레이는 애초에 겐도우와 함께 사니까, 미사토는 은연 중에 '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도, 진짜 인간 소년 소녀는 신지와 아스카였으니, 그런 쪽으로 생각해도 자연스러운 결과가 나왔죠?
와 이번게시글에는 bgm도 넣으셧군요~ 나름 몰입도 되서 좋습니다^^
이 파트엔 꼭 BGM을 넣고 싶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ㅋㅋ 다행이네요! 감사해요.
천천히 읽다가 마지막 그림들 나오기 전에 브금이 끝나서 너무 아쉽네요,. 들으면서 마지막을 맞았으면 "[에반게리온] 24. 리츠코 ① 어머니와 딸/에서 계속." 이란 문구 보면서 울고 있었을텐데
아스카가 완전히 붕괴되던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해주던 미사토의 모습만 기억에 남아서 잊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보여준 모습들은 그래도 미사토가 인생 짬밥을 허투루 먹은게 아니라는 것이군요. 카페트 대사와 아스카에 대한 연관성은 이 글을 통해 처음 보는건데 왠지 설득되고 있습니다. 오호~
그렇죠. 성장의 계기를 묘사하는 부분이 TVA 후반부 특유의 급박함과 맞물려 감정적 측면의 설명이 잘 되지 않았던 건 아쉽지만, 그래도 미사토 참 멋진 여자 맞다는 걸 증명하는 부분이죠. ㅎㅎ
내용이 길어도 지루하지 않아요 재밌네요 ㅋ 납득가는 논리력 구사가 대단하심 ㅋ
아마 제 리뷰 전체에 걸쳐 23편이 제일 긴 파트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ㅎㅎ
이 때 미츠이시 코토노씨의 목소리 이미지가 제 안에서 굳어버려서 세일러문이나 사이버포뮬라 봤을 때 해당 캐릭터가 아닌, 미사토로 들렸었죠. ...........그 이미지가 처참하게 깨진게 엑셀 사가 때입니다.
저는 세일러문을 먼저 접했기 때문에 반대였습니다. 엑셀 사가는 사실 본 적이 없는데, 궁금한데요? ㅎㅎㅎ 헌데 건담 이후론 마류로 통일되었다던...
헠헠 님짱 !!!!! 일단 추천 ㄱㄱ
님의 글을 볼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안도의 머리속을 들어 오신거 같습니다. 그리고 미사토편을 통해서 신지주위에는 정말로 제대로된 어른이 없었다는 것이 다시 한번 실감이 돠네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것은 카지 였지만 미사토 만큼의 유대감이 없었겠죠... 다음 리뷰도 기대 하겠습니다.. 신지좀 그만 괴롭혀라 안도!!!!!!!!!!
그나마 카지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을 텐데, 누가 봐도 의도적인 타이밍에 카지라는 캐릭터가 사라지고 말았죠. 그래도 저런 아이가 끝내 성장하고 타인에 대해 희망을 가지는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은 확실히 해피 엔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ㅎㅎ
가장 오해가 많은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나였군요 리츠코편도 매우 기대가 되네요 ㅎ
에반게리온에서 가장 비극적인 캐릭터 중 하나죠. 다음 주에 뵙시다.
이런 그녀가 Q에선.....
^_^...
하지만 Q에서는 . . . . . 안노를 죽입시다 ! 안노는 미사토의 원수 !
