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화학적 결합
거슬리는 금발 머리칼과 태양으로 인해 눈썹을 찌푸린 어린 제스퍼 드 라 구아르디는 시간감각을 잃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모든 것이 여기로 이어지고 모든 것이 여기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는 약속을 위해 흰색 세일러복을 입고 남색 줄무늬 선원 모자를 손에 쥔 채 초조하게 구부렸다. 열세 살의 제스퍼는 주머니에 병따개, 모노그램 손수건, 24개의 스피드 알약, 그리고 옆 벤치에 백합 꽃다발을 가지고 왔다. 이전의 모든 시간은 샤를롯데얄 정류장으로 흘러왔고, 뒤따르는 모든 시간은 거기에서 나왔다. 52년 7월 1일 여름 저녁 가장자리에, 제스퍼는 하얀 아치 아래 파빌리온에서 선채 기다렸다. 그는 지난 일요일부터 롤러코스터가 그를 가속 경사로로 끌어올리면서 덜거덕거렸던 그때처럼 두려워하고 있었다. 일주일 내내 고소공포증이 생길 것 같았다. 롤러코스터가 떨어지는 것처럼 그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했다. 첫 번째 트램이 왔지만 그 안에 소녀는 없었다. 소년은 3년 전 레바숄 놀이공원에서 키가 너무 작아서 스틸마운틴 롤러코스터를 못 탔을 때처럼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위험은 지나갔다. 그러나 다음 전차도 승객을 정류장에 내려놨지만, 그들 중에도 여젼히 소녀는 없었다. 실망은 그의 배를 뒤집어 놓았다. 그들이 오지 않으면 어쩌지? 벌써 8시 30분인데, 그들은 한 시간 전에 여기에 오기로 되어 있었다. "스틸마운틴에 오르려면 최소한 이 정도 키는 돼야 해, 꼬마야." 제스퍼는 발끝으로 일어날 용기를 내기 위해 맥주를 한 모금 마시기로 했다. 맥주는 끔찍한 생각이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다. 맥주를 마시면 홉 냄새가 난다.
"이건 정말 안좋은 생각이야, 테레즈. 맥주는 냄새가 나고, 여자들은 맥주를 싫어해!" 일주일 간의 공사장 노역 후 신비한 약을 구하기 위해 학교 최악의 소년 지기에게 300 레알을 지불했다. 레코드 플레이어용 배터리와 꽃, 기타등등을 구입하고 난 후, 테레즈가 옳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는 말했었다. "우리에겐 더 이상 자원이 없어, 제스퍼. 그리고 우리는 빈 손으로 갈 수 없다구." 그래서 그들은 맥주 스탠드 앞에 기약없이 자기 몫을 기다리는 선원들처럼 서 있었다. 판매자는 장난꾸러기 소년 세 명을 눈썹 아래로 훓어보았고, 소년들은 맥주탱크에서 거품이 이는 액체가 종이컵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오줌같아." 제스퍼가 평가했다.
칸은 갈색 손에 반 리터짜리 병을 들고 제스퍼가 선원 모자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닥치고 마셔. 손이 떨리잖아." 칸이 말했다.
"음... 혹시 오줌을 마신거 아냐? 내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제스퍼는 놀리듯이 대답하고 음료수의 냄새를 맡았다. "우리는 순결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넌 너무나 우아하게 오줌 냄새를 풍기고 있어!"
농담을 참지 못한 칸은 고약한 냄새가 나는 맥주를 마시며 낄낄 웃었다. 이제 그는 정류장에서 초조하게 걸어다니며 길 건너편으로 작은 돌을 걷어차고 있었다. 종종 해변에 가는 사람이 길 건너편에서 작은 돌이 다리에 부딪히자 그를 불쾌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소년은 사과를 하고 맥주 얼룩이 아직 묻어 있는 셔츠 앞부분을 바닷바람에 말리려고 했다.
"냄새나? 제스퍼, 말해봐. 눈에 띄어?"
"냄새가 나, 그래, 정말 심하게, 그리고 그 얼룩도 눈에 띄어. 야, 다음 전차는 언제 와?"
"9시. 20분 더 기다려야 돼."
"아니, 말하지 말고 직접 확인해!" 제스퍼는 칸에게서 벗어나 컵을 비운다. 종이컵은 쓰레기통을 향해 날아가더니 가장자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 튕겨 나갔다. "젠장!"
공사장에서 일하면서 햇빛에 그을려 피부가 얼룩덜룩한 테레즈는 발목에 묶인 신발을 신고 무릎을 구부리며 춤을 춘다. 그는 등에 가죽 끈이 달린 휴대용 레코드 플레이어를 짊어지고 있다. 크림색 플라스틱 표면에는 "Mono"라고 굵게 적혀 있었다. 기계는 거대하고 무게는 벽돌 한 덩이보다 더 무거웠다. 테레즈는 무거운 배터리를 손으로 두드린다.
"불안해?" 그는 제스퍼에게 물었다. "불안해 보이는데." 제스퍼는 불안했지만, 많이 그러진 않았다.
