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기록말살
로만고로드 회의에서는 실종자를 10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그 중 아홉번째인 기록말살은, 국제인권장전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다. 기록말살의 대상이 된 사람은 국가폭력기구에 의해 제거될 뿐만 아니라, 그 혹은 그녀가 존재했었다는 기록 전체가 말살된다. 이러한 정치적 제거, 기억의 저주의 사례들은, 어느정도 성공적이었냐는 차이는 있지만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메스크의 경우에는, 전체 문화 역사의 최대 10%까지 손실되었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입증된다. 우리는 성공적인 사례에 대해 논할 수는 없다.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나 작은 흔적은 남기 마련이고, 검열을 하는 것도 결국에는 인간이다.
따라서, 기록말살로 지워진 시민은 쓰레기통 뒤에서 머리에 총을 맞은 동료보다 훨씬 더 인정받는 역사적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사마라 공산당의 흉악한 율리우스 쿠즈니츠키는 한 장의 재미있는 사진이 없었더라면 역사의 모호함에서 구해줄 또 다른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기록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동전에 새겨진 황제의 초상화를 긁어내는 것보다 더 정교한 절차가 추가되었다. 잘 기름칠된 타락한 관료주의 기구를 가진 노동자 국가의 경우, 봄청소 겸 펀치 카드를 약간 손보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그러나 사진의 시대, 특히 영화 시대의 몇몇 흥미로운 사례에서 청소는 기술적인 미묘함을 띄게 된다. 우울한 일요일 아침 증기선 "마조프"에 탑승한 사진 수정자의 마술에 의해 사라지게 된, 앞서 언급한 사라진 정치위원 율리우스 쿠즈니츠키의 경우처럼 말이다.
율리우스는 역겨운 인물이었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멍청이였다. 그의 미숙한 시야는 세계혁명의 정신을 제대로 체현할 수 없었다 - 이 정치위원의 성공가도는 후에 사마라에서 시작되었다. 마조프의 사상으로부터 조금의 영감도 받지 못한채, 그의 희생자들에게 정치적 유죄를 의미하는 꼬리표를 남발했고, 그것은 결국 그를 파멸로 몰고갔다. 어느날, 크네진스키 국장은 더 이상 당혹감을 참을 수 없게 되었다. "한 번 말해 보세요, 쿠스냐, 혁명은 50년 전이었는데, 어떻게 즈도로프가 반혁명분자가 될 수가 있죠? 그리고 브론스키 동지의 랜드조브리크-크네진스키 주의가 어떻게 '돌이킬 수 없이 편협'한 것입니까? 내가 크네진스키라구요. 사푸르마트 크네진스키가 내 이름이란 말입니다!"
일부 집단에서는 원본과 편집본의 두 버전을 비교하는 것이 대중적인 문화현상이 되었다. 쿠즈니츠키가 그 날 그의 얼굴에 짓고 있던 쥐의 미소는 호기심에 영적 가치를 부여한다. 그를 보라! 누구라도 이 더러운 족제비를 역사에서 지우고 싶어할 것이다.
더 슬픈 것은, 그 운명적인 사진 속 세번째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아람 우호톰스키는 '11일 정부' 소속으로 마조프의 충성스러운 혁명 친구이자, 뛰어난 재능을 지난 농업경제학자이자 유전학자이며, 우란 노란 감자의 세 육종가 중의 한 명이다.
그는 가식없는 행동과 세계 노동계급의 식생활에 지대한 기여를 통해, 총 세번의 숙청을 피할 수 있었던 매우 비정치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행운도 21차 유전학 총회에서 우호톰스키의 과학적 공정성이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했을때 까지였다. 현대 유전학은 순수한 크네신스키주의 철학과 양립할 수 없음이 밝혀졌다. 다시 말해서, 혁명 정신으로 구스베리 씨앗은 무화과로 변환될 수 있다.
상임위원회 앞에 섰을때 너무나 겁에 질린 우호톰스키는 자기 자신을 작은 진흙 벌레라고 부르고 말았다.