이제 3/4 왔습니다. 죽여도 다 보고 나서 (ㅋㅋㅋㅋ)
前 엄디저트님 글에 남긴 바와 같이 Q의 미사토도 엄연히 구 버전의 미사토의 성장의 결과 라고 생각합니다. 멋있잖아요?ㅋㅋㅋ
...3/4가 아니고 3/6 정도 될 것 같아서 참 걱정입니다. -_-;
오늘도 보배로운 글 감사합니다! 저도 많은 지식을 쌓은 뒤 에반게리온 리뷰를 쓸 생각이었는데, 이거 엄디저트님이 먼저 다 해버릴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질문이 있는데요, 신지가 실수로 우당탕 넘어져 레이의 가슴에 손이 올려지는 장면 있잖아요? 제가 에바 리뉴얼을 다시 봤었을 때, 자세히 보니까 위에 흐릿하지만 분명히 무지개 모양이 있었어요. 이건 대체 뭘까요? 그리고 신지는 레이를 덮치는 자세에서 벗어나고 그녀의 가슴을 만진 손을 살짝 쥐었다 폈다 하잖아요? 그러고보면 신지는 무언가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똑같은 손을 쥐었다 폈다 했습니다. 이것도 대체뭐까요? 레이는 곧 어머니의 유전자, 레이의 가슴에서 느껴졌던 어머니의 따뜻함, 구강기 시절 빨았던 젖, 그리고 어느 순간 강탈당해버린, 그럼 어머니의 온정을 되살리고 있는 걸까요? ㅎㅎ 엄디저트님의 대답이 기대가 됩니다!
레이 편은 지금 한참 따로 적고 있답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대답은 그 때로 미뤄도 될까요? ㅎㅎㅎ 분명 중요한 장면이니 댓글로 주고 받기 한계가 있는 부분일 수 있거든요.
읏.... 이건 마치.... 미사토의 신지의 테마처럼 기다림의 연속...!!! 기대하겠습니다 건필 얍
운명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들의 성장이 작품의 주제에 기여하는 하나도 쓸데 없는 작품... 저는 언제쯤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아, ㅊㅊ은 필수로 남기고 갑니다~
뭔가 중간에 의도치 않은 표현을 쓰신 것 같지만 ㅋㅋㅋ 어쨌든, 감사합니다! 작품 활동 하시나요? 그렇다면 응원하겠습니다! ^^
아.. 아차! 하나도 쓸데 없는 부분이 없는 작품... ㅋㅋㅋ 이런 실수를!! 한글 몇 년 차인데!!! 지적 감사합니다~
씁쓸하네요
에바에서 다루는 중요한 소재가 '성장'이라 그런지 미사토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것 같습니다
2대 레이가 죽고 나서 신지와의 저 부분은 '실제로 몸으로 위로' 해주려고 한 거였습니다 에반게리온 일본 초판 DVD 북클립에 보면 나오는 내용 안노도 예전에 미사토가 신지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은 가족애와 정욕이라고 한말도 있었으니까요
엄디저트 님께서 쓰시는 글 매번 볼 때면 엄디저트님 본인께서 처음에 단순히 에바에 대한 탐구로 시작하셨더라도 지금은 그 이상으로 여러 학문에 높은 지혜와 소양을 지니실 정도이신 것 같아 감탄스럽습니다. 이런 글은 나중에 두고두고 보게 될 것 같은데 루리웹이 사이트 이전할 때마다 자료가 날아가는 사태가 났기에 걱정도 되네요. 혹시 연재 중이나 완결 후에라도 연재 글을 개인 사이트에 혹시 백업해 두고 계신 지요.(그게 아니더라도 아마 지금도 독자분들 중에 개개인이 백업해 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아 정말요? 저는 루리웹에 올해...가 아니라 작년에 처음 왔기 때문에, 나름 다음 포털 사이트 베이스인 만큼 엄청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론 확실히 몇 분께서 개인 블로그에 공개/비공개로 올리신 걸로 알아서, 데이터 자체에 대한 걱정은 없습니다. 무조건 한 달 안에는 연재가 끝날 테니, 그 즈음에 제가 따로 모아 개인 블로그에 보관하든가 해야 겠군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차가운 바닥에서 죽어간 미사토.. 이표현정말 슬픕니다.ㅜ ㅜ 오늘따라 미사토가 너무 안쓰럽네요.. 어른스럽지못한 캐릭터라고 깎아내리기만 했던게 미안할정도로...
약간 노린 부분이 있지만(...) 미사토 괜찮은 여잡니다. ^_ㅜ
미사토 찡..마지막까지 멋졌엉 ㅠ
서드 임팩트가 실패로 돌아갔으니, LCL 용액으로 변화한 미사토도 돌아올수 있지 않을지.....