"잘됐어. 용기의 포인트는 두려워하지 않는거야. 마음을 차분하게 먹으면 돼." 테레즈가 말했다. 그는 아마도 예상을 벗어난 한 시간 동안의 지연을 걱정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인종청소와 유고그라드 대학살을 술취한 채 살아남은 감자색 코이코들은 맥주와 베리 와인만 있다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칸은 벤치에서 국화 꽃다발을 들었고, 이제 그들은 3명 모두 일렬로 앉아 아스팔트를 두드리며 무릎을 쳤다. 조정되지 않은 리듬. 경사면 뒤에서 난간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테레즈는 초조하게 빨간 장미 7송이 꽃다발을 움겨쥐었다. 발굽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말들은 이미 경사면에 와 있었다. 마부의 은색 배지가 그의 모자에서 빛났다. 테레즈가 초조하게 꽃다발의 은색 종이부분을 집어들자 불안감은 사라졌다. 7송이 장미꽃 다발은 한 손에 꽉 찼다. 돈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그라드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금색 양각 글씨가 새겨진 고급스러운 초콜릿 상자도 샀을 것이다. 트램 객실에서 뭔가 반짝이고, 곁눈질로 테레즈는 제스퍼가 일어서는 것을 보았다. 제스퍼가 백합을 맡게 하면 칸에겐 국화를 떠맡길 수 있다! 장미, 빨강, 일곱송이 ‒ 멋있어! Róże i bomboniera, bardzo wybornie(폴란드어 번역: 장미와 초콜렛 한 상자, 정말 맛있어요), 테레즈 마체젝!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와 함께 트램 문이 열리자 소년은 꽉 쥔 손에 가시가 찔리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기대감은 생생하게 기억하지만, 경험 자체가 너무 압도적이어서 그 순간이 긴장감의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세 명의 소녀들은 모두 기차에서 내려 아스팔트 위로 발을 내디뎠다. 그들의 긴 다리는 무릎까지 오는 양말이 덮고 있었다. 맙소사, 얼마나 인형같고 압도적인지! 스커트 밑단이 펄럭이는 모습이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무심하고 시크해 보였다. 샬롯은 엉덩이에 손을 얹고 그 앞에 멈췄지만, 따라잡지 못한 테레즈는 실수로 소녀를 껴안고 말았다. 그의 손은 그녀를 감싸고 있었고, 그녀의 드레스 뒤쪽에는 거대한 장미 꽃다발이 걸려 있었다. 짜릿한 기쁨에 꽃들은 황금빛 먼지로 뒤덮여 있는 것 같았다. 소녀의 목에서는 낯선 냄새가 났다. 그들 - 테레즈와 9학년 여신 - 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테레즈는 갈색과 붉은색 얼굴에 얼빠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
"너도 안녕!" 샬롯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톰보이같은 매력으로 대답했다. 소녀는 꽃을 받고, 저녁 해가 닿지 않는 소나무 아래를 함께 걸었다. 어둡고 조용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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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혼즐러의 시골집 마당에서 케니가 모터 캐리지를 언제든 출발할 수 있는 위치로 돌린다. 기계의 무거운 연소 폭발은 창백 가장자리의 숲에서 나는 먼 소음과 합쳐진다. 창백은 집의 돌벽 뒤에서도 느껴진다. 기계의 불빛은 먼지가 많은 창문과 오래된 저택 현관의 갈라진 돌 바닥으로 그림자를 드리운다. 창문의 먼지 속에 손가락으로 그린 웃는 얼굴이 반짝인다.
그들이 문을 두드렸을 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자물쇠는 초대하듯 열려 있었고, 현관문에 박힌 못에는 손전등이 걸려 있었다. 전직 연합 경찰 요원인 테레즈 마체젝과 지하실에 거주하는 이나얏 칸은 이제 손에 손전등을 들고 어두운 방의 미로를 통과한다. 정원 도구 선반, 분해된 정원 카트, 오래된 가구 더미가 손전등 불빛 속에 지나간다. 칸은 지붕 타일 더미 사이를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키가 큰 테레즈는 낮은 천장 아래로 거의 몸을 구부린 채 그보다 먼저 걸어간다. 사람이 살지 않는 또 다른 방. 옆문을 통해 크고 어두운 부엌이 보이고 분필과 곰팡이 냄새가 난다. 거기에는 병더미와 훈제소시지 반쪽처럼 보이는 것이 깜빡거린다. 칸은 가끔씩 주인의 이름을 헛되이 부른다.
"여기가 확실히 맞아?" 테레즈가 묻는다.
칸은 확신하며 테레즈는 재앙 속에서 머나먼 혼돈의 소리를 듣는다. 소리는 마치 환상처럼 들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한다. 그 소리는 나무뿌리가 땅에서 바스락거리고 전선이 하늘에서 지글지글 끓고 있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전기가 없는 집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테레즈는 오래된 종이 더미 위에 앉아 먼지가 가득한 빛 속에서 자신 주변의 방을 관찰했다. 그는 아직 베리 와인으로 인해 약간 취한 상태이지만 어둠이 그를 정신 차리게 한다. 다양한 잔해로 둘러싸인 문은 네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멀리 집 중심부에서 발전기의 낮은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그곳을 바라본다. 잘 열리지 않는 문과 씨름을 한 후에 그는 천장이 낮은 커다란 방으로 들어섰다.
테레즈는 손전등을 끄고 구부러진 마루판 위로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내부는 시원하고, 휘발유 냄새가 곰팡이 냄새를 뚫고 지나간다. 검은색 케이블 묶음이 그의 신발 밑에서 뱀처럼 뒤틀려 녹색과 노란색 조명이 리드미컬하게 깜박이는 홀의 어두운 구석까지 이어진다. 선반에 매달린 촛불이 바닥에 희미한 노란 빛을 드리우고, 창문을 통해 어둠이 스며든다. 테레즈는 빛줄기 속에 서서 차갑고 생소한 주변 시계장치의 소리를 듣는다. 회칠한 벽의 데크 위에 장비들이 쌓여 있다. 칸은 문 옆에 멈춰서 양각 문자 "Mono"를 손가락으로 훑어본다.
"테레즈," 그가 속삭인다. "'모노'! 그리고 여기엔 '헤르츠'라고 적혀 있어." 고주파 진동은 그의 손가락 아래에서 거의 진동을 전달하지 않는다. "이것은…"
"…디스코텍" 테레즈가 고개를 끄덕인다. "여긴 디스코텍이야."
75년전, 오존네 섬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으로 뒤덮였다. 모든 것이 짙은 회색이었고, 흐린 하늘 아래 모래사장에는 검은 파도가 부딪쳤다. 혁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종려나무 잎이 흔들거렸다. 반란은 실패했고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 도브레바는 어둡게 화장한 아나키스트의 눈을 떴다. 그녀의 입가에 말라붙은 독이 묻어있었다. 아바다나이지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치아 사이로 앰플 조각을 씹었다. "들어봐!" 그가 말하자 물 위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종소리의 리듬이 최면처럼 울려 퍼졌다. 흑백의 세계에 서서히 색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춤추자!" 도브레바가 어린 소녀처럼 소리쳤다. 그녀는 일어서 걸어갔다. 아바다나이즈도 그녀를 따라 파도 속으로 뛰어들었고, 물이 발목 주위로 튀었다.