지금까지 자아비판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비하 분위기 속에서 불쌍한 학자는 지나치게 긴장하여 참석자들은 그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 기억될만한 발표 이후로 우호톰스키의 이름은 특별히 비굴함과 연관되어져 왔다. 역사적으로 완전히 희화화된 것에 대해, 자비로운 크네진스키 위원장은 나이가 더 많고 더 위엄있는 동지에 대한 기억을 남기기로 결정했고, 아홉개의 절차를 통해 우호톰스키를 쓰레기통 뒤로 보내고 말았다. 그후에 우호톰스키가 존재했었다는 모든 기록을 지워버렸다. 그러나 수정 담당자가 우호톰스키가 존재하는 한 장의 놀라운 사진을 처리하지 않은 채로 남겨놨기 때문에 역사왜곡은 실패했다. 이 전에 정치위원 율리우스 쿠즈니츠키가 사라졌던 그 사진이 그것이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선지자이며 마조프의 학교 교사였던 이그누스 넬슨의 추락이다. 공산주의 운동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사 검열관들에 의해서 유령이 되었다. 마조프의 종말론적으로 폭력적인 이미지는 어느새 사회민주주의 북유럽 국가들에게는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 패배한 혁명이후, 그라드와 함께 넬슨의 존재를 조작했다. 기술적으로 진보한 '11일 정부' 기간의 마조프를 촬영한 수십시간의 필름이 있었는데, 검열관들에게는 실망스럽게도, 이 혁명의 아이콘은 거의 항상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지인 넬슨과 함께였다. 모든 필름을 폐기하는 것은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이었다. 그 결과로 마조프의 오른쪽에는 항상 회색 유령이 떠다니게 되었다. 역사학자들이 이 으스스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데는 수십년이 걸렸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유령은 공산주의 그 자체라고 믿고 있다.
04. 비드쿤 허드
12밀리미터 필름이 프로젝터에 영사되고 있었다. 칸은 마체젝과 함께 소파에 앉아서 사각 받침대 위의 사각 커피컵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수저로 설탕을 떠서 주의깊게 컵으로 가져갔다. "시네마"라는 이름의 카페는 온통 유리와 흰색이었다. 흰색 의자에 앉아서 프로젝터를 조정하고 있는 제스퍼는 유리 방음벽에 둘러싸여 있었다. 하얀색 스크린이 유리 명판까지 덮었고, 칸과 마체젝이 앉아 있는 소파 역시 흰색이었다. 카페의 유리 진열장 중앙에는 알비노 호랑이의 동상이 진열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깨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꽤 비쌀거야.
"내가 맟춰보지." 요원은 그의 아스트라 담배를 손가락으로 돌려 그가 좋아할 만큼 부드럽게 만들었다. "네가 여기를 설계했지?"
"내 제자중의 하나가 설계했어. 이 곳은 영화 화면에서 영감받았어. 우리는 여기에 투영되는 존재가 되는 거고. 어때? 화면이라는건 편안하지 않아. 알겠어?"
"좀 불편하네."
"글쎄, 내 제자는 약간 신경과민이었지만, 재능이 있었어. 우리는 고해상도의 프로젝터가 필요해. 여기가 빠른 시간에 프로젝터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야. 그러니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보도록 해." 제스퍼와 호랑이가 칸을 바라보았다. 호랑이의 유리 눈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눈보다 더 밝았다.
"이봐, 난 받아들이고 있다구."
마체젝이 연필을 들고 자켓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냈다.
"어쨌든," 제스퍼가 얘기를 시작했다. "내 동료의 친척이 영사기사로 일해. 다큐멘타리를 만들지. 작년 가을에, 게셀과 함께하는 새 프로젝트에 대해 말해 주더군. 콘라드 게셀 알아?"
"주로 범죄물을 찍잖아?"
"그것뿐만이 아니야. 기사 이름이 궤스타인데, 무섭다고 하면서 그 일에 참가해야 할 지 묻더군. 아이가 생겼다나. 그 영화는 비드쿤 허드에 대한 것이라더군. 나도 흥미가 생겼지." "세상에."
"비드쿤 허드라니!"
"잠깐, 잠깐! 나도 같은 생각이야.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고, 궤스타는 바사에서 아르다로 갔어. 나는 계속 그를 주시하기로 했지. 근데 2주전에 궤스타가 나타났어. 돌파구가 열리는 참이었지. 크론스타드에서 6개월동안 비드쿤 허드와 지냈다더군..."
"말도 안돼!"