물론 그럴 '수' 있지만 미사토는 분명 정상적인 방법으로 죽었던 만큼 꼭 회귀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정말 그 이후의 세계는 각자의 바람에 따른 가능성 그 자체니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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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신극장판을 처음 봤을 때 미사토가 '미안, 기다렸지.' 하는 부분은 꼭 구작에서 저렇게 이별한 후 다시 만난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웠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ㅎ
님글이 여러 블로그에 떠돌아다니던데 어떻에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의 경우 쪽지로 먼저 허락을 받으시고 저 역시 딱히 확인할 것 없이 허락해 드리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겁니다. 물론 저한테 말도 없이 출처도 밝히지 않는다면 그건 약간 섭섭할 것 같지만, 충분히 유입 인원이 많아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_^/
와....이제는 BGM까지...굿이에요 굿굿~ 그나저나 미사토가 왜 키스를 했는지... 여기서 좀 해석되네요.
굉장히 멋진 키스! 그 부분과 바로 앞의 미사토의 대사들은 위에도 풀어서 다 적어 놨지만, 미츠이시의 연기도 굉장히 훌륭해서, 에반게리온 전체를 포함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랍니다. ㅎㅎ
고생하셨습니다^^ 미사토편은 역시 역대 최다...새삼 심리학적인 묘사를 에바 전체적인 설정뿐만 아니라 캐릭터 하나하나에까지 넣어놓고 그 연관관계 역시 스토리에 녹아나게 풀어내놓은 안노감독이 정말 소름돋을 정도로 대단해보이네요 ㄷㄷ 모르고 보면 이해 안갈법한 묘사가 많은것도 다소 이해가갑니다 ㅋㅋ 어찌보면 정말 이기적일 정도로 욕심을 많이 낸 작품이기도 하네요 ㅋㅋ 미사토에 진정으로 어른이 되었다는 글부분부터 BGM이 딱 들어있어서 그런지 엄청나게 몰입되네요 ㅠㅠ 연관관계를 생각해볼때 카지 역시 키스로 그 유지를 전달했다고 보는쪽이 타당해보이는군요 ㅋㅋ TV판 24~25화에서 어른인데도 불구하고 신지,아스카,레이와 함께 미사토 역시 심층심문이 나오길래 그렇게나 중요한 캐릭터였나 싶었는데 중요한 캐릭터였습니다 ㅋㅋ 되려 어른이지만 정신은 어린 중딩3인방과 다르지않았던 거로군요. 물론 이겨내겠다는 성격탓인지 결국 진짜 어른이 될수있었지만... 개인적으로 Q의 모습때문에 멘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안노감독이 아무런 의미없이 캐릭터들의 성격을 바꿔놨다고 생각하지않습니다. 분명히 그들의 바뀐 모습에도 의미가있을 것이고 어쩌면 구작들의 연장선일 가능성도 존재하겠지요. 혹여 연장선이 아니라고해도 신극장판은 신극장판에서 추구하고 전달하고자하는 것들이 있을것이기에 구작만 못하다는 평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 (기술력의 발달 덕에 과거에 보여주지못했던 표현의 퀄리티 UP은 뭐 두말할것도 없이 환영할 일 ㅎㅎ) EOE이후에 미사토가 돌아왔냐 오지않았냐는 말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돌아와도, 돌아오지 않았어도 딱히 이상할게 없다고 봅니다. 미사토 역시 카지처럼 자신의 유지를 후회 없이 전달했고 "맡겼기"때문에...
생각해보면 신극장판 파에서는 미사토가 분명하게 신지, 아스카에게 이미 어른으로써의 조언(아스카와의 전화통화)과 응원(스스로의 의지로 폭주하는 초호기를 향해)을 해줬던걸 보면 확실히 구작과 신작의 캐릭터 성격은 단순히 바뀌었다기보다는 "성장"해있는 모습인듯.
