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코의 왼쪽 눈 아래에는 점이 있다. 눈물이 흐르는 길에 점이 난 여성은, 슬픈 사랑을 하게 된단다. 23화 ‘눈물’에서 그녀의 이야기는 2대 레이의 죽음과 함께 에피소드의 큰 축이며, 그 말은 리츠코 또한 레이와 함께 에반게리온이 담는 비극의 중심에 있다는 말이다. 리츠코라는 캐릭터는 꽤나 분명하고 충실히 표현되고 있는 편이며, 그래서 그녀에 대한 감상적 오해는 거의 없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 안에는, 퍼즐과 같이 숨은 부분이 꽤 많고, 쉽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겐 의외로 의문의 중심에 선 여성이기도 하다. 하여, 본 리뷰에서는 리츠코가 조용히 숨기고 있던 몇 가지 아픈 얘기를 살짝 들추고자 한다.
리츠코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는 바로 ‘고양이’이다.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가 작품 속에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나, 설정에 따르면 리츠코는 상당한 고양이 애호가이다. 생각해 보면, 리츠코의 책상에는 커플 고양이 인형이 있고, 사용하는 컵에도 고양이 그림이 있다. 친한 동료 카지 역시 리츠코의 취미를 아는 모양으로, 15화에선 그녀에게 마츠시로 고양이 기념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22화에선 미사토가 리츠코에게 ‘애완 고양이로 외로움을 달래는 사람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네.’라고 했던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겐도우와 리츠코 사이의 관계를 모르는 미사토의 오해를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하고, 해당 부분의 포커스는 미사토와 신지, 아스카의 관계에 잡혀 있지만 리츠코 입장에서 다시 생각할 가치가 있는 장면이다. 이 정도를 주지한 상태에서, 23화의 초반 부분으로 본격적인 얘기를 시작하겠다.
리츠코 "그렇구나, 죽었군요."
…
"네, 아마도 그렇겠죠. 고양이도 수명이 다 있어요."
"그만 울어요, 할머니. 시간 나면, 찾아 뵐게요. 끊어요."
"그래, 그 애가 죽었구나."
이 장면은 간단하지만 임팩트가 크다. 표면적 의미는 장면 속에서 충분히 잡을 수 있다. 리츠코에겐 할머니가 있으며, 그녀가 리츠코 대신 키우던 고양이가 죽었다. 건조한 목소리로 그녀를 위로하며, 리츠코는 인사를 남기고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한 마디, 그래, 그 아이 죽었구나. 그러나 사실 중요한 것은 장면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어째서 굳이 여기에 이 장면을 넣었냐는 것이다.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무게감을 고려하면, 이 안에는 반드시 중요한 의미와 상징이 있을 것이며, 리츠코에 대한 심층 해석은 따라서, 이 장면의 분석으로 시작한다.
리츠코 "교토에서 뭘 했지?"
카지 "어라, 그거 마츠시로에서 산 거야!"
"속이는 건 소용 없어. 친구로서의 충고야."
우선 이 할머니에 대한 독특한 주장이 있어 짚고 가겠다. 이 할머니가 작품에 이미 나온 적이 있다는 것이다. 15화에서 카지가 마르두크 기관에 대해 조사하는 중, 그와 대화를 나눴던 아주머니 말이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지만 사실 그녀는 스파이였다. 그런데 같은 에피소드에서 카지가 리츠코에게 마츠시로 기념품을 주는 장면이 있는데, 리츠코는 카지가 몰래 교토(고양이 아주머니와 만났던 장소)에 갔던 사실은 물론, 그가 조사한 내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눈치다. 마르두크 기관은 리츠코가 개입한 유령 조직인 만큼 민감한 사항은 맞지만 리츠코가 그걸 어떻게? 여기서 만약 23화에 나온 리츠코의 할머니가 ‘고양이 아주머니’와 동일 인물일 경우, 또 리츠코가 그녀와 업무 차원에서도 교류를 한다면 배경 설명이 (좀 지저분하긴 해도)가능하단 것이다. 이 가설을 전제로 둔다면, 23화의 대사 ‘죽었구나, 그 아이.’는 카지의 죽음을 암시하는 대사로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근거 없는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가설이다.
통화 내용의 중심이 되는 고양이를 보자. 리츠코에게 고양이란 외로움의 상징이다. 미사토가 펜펜을 기르던 이유와 같이, 그녀는 제3도쿄에서 혼자 살았을 것이고, 그 적막을 이기기 위해서 반려 동물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미사토가 카지와 사랑을 나누며 쓸쓸함을 극복한 것과 같이, 리츠코도 겐도우에 대한 사랑으로 고양이에 대한 애착을 좀 덜게 된 것 같았지만, 이야기가 후반으로 가면서 겐도우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된 리츠코는 다시 또, 그녀에겐 외로움의 상징인 고양이로 눈을 돌린다. 그러니 23화의 통화 장면은, 리츠코의 사랑이 파국을 맞이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통화를 마치고 화면이 비추는 곳. 흰 고양이 인형과, 그 시선을 무시하며 다른 곳을 보는 검은 고양이 인형은 마치 리츠코와 겐도우의 관계를 보는 느낌이다.
"제16사도의 잔해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회수 작업 진행 중에 있음."
"에바 영호기의 코어 부분은 고열 고압으로 인하여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
"D16 알림.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 자위대의 승인 필요 없음."
…
이 부분은 잠깐 두고, 23화 영호기 자폭 직후 장면으로 가자. 영호기의 잔해를 정리하는 리츠코의 모습. 뒤에 깔리는 무전 음성을 들으면 알겠지만, 리츠코는 지금 레이의 시체를 거두는 중이다. 아마 3대 레이를 위한 영혼 인양 작업에 필요한 재료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을 우리가 유심히 봐야 할 이유는, ‘이 일은 극비에 부친다.’는 리츠코의 대사와, 그녀의 유독 어두운 반응 때문이다. 물론 영혼 인양 작업의 특수성을 생각해 보면 이 작업은 극비 사항으로 하는 게 당연할 것인데, 논제의 핵심은 대사를 치는 리츠코의 태도에 있다. 대본에는 해당 대사 직후에 ‘도망치듯 자리를 떠나는 리츠코’라는 기술을 포함하고 있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아카기 박사님."
리츠코 "…이 사항은 극비로 합니다. 플러그는 회수. 관계 부품은 처분하도록."