"...그들은 허드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접근했어. 게셀은 허드를 좋아하는 척 했지. 게셀은 눈처럼 새하얀 북유럽인이고, 박식하고 훌륭한 대화상대였거든. 허드는 게셀을 감명시키려고 자랑을 하기 시작했어. 게셀은 상상력이 풍부한 강.간.범들이 잔뜩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했는데, 비드쿤 허드가 무슨 얘긴들 못 하겠어?"
"그래서?"
"처음 세달 동안, 비드쿤은 실마리를 던져주거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의심스러운 날짜를 누락시키면서 해변에 관해 이야기했어. 선과 악을 극복하는 것 따위의 철학을 게셀과 토론하면서. 게셀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내가 거기에 다 적어놨어." 제스퍼가 사각 유리 테이블 위의 서류철을 두드렸다. "그러던 어느날, 허드는 결국 다 떠벌렸지."
남자는 스위치를 눌렀고, 프로젝터 내부의 작은 전구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경고할께." 그는 칸을 바라보았다. "감금이나 실종아동같은 주제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같은 사람들은 비드쿤이 말한 내용에 충격받을 수도 있어."
테레즈는 6번째 설탕스푼을 블랙커피에 넣고 잠시 머뭇거렸다. 잠시 후에 문득 깨어나 얼굴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이미 바늘처럼 날카로운 연필을 연필깎이에 집어넣었다.
"이봐, 받아들이라구. 감금과 실종된 아이들 - 그건 네 관심사이기도 해."
"알았어, 칸." 제스퍼가 한숨을 쉰다. "감금과 실종된 아이들. 그건 내 관심사야."
"감금과 실종된 아이들?" 테레즈가 갑자기 설탕을 잔뜩 넣은 커피잔을 공중에 들고 기다린다.
"건배!" 칸이 외친다.
"건배," 제스퍼가 말하면서 라임 한 조각을 물잔에서 떠내고는 생각에 잠겨 신맛에 눈썹을 찌푸리며 씹었다.
"제스퍼, 테잎?"
"알았어..."
초인, 강.간.범, 아동 성추행범이자 NFD 파시스트 정당 "헬름달"의 전 멤버인 비드쿤 허드가 흰색 화면에 나타났다. 한 손은 의자에 묶여 있고 다른 한 손은 신사처럼 뺨에 얹은 미래 지향 철학자는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의식하여 고상하게 보이려고 북유럽 특유의 불독같은 턱을 약간 들어올린 채 위아래를 훑어본다. 머리는 서른 살밖에 안된것처럼 조심스럽게 한쪽으로 빗어 넘겼고, 다리를 꼬고 있었다. 오만한 태도를 취했다고 할 수도 있을것이다. 죄수복을 입은 채 영화에 등장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검은 셔츠 제복을 입고 콘라드 게셀과 대화하고 있었다. 복장에 대한 조건은 그의 여러 출연조건 중 하나에 불과했다.
"어떤 사람들은 신인류로 태어납니다." 그는 우쭐대며 고대 아르다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고풍스러운 말투는 그의 현대적이고 섬세한 감성에 전원의 매력을 듬뿍 불어넣었다. 테이블 위의 6자리 시계는 8월 12일 세 번째 인터뷰가 진행 중임을 표시했다.
“비드쿤씨, 내가 고대 아르다 언어에 대해 석사 논문을 썼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당신을 위해 출판물을 밀수입해 드릴 수 있어요."
"오, 정말 친절하시군요, 콘라드씨. 여기 책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잘 아시는군요." 둘은 서로 이해한 듯 중얼거렸다.
"아르다는 우리 부족의 고유 언어입니다," 비드쿤은 단정적인 어조로 계속 얘기했다. "아르다의 어휘는 수천 년 전에 카틀라 평야에 정착한 고대 매머드 사냥꾼 선조들에 의해 적용되고 발전되었습니다. 아르다는 지혜의 기본 문제에 있어서 의미론적 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대륙 사람들 언어에는 부족한 장점입니다. 아르다 언어는 우리의 본성이며, 현대의 바사언어는 대도시의 사생아입니다. 대륙 언어로 회귀하여 그라드에 의해 영향받은 언어입니다. 이 희석된 언어로는 진실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 이질적인 사탕발림같은 모든 문장은 결국 다문화적인 치욕의 발현입니다. 다음 세기에는 우리 부족이 원래의 언어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지혜의 시대의 탄생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그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또한 그 주제에 관한 당신의 저서를 읽었습니다. 모두 매우 흥미롭습니다만, 당신 자신의 역사적 이미지가 당신 교리의 훌륭한 부분들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뭐라고요?" 허드의 눈이 갑자기 빛났다. 뺨의 깊은 흉터가 길어지고 입은 경멸적으로 굳어졌다.