저 역시 특히 미사토는, EOE 이후와는 무관하게 할 일도, 전할 마음도 주고 떠난 것 같아 이미 그 자체로 멋진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카지와 함께, 미련 없이 떠났을 것 같아요. 아스카가 조금 아쉽죠. 그런 부분에서 신극장판 파에서 아스카와 맘을 열고 대화하는 장면은 여러 의미에서 참 감회가 새로웠죠.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조금 더 성숙한 마음이 어떤 결과를 주나, 에 대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 결말은 아직 몰라도, 배드 엔딩이 아닐 거라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ㅎㅎ ^^ 오늘도 좋은 댓글 감사드려요!
와~ 이번 2회에 걸친 미사토 편은 하나의 단독작품 하나 본 듯한 느낌이네요! 음악까지 더해지니 뭐..^^ 따지고 보면 개별 캐릭마다 설정의 밀도가 여타 쳐주는 작품들에 비해도 꽤나 두텁게 구축되어있어서 정말 님의 해석을 따라가면서 즐기는 기쁨이 여간 아니어요~!! 마지막 대사처리 클로징은 저번 카지편에 이어서 또 찡~합니다. "늦었잖아~/기다렸지?" 엉엉ㅠㅠ
카지와 클로징 멘트 연계 알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애착이 가는 캐릭터라 리뷰에도 좀 더 텐션이 있네요. 여튼 재밌게 봐 주셨다니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
전 에반게리온에서 미사토가 왜 레이나 아스카한테 인기에서 밀리는지 개인적으로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역시 일본 애들은 로리콘이 많아서 그런가? 아님 미사토같은 활발한 성격에 거부감을 느끼는건지. 어찌보면 에반게리온의 거의 모든 메타포를 섭렵하고 있고 신지와 같이 투톱을 이루는 주인공인데 저평가(?) 되는게 아쉽습니다. 물론 여기엔 개인적인 불순함도 포함해서지만 흐허허허 미사토는 마치 사춘기나 그 직전에 짝사랑했던 이쁜 누나를 연상케하는 캐릭터같아요. 소년들이라면 누구나 다 한번쯤 겪을법한 그런.. 첫사랑의 열병같은. 그래서 더 비극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교수님의 논문을 보니 그녀의 다층적인 면이 더 돋보여서 눙물이 ㅜㅜ 신지는 참 에바나 미사토나 아스카나, 줘도 못먹는(?) 고자에요.
반대로 에바 히로인 하면 나오는 세 명, 레이, 아스카, 미사토에서, 미사토는 한국 나이로 서른이라는 상당한 핸디캡이 있음에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만큼 대단한 거죠 ㅋㅋ 약간 은하 철도 999의 메텔이 성숙하지 않은 버전으로 나오는 느낌? 선생에서 이제 교수가 됐네요, 자축 파티나 해야 겠군요 ㅋㅋ 안녕히 주무세요!
"지금의 니가 전부가 아니란 말야. 나중에 잘못을 알고 후회하겠지. 나는 그 반복이었어. 하지만, 그 때 마다, 앞으로 전진했다는 기분이 들었어." 많은 길을 돌아왔던 미사토였던 만큼 신지에게 해준 이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졌어요 ㅠㅠ 에반게리온 보면서 가끔 미사토가 지나치게 신지에게 다그치는 걸 보고 너무 심하지 않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신지에게 자신을 투영하면서 기대를 갖고있기 때문에 그런거였구나 하고 마지막에 미사토의 말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자신을 서툴다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신지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기위해 노력하고 카지의 죽음을 딛고 일어나 성숙해진 미사토는 멋진 여자에요ㅠㅠ
카지의 '후회하지 않도록'과 묘하게 겹치면서 그녀는 '후회해도 괜찮아, 중요한 건 그러면서 우리가 또 한 단계 나갈 수 있다는 거니까.'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죠. 실제로 저 말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 중 하나고, 개인적으로는, 미츠이시 코토노라는 성우의 팬이 되게 만든 의미 깊은 대사랍니다. ㅎㅎ
하지만 Q에선 통수 ㅜㅜ 우리 신쨩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마
결국 아스카만 불쌍하게 됐네요. 신 극장판에선 어떻게 된지 모르겠지만. 아스카에게 남은건 이제 신지 밖에 없는데. 신지나 아스카나 서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름. 아스카는 신지에게 모진말만 하고 신지는 아스카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못하고 목조르다가 차마 못 죽이고 눈물 흘리고. 바보같은 착함에 아스카는 바보라고 하고.