"라져, 작업, 서둘러!"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상기할 것이 바로 앞서 살핀 통화 장면이다. 리츠코는 지금 영호기 속의 레이를 회수하여, 다시 그녀에게 영혼을 주고,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고양이에게도 수명은 있어요.’라 말하며 자신이 아끼는 고양이를 보내야 했던 리츠코가, 수명이 없는 레이의 사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쩌면 그녀가 표정 없는 얼굴로 ‘죽었구나, 그 애.’라고 했던 것도, 레이의 죽음에 대해 예견한 장면일 수 있다. 인과 관계를 떠나 상징적 복선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어도 필자는 앞서 2대 레이의 죽음이 겐도우에 의해 계획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리뷰 15편)했으니, 리츠코 역시 그 사실을 알았을 수 있다. 자기가 아끼던 고양이는 한 번 죽으면 끝인데, 겐도우가 아끼는 레이는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겐도우의 마음이 자기가 아니라 바로 앞의 레이에게 있다는 사실을, 하루가 다르게 느끼고 있는 그녀는, 자신과 겐도우의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았던 거다. 할머니를 위로했지만, 정작 위로를 받고 싶은 건 자기 자신이었다. 그러나 리츠코에겐 누구 하나, 아끼던 고양이가 죽었다고 말할 상대가 없었다. 그 따위 문제에 대해 귀를 열고 들어 줄 사람도, 여유도 이 세상에는 없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하는 일이라곤 레이를 거두어 그녀를 다시 겐도우 앞에 세우는 것이라니. 리츠코는 그런 멍청한 상황 속에서 모두 다 버린 채 도망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리츠코의 ‘도망치듯 자리를 떠나는 것’과 ‘극비에 부친다는 것’에 대하여, 완본 에반게리온 해독의 키타무라는 특이한 가설을 펴고 있다. 리츠코의 이 반응은 물론, 단순히 레이의 특수한 상황에 대한 발설 주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정한 시점에서, 그는 또한 영호기의 코어 속에 나오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시 리츠코가 본 것이 LCL이 ‘죽은 나오코를 형상화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호기의 영혼에 대한 생각 자체가 애초에 필자와 다르지만 발상이 재밌어 짚고 간다. 우선 반박을 하자면, 영호기의 영혼은 나오코라 볼 수 없으며(리뷰 14편), 리츠코가 본 것은 코어가 아니라 ‘플러그 내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키타무라는 LCL이 육체를 형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20화에서 초호기에 흡수된 신지가 자신의 의지로 플러그 수트를 형상화한 전례를 들었다. 엔드 오브 에바에서 말하는 인류의 부활 과정도 그와 다르지 않고, 실제로 LCL에 존재하는 영혼이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형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본 리뷰(특히 20편)에서도 확실히 설명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생각한 사람
그러나 중요한 것은, 코어 속의 영혼과, 플러그 내부 LCL 속의 영혼은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영호기 플러그 내부에 존재하는 LCL에 사람의 영혼이 담겨 있다면, 그것은 2대 레이이다. 만약 키타무라의 주장과 같이 코어 속에 존재하는 것이 나오코라 해도, 2대 레이의 의지가 남은 LCL을 사용하여 나오코를 만들 이유는 없다. 그러니 그의 주장은 LCL과 영혼 형상화의 메커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나온 가설일 뿐이다. 그러나 그의 아이디어를 필자의 주장과 합하면 좀 더 납득이 가는 가설을 만들 수 있다. 정말로 LCL에 2대 레이의 영혼이 녹아 그 의지로 어떤 형체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만약 ‘겐도우’라면 어떨까?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2대 레이가 죽기 직전의 연출이 특이했기 때문이다. 레이는 신지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그를 위하여 죽음을 택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겐도우의 환상이었다. 그 정도로 겐도우에 대한 2대 레이의 마음이 강했음을 의미하지만, 혹시 리츠코가 플러그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본 것도, 그 환상이 빚어낸 겐도우의 이미지였다면? LCL의 형상화 과정은 영혼의 ‘생각’과 큰 연계를 맺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겐도우와 레이 사이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는 그 광경 앞에서, 리츠코가 당황하여 그 자리를 도망치듯 떠나는 것도, 특별히 그것을 극비에 붙이려고 했던 것도 설명할 수 있다.
"……."
다음 장면으로 가자. 앞서 봤던 할머니와의 통화 장면과 거의 같은 시각, 같은 구도로 나오는 장면이다. 우연히 컴퓨터에 열린 사진은 겐도우와 나오코, 자신의 모습. 나오코와 겐도우의 표정은 리츠코에 비해 밝으며 둘 사이의 거리 또한 본인에 비해 가깝다. 겐도우가 순위를 매긴다면 자신은 한참 뒤에 있다는 걸 알지만, 리츠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잠시 후, 제레가 그녀를 불러 심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카리의 해임에는 충분한 이유겠군?"
"후유츠키를 무사하게 돌려 보낸 이유를 모르는 남자도 아닐 텐데."
"새로운 희생자가 필요하겠군. 이카리에 대한."
"그리고 진실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마침 제레는 겐도우의 배신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22화에서 롱기누스의 창을 달로 날린 겐도우가 제레와는 영원히 적으로 남을 존재임을 알았던 것이다. 이 장면의 핵심에 있는 대사는 ‘겐도우에 대한 다른 희생자’와 ‘진실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이다. 두 대사가 지칭하는 타깃은 바로 다음 장면에 나오는 리츠코인 게 분명하다. 수수께끼와 같은 대사를 넣고 바로 다음 컷에 특정 인물의 모습을 아무 설명 없이 삽입하는 연출은 안노가 가장 즐겨 쓰는 ‘퍼즐 기법’ 중 하나이다. 앞서 카지를 죽인 것이 미사토가 아님을 설명하면서, 리뉴얼 땐 카지 총격 직후 미사토의 문패가 나오는 연출을 삭제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안노는 이런 연출 방식에 대해 분명히 의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그 연출은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반대로 이 장면의 구성을 통해, 감독의 의도가 확실히 리츠코를 가리키고 있음을 추리할 수 있겠다.
후유츠키 "레이가 살아 있는 걸 알면 노인들이 시끄러울 걸?"
겐도우 "제레의 노인들에겐 다른 것을 낸 상태야, 걱정할 것 없다."
이제 리츠코의 심문 장면이 나온다. 순서로 보아, 리츠코의 사랑에 대한 갈등이 절정에 달하는 부분인데, 이후 리츠코의 행동이 신지를 불러 레이 더미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츠코의 심경 변화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장면이며, 이 장면에 대한 이해가 리츠코에 대한 심층 분석의 핵심이겠다. 제레의 입장에선 아까 언급한 대로, 그녀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장면이며, 동시에 겐도우에 대항하여 희생을 일구는 것이기도 했다. 겐도우 입장에선 또, 레이에 대한 심문을 거부하기 위해 리츠코를 대신 보낸 것인데, 그 말은, 제레가 표면적으로 요구한 것은 영호기의 파일럿이되, 3대 레이의 부활은 겐도우 타입의 보완 계획의 핵심인 탓에 제레 역시 겐도우가 순순히 레이를 넘길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았단 소리이다. 그러니까 리츠코가 제레 앞에 선 것은 겐도우에게도 제레에게도 작전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제레가 그녀에게 넘긴 ‘진실’이 뭐냐는 것이다. 나오코에 대해? 레이에 대해? 아니면 겐도우의 보완 계획? 겐도우의 보완 계획은 제레 역시 잘 모르고 있는 게 분명하므로 아닐 것이고, 앞의 두 건에 대해서도 리츠코가 모르고 있다는 보장이 없다. 또, 유능한 과학자 리츠코는 언제나 ‘사실’에 대해 열린 사람이며, 다만 ‘로직이 아닌 사랑’에 대해선, 그녀가 겐도우에게 ‘조금 특별한 사람일 거란 믿음’ 때문에 그의 곁에 남은 것이었다. 그러니 제레가 말하는 진실은 그런 종류의 ‘사실’이 아닐 것이다. 그 진실이란, 리츠코가 겐도우 옆에 남아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 즉 ‘믿음’에 대한 것이며 리츠코에겐 같은 말로 ‘사랑’에 대한 것이리라.