콘라드는 비드쿤의 불쾌함을 눈치채지 못한 척하며 계속해서 말했다. "저는 당신을 관찰하면서 논리를 봅니다만, 유죄판결을 받은 아동 성추행범의 입에서 나온 내용이 과학적 타당성을 가질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짝맻기는 현대의 사회-포.르.노. 프로파간다가 낭만주의를 통해 우리에게 주입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우리 부족의 전통입니다. 당신도 알잖아요, 콘라드. 언젠가 그들의 무기력한 도덕이 대륙의 사람들을 멸종으로 몰고 갈 때 여러분은 내가 말하는 의미를 알게 될 겁니다."
"좋아요, 그럼 일반시민의 입장에서 한번 봅시다..."
“평범한 시민은 인종들의 용광로 속에서 자신의 어린 딸을 흑인과 집시와 함께 학교에 보냅니다. 평범한 시민은 자신의 아이가 그곳에서 강.간.당하도록 내버려 둡니다. 그것이 바로 저 네 명의 소녀가 학교에 입학했을때 일어난 일입니다."
콘라드는 철학자가 작게 중얼거리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무시하고 말했다. “일반 시민은 당신의 미래 독자입니다. 당신의 비전이 실행될지 여부는 일반 시민에게 달렸습니다. 당신은 국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글쓴이가 파시스트라는걸 그들이 정말로 눈치채지 못할 거라 생각하나요?"
“민족주의자입니다."
"최소 4건의 살인으로 크론슈타트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파시스트이자 계획 강.간.범이지요. 그리고, 당신이 쓴 책은 역사철학, 우생학, 그리고 강.간.의 잡탕입니다!"
"역사. 역사에요, 콘라드. 당신은 영리한 사람이지만 동성애 교육의 영향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군요. 아직도 역사는 석사논문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시나본데, 저를 뭘로…"
“그렇다면, 역사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나요?" 노련한 진행자는 물러서지 않았다. “강.간.을 통해서?"
비드쿤은 게셀의 공책에서 종이 한 장을 찢어 코 앞으로 내밀었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남색 제복을 입은 군인이 뛰어들어와 고무 곤봉으로 그의 손목을 내리쳤다. 허드는 고통에 움츠렸고 종이는 공중으로 날아갔다. 오스카 조른상 후보에 세 번이나 지명된,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큐멘터리 작가 콘라드 게셀이 군인을 향해 손을 들었다. 군인은 곤봉을 내렸지만, 여전히 손목을 쓰다듬고 있는 비드쿤을 향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펜을 주시오." 비드쿤은 게셀을 화가 나서 노려보았다.
죄수는 필기구를 주먹으로 꽉 쥐고 군인에게 오만한 눈빛을 던졌다. “이봐! 종이를 내놔!." 게셀이 새 종이를 빠르게 찢어 허드 앞 강철 테이블 위에 놓았을 때 군인의 고무 곤봉은 이미 위협적으로 들려져 있었다.
“성전을 치르고 있는게 보이지 않나요?" 비드쿤의 조심스럽게 빗은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그의 움직임은 밝은 갈색 자물쇠 하나에 제한되고 있었다.
허드는 팔꿈치로 종이를 고정한 채 펜을 종이 위에 가져가려고 했다. 그의 손에 들린 펜은 날카롭고 위험해 보인다. 남자는 갑자기 화를 냈다. “내 이쪽 손을 풀어줘. 이대로는 그릴 수 없어."