물론 그렇긴 하지만 그 덕분에 아스카는 또 그 나름의 방법으로 가장 먼저 새로운 세상에서 눈을 뜰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신지가 새로운 세상에서 처음으로 인정한 타인이 되니, 뭐 아스카 얘기는 다음에 또 하게 되겠지만요. ㅎㅎ 그러나 아스카의 성격을 생각해 보면 정말 너무나도 모진 세상인 것 같긴 합니다. 그녀가 지키려고 했던 건 다 뺏기는 그런 곳.
맨날 리플볼떄마다 느끼지만 도대체 Q에서 성격이 어떻게 되길래 다들 저러시는지 네타보고싶어도 참고있는데 궁금해죽겠네요 대충예상하기로는 엄청 냉정하고 신지나 아스카한테나 따뜻한 모습을 안보여주는거같은데 그게 미사토의 성장의 결과란건가;;; 물론 보지도 않고 Q얘기하는게 좀 웃기긴합니다만;;
Q의 모습은 아직 왜 그렇게 되었는가라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단순히 성장의 결과라고민 치부하기엔 불분명한게 많습니다. 신극장판은 한편한편의 리뷰는 의미가 없고 마지막편까지 완벽하게 완결이 나고 평가하고 리뷰해야되요.
케젠님 리플보니 제 예상이 맞긴맞나보네요 이번에 Q 초반 영상 공개된거 보면 아스카가 위험한데도 미사토가 "사도한테서 떨어지지말라"고 냉정하게 명령하는 장면이 살짝나오던데 보면서 기존의 미사토의 이미지하고는 약간의 괴리감을 느꼈거든요.. 목소리 톤도 너무 냉정하고.. 확실히 Q에서 그런모습으로 변하긴하나보네요-_-;; 아 벌써부터 Q보기전에 멘붕이 오기시작하네요 도대체 안도가 왜 매력적인 캐릭터를 그렇게 만든거지...ㅠㅠ 내가 좋아하는 성격의 캐릭터였는데....뭔가 따뜻한 느낌의 그런 캐릭터였는데...
미사토는 역하렘의 히로인 이었군요. 카지 휴가 신지 켄스케 토우지(연하나 소년에게 인기가 많은 타입인듯!?)등등... 그밖에 네르프 내부에 누군가 또 있었는지도 모르고ㅎㅎ 23화의 침대씬(?)에선 뭔가 분위기가 묘하다 싶었지만 너무 깊게 들어가는거 같아 그냥 넘겼는데 그것이 정답이었군요-_- 키잡물(?)에다가 줄타기 수위에다가 까딱하면 바로 19금 딱지달뻔ㄷㄷㄷ 덕분에 미사토가 무사히 살아돌아갔으면 신지랑 과연 했을까...?? 라는 생각이 쓸데없이 머리를 해집는군요. 물론 본인의 마지막을 예감하고 멘트를 날린거겠지만...
만약 에반게리온이 성인 타겟 애니메이션이라면 좀 더 확실한 묘사가 나왔을 것 같습니다. 저 장면 외에도, 정말 아슬아슬하게 수위 안에서 버티는 장면이 꽤나 많은 게 또 에반게리온이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미사토의 저 말은, 제가 봐도 그녀 스스로 죽을 걸 예감하고 했던 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꼭 '나는 죽을 거니 대충 이렇게 말해도 상관 없겠지.'는 아니고, '나는 곧 죽게 될 것 같고, 그래서 정말 너랑 다시 만나면 뭐든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마 그럴 수 없겠지.'라는 느낌?
엄디저트님 질문하나드릴꼐요 EOE에서 신지에게 목걸이주면서 키스하고 "그다음을 하자" 라는 그말이 '살아돌아오면 너랑 자줄테니-_-;; 꼭 인류를 지켜내고 와' 뭐 이런식으로 해석해야하나요? 미사토가 그때 "그다음을 하자" 라고 말한 정확한 의도랑 저의가 뭐죠? 그다음이라는게 육체적관계를 말하는게 맞긴맞나요?
