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전투, '페이블' 시연
내년 2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XBOX 게임 스튜디오의 차기작, 플레이그라운드가 개발중인 ‘페이블’ 리부트를 게임스컴 2026에서 직접 플레이해보았다. 이번 세션은 미리 준비된 게임 구간을 바탕으로 임무 하나를 클리어 하며 전투를 중심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이번 시연 구간은 게임 초반부를 어느정도 진행하고 나서로, 본격적인 플레이로 돌입하는 지점이다. 개발자들은 페이블의 전투를 ‘스타일 리딩 컴뱃’, 즉 스타일이 주도하는 전투로 정의했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근접 무기와 원거리 무기를 하나씩 장착하며, 그리고 4개의 주문도 즉시 사용 가능한 상태로 설정해놓을 수 있다.
※ 이하 모든 스크린샷은 실제 게임스컴 시연을 녹화한 것으로, XBOX 와 플레이그라운드가 제공하였습니다.
험프리라는 NPC 의 인도로, 언데드가 득실거리는 언더월의 폐광산을 탐사하는게 이번 세션의 임무다. 이 근방에는 언데드가 가득하고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고자 하는 것. 곧 언데드가 쏟아지며, 이들은 할로우 포크(Hollow Falk)로 불린다. 언데드를 처치하면 거기서 초록색 혼령 몬스터가 빠져나오고, 이를 제때 처치하지 않으면 다시 땅에서 다른 시체를 찾아내 빙의한다.
전투에서 플레이어는 약공격/강공격/회피/긴회피 의 기본 공방 능력과 4개의 주문, 원거리 공격 등 여러가지 능력을 함께 쓰며 싸운다. 조작감은 좋다. 각 동작이 물흐르듯 잘 연결되는 편이고, 특히 회피는 근접 공격 중에도 이를 캔슬 시키면서 발동되기에 여러모로 플레이어가 직관적으로 캐릭터를 조작하는 느낌을 준다.
4개의 주문은 매우 강력하고, 모두 즉시 발동되는 타입이다. 벼락을 내리치고, 적을 공중으로 띄우고, 화염구를 던지고, 강한 바람으로 적을 밀어내고, 칼날을 생성해 쏘아낸다. 또는 적을 닭으로 바꿔버린다. 각각의 주문은 모두 공격적이지만, 저마다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있고 또 환경에 따라 유용함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번개를 내리치는 마법의 경우에는 그냥 사용하면 한 번 내리치고 끝나지만, 물가에서 사용하면 여러 차례 광범위하게 내리치고 퍼지며 범위 내 적을 모두 제압한다. 적을 공중으로 띄워올리는 중력 마법도 그 상태에서는 적이 더 많은 피해를 입는 것으로 보였고, 여기에 원거리 공격이나 다른 마법을 함께 사용했다.
할로우 포크를 처리하며 폐광산으로 들어가면, 깊이 들어갈수록 더 많은 적이 등장한다. 그리고 적을 처리하면서 나가는 길에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상자도 존재하고, 로어를 확인할 수 있는 다이얼로그도 놓여있다.
광산 하나를 지나치면 안개가 가득한 넓은 숲이 나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에서 험프리는 플레이어에게 길을 이끌라고 말하고, 플레이어는 몇가지 단서를 따라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찾게 된다. 힌트는 불빛이었다. 언데드가 내뿜는 초록색 야광빛이 반짝이는 곳으로 향하다보면 이 불빛이 나무에 걸린 랜턴이며, 이 불빛이 언데드를 만들어내는 원인임을 알게 된다.
마침내 플레이어는 거대한 나무가 있는 골짜기에 도착하고, 이 나무에는 수많은 랜턴이 걸려있으며, 곧 여기를 지키는 랜턴 키퍼, 보스가 등장한다. 랜턴 키퍼는 기본적으로 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언데드를 불러내는데, 일반 몬스터를 처치해도 랜턴 키퍼에게 피해가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에 적당히 처리하면서 원거리 무기와 마법으로 랜턴 키퍼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누적시켜 잡아내면 된다. 그리고 이를 잡아내면 데모는 끝난다.
데모를 한 차례 클리어하고, 난이도를 높이고 다른 로드아웃으로 다시 한 번 플레이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의 난이도는 여러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기본 난이도에서 한단계 올린 히어로 난이도로, 이 진행 단계에서는 얻을 수 없는 리피팅 크로스보우로 무장했다.
이 게임의 원거리 무기는 일반 활과 리피팅 크로스보우 모두 탄수급에 제한이 있다. 일종의 시간에 따라서 다시 화살이 차오르는 방식이고 때문에 무작정 원거리 공격만으로 전투를 풀어나갈 수는 없다.
데모 시연이 끝난 후, 두 개발자와 간단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플레이그라운드의 윌리엄 케네디와 크레이그 리틀러 두 어소시에이트 게임 디렉터가 답변해주었다.
■ 질의응답
● 데모에서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빌드를 봤다. 이런 구성에 플레이어가 얼마나 자유롭게 관여할 수 있나, 아니면 어느 정도 미리 짜인 조합인가.
윌리엄 : 앞서 얘기했듯, 이 게임에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 중 하나가 원하는 인간상으로 자신을 표현할 자유다. 퀘스트 선택과 그에 따른 평판 시스템에서도 이런 철학이 드러나는데, 전투도 다르지 않다. 데모에서 보신 두 개의 로드아웃은 근접무기, 원거리무기, 주문, 능력, 그리고 성장하는 기본 스탯 같은 구성 요소들을 조합한 결과다.