게셀의 부탁하는 시선에 군인은 벨트에서 열쇠 고리를 꺼냈다. 이제 허드는 시청자를 향해 직접 말하기 시작했다. “수천년 전에 우리 조상이 여기, 세상의 끝에 왔습니다. 그들은 개썰매를 타고 광활한 창백을 뚫고 이곳에 왔습니다. 이 영웅적인 이동에서 가장 엄격한 의지를 지닌 이들만이 정신적 온전함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정신이 나약한 대륙의 피조물들은 그곳, 회색 공허 속에 남겨졌습니다. 우리의 노련한 조상들은 정신을 잃은 사람들을 무리에서 떼어버렸습니다. 그리하여 오직 정화되고 흔들리지 않는 결심을 한 하콘, 구드럼 및 기타 시조들만이 회색 분화구에서 카틀라의 대지로 발을 디뎠습니다. 50년 안에 이 시조들은 카틀라의 모든 매머드를 사냥해서 멸종시켰습니다. 그들은 번성했습니다." 비드쿤 허드는 해방된 손을 의기양양하게 뻗어 종이 위에 작은 점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기본적인 우생학 법칙입니다, 콘라드. 기본입니다. 환경이 더욱 도전적일수록 인간은 대초원의 벽을 넘어 더욱 진화합니다. 여기, 이 어둡고 눈 덮인 광활한 곳... 인간은 이곳에서 살기 어렵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초인적인 의지가 발현되어야 합니다."
게셀은 방해하지 않고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감을 가지고 어깨를 으쓱했다. “초인적인 의지는 도덕적 제약에 의해 제한되지 않습니다. 초인적인 의지는 목적지향적인 욕망입니다. 모든 것이 가능하며 금지된 것은 없습니다. 혈통을 통해, 밤의 어둠 속에서, 한 겨울에서 다음 겨울로, 대대로 이어집니다. 콘라드, 당신에게도 초인적인 의지가 있어요."
콘라드는 고개를 끄덕인다. 비드쿤 허드의 얼굴이 병적으로 붉어졌다. 발적은 발열과 알레르기성 발진 사이 정도다. “당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는 우리 안에 있는 이 미개발의 실체를 확장시킬 의무가 있습니다. 육식 동물의 턱이 고기를 먹으면서 더욱 강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의무… 자신의 무리에 대한 의무입니다. 그러면 그들도 고기를 많이 씹을 수 있는 큰 턱을 갖게 될 것입니다."
비드쿤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작품을 감상한다. 카메라는 아직 종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보여주지 않았지만 게셀은 그림에 더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
“희귀한 피조물이었습니다. 특출한 보석말입니다."
프로젝터가 윙윙거리고 제스퍼는 서류철에서 비드쿤이 그린 종이의 사본을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종이위에는 수십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우아하고 낯선 별자리가 세세히 그려져 있었다. 칸은 공포에 질려 입이 벌어졌다. 연합 경찰 요원 테레즈 마체젝은 노트에 침착하게 메모를 작성했다.
“콘라드, 당신은 내가 얼마나 세게 그 애에게 박아댔는지 상상할 수 없을겁니다…' 제스퍼가 서둘러 프로젝터를 끄는 동안에도 허드는 여전히 말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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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6월.
해안가 소나무 숲 절벽 위는 어둡고 쌀쌀했다. 뜨거운 태양이 소나무 꼭대기 위에 걸려 있지만, 단지 몇 개의 빛만이 얽힌 모래와 엉킨 뿌리를 통과하여 해저의 황금빛 반점처럼 숲 바닥에 도달했다. 잠시 동안 나무 아래에는 완전한 침묵이 흘렀다.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다가오는 소년의 운동화 아래에서 야생화가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태양빛 때문에 황금색 줄무늬로 물든 짙은 주황색 나무 줄기가 부드럽게 흔들렸다. 숲속에 송진의 달콤한 향기가 맴돌았다. 달콤하고 씁쓸한 카모마일 꽃다발의 먼지 같은 냄새가 테레즈의 콧구멍에 남아 있었다. 성냥이 켜지고, 훔친 "아스트라" 담배의 두꺼운 펄프가 모든 냄새를 쓸어버리며 빛 속에 한 줄기 연기의 흔적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테레즈는 후드를 머리 위로 덮고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는 빛 속에서 연기 고리 만들기를 연습했다. 마을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그의 아버지의 별장이 있었다. 인기 있는 여름 해변과 너무나 가까운 이 별장은 3주 전 여름 방학이 시작되던 날부터 테레즈를 인기 소년으로 만들었다. 언덕뒤에서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자 테레즈는 더 큰 연기 고리 사이로 작은 고리를 불어 넣었다.