킬 "우리들도 조용히 일을 진행하고 싶다. 자네에게 이 이상의 굴욕과 괴로움은 주고 싶지 않네."
리츠코 "저는 아무런 굴욕도 느끼고 있지 않습니다만."
"강한 여성이군. 이카리가 옆에 두고 싶어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
그러나 제레의 심문은 결코 평범한 질의응답 시간이 아닌 것 같다. 가장 먼저, 많은 사람들이 가졌던 의문은 ‘어째서 리츠코는 벗고 있는가?’이다. 팬 서비스 연출이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리츠코가 그런 위치에 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대본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리츠코가 옷을 완전히 벗은 채로 제레 앞에 선다.’고 기술하는 만큼, 이 장면은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표현된 것이다. 보이는 선에서 해석하고 가자. 이 장면은 우선 리츠코라는 여성에게 제레가 모멸감을 주어, 원래 그것이 레이가 당해야 했을 일인데, 겐도우의 의사에 따라 리츠코가 대신 그 수모를 겪게 됐다는 것이다. 그 말인즉슨, 카지를 버리는 대신 후유츠키를 옆에 남겼던 것과 같이(‘후유츠키를 무사히 돌려보낸 의미를 모르는 남자도 아닐 텐데.’라는 제레의 대사는 이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겐도우는 레이 대신 리츠코를 버리는 쪽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리츠코 입장에선 ‘아픈 진실’이 되며, 결국 그녀는 겐도우에 대항하는 새로운 진실이 되어 그의 행동을 제약하는 세력이 된다. 그 자체로 제레의 계획이자, 겐도우의 선택이자, 리츠코의 의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심문 장면에는 조금 더 깊이 숨은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자네를 준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겐도우라구."
어쩌면 이 장면은, 제레나 혹은 그 하부의 사람들이, 리츠코를 상대로 ㅁㅁ한 것을 상징적으로 연출한 장면일 수도 있다. 물론 ㅁㅁ이라는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넓게 생각하여 단순히 옷을 벗은 채로 남자들 앞에 서게 만든 정도로 이해하는 게 무난한데 다만, 프라임 타임에 방영한 애니메이션인 걸 고려했을 때, 저 정도의 연출이 TV에서 허용 가능한 최대한의 수준일 뿐, 실제 상황은 ㅁㅁ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행위가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레는 리츠코에게 굴욕을 주어 미안하다고 표현했으며, 그에 대해 리츠코는 ‘저는 아무런 굴욕도 느끼지 않습니다만.’이라 대답했다. 그 반응에 대해 새삼 감탄하는 제레는 그렇다 쳐도, 어째서 이런 짓을 저질렀던 걸까? 만약 원래 요구와 같이 레이가 그들 앞에 섰다면, 노인들은 레이를 상대로 겁탈할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설마, 그런 일이 으레 있던 상황이었으며, 다만 특수한 상황이라 레이 대신 리츠코를 상대로 ‘하던 일’을 했던 걸까? 이런 다소 충격적인 가설을 전제로 한 보다 자세한 얘기는 차후 레이 편에서 다시 다룰 기회가 올 것이다.
'…레이 대신…내가…?'
신지 "네, 여보세요?"
리츠코 "가만히 듣기만 해. 네 가드는 풀렸어. 나올 수 있을 거야."
리츠코 "진실을 보여 줄게."
BGM Air on the G sting By Johann Sebastian Bach
미사토 "…너,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는 있는 거야?!"
리츠코 "…응, 알아. 파괴야. 사람이 아니잖아.
그런데…그런 것에게조차 나는 졌어.
이길 수 없었어!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나는 어떤, 어떤 굴욕이라도 참을 수 있었어.
내 몸 같은 거,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었어!"
"근데,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알고 있었으면서…!
바보였어. 나는!
우리 모녀 둘 다 그냥 바보야!"
"날 죽이고 싶다면 그렇게 해.
…아니 그렇게 해 주면 좋겠어."
모멸감을 주는 심문을 받고 나서, 리츠코는 깨닫게 된다. 나는 겐도우에게 있어, 레이의 대용품에 불과했던 거야. 사랑받고 있는 게 아니었어. 제레 앞에서 그 수모를 겪으면서, 리츠코는 겐도우만 생각하며 모든 고통을 감내했는데, 겐도우에 대한 사랑 하나로 버텼던 그녀가, ‘이 자리에 너를 보낸 게 바로 겐도우야.’라는 제레의 한 마디에, 결국 무너지고 만 것이다. 복수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아픔을, 그에게도 똑같이 느끼게 해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일’을 시작한다. 다시 네르프에 온 그녀는 조용히 신지를 불렀다. 그녀의 계획은 신지와 함께 도그마로 가서, 그가 보는 앞에서 더미 레이들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것은 아마, 그녀가 겐도우에게 할 수 없을 ‘복수의 대행’이었을 것이다. 레이를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겐도우에 대한 마지막 항의였을 것이다. 겐도우 대신 그의 아들 앞에서 그가 아끼는 레이를 파괴하는 것. 겨우 그 정도가,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하지만 사실 겐도우에게 레이라는 존재는 정말 리츠코가 생각하는 의미는 아니었다. 이제 더미도 크게 필요 없는 상황이었고, 겐도우는 그저 리츠코가 자신을 배신한 것에 대해 조금 ‘언짢았을 뿐’이었다. 어쨌든 더미 레이를 파괴한 일로 리츠코는 겐도우에게 불림을 받아 감금을 당한다. 사건 이후 처음 만난 겐도우에게, 그녀가 처음으로 꺼낸 한 마디는 다음과 같았다.
“고양이가 죽었어요.”
리츠코 "할머니에게 맡겼던, 고양이가 죽었어요.
신경도 제대로 못 써 줬는데,
갑자기,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됐어요."
겐도우 "왜 더미를 파괴했나?"
"파괴한 것은 더미가 아녜요. 레이예요."
"다시 묻겠다. 왜 파괴했나?"
"당신에게 안겨도 기쁘지 않게 됐으니까.
…내 몸을 맘대로 해 보시죠? 그 때처럼!"
"너에게 실망했다."
"실망?!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으면서!
나한텐,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나 어떻게 하면 좋아요, 엄마…!"
내가 사랑하던 아이가 죽었어. 그러나 당신은 물론, 아무도 나를 위로하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무척이나 아팠는데, 당신은 그 많은 레이 중 하나를 잃었다는 이유로, 나를 더러운 걸레로 만들었던 거야. 그러나 끝내 겐도우는 그녀를 위로하지 않았고, 그것을 기점으로 리츠코는 나락으로 추락했다. 사랑하는 고양이와, 사랑했던 남자를 잃었다. 그것을 얻기 위해 어머니도 버렸는데, 그렇게 증오했는데. 그런데 이제 와서 그녀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그 어머니 마기였다. 그래, 어머니라면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마지막 일을 꾸민다. 방화벽의 설치, 그리고 자폭 프로그래밍. 엔드 오브 에바에서, 그녀는 겐도우와 재회한다.
"엄마…."