"들려?" 테레즈가 칸에게 묻는다.
"웅웅거리는 소리?"
"맞아." 테레즈는 못 끝에 걸려 있던 양초를 들고는 어두운 곳을 가리켰다.
그들은 마루를 가로질러 홀 뒤쪽으로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믹싱 콘솔의 어둠 속에서 슬라이더 줄이 나타나고, 책상 양쪽과 그 뒤에는 모놀리식 스피커가 우뚝 솟아 있으며, 트렌디한 스웨트 셔츠를 입은 청년이 헤드폰을 쓰고 앉아 있었다. 헤드폰의 머리띠가 그의 곱슬머리를 그의 머리에 뭉개뜨리고 있다. 울브는 음악의 리듬에 맞춰 턱을 끄덕이지만, 긴장한 듯 눈을 감고 있다.
"울브씨." 칸이 속삭인다. "죄송합니다만…"
"쉿..." 청년은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댄다. 여전히 눈을 꼭 감은 채, 눈꺼풀 뒤에서 폭발이 터진 듯 세게 눈썹을 찌푸린다.
"제발… 도입부를 망치지 말아주세요." 그는 마치 혼즐러의 이빨을 수많은 초능력자가 댐처럼 막고 있는 광대한 강처럼 발음한다. 그는 수십 개의 슬라이더가 천천히 위로 올라가는 믹싱 콘솔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칸은 혼즐러가 떨리는 손으로 가리키는 스튜디오 모니터 위에 봉투를 조심스럽게 올려놓는다. 폭탄 처리 전문가처럼 테레즈는 한 발 뒤로 물러난다. 그는 봉투에 적힌 소녀들의 이름을 읽었다. 여전히 잘 훈련된 요원인 그는 봉투가 두 개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또 다른 봉투가 소녀의 봉투 아래에 숨겨져 있다. 테레즈는 또 다른 봉투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볼 수가 없다. 그는 조용히 서서, 남자와 칸이 집안을 살금살금 걸어다니고 그들 주위의 소리가 바깥의 엔트로피적 재앙보다 더 크게 울리는 것을 지켜본다. 그에게는 그 두 소리가 어떻게든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그들은 움직이는 상자들이 가득한 지뢰밭을 통과한다. 그 소리는 충격파처럼, 슬로모션 총소리처럼 그들 뒤에서 솟아오르는데, 모든 것이 80년 전과 같았다. 크라스 마조프가 책상에서 일어나자 세상은 흑백으로 변했다. 그의 입에서는 화약 연기가 피어오르고, 국회의사당 뜰에는 반혁명세력의 바다가 표효했다. 그러나 크라스 마조프는 더 이상 이 세상 배신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의 사무실 거울에 음악의 도입부가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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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디자인 컨퍼런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오레 아커룬드는 전쟁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레를 기억하시나요? 한번은 실수로 디자인 잡지 표지에 실으려고 그 사람과 소파에 같이 앉은 적도 있어요. 이제 모두가 그가 그곳에서 뭔가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레를 포함해서요. 그는 전쟁이 미디어 실험같은,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런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 제스퍼는 하브생라르의 최상층에 있는 방안을 맴돌며 연습했다. "그가 사무실을 그만둔 후, 아시다시피… 그는 변했습니다. 그는 다겐스에 대한 음반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코카인 때문에 청각장애가 생겼습니다! 그의 비중격이 두 번 망가졌습니다! 그는 정말 끔찍해 보였습니다. 마치 돼지처럼. 그는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더이상 음반 리뷰를 쓰지 않습니다. 대신 외국의 리뷰를 의역할 뿐입니다. 그는 록의 등급을 별 한 개 낮추고 '디스코'에 별 두 개를 더 줍니다."
제스퍼는 침대 앞에 멈춰 베이지색 사각 테이블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렘민케이넨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으셨죠? 아, 특별한 건 없어요. 우리는 그냥 친구들과 함께 갔어요. 초현실적이었죠. 나쁘지 않았고,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눈, 가문비나무, 종말. 예? 우리가 왜 거기에 갔냐구요? 글쎄요, 거기에는 전문가가 살고 있었어요. 그의 이름은 울브였고, 혼자 파티하는 법을 아는 친구였죠.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파티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흥미롭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울브는 달랐습니다. 울브는 혼즐러입니다. 다들 그렇게 부르죠. 저녁이 되면 술을 가져와서 레코드를 틀고 춤을 추며 혼잣말을 합니다. 지금 나처럼. 다만 나보다 더 크게. 아침에 보통 사람들이 출근할 때, 그는 혼자 즐기는거죠." 제스퍼가 발코니 창문의 주름 커튼을 열자 바깥 하늘은 어둡고 흐려 있었다. 비로 인해 발코니가 축축한 것 같았다.
"그리고 뭐? 아 그래요...그는 죽은 자와 이야기합니다. 맞습니다, 죽은 자와 대화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반 에이크와 늙은 리트벨트를 연기하면 그들이 옵니다. 그것이 그가 혼자 지내는 이유입니다. 아니요, 그는 파켄가프를 싫어합니다." 제스퍼는 발코니로 올라가 갈대 매트위에 섰다. "그는 창백과 소통합니다. 그게 무슨 의미든간에. 당신은 그것이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을 수 있는지 이해합니다. 그 생각. 예, 바로 그 소녀들. 맞아요, 하하하!" 데렉 트렌트뮐러는 그날 여기에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상했다. 이곳은 으스스 하다고 할 수 없었다. 완전히 평범한 호텔 방이었다. 바다 그림은 조금 없애는게 나을 것 같았고, 복도의 천박한 장식은 역겨웠고, 벽지는 그저 벽지일 뿐이었다. 그것 이외에는 모든 것이 최고 수준의 50년대 우아함을 가지고 있었다. 제스퍼는 발코니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샤를롯데얄의 영혼은 비에 젖었고, 가을 파도가 그 영혼을 해변으로 씻어낸다. 12층 발코니는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제스퍼는 거기 혼자 서 있었다. 그는 팔을 벌렸다. "순진한 척 하지 마세요. 그렇지만 쇼는 괜찮았어요. 그 쇼는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 즉 영매술입니다. 그저 오락으로 생각하세요. 저녁 먹으러 갈까요? 아니요, 그 얘긴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습니다."