그는 "오! 해냈어…" 라고 외치고는 자신의 걸작을 흩어버렸다.
"뭐라고?" 반바지와 세일러 셔츠를 입은 제스퍼가 언덕에 도착해서 물었다. "뭐 했어?"
"연기 고리를 만들어서 다른 연기 고리를 통과시켰지." “지금 담배 피우는거야?!" 놀란 제스퍼가 물었다. “좀 줄까? '아스트라'야. 가장 강한 놈이야."
"나한테 줘, 테레즈. 내가 하나 필게." 헐떡거리면서 칸이 제스퍼 옆으로 올라왔다. 칸의 목에는 가죽끈이 달린 쌍안경이 걸려 있었다.
“여기" 테레즈는 칸을 향해 담배갑을 던졌고, 칸은 허둥대다가 몇개인가를 흘렸다. 지친 상태에서도 소년은 용케 담배갑을 떨어뜨리지 않고 안경 아래로 들어 살펴본다.
“멋진데." 칸이 담배갑에 대해 전문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얀 별들이 파란색 포장 위에 그려져 있었다.
"관심없어." 제스퍼는 비꼬듯이 말하고는 주위를 조사하기 위해 테레즈로부터 떨어져 다른 언덕 꼭대기로 걸어갔다.
"그 셔츠, 별 효과 없을걸." 테레즈는 느릿느릿 일어나서 성냥갑에서 성냥을 꺼내 칸에게 주었다.
제스퍼는 선장처럼 손을 들어 가늘게 뜬 눈위로 그늘을 만들고 눈앞의 숲을 살펴보았다.
“효과가 없을거라구, 응? 애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셔츠를 칭찬했다구. 어제 말이야."
"칭찬했다구?"
제스퍼는 칸에게 돌아섰다. 소년은 담배연기를 들이마셨다.
"칸, 탈의실에서 애니가 그거 좋은 셔츠라고 했던 거 기억나?"
"그랬지. 그렇게 말했어, 테레즈."
“페르센은 바보처럼 끼어들어 내가 말하기 전에 먼저 애니에게 아름다운 드레스라고 말했어. 그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에 대해서도. 웃겼지."
“기회가 있을때 점수를 따야지." 칸이 미소를 지은채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가자."
세 소년은 나무 아래로 흐르는 빛 조각을 통과하며 경사면 꼭대기로 움직였다. 칸은 튕기려다 실패한 담배를 던져버리고 끈을 잡고 쌍안경을 빙빙 돌리기 시작했다. 내리막길로 가속할 때 그의 배낭이 흔들렸다. 다른 소년들이 경사지를 달리고, 야생화 덤불 위로 뛰어 오르는 동안, 흰 바지가 더러워질까 걱정하는 제스퍼만이 저녁 산책처럼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당당하게 걸었다. 절벽위 으례 모이곤 했던 자리에 다가갈수록 나무들 사이로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더욱 커졌다.
나무 울타리는 경사면의 일정 부분이 떨어져 나가 붕괴될 위험이 있었다. 보행자 도로를 건너고 표지판 아래에서 덤불 속으로 올라가면서 칸은 테레즈에게 설명했다. “봐, 사람들은 이걸 북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대양이거든. 이론적으로 창백을 통해 이그레시해까지 이어지지. 그라드까지 말이야. 북해는 이솔라 사이에 있게 되는 거지. 그러니까 실제로는 대양이라구. 분류한다면 말이야."
가을이 돌아왔을 때 지적인 면모로 아이들에게 감명을 주기 위해서, 3주 동안 세 사람은 가능한 한 학구적인 대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제스퍼는 뒤쪽의 덤불 사이로 조심스럽게 빠져나오며 계속해서 말했다. "카틀라에는 대양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어. 모든 것을 그냥 '바다'라고 불러."