"마지막 부탁이야. 엄마, 함께 죽어 줘요."
"작동하지 않아?!"
"캐스퍼가 배신을….
엄마는, 끝까지 딸보다 자기 남자를 택한 거군요…!"
그러나 나오코는 끝내 딸을 배신했다. 리츠코는 절망했고, 겐도우는 그런 그녀에게 말했다.
“리츠코, 자네를 정말로, 사랑했다네.”
"…거짓말쟁이."
이 대사는 영화에서 무음 처리가 되었지만 성우 야마구치 유리코가 인터뷰를 통해 안노에게 연기를 위해 대사를 들었음을 밝혔다. 물론 굳이 밝히지 않아도 예측 가능한 범위였다. 겐도우의 말을 듣고 슬픈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내뱉은 말 ‘거짓말쟁이’는, 나오코가 같은 소릴 듣고 겐도우에게 했던 말과 같으니까. 하지만 어머니와 달리, 리츠코는 괜찮지 않았을 거다. 그런 파괴적인 사랑, 그녀는 원한 적 없다. 극장판 25화의 제목 ‘Air’는 그녀의 최후 때 흐르는 음악인, 바흐 G-선상의 아리아(Air on the G String)를 의미한다. 이 슬픈 악곡과 함께 리츠코의 비극도 끝이 난다. 리츠코는 겐도우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 그런데 릴리스는 사실 리츠코에게도 부활의 자격을 주었다. 참 아프게 살다 간 모녀에 대한, 용서와 화해의 의미였을까?
[에반게리온] 26. 레이 ① 마음 저 편에/에서 계속.
오늘도 좀 많이 길게 됐군요. 양해를...ㅋㅋ 다음 주 화요일 늦은 밤에 레이 편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굿 나잇! ^_^/
안노는 어째서 이분처럼 이해하기 쉽게 에바를 설명해주지 않았는가 반성해야됨...
제레: 말을안하면 이딜도를!
혹시 모릅니다... 저게 제레의 방식이라면, 후유츠키도 굴욕을................-_-?!!
엄선생님 글은 추천이라 배웠습니다 ㅊㅊ
오늘도 좀 많이 길게 됐군요. 양해를...ㅋㅋ 다음 주 화요일 늦은 밤에 레이 편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굿 나잇! ^_^/
선추천 후감상
선추천 후감상 2
엄선생님 글은 추천이라 배웠습니다 ㅊㅊ
+ 꼭 책으로 엮어서 출판해주세요!!!
하하 ㅋㅋㅋ 정말 감사합니다.
선추천 후감상3
후후 오늘은 업로드 시간 맞춰서 글을 보게 되는군요 하하
야 이제 레이편이구만 ㅋㅋㅋ 아스카 먼저 해주시지 ㅠㅠ
사실 그 순서 엄청 고민했습니다. 최근 이유를 모르겠지만 갑자기 아스카를 해 달라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하지만 비축 기획을 중시! ㅎㅎ
오늘은 2초를 찍으셨군요. 근데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가 여기서도 나오는군요? 은근히 애니에서 많이 나오네요.
게다가 밤에 듣기 참 좋은 곡이죠. ㅎㅎㅎ
저런 장면에 이런 브금을 쓰다니 안노도 참 ㅋㅋ 프레디형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썼으면 좋았을텐데
뭐 나중엔 동요를 썼잖아요? ㅋㅋㅋ
기다리고있었습니다!!!!
안노는 어째서 이분처럼 이해하기 쉽게 에바를 설명해주지 않았는가 반성해야됨...
그럼 제가 이 리뷰를 쓰는 기쁨을 누리지 못했을 것 같아 크게 달갑진 않군요? ㅋㅋ
1. 에반게리온의 편수는 길어지고 서비스씬들보다 떡밥풀이 장면이 더 늘어서 지루해질수있다. 2. 관객이 생각할거리가 없어진다.(요즘 애니처럼...) 진지 한번 빨아봤...
아무래도 Tv판은 청소년관람물인데다가 안노의 이런... 충격적인..진짜 숨겨진 의도를 많은분들이 알았다면 방영이 안됫을수도잇지않을까요19금으로...ㅎ
리츠코는 1화에서 에바 초호기가 있는 곳에서 잠수복 벗고 미사토를 맞이하러 갈 때 참 매력적으로 보였는데..... .....다시 보니까 정말 비참하네요.
가장 비참한 캐릭터 중 한 명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최대한 그런 분위기만 유지해서 적고 싶었습니다. 가엾은 여성이죠.
으아 드디어 다음편부터는 가장 분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3인방 중 첫번째 인물이군요. 근데 지금껏 엄디저트님의 글을 보면서 단 한번도 거부감이 없었는데 제레의 알몸심문에 대한 장면을 보고 ㅁㅁ까지 해석한 것은 이성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해석이긴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말씀이네요. 아무리 그래도 TVA인데 거기까지 생각하고 연출할 수 있다니 컬쳐쇼크 입니다;;;; ㅎㄷㄷㄷㄷㄷㄷ
이게 의외로 90년대 후반엔 가장 주도적인 가설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사실 상징적인 선에서 저런 묘사를 쓰는 건 은근히 많은 작품에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무난한 생각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본문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저렇게 노골적인 단어를 생각할 건 없겠죠. 그저 옷을 벗긴 채로 몸을 유린했다고 보는 것이 후의 리츠코의 반응 등을 설명하기에도 적절하고 그나마 무난한 정도일 겁니다. 아예 저 부분의 심각성을 고려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 좀 심한 단어를 써서 충격 요법을 줬습니다. 혹시 기분이 나쁘셨다면 양해를 구해요.
아니 전혀 신경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이 글을 보기전까지 저 심문장면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터라 새삼 제가 놀랬던 모양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엄디저트님의 해석이 가장 무난하긴 합니다만 역시 전 아직 순수한가 봅니다 (음?)
혹시 모릅니다... 저게 제레의 방식이라면, 후유츠키도 굴욕을................-_-?!!
서...설마요.
제레: 말을안하면 이딜도를!
제발 누가 아니라고 말해줘!!!
진지하다 빵터졌어요ㅎㅎ 휴우츠키할아버지~~~~
제레: 어 딜도 망가
죽어서까지도 레이(릴리스)의 자비에 기대야 하는 처지라니 리츠코도 참 딱하군요... ㅠㅠ
그렇게 증오했지만 겐도우나 어머니와 달리 배신하는 존재는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안타깝죠.
정말 내용 하나하나가 신선하네요.. 이건 뭐 이제 할 말이 없습니다.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에바가 리츠코가 주인공이었다면, 더 멘붕하는 사람들이 많았을듯;;
붉은 딱지 박고 심야 방송으로 해야 방송 가능한 애니메이션이 되겠죠, 그렇다면.
드디어 레이편이군요 심히 많이 기대가 되네요.. 그리고 엄디저트 리뷰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에바에 나오는 사람들은 가의다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는 생각의 확신이 거의 백프로로 기울고 있다는 점입니다..ㅎㅎ
그렇네요. 하긴 뭐, 그게 곧 극단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겠죠. ㅎㅎ
근데, 정상인이라는 기준도 애매모호하다죠...?