그런 직접,직설적인 의미와는 확실히 거리가 있는 멘트였을 겁니다. 그 멘트에 대한 의미는 본문에도 엄디저트님께서 적어주셨듯, 단순히 육체적인 섞임을 뜻하는게 아니라 한층 더 성장한 어른의 모습으로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주길 바라는 바램과 유지였을겁니다.
굳이 말로 풀어 쓰면 '내 목걸이에는 나 대신 목숨을 잃은 우리 아버지의 마음이, 그리고 이 키스에는 카지가 남긴 미래를 향한 뜻이 담겨 있어. 나는 이제 목숨을 잃기 때문에 그걸 지킬 수 없지만, 너는 살 수 있고,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 내가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너에게 줄 거야. 부탁이니까, 니가 그 다음을 이어 줘. 그러면 다시 만났을 때,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게. 약속하자.' 이런 느낌? 물론, 이런 직설적인 방식보다 그냥 와 닿는 그대로 느끼시는 게 좋습니다. 케젠님이 좋은 말씀 해 주셨네요. ㅎ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에반게리온을 어린 시절에 본 사람들이라면 거의 누구나 다 그렇겠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정말 생각해 보면 미사토는 90년대의 메텔과도 같네요. ㅎㅎ
설마 했는데 손잡으려는 장면이 자려고 한거라니 충격이네요 만약 저때 신지가 거부안했으면 했겠네요?-_-_;;; 미사토도 대단하네요 그다음부터 민망해서 신지얼굴 어떻게보려고....
그렇죠...저 때의 미사토는, 신지도 그렇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의 범주에선 살짝 벗어난 상태입니다. 다만 감상자 입장에선, 그래, 그럴 만도 하지. 상황 자체가 정상이 아니니까, 이렇게 이해하는 편이 좋겠네요.
아이고 진짜 죄송합니다 이전과 달리 빠르게 이런 글 올려주셨는데 저란 인간은 그 위에다 저딴 거나!!! (퍽) 그나저나 미사토가 저 때 신지와 육체 관계를 가지려 했다라... 예전엔 그냥 가설 정도로 치부했는데 진짜였군요. 아이고 미사토... ;;; 다르게 보면 후반 미사토고 신지고 아스카고 다같이 얼마나 망가져갔는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부분이네요. 아무튼 이번 편을 보니 가끔씩 보이던 야속한 면모도 조금은 이해가 가는군요. 최후의 중얼거림도 안타깝게 들리고... 그러고 보면 코믹스판 미사토는 정신 수습하는 게 빨라서인지 아스카와의 관계도 그렇게 틀어지진 않은 느낌이고, 신지에게도 후반 잘 해준 느낌...
저런 글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 뭐가 죄송하나요 ㅠㅠ 오늘도 감상 및 댓글 감사드리며... 미사토의 저 장면은 저도 설마, 했는데 공식 문서에 언급이 있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던 부분입니다. 정말 에반게리온의 후반부는 안노가 인터뷰에서 말한 것과 같이 정상이 아닌 사람들 스페셜...그러나 반대로,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딛고 일어나 성장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더 대단하고 특별한 것 같습니다. 코믹스는 이 전개에 비해 보다 더 무난하고 깔끔하면서도 정리가 된 느낌이죠. 애초에 미사토 자체가 애니메이션에 비해 보다 더 어른인 느낌도 있고. 뭐랄까, 안노와 사다모토의 차이가 확 나오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런 의미에서 Q도 기대를...(?)
23화의 신지 옆으로 보이는 의자가 그렇게 해석되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미사토가 침대에 앉는 순간의 카메라 앵글..에 대한 설명이라고 하는 것이 제게는 더 쉽게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뭐 이건 앞으로 하는 것(..)과 뒤로 하는 것(...)의 차이 정도가 되는 걸까요 ㄷㄷ; 이 글을 보기 전에 인터넷 어디에선가 미사토가 신지에게 ㅅㅅ어필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가 의자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의자가 23화의 의자인 줄은 오늘 리뷰를 보고서야 알게 됐네요. 이 의자를 찾으려고 스물 여섯편을 어찌나 헤맸던지..