높은 절벽 끝에서 소년들의 눈앞에 거대한 청록색 수역이 펼쳐졌다. 창백한 푸른 하늘에 구름이 흩어지고, 밝고 하얀 태양이 아래쪽 바닷물 위에 줄무늬처럼 반사되고 있었다. 파도는 긴 모래 띠를 여유롭고 장엄하게 씻어내렸다. 샤를롯데얄 해변. 잠시 바람이 사라지고, 뜨거운 열기가 소년들의 얼굴을 강타했다. 곤충이 꽃 핀 야생 앵초 잎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해안은 바위 절벽 아래 바다를 향해 곡선을 그리며 하브생라르 호텔이 위치한 반도 끝까지 이어졌다. 모래 위에는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비치 파라솔과 함께 작은 인간의 점들이 보였다. 소년들은 가시덤불 사이의 풀밭에 앉아 있었는데, 그곳의 가파른 모래 절벽은 숨기에는 안성맟춤이었다. 테레즈는 이 부드러운 바위 경사면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여러 번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3미터 높이에서 완만하게 경사진 모래 언덕에 착지한 다음 발뒤꿈치로 미끄러지는 것이다. 아마도 제스퍼는 옷을 버릴까 걱정할 것이고, 칸은 겁을 낼 것이다. 지금도 테레즈는 가장자리에 가장 가까이 앉아 있고, 제스퍼는 칸에게 쌍안경을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쌍안경의 렌즈에 태양빛이 반사되고 있었다. 어둡고 멋진 쌍안경의 안쪽에는 수건과 파라솔을 들고 해변에 있는 사람들, 북부 여름 관광객들의 모습이 확대되어 있었다. 왼쪽: +7, 오른쪽: +4. 칸이 렌즈를 조정하자 이미지가 더욱 선명해졌다. 칸은 바사의 사냥용품점에서 자기 돈으로 이 쌍안경을 구입했다.
제스퍼가 해변을 정찰하고 나면 그 다음은 테레즈의 차례다. 햇빛 탓에 주근깨가 늘어나고 있는 얼굴로 눈주위가 고무 쿠션에 눌린 채 그는 말했다. “아직 10시밖에 안 됐어. 곧 올거야."
칸과 테레즈가 담배 브랜드를 비교하는 동안 - 바사의 순한 제품은 쓰레기이고 그라드의 괜찮은 제품은 더 강하다 - 칸은 모든 것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 사이 제스퍼는 포기하지 않고 해변을 향해 쌍안경을 겨누고 있었다. 쌍안경 속의 작은 십자가는 하얀 해변 파라솔 앞에 멈춰섰지만, 자신이 찾고 있던 붉은 꽃무늬를 아직 찾지 못했다. 수직선은 젊은 가족, 무너지는 모래성, 갈색 피부의 일광욕 하는 사람들을 가로질러 이동하며 두 명의 금발 소녀 위에 잠시 멈췄다. 제스퍼는 초점을 조정했다. 약 2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희미하고 친숙한 느낌, 별자리, 실재적 교감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그는 손을 흔들어 소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칸과 테레즈는 햇빛을 가려 눈에 그늘을 만들고 해변을 내려다보았다.
제울 제품 렌즈의 초점을 조정하자, 옅은 분홍색 베일이 제스퍼의 눈에 들어와 위를 쿡쿡 쑤셨다. 그가 숨을 쉬는 리듬에 따라 소녀의 배꼽부터 명치까지 이미지가 흔들렸다. 소녀의 가숨 곡선은 수영복 상의를 고정하는 고리로 모이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에는 흰색 리본이 장식되어 있었고, 그녀의 가슴은 숨을 쉴 때마다 오르락내리락 했다. 쌍안경 중앙의 바퀴가 두 번 딸깍 소리를 내자, 소녀가 배를 대고 눕는 동안 확장된 시야가 베이지색 비치 타월로 안착했다. 반짝이는 잿빛 금발 머리와 선글라스 아래 익숙한 둥근 볼. 애니-엘린 룬드는 팔꿈치로 여유롭게 몸을 지탱하고 소녀 잡지에 머리를 묻었다. 그녀의 작은 뒷모습으로 기이하게 섬세한 별자리 모양 모반이 그녀의 척추를 따라 흘러 어깨뼈 날개까지 뻗어있는게 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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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평정을 유지하려고 애를 썼던 세 명의 마음속으로 서늘한 공포가 스며들었다. 칸은 어깨를 으쓱했다: “이걸 어떻게 알지? 어떻게 알아? 여태컷 그에 대해 언급한 곳은 한곳도 없었어. 공개된 적이 없다구!"