애매 하기는 한데 에바 자체가 비정상인들이 정상인에게 정상을 강요하는거는 확실하죠... 신지가 정상인이고..
하지만 굳이 에반게리온 속의 인물들을 보지않아도...실제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만 존재하는 트라우마나 갈등을 안고 페르소나 속에 살아가죠...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차이는 사실 종이한장 차이가 아닐지..
에바의 주제에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정신병에 걸려있다'가 들어있을지도?
오늘도잘읽었습니다. 리츠코가벌거벗은게 ㅁㅁ을 의미하는건지는처음알았네요... 처음봤을때 굳이 리츠코같은여자를 벌거벗기고 심문하는게 좀 제레답지않다생각했는데(아무리비밀조직이라해도 상위조직에서 이런식으로심문할줄상상도못했습니다) 그런뜻일줄이야.. 저는개인적으로 처음봤을때리츠코의성격이 남자따위는신경도안쓸성격으로보였는데 이렇게남자때문에패망한거보면 혹시 안노가 모든 여성은 다똑같다고생각하는것도될까요. 오늘도좋은글 감사합니다!
물론 하나의 가설이고 원하는 대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안노와 여성 하니 생각이 나는데, 안노는 사실 에바를 만드는 중에도 많은 인터뷰에서 여자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그 때문에 여성 작가가 쓴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했더랍니다. 에반게리온 다음 TV 작품이 그 남자 그 여자인 걸 생각해 보면 안노의 여자 이해 프로젝트가 시동이 걸린 거겠죠. ㅋㅋ
혹시나 했는데 오늘도 역시 0시에 올려주시는군요. 이번 편에선 리츠코가 레이가 존재할 수 있도록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 상세히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안 나왔군요. 그 부분은 레이 편을 기대해야 할까나요. 레이가 더미 플러그의 플랜트 역할을 하는 캡슐에 곧잘 들어가 있던 걸 보면 아마 주기적으로 육체를 교환해야 했고, 그 외에도 리츠코에게 여러 조치를 받고 있었는데 리츠코가 여분의 육체들을 모조리 파괴하고 그 조치도 중단하면서 엔드 오브 에바에서 육체가 붕괴되기 시작했던 게 아닌가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무튼 리츠코의 저 심문 장면은 대체 왜 저렇게 하나 늘 의문이었는데... 저게 정말 능욕의 형태였다고 해도 왜 저런 과격수까지 동원한 걸까요. 그게 늘 하던 일이었다고 한다면 말이죠. 아무튼 리츠코가 마지막에 하려던 일은 기지 전체의 자폭이었을까요, 아님 겐도와 레이, 자신이 있는 릴리스의 안치장소에 국한된 자폭이었을까요? 어쨌든 어머니에게 그렇게 마지막에 기대려 했건만 그마저도 거부당했죠. ...나쁜 큐베 놈. 마기는 만장일치로 자폭에 찬성해줬는데 왜 저기다 재밍을 걸어서... 으아아악!!! 죄, 죄송합니다!! 돌 던지지 말아주세요!!! 참고로 리츠코에 대해선 동정의 여론도 많지만, 의외로 가장 음험한 여자라는 시선도 존재하더군요. 그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리츠코에 대해선 그렇게 좋게 보지는 않는 편. 하기야 겐도나 제레만 하겠냐만은.
그 부분은 레이 편에서 언급할 겁니다. 사실 원래 내용이 더 많았는데 도저히 2편으로 하기엔 길고, 3편으로 하기엔 짧아서 애매한 바람에 남은 분량은 다른 곳으로 넘겼어요. 원래 마야 설명도 있었는데 그냥 다 알겠지 싶어서 아예 뺐고...여러 모로 좀 아쉬운 구석이 남는 25편이네요. 무삭제편을 따로 만들어야 하나.(ㅋㅋㅋㅋ?!) 아무튼 스펜터님의 그 추리는 저 역시 상당 부분 동조하며 저의 그에 대한 확실한 생각은 아마 레이 편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리츠코의 심문 장면은 물론 여전히 논란의 중심이고, 굳이 저런 행태를 제레가 부려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저는 저 자리가 원래 레이의 자리였다는 점을 더러 레이에게 저런 유사 행동을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를 중심으로 생각했습니다. 역시 그 부분은 레이 편에서.(자꾸 미뤄서 죄송하네요.) 자폭의 범위는 사실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저렇게 구역 지정 자폭 기능이 마기에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마 리츠코가 걸어 놓은 옵션은 사도가 도그마에 도착했을 때 자폭하는 그 기능 그대로를 사용한 것 같아서, 네르프 전체가 폭발하는 결과를 낳았을 예정이 아닌가 싶답니다. 리츠코는 분명 정상적인 성 사고를 가진 인물이라고 할 순 없죠. 어머니와 부적절한 관계를 나눴던 남자를 아무렇지 않게 사랑할 수 있다니. 그것도 그 사람의 아들을 떡하니 옆에서 보고 있으면서. 그런 시각에서 보면 음탕한 사람이 맞지만 한편으론, 그 정도로 '아픈 사람'이라서, 저는 가엾더군요.
왜! 나 리쯔꼬는 햄보칼수가 엄서!
모두 다 그렇죠. 에바에선. 저 안에 모든 캐릭터 이름을 넣어도 적용 가능.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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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스포일러 댓글은 지워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민감하신 분들이 많아요! 감상 댓글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엄청난 리뷰입니다 레이편도 기대가 되지만 겐도우편도 하실 예정이라면 그것 또한 엄청나겠군요..;
겐도우 편은 예정에 없습니다. ^.^...아무튼 감사해요!
엄선생님 존경합니다!
헌데 약간 의문점이 있네요. 리츠코, 자네를 정말로 사랑 어쩌구 할 때 리츠코의 표정변화 장면 세 개가 있는데 말이죠. 첫째는 그 말이 가소롭다는 표정을 짓더니, 둘째는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지으며, 셋째에는 뭐라 표현하기 힘든. 음. 깔보는 표정. 그건데 말이죠. 첫째는 아마 사랑한다는 말이 거짓임을 알기에 그런 씁쓸한 얼굴을 했을 겁니다. 그리고 뚤 째가 문제인데, 시선을 보면 아마 레이를 보고 놀랐을 겁니다. 딱히 갑자기 레이가 나타난것도 아닌데 왜 놀란 표정을 지었을까요? 제 생각엔 뭔가 깨달은 것 같습니다. 레이를 보고 뭘 깨달았을까요? 제 생각엔 아마 리츠코 자신이 레이같은 존재에게 뒤쳐지기도 하지만, 겐도우 역시 레이에게 의존해야만 한다는? 그런 나약함? 아니면 레이에게서 유이의 모습을 본 것일까? 자신이 자신의 공허한 마음을 고양이로 채웠듯, 겐도우도 유이와 닮은 레이를 통해 고독을 이겨내던 건 아닐까? 결국 겐도도 리츠코 자신과 다를 바 없이 약한, 보잘 것 없는 인간이 아닐까? 그런 종류의 통찰에 리츠코가 아마 놀란 표정을 지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세번째의 가소롭다? 그런 깔보는 표정은 아마 둘째의 통찰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나도 그렇듯이 겐도우 너도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너무 일그러져버린 존재다, 그러니 네가 아까 말한 날 사랑한다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겐도는 두 가지의 거짓말을 한 셈이죠. 사랑하기에 적합한 인물도 아니면서 사랑한다고 하고, 리츠코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하고. 아니, 어쩌면 겐도의 말은 곧 죽을 사람에 대한 미안의 표시였을지도 모르죠. 자신이 이용했던 사람에 대한.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죠. 그 상황에서 굳이 그 말을 할 필요가 없었고, 겐도우 자체가 인간관계에 있어 큰 장애가 있음을 고려한다면요. 물론 이건 리츠코의 통찰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리츠코의 표정변화에 대한 생각은 이런데, 엄디저트님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아! 이제보니 첫째 장면의 시선은 바로 손에 쥔 자폭장치를 향하고 있군요. 씁쓸한 표정은 캐스퍼의 배신에 대한 것도 있는 듯합니다.