앞,뒤 라고 하니까 확 와닿는군요...
직접적인 설명이 불가했던 점 죄송합니다. 그 왜, 잘릴 수도 있잖아요.(?) ㅋㅋ
이건 머 일단 추천드시지요(..)
감사합니다. ㅎㅎ(..)
엄디저트님 질문 2개만 할게요 부탁드립ㄴ다 1. EoE이후의 세상 말이예요 만약 엄디저트님 해석대로 다시 돌아오는게 가능하다면 그 뒤의 인류는 모두 자신의 속마음을 서로 다 알고 마음깊은 내면의 전인류의 생각을 서로 다 아는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는거라고 보면 될까요 한번 임팩트를 통해 합체?를 한 뒤니까요 그렇다면 전인류가 서로의 속마음을 다 한번 공유한 상태니 민망하지 않을까요ㅋㅋ 2. 아스카는 신지한테 열등감과 무시같은 감정만있었단건가요? 사랑이라던지 이성적인 감정은 없었던건가요?
1.엄밀히 말하면 그런 쪽으로 전개가 된 건 맞습니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EOE 이후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은 것도 있을 겁니다. 미묘하긴 하죠 ㅋㅋㅋ 그러나 생각해 보면 정말 우리가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식의 세계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당장 인류가 기억을 유지하고 있을 거란 보장도 사실 없습니다. 신지가 원하는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으니 말입니다. 또 그 LCL이 다시 인간이 되는 과정은 한 번도 묘사가 된 적이 없기 때문에 뭔가 우리가 생각하는 메커니즘과 다르게 새로운 세상이 나올 수도 있어요. 당장은 신지와 아스카가 존재하고 있지만 눈 한 번 깜짝이면 꿈을 꾸고 난 것과 같이 새로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든가, 상상의 자유에 따른, 진짜 열린 결말입니다. 아이코야님이 에반게리온에 대해 원하시는 세상이 열린다고 보는 게 해석적으로도, 감상적으로도 가장 무난한 생각일 것 같습니다. 2.설마 그럴 린 없겠죠. 아스카 편에서 얘기합시다. 괜찮죠? ㅎㅎ
어헝헝 ㅠㅠ 미사토
음. . . 몇가지 걸리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신지가 처음집에왔을때 목욕은 영혼의 세탁이다라고 말하고 이후에 미사토의 행동이나 언행이 어떤 느낌이실지와 의외로 미사토가 활약?!했던 ja 등장화에서도 여러가지 미사토의 행동이 좀 걸린부분이 있어보이는데 저 두화에서의 미사토는 단지 네르프 직원으로써의 행동일지 아니면 뭔가 내면적인것도 섞여있었들까요?
말씀하시는 부분이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초반의 경우 미사토의 공적인 대화, 억지로 웃는 웃음 등과 그것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고 그 행동에 대해 혼자 생각하며 걱정하는 모습(1화의 경우 '너무 혼자 떠들었나, 간파당하고 있는 건 오히려 내 쪽일 수도.')을 보이는 식으로, 미사토는 '겉과 속이 다른 인물'이다, 라는 걸 계속해서 작품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짜 서로 소통하는 게 아니라 계산하고 말하는 의외의 성격을 가졌으며, 편한 사람과 있거나 혼자 있을 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미사토의 특성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함이겠죠? 말씀하신 두 부분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연출이라 생각합니다.