떠나기 전에 제스퍼는 하브생라르의 1212호실 방 중앙에 잠시 서 있었다. 소파의 모스 그린색 커버와 프릴 커튼이 전등의 부드러운 빛을 받아 살구빛 크림색처럼 보인다. 그는 모든 것을 받아드리려 했다. 바깥 세상은 균일한 회색이고, 방은 여성스러운 무심함으로 침잠한다. 진정한 프티부르주아의 꿈. 제스퍼는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듯 두 팔을 벌린다. 그는 또한 몇 걸음을 도발적으로 내디딘 다음 팔을 옆구리에 늘어뜨린 채 서 있었다.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라디오의 숫자판이 빛나고, 시계가 째깍째깍 움직이고, 열리지 않은 발코니 문 앞의 커튼이 돛대처럼 펄럭인다.
"제발." 제스퍼가 깨끗한 벽과 높은 천장이 있는 방을 바라보며 말한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해변으로 내려가기 전 방을 향해 실망해서 "젠장"하고 욕을 한다.
제스퍼는 축축한 모래 위를 도전적인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늦가을의 추위에 갈대가 바스락거린다. 소년시절보다 이제 훨씬 작아진 암석 돌출부는 배경의 물방울 가운데서 파란색이었다. 가느다란 흰색 서핑보드가 칼날처럼 가을 하늘을 가르고 있다. 제스퍼는 자신이 아끼는 서핑보드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린다. 그는 물 위의 윈드서퍼들을 거만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여기에서 두 시간동안 알몸으로 몸을 담근 다음, 다른 10명의 흔들리는 남자들과 함께 빛바랜 파도 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그대신 제스퍼는 자기 장소로 간다. 그는 이미 가슴 깊은 곳에서 그곳의 파도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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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소녀의 햇볕에 그을린 가느다란 다리 주위로, 어두컴컴한 소나무 숲 속에서 치마가 펄럭이며 빛났다. 소년들은 샬롯의 치마를 깃발삼아 따라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민트가 블루베리의 짙은 녹색으로 사라지는 소나무 숲 이쪽 편에는 이전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현수교, 암석 돌출부로 이어지는 도로같이 익숙한 장소는 오래 전에 지나쳤다. 모든 것이 침묵의 어두움 속에서 지나갔고, 가끔씩 끊어진 대화 소리가 들렸다. 모래 언덕에는 그림자가 자라고, 먼 지평선에는 나무의 장막이 천천히 벗겨졌다.
열린 들판은 짠 바닷바람에 물결쳤다. 핏빛 오렌지색 태양이 그 위로 낮게 모습을 드러냈다. 스타킹을 신은 샬롯의 다리에 스친 머리카락 같은 풀이 바스락거렸다. 여섯 개의 긴 그림자가 들판 위로 미끄러지듯 움직였고, 소녀들이 안도하며 달려가는 뒤에서 소년들이 그들을 따라 달려갔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솟아오르는 이 들판이 아직 샤를롯데얄인지 알 수 없었다. 갈색과 베이지색의 마른 잡초가 고운 흰색 모래사장으로 변하는 곳에서 매린이 멈추고는 신발을 벗었다. 그녀는 칸 옆에서 드레스에 가슴이 꽉 조일때까지 숨을 크게 쉬었다. 수평선 위의 하늘색 바다 거울은 폭발처럼 흩뿌려지는 또 다른 태양을 반사했다. 빛을 받은 구름 능선의 검은 잉크 얼룩이 물 위에서 찢어졌다. 그들은 모두 갈대 사이에 서서 손으로 눈에 그늘을 만든 채 서 있었고, 거대한 갈대는 양쪽으로 공손하게 구부러져 있었다.
반바지를 입은 애니는 모래 위에 털썩 주저앉았고, 우울한 테레즈는 그녀 옆 갈대밭 위에 휴대용 레코드 플레이어를 내려놓았다. 소년은 안테나를 꺼내 인기 있는 청소년 방송국의 단파 라디오를 켰다. 테레즈의 기분과는 정반대의 기타 팝 음악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소녀는 그를 마주 안아주지 않았다. 테레즈는 샬롯이 얼마나 뻣뻣한 느낌이었는지, 그리고 샌들을 신고 있던 모습이 얼마나 곧고 긴장되었었는지를 느꼈다. 그는 뭔가가 망가졌다는 느낌을 받아 감히 그녀를 쳐다볼 수도 없었다. 유고그라드 대학살이 연상되었다. 긴장이 사라지면 우리의 진정한 무서운 본성이 드러나는 것을 보게 된다. 결국, 우리는 감자색 머리카락과 임의의 색깔의 눈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다. 하지만 북유럽의 유쾌한 매린은 손가락을 튕기며 칸에게 "그거 가져왔어?" 라고 물었다.
"가져왔어!" 제스퍼가 끼어들었다. 그가 주머니에서 종이 봉지를 꺼냈을 때 소녀들의 얼굴이 밝아지는 것이 보였다. 매린은 비치 타월을 모래 위에 펴고 애니는 가방에서 반짝이는 물병 6개를 꺼냈다. 병들은 모래 위에 일렬로 정렬됐고, 샬롯은 이것이 얼마나 엄청난 갈증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나중에 해변에서 물을 다시 가져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하지만 괜찮다. 감히 도전하는 대담한 커플에게는 상당한 모험이 될 것이다. 그 말에 소년들은 흥분해서 몸을 떨었다. 커플이라니!