겐도우의 대사가 무음 처리가 되었죠. 감상자 입장에선 저 리츠코 얼굴 컷이 어느 타이밍에서 나온 것인 줄 모릅니다. 그러니까, 겐도우 얼굴 먼저 비추고, 다시 그 대사를 시작하는 타이밍으로 리츠코 얼굴을 비추는 연출일 거라 생각합니다. 즉, 두 장면은 순서의 문제일 뿐 사실 동시 발생 장면이고, 두 번째 표정은 겐도우가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순간의 변화이고, 이윽고 그 말을 이해한 리츠코가 세 번째의 표정을 지은 것이라 생각해요. 물론 이건 제 생각일 뿐입니다. ㅎㅎㅎ 루리웹-445286473님의 추리도 너무 좋아요, 충분히 맞는 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ㅎㅎㅎ
음...이야기 듣고 저도 그 장면을 다시 돌아봤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단계별로 봐야할 표정인지가 좀 의심스럽습니다. 그냥 죽기 직전까지의 그 표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셔도 무방할것이며 놀라는 모습은 찾기 힘들어보입니다. 본문에서도 엄디저트님이 적어주셨듯, 안노는 디테일하면서 확실하게 캐릭터의 표정,대사,장면연출을 넣지만 뭔가를 암시하는 장면에서만큼은 과감하게 표현하기도 하는 만큼 저렇게 알아보기 다소 어려울정도로 표정변화를 미세하게 넣었으리라 생각되진않네요. 단, 님께서 말씀하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겐도를 바라보며 생각하는 리츠코의 속마음에 대한건 거의 부분적으로 저도 동의합니다.
글쿤요... 음.... 저도 저 스틸컷만 보고 말한거라 불완전하겠네요 ㅠㅠ
잘봤습니다^^ 역시 리츠코의 이야기는 참으로 비극적이고 아이러니하네요.. 한편으로는 에반게리온의 주요 스토리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루는것도 적잖게 힘들었을텐데 조연인 리츠코의 심층적인 스토리까지 전체 스토리 속에 녹아나게 넣어둔 안노가 새삼 또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ㄷㄷㄷ 원래 사람의 양심이나 이성이라는게..."사랑"이 들어가면 아무리 강경했던 사람이라도 단숨에 흐트러지고 거기에 몸과 생각을 맡기게되죠... 꼭 AT필드를 뚫는 룽기누스의 창같은게 "사랑"이라는 점이 참 아이러니... 어릴때 EOE를 보면서 가장 의문이었던게 다름아닌 겐도의 저 마지막 대사였더랍니다. 왜냐하면 그당시에는 리츠코가 겐도를 사랑한다는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엄마가 사랑했던 사람을 그 딸이 또 사랑할수있다는 설정에 대해 알리가 없는 다소 순수한(?) 나이였기에... 하지만 저번주에 리츠코 리뷰를 읽고 최근 TV판과 EOE를 다시 보면서 리츠코의 심층스토리도 어느정도 이해하고나니 겐도의 마지막 대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마지막의 "거짓말쟁이"와 맞물리면서... 참 짓궂게도....그 질투의 대상인 레이를 등뒤에 숨기고 자신에게 총을 겨누며 들은 말이 그렇게나 듣고싶었던 거짓말 이라니.. 뭐...파고들자면 레이의 입장도 리츠코 못지않기때문에 이쯤되면 겐도는 이 이상 실드가 불가능 ㅋㅋㅋ 그리고 제레 앞에 벗고있던 리츠코의 모습은 평소에 항상 저런 모습을 하고있던 레이와 맞물리며 더더욱 리츠코를 비참하게 만드네요. ㅁㅁ을 했건 안했건 "레이 대신"이라는 말을 들은 순간 말씀대로 "레이가 당했어야 할 일"이 자신에게 떠맡겨진 셈이니 더더욱 그녀와 비교되고 질투와 분노,배신감이 끓어올랐을법 합니다. 신지와 아스카가 겪는 비극은 아이들의 비극이었다면 카지,미사토,리츠코가 겪는 비극은 보여주는 그대로 정말 "어른들의 비극" 그 자체네요.. Air가 리츠코만을 위한 곡이었다고 봐도 좋을 만큼 더 절절히 울려퍼집니다. 이런걸 생각했을때 지금까지의 신극장판 리츠코쪽에 대한 전개는(일단 지금 보여준것까지만으로는..) 쌍수를 들고 환영 ㅠㅠ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점점 끝으로 갈수록 말도 많고 탈도 많으며 앞전에 미뤄놨던 이야기들을 안고있는 캐릭터들이 남아있네요. 마지막까지 서비스 서비스 해주세요! ㅎㅎ
오늘도 장문+양질의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확실히 안노의 능력 중 가장 놀라운 것은 26화라는 티비 스케쥴에 저 많은 이야기를 녹였다는 것이죠. 그 부작용으로 대충 감상하면 아무 것도 캐치할 수 없는 작품이지만, 안노의 긍정적인 결벽으로 인해 가만히 뜯고 뜯으면 뭐든 다 나오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보람이 있는 작품이란 거죠. ㅎㅎㅎ 리츠코는 '사랑'이라는 게 사람을 얼마나 아프게도, 즐겁게도 할 수 있느냐를 단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경우, 나쁜 쪽을 좀 더 밝게 비췄죠. 리츠코를 보고 있으면 도저히 겐도우를 좋게 볼 수가 없습니다. 사실 어느 캐릭터와 엮어도 그런 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직도 겐도우는 영 정을 못 붙이고 있네요. 특히 구작에서는 더욱. 리츠코가 벗고 있는 모습을 레이와 연관하는 것은, 레이 편에서도 언급할 부분이지만 확실히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벗고 있는 레이를 보면서 리츠코가 그녀를 가벼이 여겼을 많은 것들을 이제 역으로 느낄 테니. 다시 한 번, 신판에서의 리츠코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네요. 부디, 좀 더 행복한 여자로 살 수 있길.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고양이를 키워서 그런지 키우는 이유야 리츠코와 다르겠지만 왠지모르게 감정적으로 공감이 가는 캐릭터랄까요 ㅎㅎ; 그나저나....세컨드임팩트때 대부분의 생물이 전멸하고 신극장판 설정에서는 거의 모든종이 전멸한듯 싶었는데 고양이만큼은 유전자 개조나 그런것도 없이 당당하게 살아가고있는 에바의 세계관........고양이 대단해?!