이글을 읽으니 큐에서 지나치게 흑화된 미사토가 왜 그렇게까지 냉정해진건지 더 궁금해 집니다.혹시 미사토가 가짜가 아닌가하고 생각해 봤지만 그건 오버인것 같고 혹시 가짜신지같은게 난동부린적 있다면 그럴수도 있지않을까?하고 생각해봤지만 이것도 아닌것 같군요.하여튼 책임이 너무 무거워 다름사람(신지)에게 돌린걸수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숨겨진 진실이 있다는걸 대놓고 보여주는 큐이기에 결국 완결편이 상당히 중요할것 같군요.그게 뭔지는 몰라도 tv판과 구극장판을 확실하게 완결나게 된다면 이번에는 좀 에필로그를 길게 해줬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더 말하면 상당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저는 추가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당장 제가 직접 본편을 보지 않아서, 어서 개봉이 되길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ㅎㅎㅎ 그런데 다른 걸 떠나서, 저도 완결편은 확실히 좀 더 길었으면 합니다. 100분 내외에서 회수가 가능한 내용도 아닌 것 같고 해서 말이죠. 뭐, 안노가 생각 없이 이런 전개를 하는 것은 분명 아니기 때문에, 그의 능력과 재치를 믿으며 기대해 봅니다.
신지와 우리 시청자가 모르는 (단편적인 정보는 중간에 카오루가 알려주지만, 거의 모른다고 봐야 함) 시간의 공백. 그 공백이 솔직히 너무 길어요. 그 동안 범지구적 영향력을 가진 집단과 대치하면서 숱한 고생을 했을 거고, 당연히 자신이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로 늘어납니다. 당연히 냉정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중간에 신지를 처리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한 걸 보면 속마음은 그렇게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원래 조직의 탑에 있는 사람은 조직에 걸맞게 행동해야 하거든요.
Q를 보지 않아서 댓글에 네타가!!ㅜㅜ 저 돌아오면, 다음을 계속하자...이 대사 때문에 슈로대에서 EOE가 나오는 작품은 항상 머시기한 상상을 하게 된다죠. 미사토도 살고 인류보완계획도 실패한 이후...과연 어케 됐을까요?ㄷㄷ
확실히 좀 그렇죠 ㅎㅎ ㅠ.ㅠ 양해를... 인류 보완은 실패, 그래서 각자 원하는 대로 각자의 모습을 구현할 수 있는 건 맞지만, 미사토가 꼭 (다시 사람이 되어)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본문에서도 댓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미사토는 굳이 그녀의 모습을 찾아 세상에 귀환할 이유가 많이 없어요. ㅎㅎ 그래서 마지막 십자가 연출로 그녀를 보낸 건 아주 노련한 연출이었죠.
아. 첨부하신 음악 좋네요. 에바 음악은 보컬곡 위주로 갖고 있는데 이것도 좋네요.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엔드 오브 에바 OST에 거의 비슷한 음악(05.Substitute Invasion)이 있을 겁니다. 첨부한 곡은 S2 WORKS라는 앨범에 속한 미묘하게 다른 버전입니다.
아. 엔드오브에바 엘범에 있네요. 비슷하네요. 약간 느낌은 다르지만...감사합니다. s2 work라는 앨범은 없지만요... 답글 달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었던 사람에서 마지막에서 '어른'이 되었다라..... 여러모로 씁쓸한 캐릭터 네요..... 엄디저트님 리뷰 잘 보구 있습니다. 다음편 기대할게요!
넵,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에바게시글에 댓글수가 엄청나길래, 또 이게 맞네,저게 맞네, 논쟁글인가 호기심에 들어와 봤더니, 엄청난 게시물이네요!! 루리웹 생활(?) 10년에 "에바에 대한 분석"으로 루리웹 사람들이 이렇게 모두가 그 글의 논리성에 동의하고 감탄하는 건 엄디저트님의 게시글이 최초가 아닐까 싶네요!! 뭔가 어렵고 긴 글은 잘 안 읽는데 숨 죽이며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진짜 책으로 나와서 평생 소장하고 싶네요!!추천!!!!^^
지금도 다들 생각은 다양하시겠지만(또 물론 그래야 하지만) 유독 제 글을 좋게 봐 주고 계신 겁니다. ㅎㅎㅎ 원래 답이 있는 작품은 아니니까요. 여튼 제가 봐도 이제 리뷰 전체 양이 장난이 아닐 텐데 봐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또 영광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