테레즈는 연필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건 제한된 정보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은거지. 공식 문서에서조차도. 난 거의 서류철 30개 분량의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어. 하지만 허드는 알아. 그를 보라구!"
제스퍼의 얼굴은 변함이 없다. 그는 이미 겪은 일이다. “그게 궤스타가 나에게 온 이유야. 간수들은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았고. 아마도 궤스타는 내가 그 소녀들을 안다는 말을 어디에선가 들었을 거야. 모두들 혼란스러워 했대. 허드도 더 이상 설명하려 하지 않았고. 그런데 나는 저 헛소리를 믿지 않아. 일부 그의 동료들은 원칙을 지키려고 거기에 있었지만, 허드는 실제로는 가슴이 큰 성숙한 여자를 선호해."
"프로파일과 맞지 않아. 시간상으로도 불가능하고." 칸이 활기차게 말했다. “그는 5시간 전에 6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빌어먹을 강.간.장치에 사용할 크랭크샤프트와 개스킷을 구입하고 있었다구… "
악명 높은 강.간.장치 제작의 소음 때문에 비드쿤 허드의 이웃은 마침내 그를 경찰에 신고했고, 그것이 그의 종말의 시작이었다. 이나얏 칸은 연합 경찰 요원의 눈을 진지하게 바라 보았다.
“테레스. 사건 수사를 다시 시작해야 해. 조사를 계속해야 한다구. 어찌됐건 허드는 그 사실을 알고 있고, 이건 지난번 편지 이후로 유일하게 믿을 만한 단서야. 꼭 해야만 해."
“지금 상황이 얼마나 안좋은지 넌 몰라. 오래된 사건을 파헤치기에는 최악의 시기라구. 지금은 준전시 상태이고, 군대의 도움은 더 이상 받을 수 없어. 오란예릭이 아직 존재하는지 조차 아무도 몰라. 내가 또 이런 난리를 피우면, 난 해고될 거야…"
"아니, 테레즈. 뭔가 해야 해." 다가오는 세계 대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제스퍼는 짜증이 나려고 했다. “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바로 너고, 그건 너의 임무야. 해야 해!"
“잠깐, 잠깐만! 물론, 할거야. 난 네가 나를 동창회에 초대했을 때부터 이럴 줄 알았어. 네가 향수에 젖어서 나를 불렀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 난 내 담당 사건은 결코 잊어버리지 않아. 다만 사람들은 조용하게 지내길 원해. 협력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구. 심문 서류에 좋아서 서명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구."
칸이 해맑게 웃었다. “심문 서류? 크론슈타트로 가기는 하는구나?"
"내일."
"여전히 끝내주는구나, 테레즈."
제스퍼도 흥분 때문에 조금은 불편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끝내줘! 잘 됐어."
테레즈도 동의했다. “잘 된 일이야. 벌써 이십 년이 지났어. 더 이상 희망이 없었는데."
“정말 희망이 있을까?" 제스퍼는 여전히 어깨에 비해 큰 머리를 갸우뚱했다.
"그럼. 아주 좋은 징조야, 제스퍼. 정말 잘 했어."
"계산 해 주세요!" 지난 2년 동안 현역에서 물러나 있던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웨이터에게 손가락을 튕기고 검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리켰다. 그는 저녁 시간이 견디기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은 다를것이다. 오늘 밤 제스퍼는 약간의 간식을 즐길 것이다. 실없는 짓이긴 하지만. 가능성이 열린 어둠 속에서 사각의 창문 밖에 밤이 찾아온다. 보스토크 호수의 영원한 얼음이나 라무트 카르자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에르그 사막, 그라드의 폐처럼 깊숙한 곳에서, 이 세계의 숨겨진 구석 어딘가에서 그들을 찾을 수 있다. 아직 찾을 수 있다. 그때처럼. 코퍼스 문디 기슭의 구름 위, 빗방울의 장막을 조금만 겸손하게 들어올리면 가 닿을 수 있다… “포기하지 않다니, 정말 용감하구나! 밤하늘의 차가운 별들이 점멸하는 짙은 파란색 반구가 우리 머리 위에서 회전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우리를 잊어버렸지만, 너희들만은 계속 우리를 찾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잡담] [신성하고 끔찍한 공기] 03. 기록말살 04. 비드쿤 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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