사실 기획서 단계에선 아예 고양이 자체가 사도였으니...(타브리스는 그저 그걸 데리고 오는 셔틀) 역시 고양이 대단해?! 사랑이 라온이한테 잘 해 주세요.(...?)
느긋하게 잠자고있는 얘들한테는 제가 다가가는게 사도침공이에요 ㅋㅋㅋㅋ 그런데 원래 기획서 단계였다곤해도 굳이 고양이를 사도로 넣으려고했다는게 참 의미심장하네요. 비록 수정되긴 했지만 아무런 의미나 이유도없이 안노가 그런 설정을 넣었을것같진 않으니까요.. 코믹스에서는 카오루와 처음 만날때 새끼고양이를 죽여버리는 모습도 등장하고.. 어쩌면 "고양이"라는 캐릭터가 에바에서 뭔가 상징적인 요소일수도있겠네요. 또 어쩌면...그 상징적인 요소는 리츠코 스토리파트를 통해 충분히 쓴것일지도.. 하긴..개와는 달리 주인에게 칭찬받고싶어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길이 정의고 자유인 고양이들의 가치관을 생각한다면....
.....신지는 개군.
네르프의 멍멍이. (...)
아아..참 엉뚱하게도....자주 고양이처럼 묘사되는 아스카와 마리...그리고 마리가 부르는 네르프의 멍멍이 신지라는 멘트가...이렇게 이해되버리네요 ㅡ,.ㅡ;;
롱기누스와 사랑의 공통점이라니...으아아....
이제껏 올려주시고 계신 글들을 빠짐없이 보다가,세세하고 알찬 리뷰에 대한 감사도 할겸 댓글을 남깁니다,ㅎ 따로 별다른 내용은 없고,에반게리온에 대한 보다 넓은 인식과 제작진의 의도를 보기쉽게,알기쉽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
저도 정말 감사합니다. 즐겁게 읽어 주시는 게 저에겐 너무나 감사한 기쁨입니다!
이건...그냥봐도 겐조양반이 개객기...
에반게리온의 테마는 아무래도... 자아실현을 제대로 못이루어낸 아이들의 파괴적 동일시인 것 같내요... 이런 아이들이[에반게리온의 모든 캐릭터] 주도해나가는 세상의 결말이 End of Eva 즉 파괴적 결말인 것은 어쩌면 정말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끼치내요... 판타지이지만 현실로 와닫게 만드는 에니메이션인 것 같습니다... 부모의 역활, 아이들의 자아형성의 과정의 중요한 축인 환상과 리비도 그리고 타나토스 까지... 정말로 대단하단 말 밖에 안나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너무 복잡하게 풀어나간단 생각도 있지만... 그렇게에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랑을 받고 재해석 돼고 우려먹을 건덕지도 많은 ^^; 매우 훌륭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해석을 풀어내느라 고생이 많으신 엄디저트님께도 보잘것 없지만 저의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리뷰의 목적을 조금이라도 이룰 수 있어 기분 참 좋은 요즈음이네요. ^^
어헝헝 ㅠㅠ 리츠코
유이 뿐인 게 맞는 것 같고, 겐도우라는 인간 특성 상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도 사랑하는 척은 참 잘 합니다. 사실 레이에게도 그런 의도의 사랑을 줬던 겁니다. 나중의 보완을 위해, 릴리스가 자신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녀에게 의도적인 사랑을 줬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이에 관해서는 다소 오해가 아니신가 싶습니다. 유이가 추구하는 인류보완계획은 이상향만으로는 무조껀 나쁘다고 할수도 없던 세상이니까요. 물론 덕분에 다른 인류의 의사를 무시한체 인류보완계획이 된것이고 지금의 에바라는 비극을 낳았지만..그녀가 추구하던것 자체는 사악한것과는 거리가 멀었을겁니다...
미사토편이 슬프게 끝났다면 리츠코편은 다소 씁쓸하게 끝났네요.. 아 정말 불쌍한 뇨자네요.ㅠㅠㅠ 이제 인물만 중심적으로 다루시는건 레이 아스카 신지정도가 남은건가요?? 아니면 겐도우도 다루시려나요? ..근데 첫째줄 저 부분 제가 지난번1편에 댓글로 주절주절 한 부분인데 제가 괜한짓을..;;
겐도우 편은 없습니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다.행.히.도. ㅋㅋㅋㅋ 첫째 줄 ㅋㅋ 절대 아닙니다! 그런 의견 제시 하나 하나 너무 감사하고 도움도 많이 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좋은 댓글 부탁해도 되죠? ㅎㅎㅎ ^^ 제 리뷰는 댓글이 8할입니다. 아시잖아요!
이 것을 에반게리온 완전판으로 내야했어......
에반게리온에는 정상적인 인물이 하나도 없는거 같아요. 육체적 사랑은 리츠코와 정신적 사랑은 영혼없는 껍데기 레이로 하는 겐도도 있고 결국 끝내 유이에 대한 환상만 보고 유이만 그리워하다가 죽고. 유이는 신지를 낳을 후에는 겐도보다는 신지가 더 중요했음. 겐도는 완전 찬밥. 그러니까 대놓고 겐도가 신지를 싫어하고 질투하고 유이를 닮은 클론인 레이만 좋아했죠. 레이는 유이의 딸이야 위로하면서. 신지는 어머니 , 레이 모두 버리고 독립을 선택. 신지의 마지막 선택은 아스카의 너와 하나 되기 싫어. 이 대사 때문일 수도 있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도 아스카가 빠지면 의미가 없으니까 애라 그냥 상처 받아도 예전이 낫다. 다시 사람들을 알아가야지. 아스카와 화해하고 알아가야지 했으면서도 결국 그게 안되서 아스카 목조르다가 아스카 죽으면 혼자되니까 포기. 끝까지 정말 외롭고 고독한 불쌍한 인간들을 보여줌.
그런 인간관을 보여주면서도 그것을 스스로 깨닳거나 나아가서는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게 에반게리온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야기 전체에 걸쳐 모든 캐릭터와 설정의 그 어두운부분을 다뤘기에 미래로 나아가는 모습은 아주 부분적으로 나오지만 에바에서 특히 안노감독이 관객에게 절달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바로 그런것들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유이나 겐도우에 대한 리뷰는 따로 없을수도있겠군요....앞전 인류보완계획 파트에서 충분히 그들에 대해 다뤘고 모든 이야기의 뒷편의 중심에 서있던 인물들인 만큼 지금까지의 리뷰를 통해 수없이 들춰졌으니...딱히 따로 독립해서 리뷰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이게 다 유이때문이다, 겐도때문이다. 말이 많긴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유이버전 인류보완계획이 참 낭만적.. 사람들이 더이상 다투지않고 서로 상처입힐 일도 없이 모두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니...제 개인적인 마인드는 그쪽을 추구하는 편 ㅋㅋ 워낙 요즘 세상이 사람이 서로를 더더욱 못믿는 세상이 되어가서 그런지...쩝.