테레즈만이 주의가 산만했다. 그는 여전히 대량 학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 여섯 명이 원을 그리며 소녀들은 소년들 반대편 비치 타월 위에 앉았고, 샬롯은 종이 봉지에 담긴 알약을 그녀의 손에 부었다. 봉지가 바스락거렸다. 모두의 얼굴이 더 가까워졌고 모두가 24개의 진홍색 다이아몬드가 그곳에서 반짝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소녀가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보석을 옮기면 작은 보석은 즐거운듯이 뛰어다녔다. 하나가 튕겨나가자 소녀가 "앗!"이라고 말했다. 매린은 장신구처럼 모래에서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녀는 힘주어서 입김을 불어 모래를 날리고는 언니에게 비난하는 표정을 짓고, 손가락으로 알약 표면을 루비처럼 쓰다듬었다. 칸은 소녀의 입술이 어떻게 빛나는지 보았다. 체리스피드 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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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봐, 착한 사람이 되라, 그게 무슨 뜻인 것 같아?" 저녁 황혼 무렵 놀이터에서, 가죽 재킷 자물쇠가 덜거덕거리는 마.약.상 지기에게 마침내 테레즈가 큰 소리로 외쳤다. 어제 저녁, 기름진 검은 머리의 소년이 시소위를 걷고 있었다. 그는 균형을 잡기 위해 팔을 쭉 뻗고 청바지를 입은 다리로 판자위에 서 있었다. 그는 말하기 시작했다. "마.약.이 건강에 어떻게 안좋은지 알아?" 소년이 가운데를 넘어가자 시소의 반대쪽 끝이 땅에 부딪혔다. "현실 도피, 쓸데없는 헛소리?" 질문은 수사적이었다. 지기가 스스로 대답했다. "그말이 맞아. 코카인은 너를 쓰레기로 만들고, 헤로인은 바보로 만들어...그런 쓰레기들은 피하라구. 정신을 둔하게 만들뿐 아니라, 솔직히 발달 중인 유기체에게 위험해. 할 가치가 없어." 지기가 그네에서 뛰어내리자 운동화 아래에서 모래가 날렸다. "그런데 이 특별한 약은 말이야! 아직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다들 다른 마.약.처럼 생각하는거야…" 그는 뒷주머니에서 종이봉지를 꺼내서 테레즈의 코끝에 흔들었다. "사마라 앰프! 너희들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상상도 못 할거야! 이걸 왜 파는지 나도 모르겠어. 나 혼자 다 하고 싶은데 말이지." 희미한 빛 속에서 지기의 검은 눈이 빛났다. "이건 너무 최근에 나와서 아직 이름도 없어. 여자아이들은 이걸 체리 스피드라고 부르고, 남자아이들은 '사마라 앰프'라고 부르지. 사마라 공화국에서 왔으니까. 이 세상 모든 좋은 것들은 사마라 공화국에서 나와. 그들은 창백을 통해 이걸 가져와. 공산주의자들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길거리 마.약.! 엔트로포넛들은 창백에서 두려움 없이 일을 하기 위해서 사마라 앰프를 해! 하지만 파티를 위해? 그건 매우 선구적이고 진보적인 사고방식이야. '날아오르는 공산주의자!' 그라드에서는 그렇게 불러.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불러. 뭐라고 부르는지 알고 싶어?" 지기의 광대뼈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고, 검은 눈썹과 눈꼬리의 주름은 교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라고 부르는데?" 테레즈가 물었다.
"화학적 결합." 지기가 대답했다. "난 그걸 화학적 결합이라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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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이나얏 칸은 매린 맞은편에 다리를 꼬고 앉아 소녀가 예고도 없이 사탕처럼 알약을 입에 넣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물병 뚜껑이 찰칵 소리를 내며 열리고 매린은 물로 입술을 깨끗하게 닦아냈다.
"그럼," 그녀가 쾌활하게 물었다. "뭐하러 기다려? 지금 전부 하자. 어짜피 효과가 있으려면 45분이 걸려. 기다리는건 지루해."
"두 개 먹었어?!" 샬롯은 놀랐다. "바보!"
"뭐 어때?" 테레즈는 중얼거렸고, 칸은 터무니없는 주근깨 철학자 친구 옆에서 두려움을 느꼈다. 여전히 유고그라드 대학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테레즈는 약을 씹어 먹었다. 그는 그들과 함께 물을 마시지 않았다. 사카린이 첨가된, 씁쓸하고 달콤한 화학 물질이 입에 퍼지지만 테레즈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나도 두 개 먹었어. '날아오르는 공산주의자'" 그는 비행기 날개처럼 팔을 오므렸다가 쭉 뻗으며 말했다.
"잠깐, 멈춰!" 샬롯이 소리치고 애니가 덧붙였다. "2개는 너무 많아. 반쪽부터 시작해. 어떻게 할까? 구급차를 부를까?"
"필요 없어." 매린이 웃으며 말했다. "지난번에 한번에 다 먹어봤는데 정말 좋았어. 지금은 두 배는 더 좋은 것 같아. 테레즈, 어때?"
"나는 오늘 밤보다 준비가 덜 된 은행 강도 사건을 알고 있어." 칸은 갑자기 말문이 터져 스스로도 놀랐다. "어두워지잖아. 가스등을 켜." 그는 화가 나서 테레즈의 배낭에서 세 개의 램프를 꺼냈다. "그리고 물도 추가로!" 물이 가득 찬 주머니를 모래에 내려놓자 쉭쉭 소리가 났다. "지기가 그걸 하면 -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그 이름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 그걸 하면 음식 맛이 역겨워진다고 말했거든. 그리고 모든 것이 이미… 모르겠어, 이상해."
"맞아." 샬롯은 손가락 사이에 라즈베리색 알약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녀는 혼란스러운 칸을 바라보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스콜?"(한국어 역자주: 건배) 이라고 선언했다.
"스콜" 칸이 대답하고 제스퍼는 그의 멍청한 벤치 동료와 샬롯이 함께 물병을 잡는 것을 지켜봤다. 애니만이 여전히 손에 알약을 쥐고 있었다. "안 해?" 소녀는 턱 밑에 손을 얹은 채 제스퍼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콜?" 제스퍼는 엉덩이에 라운드 컷이 있는 여름 바지, 구부러진 무릎, 발에 느슨하게 매달려 있는 슬리퍼를 무심코 쳐다봤다. 소녀는 즉시 삼키지 않고 낄낄 웃으며 날카로운 혀에 알약을 녹였다.