이 구성 요소들은 진행 과정에서 계속 강화할 수 있고, 어떤 조합을 만들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자유다. 근접무기와 원거리무기, 주문 세트를 하나씩은 반드시 갖춰야 하지만, 그 슬롯에 정확히 뭘 채울지는 완전히 플레이어 마음이다.
● 무기 업그레이드나 신규 무기 획득은 어떻게 이뤄지나. 단순히 수치가 올라가는 방식인가, 아니면 좀 더 다른 방식인가.
윌리엄 : 성장에는 몇 가지 축이 있다. 주문과 능력, 그리고 앞서 말한 기본 스탯이 그중 일부다. 스킬트리가 있어서 스킬 포인트를 투자할 수 있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트리 안의 주문 하나하나를 여러 번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무기 성장도 별도로 있는데, 게임 안의 모든 무기가 자신만의 업그레이드 경로를 갖고 있다. 이걸 위한 자원도 게임 안에서 획득할 수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건, 업그레이드를 했을 때 확실히 체감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방금 플레이한 데모에서 예를 들자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인 리프트 주문이 있다. 처음 리프트를 얻으면 적을 들어 올릴 수 있는데, 업그레이드하면 그 상태에서 강하게 내리찍는 추가 동작이 붙는다. 이게 업그레이드가 그냥 숫자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다.
● 방금 본 것 외에 앞으로 어떤 다른 무기들을 기대할 수 있나.
윌리엄 : 게임 안에는 다양한 무기가 있다. 원거리 무기도 있고 주문도 있다. 이번 데모에서는 양손 망치를 썼고, 그동안 매체를 통해 칼을 쓰는 모습도 보여드렸는데 그 외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로드아웃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걸 여기서 다 나열하고 싶지는 않지만,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반영하고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했다.
● 이건 클래식 프랜차이즈의 리부트다. 전투 시스템을 디자인할 때 원작에서 어떤 걸 그대로 가져가고 싶었고, 어떤 걸 업그레이드하고 싶었나. 두 작업 라인 사이에서 무엇이 이어졌나.
윌리엄 : 좋은 질문이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리가 클래식 게임들을 정말 사랑한다는 것이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온 프랜차이즈의 리부트를 맡게 돼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팀에 있는 많은 사람이 이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도 그 클래식 게임들에 대한 애정과 열정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업을 정말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항상 되새기는 게 있는데, 바로 이 시리즈의 핵심이다. 위트와 유머가 그 안에 있고, 동화적인 톤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어둠도 담아낼 수 있다는 것. 그 대비가 경험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그리고 선택과 함께 오는 자유로움도 있다. 이런 요소들을 오늘 보신 데모 곳곳에서, 특히 자신만의 보상을 스스로 구성해나가는 부분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전투에서 또 하나 고민한 건 클래식 게임들이 갖고 있던 접근성이라는 유산이다. 이 부분도 깊이 고민했고, 그 결과 여러 동작 사이를 정말 쉽고 유려하게 오갈 수 있는 지금의 전투 스타일로 이어졌다. 최대한 쉽게, 그리고 최대한 만족스럽게 만들고 싶었다. 실제로 플레이하시는 걸 지켜보면서 여러 동작 사이를 빠르게 넘나드는 모습을 봤는데, 그게 바로 우리가 의도한 접근성이다. 그 부분이 정말 자랑스럽다.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동시에 지금 이 시대에 맞는 무언가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고, 이건 우리가 가장 크게 도약하고 싶었던 지점이기도 하다.
크레이그 : 여기에 덧붙이자면, 앞서 많이 얘기한 핵심 DNA 중에는 유머도 있다. 유머는 원작 게임들의 핵심 한가운데 있던 요소이고, 우리는 이걸 게임의 모든 시스템 구석구석에 담아내려 했다. 실제로 데모에서도 보셨을 텐데, 할로우포크의 다리를 쏘아 맞히면 여전히 기어서 계속 쫓아온다. 머리를 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듯 방황하면서도 여전히 쫓아온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면, 여러분 중 몇 분이 쓰신 걸 봤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주문인 파울이 있다. 적을 닭으로 바꿔버리는 주문인데, 언데드 적에게 쓰면 언데드 닭이 된다. 전투와 다른 시스템들 곳곳에 이런 가벼운 순간들을 심어두는 게 이 시리즈의 핵심과 정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런 DNA들을 한데 모아서 진정성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윌리엄 : 방금 닭 얘기가 나와서 하나 더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적을 닭으로 바꾼 다음 파이어볼을 쓰면 작고 지저분한 불탄 닭이 되는데, 이게 정말 재미있다. 다른 시너지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조합 중 하나가 리프트 주문이다. 적을 닭으로 바꾼 다음 공중에 띄우면, 닭에서 다시 원래 적으로 돌아오는 순간에도 마치 아직 자기가 닭인 줄 착각하는 것처럼 팔을 파닥거린다. 이게 가벼움을 주면서도 전술적 깊이를 희생하지 않는 지점이다. 그 짧은 순간 동안 적은 무방비 상태가 돼서 공격에 노출된다. 이렇게 아주 세밀한 디테일까지 챙기면서도 전투가 가진 폭과 깊이, 전술성을 동시에 잡아내고자 했고 결과물에 만족한다.
|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