따로 편 배정 없는 인물들은 케젠님 말씀과 같이 앞 부분에 일정 부분 녹은 구석이 많아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해서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겐도우와 유이에 대해선 신지에 대해 언급할 때 필연적으로 언급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구요. ㅎㅎㅎ
그 유이의 인류보완계획이 아들인 신지에 의해 부정당하죠. 모두 다 하나가 되서 이해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혼자있는 건 싫어. 상처 받아도 누군가가 있는게 좋아. 이렇게 된거죠. 신극장판이 You Are Not Alone. 인거 보면 신지가 혼자가 아니란걸 느끼고 유이와 겐도 제레의 인류보완계획을 제대로 엿먹으려는거겠죠. 카오루와 레이의 역활도 신지가 혼자가 아니라는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역활이고.
유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그 때의 세상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시절이 맞으니 말입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사람이 전쟁의 고통을 실감할 수 없듯, 그 세대는 정말 지옥을 겪었으니 삶을 이렇게 사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것 같아요. 신지는 주인공으로서 현명한 선택을 했고, 주제 의식에 맞는 결정을 내렸지만, 어떻게 보면, 그는 임팩트를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닌 덕에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봐요. 어떤 인물의 선택이든, 이해할 수 있는 선이라고 봅니다. ㅎㅎㅎ 신극장판은 그리고, 그것을 위해 괄호 두 개를 활용했죠. 아무도 모른다 이거죠. 너는 혼자일 수도 있다고. 물론 그런 대답일 것 같진 않지만. ㅎㅎ
신지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깨닳음을 준것은 레이와 카오루뿐만이 아니라 그동안의 모두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신지가 본격적으로 엄마 아빠! 엿먹어!하고 거절한것도 아니겠구요 ㅋㅋ 유이 역시 마지막의 마지막에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주지요.
저도 유이의 인류보완계홱엔 낭만을 느낍니다. 더군다나 고전SF에서도 이미 다뤘던 테마이고. 몇화였나, 십자가 아이캐치 설명 나올때 빅뱅도 같이 나왔잖아요? 단원화와 분리화가 반복된다는걸 약간 에둘러 표현한 걸지도.
그렇다면 아무래도 유이는 제레의 세컨드 임팩트 계획은 확실히 모르고 있었다고 보는게 맞겠군요. 겐도는 전날 남극기지를 떠난걸 보면 정확하게 알고있었고.. 어떻게 보면 겐도는 스스로 화를 재촉한 셈이네요.
헉 저 위에 혹시 스포 댓글 있나요;; Q스포이려나...;;
네,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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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레 앞에서 리츠코가 알몸으로 심문받는 장면을 ㅁㅁ으로 해석할 수도 있군요;; 알몸심문도 충격적이었지만 ㅁㅁ이었을 수도 있다는 말을 보고 살짝 벙쪄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이 험한 꼴을 당할걸 아는데도 보낸것도 엄청난 상처인데 그 심문 뒤에 있었던 일이 ㅁㅁ이었다면...ㅠㅠㅠㅠㅠ 저는 정신 건강을 위해서 ㅁㅁ이라는 해석은 가슴 속 깊은곳에 넣어두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리츠코 편을 보니 자연스레 혈압이 오르네요... 제레의 노인들한테 다른걸 줬다는 겐도의 말도 화가났지만 험한 일을 당한 리츠코를 처음 봤을 때 한 말이 미안하다, 괜찮냐 그런 안부를 묻는말이 아니라 왜 더미를 파괴했냐 이거라니 -_-... 정말 겐도는 리츠코를 도구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안본 것 같습니다. 리츠코의 절망과 슬픔을 이해하려고도 안하는군요. 비인간성의 절정을 달리네요. 마지막에 한 말은 EOE볼 당시에는 안들려서 에반게리온에 대한 글을 읽어보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요. 저는 겐도가 한말이 '사랑했었다' 였다는걸 알고 극심한 짜증을 느꼈습니다... 차라리 죽일거면 깨끗하게 죽여주지 간도 쓸개도 다 빼먹고 마지막에 한 말이 사랑했다라니.... 그건 철저하게 겐도 본인을 위한 말이죠. 리츠코를 이용했다는 죄책감을 조금이라고 덜고자 그런 말을 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모든 에바 캐릭터에 정을 주려고 노력하는 저이지만 정말 공감합니다. ㅋㅋㅋㅋ ㅠ.ㅠ 어떤 분께서 겐도우에 대한 시각을 바꿔 줄 새로운 리뷰를 올려 주신다면 꼭 한 번 보고 싶네요.(마다오 말고 ㅋㅋ) 겐도우가 참 중요한 구석에서 애매하게 살아요. 사랑한다는 말을 차라리 저 감금 당시에 했으면 좋았을 것을. 레이랑 융합하기 전에도 갑자기 유이 얘기를 꺼내질 않나. 예-전 리뷰에서 언급했지만 겐도우, 입이 방정입니다.
겐도는 원래 쓰레기예요. 주변에서 다들 겐도를 쓰레기라고 해도 유이만은 겐도를 그래도 귀여운 구석도 있어요. 라고 쉴드를 쳐줘서 겐도가 유이에게 빠진거겠지. 유이가 죽자마자 바로 쓰레기로 귀환. 쓰레기는 쓰레기일뿐. 재활용해도 쓰레기.
과연 겐도우에 대한 시선을 바꿔줄 새로운 리뷰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수준이 될 것 같은데요 ㅋㅋ 그래도 나름 변호하자면 유이가 죽기 전의 겐도우는 이렇게 까지 나쁜놈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유이가 죽은 후로 너무 막나갔죠.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사람이 자신의 탓으로 증발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도피했다는 느낌이 큽니다. 리플을 읽다보니 엄디저트님이 겐도우 편을 하실 의향이 없으신것 같아서 좀 아쉽네요.... 겐도우 편에서 겐도우가 잘근잘근 씹히는걸 보고 싶었는데 -_ㅠ 꿩대신 닭이라고 신지 편에서 겐도우를 씹어야겠습니다 ㅋㅋㅋ
뭐..신극장판에서 겐도가 갱생을 할지..다른의미(?)로 진화(?)를 할지 한번 지켜봅시다 ㅋㅋ
솔까 죽일필요나 있었나? 자폭은 물건너갔지 총들고 있었다곤 해도 원래부터 과학자인그녀가 총을 든들 그닥 위협이 되진 않았을텐데 더군다나 멘붕상태였는데 마음만 먹었으면 죽이지 않았어도 처리할수 있지 않았을까. 결론은 겐도 이 ㅅㅂㄱ ㅅ ㄲ
이미 보완계획으로 새롭게 태어날 인류중에 한명일뿐이니 겐도 입장에서는 전혀 미련도 의미도 없던것이죠. 오히려 불필요한 감정문제가 남아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방해할 요소가 생기면 곤란하기에 죽였던것이겠죠..
지난번편에 댓글로 썼다가 그냥 지웠는데 댓글 다시는분들 Q스포성댓글은 좀 자제해주세요.. 스포성 댓글이 있다기에 댓글 못보고있습니다 ㅠ
ㅠ.ㅠ...그러합니다, 여러분.
좀 지장이 될만한 스포는 하나 보이긴하네요...아주 직접적인것은 아니지만;
삭제된 댓글입니다.
나디아-에바 설은 상당히 징한 떡밥은 맞지만 저는 거기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제 설명은 없을 겁니다.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