"달콤해, 지독하게 달콤해서 좋아.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때문에 좋아하는것 같아. 너도 좋아하게 될 거야." 소녀는 제스퍼를 바라보고 제스퍼는 그녀의 다리 이상을 보았다. 태양에 의해 냉각된 물 위의 폭발. 갑자기 돌풍이 불자 갈대가 주위에서 속삭이고 모두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소년은 입에 작은 알약를 물고 혀에서 사카린의 반짝임을 느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침을 삼켰다. 그의 목으로 들어가는 물체에 대해 공포의 담즙이 솟아오르고, 산성 환경이 반응하여 몸속의 진홍색 다이아몬드를 분해했다. 착색제와 염료에서 거품이 일어났다. 눈앞의 해변에 파도가 밀려오고 꿈처럼 조용히 갈매기 소리가 났다. 이 어두워지는 세상에서 하얀 선원 모자를 쓴 소년은 이제 반합성 물질에 휘둘리는 여행자일 뿐이다. 제스퍼 자신은 여섯 사람 중 마지막으로 먹은 사람이지만 자발적으로 항복했다. 다른 이들처럼. 그는 아직 알지 못했지만 지금도 그의 미발달된 신진대사에는 탄소, 산소, 수소의 미세한 조각이 흩뿌려진다. 거기에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기본 입자의 조합이 그의 내부에 장착된다. 이제 그에게는 통제권이 없다. 마.약.이 모든 것을 통제한다. 마.약.은 자신의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 계획이 실행되려면 45분 남았다. 마.약.은 그와 동기화하고 새로운 행동 패턴을 형성하며 비밀리에 조용한 무기처럼 장악한다.
그러나 이 정신약리학적 작용은 아직 매린 룬드의 열세 살 몸에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부여하지 않았다. 칸은 고개를 숙인 채 그 소녀를 바라보고 있고, 소녀는 그 앞에 서서 잿빛 금발로 땋은 머리를 풀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바람에 흩날리면서 마치 임산부처럼 배 위에 손을 얹고 있었다. 그녀의 신진대사는 흰 얼룩이 진 드레스 직물 아래에서 초과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구역질을 느끼고 있었고, 페니에틸아민이 소화기의 모세혈관을 통해서 꽃잎맥같은 분홍색 피부에 쏟아져 들어갔다. 암페타민의 최종 합성, 최고의 경지! 그녀의 몸은 침입자를 제거하고 싶어하지만, 그녀는 용감하게 모든 것을 그녀안에 품는다. 그녀는 영리하게도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며, 아름답고도 매우 아름답다.
소녀잡지의 윤기나는 표지에는 주판처럼 12개의 보석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원래는 24개였다. 샬롯이 한 개, 애니가 한 개, 제스퍼가 한 개, 칸이 한 개를 더 가져갔다. 테레즈는 두 개를 가져갔다. 한편, 바람이 매린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자, 그녀는 화합물이 자신의 조용한 비밀 속 혈액-뇌 장벽을 흘러넘치는 것을 느꼈다. 세로토닌 종말의 회오리바람이 일어나고 있었다. 매린 룬드는 귀여운 얼굴과 부드러운 곡선을 가지고 있었고, 8학년 졸업장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으며,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그것을 정말 좋아했다.
그들 여섯 명은 무릎 위에 손을 얹은 채 일렬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예상대로, 지평선의 가장자리는 흐릿한 금색이 되었고, 태양이 물 속으로 가라앉음에 따라 그 위의 하늘 반구에는 더러운 청록색 줄무늬가 생겼다. 매린은 모래시계처럼 엄지손가락으로 남은 시간을 측정했다. 엄지손가락 뒤로 해가 지고, 아이들 머리 위의 하늘 반구가 매 순간 더 진한 파란색으로 어두워지고 있었다. 하늘에서는 별들이 차례로 빛나기 시작했고, 침묵 속에 물러가는 파도 아래서 물가의 모래가 마치 레모네이드처럼 지글지글 끓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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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퍼는 아무도 없는 해변에 서 있다. 그 뒤로 20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의 앞쪽 바다에서는 파도가 솟아올랐다. 그의 오른손에는 하얀 검처럼 생긴 서핑보드가 들려 있고, 다른 손은 기대에 찬 그의 엉덩이 위에 놓여 있다. 제스퍼는 언제나처럼 검정색 고무 잠수복을 입고 있다. 그는 전신 장갑을 착용했다. 그의 밝고 푸른 눈은 은행강도의 마스크처럼 눈구멍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고, 추위에 입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텅 빈 해변은 매년 제스퍼를 맞이한다. 해안선은 많이 변했고 모래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살아있는 모래처럼 가라앉았지만 기본 모양은 항상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제스퍼는 갈대 사이로 천천히 바다를 향해 걸어간다. 북해의 10도 물은 그의 잠수복에 촘촘히 달라붙어 한걸음 한걸음 더 깊어진다. 슈트의 네오프렌 내한성 피부를 통해서 체온이 물에 손실된다. 체온저하는 눈에 띄지 않게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저체온증은 3/4시간후에 시작될 것이다.
파도가 그의 허리를 때리고, 짙은 회색 황혼 속에서 파도가 그의 앞에 부풀어 오른다. 제스퍼는 보드 위로 기어 올라가 노를 젓기 시작한다. 물이 판자에 튀고, 그가 파도를 거스르자 파도가 그의 주위를 휩쓸었다. 더 멀리 갈수록 파도는 더 높이 올라가서 더 이상 파도 꼭대기를 통과해 노를 저을 수 없게 되었다. 파도를 타기 전에 제스퍼는 물 속에서 보드의 날카로운 노즈를 누르고 잠수한다. 저체온의 얼음물이 그를 향해 폭발하며 수중 소용돌이를 만든다. 그것은 녹은 금속처럼 그의 눈에서 불타오른다. 제스퍼의 새까만 실루엣은 밑바닥 없는 해저 무덤을 향해 미끄러져 들어가 서핑보드의 밝은 흰색 선을 어둠 속으로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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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어때? 어떤 느낌이야?" 테레즈가 마침내 묻고 샬롯과 애니가 소년들에게 고조된 육체적 감각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황홀경을 설명했을 때, 모든 것이 어두워지는 하늘 반구의 고압 시스템처럼 그들을 붕 떠오르게 한다. 칸은 주위에 대해 이상한 무관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변증법적 유물론 안경 너머로 눈을 깜박이고 차분하게 숨을 쉬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과체중의 몸, 지방층과 흥분으로 뛰는 심장을 마치 더 이상 자신의 일부가 아닌 것처럼 느낀다. 매린은 사과하듯 칸 옆으로 이동하여 그룹에서 분리된다.
칸의 지평선 너머 평화로운 세계에서는 침착한 것이 좋았다. 칸을 생각할 때 소녀의 마음에 떠오르는 색 조합인 일마라의 삼색기가 저녁 하늘에 얼어붙은 것처럼 보인다. 매린은 그것을 소년에게 말하면서 동시에 아직도 여전히 얘기하고 싶은게 많다고 말했다. 알맞은 때가 되면.
"좋아." 칸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의 도움으로 고양된 새로운 자신에게 더욱 밀착했다. 다가오는 밤과 그의 남은 생애 동안, 필요하다면 그는 모든 것이 괜찮은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는 이 곳으로. "어쨌든 깃발의 색깔은 바로 저녁 하늘의 색깔에서 나온 거야. 청록색, 보라색, 주황색. 일마라에는 적절한 색소가 없기 때문에 깃발이 너무 밝아. 그곳에서는 생산되지 않거든. 그것과 함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내리쬐는 태양이 그들의 불행이지. 그래서 그들의 취향이 별로인지도 몰라. 사실 그건 색소와 태양 때문이야. 그들은 좀 더 차분한 일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
매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할 말이 없네. 특히 이런 것에 대해서는. 나는 색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네가 말하는 건 마음에 들어. 그러니까 신경쓰지 마, 알았지?"
"아니, 사과할 필요 없어. 일마라의 유색 안료 상황, 창백을 통과하는 골동품 비행선의 사양, 심지어 내가 집에 데려다 줄 때 말한 헛소리까지 ‒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흥미롭다는 걸 알아." 칸은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농담을 다른 사람에게 들릴라 조용히 웃었다. 칸은 침묵하고 다시 바다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넌 어때? 그 느낌에 대해 뭐라고 할래?"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색깔이 느껴져." 매린이 설명하자 칸은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것이 검은색이라고 말하고 싶어. 매우 어두운, 아주 좋은 어둠." 칸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매린이 그에게 알려주는 새로운 방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는 온 세상이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기를 바란다. 모든 것에 대해. 그리고 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겸손한 지지를 표한다. 농담이 아니었다. 그는 손바닥에 땀이 나고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 매린은 그에게 그것이 완전히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이제 곧 시작된다는 뜻이다.
칸은 갑자기 눈앞에 있는 생물을 불타는 듯한 관심으로 바라보고, 그 생물도 칸을 마주본다. 그는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소녀는 살짝 떨며 이를 악 물고 땀에 젖은 비치 타월을 손에 꼭 쥐었다. 매린 룬드의 짙은 녹색 눈 뒤에는 아름다운 환희가 번쩍이며, 그녀의 세로토닌 작동성 뉴런은 복잡한 시냅스 네트워크에서 재조립된다. 기분 변화, 원죄, 세로토닌 재흡수라고 불리는 끔찍한 법칙이 억제된다. 학교 아침부터 숙제를 마친 저녁까지 매일 부족한 엔돌핀 보급으로 매린 룬드를 괴롭히는 이 화학 순환은 이제 작동을 멈춘다. 그뿐만 아니라 뉴런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엄청난 쾌락을 그녀에게 주입한다. 그 소녀에게 잉크처럼 검고 농밀하고 유쾌한 주스, 순수한 액체 엑스터시가 주입된다. 50년대 기타 팝이 휴대용 레코드 플레이어에서 재생된다. 수송 단백질은 계속해서 더 많은 쾌락을 제공하므로 몸도 마음도 아직 제대로 반응할 수 없다.
"무서워." 매린이 갑자기 말했다. "지난번과는 달라. 모든게 핑핑 돌아.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어." 소녀의 호흡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그녀는 누나에게 등을 돌리고 어깨 너머로 조용히 말했다. "너무 더워, 롯데 언니, 드레스를 벗겨줘."
"뭐야, 벌써?!" 샬롯은 재빨리 시계를 살펴보고 매린의 드레스 지퍼를 풀었다. "아직 15분 정도 남았어. 물론 더 짧을 수도 있지만."
매린의 목소리는 끊어진 끈처럼 약했다. "머리가 핑핑 돌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소녀는 공중으로 손을 들어올렸다.
"괜찮아." 칸이 용기를 잃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칸은 차분해졌다. 그는 조용히 눈을 깜박이고 숨을 들이쉬고 내쉰었다. 잔물결이 이는 시원한 바다가 그의 앞에 펼쳐져 있는데, 언제나처럼 그토록 광활하고 무심했다. "머리가 돌고 있다면 눈을 감아." 칸은 말하며, 적어도 지금은 매린쪽을 보지 않는 것이 신사적이라고 생각한다. 드레스의 하얀 주름이 공중에 바스락거리고, 샬롯은 드레스를 매린의 머리 위로 들어 벗겼다.
소녀는 헐떡였다. "맙소사, 무서워… . 매린의 머리카락은 샬롯의 드레스에 펼쳐져 있었고, 수영복을 입은 그녀의 몸은 언니의 팔에서 뜨겁게 빛났다. 그녀의 커진 눈은 거대한 검은 원반, 녹색의 기미조차 없는 동공이었다. 다섯 명이 그녀 주위에 둥글게 앉아 있었고, 매린은 칸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그렇게 침착할 수 있어?" 그녀가 물었다.
칸은 그의 눈앞에서 열에 들떠 경련하는 그녀의 관절과 몸짓으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그는 해가 진 차가운 북해를 바라보았다. 구름의 어두운 형체가 부서지고 있었다. "모르겠어." 이나얏 칸은 젖은 안경을 벗고 습관적으로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말했다. "효과가 있는 것 같아. 한동안 비정상적으로 침착했거든."
샬롯은 매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마도 그럴 거야. 나도 처음에는 침착했어. 손바닥에 땀이 나?"
"샬롯, 내 손바닥에서는 항상 땀이 나. 하지만 맞아, 지금도 땀을 흘리고 있는 것 같아."
매린은 시원한 시트처럼 언니의 드레스를 꼭 껴안았다. 그녀는 아기처럼 몸을 문지르고, 옷감은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너무나 기분 좋고 바람이 잘 통하는 냄새가 났다…그녀의 몸은 고작 열세 살이지만 중추신경계의 희미한 빛 속에서 옥시토신의 강은 이미 산후의 행복처럼 흐르고 있었다. 그녀의 미성숙한 가.슴.에서 지지와 신뢰가 흐르고, 오르가즘의 호르몬이 따뜻한 지방 조직에서 효모처럼 솟아오르자, 소녀는 부드러운 파도에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모두를 사랑한다. 애니는 언니의 행복감을 부러워하며 지켜봤다. "아, 왔구나, 너무 좋아!"
"맙소사, 너무 좋아." 매린이 한숨을 쉬었다. "얼마나 좋은지 몰라. 아름다운 말좀 해 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너무 커. 우울해질까봐 두려워." "그럴 수도 있어." 눈부신 샬롯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바닥을 매린의 가슴에 대었다가 뜨거운 난로에 닿은 것처럼 충격에 움츠러들었다. "이런, 심장이 너무 빨라! 들려? 마치 말굽소리 같아!" 애니는 언니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박동 소리를 들었다. "매린, 얼마나 먹었어? 사실을 말해!"
"두개" 매린은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두 개가 아니라 여섯 개를 가져갔다. 그녀는 한 손으로 애니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다른 손으로 공중에 떠 있는 칸의 손을 찾았다. 그녀는 친밀감을 느끼면서 칸의 손을 가슴에 대고 숨을 쉬었다. "괜찮아. 나를 믿어. 모든 것이 예상한 대로야. 세상에, 너무 좋아…" 그녀는 마치 뜨거운 파도와 차가운 파도를 동시에 피하듯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분노한 파도는 그녀 앞에서 부서졌고, 실체가 파괴고 있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기분좋은 적이 없었어. 모든게 너무 부드러워. 너도 해 봐야해…" 소녀는 가슴에 소년의 손을 누르고 있었고, 매린의 원은 닫히고 있었다. 칸은 그 모든 것 위에 똑바로 앉아 소녀를 향해 통통한 턱을 들어올리고 자랑스럽게 그의 마음 속 형언할 수 없는 평화를 음미하고 있었다. 그것은 이전에도 이미 그에게 스며들어 있었지만, 그 느낌은 매 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자신감이 커졌다. 검은 피부의 소년은 눈썹 아래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며, 그의 변증법적 유물론 안경너머 눈의 홍채는 확대되어 검게 변했다. 그는 세르비아의 사자이자 국가의 진정한 군주(khan)였다.
"매린, 들어봐. 나도 온 것 같아. 그 마법."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너를 가게했어!" 소녀는 큰 소리로 외치며 사랑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칸은 숨을 내쉬며 소녀를 향한 그의 숨결이 마치 칼날처럼 얼마나 뜨거운지, 주변 세상이 어두운 기쁨으로 얼마나 윙윙거리는지를 느꼈다. 대기가 진동하고 모든 소리가 필터를 통과해 들렸다. 메뚜기 떼는 바삭거리며 다리를 문질렀다. 이 두근거리는 심장마비는 칸의 손 밑의 흙까지 모든 것을 관통하고, 매린 룬드의 육체의 따뜻한 어둠 속에서는 비상경보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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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수루 랠리 드라이버가 집 앞에서 차 타이어를 치고 있었다. 소리는 점점 더 심해지고, 그의 귀에는 고주파음이 들렸다. 케니는 잠시 멈추고 왜 3단 기어가 들어가지 않는지 생각했다. 정말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그가 목조 저택의 낡고 비뚤어진 문을 바라보자, 눈꽃은 지연되고 세상은 한순간 멈춘다. 집의 박공은 짙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솟아 있었으며 모든 것이 고요하고 조용했다. 지구로의 귀환. 케니의 은빛 숨결이 그의 입에서 겨울의 고요함 속으로 솟아오른다.
70년 전, 나쟈 하르난쿠르는 다리에서 떨어져 공허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자랑스러운 무도회 가운은 뒤집혀 있었고, 그녀가 떨어질 때 천이 펄럭거렸다. 오페레타 스타는 세상에 작별을 고하고 화살처럼 머리부터 떨어졌다. 베라 강은 거품 이는 수은의 흐름처럼 그녀의 추락 밑으로 흘렀다. 그리고 멀리에서는 어린시절 기억처럼 썰매의 방울소리가 들렸다.
이나얏 칸은 테레즈 마체젝과 함께 농가 문을 나섰다. 키가 큰 전 요원은 말없이 놀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잊혀진 모터 캐리지 실내의 불빛 속에 떠다니는 눈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케니는 차 옆에서 그들에게 손을 흔들고, 한 손은 안도한 듯이 가슴에 얹는다.
그들이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갔을 때, 갑자기 낮은 주파수의 폭발음이 들리고 테레즈의 신발 밑에서 눈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케니는 두 남자가 저택쪽으로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것을 보았다. 귀청이 터질 듯한 비트가 울려 퍼지고, 베이스 리듬에 맞춰 유리창이 덜거덕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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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테레즈는 부족의 무당처럼 제멋대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는 감각이 없고 흥분된 손가락을 공중에서 흔들고, 세상은 그의 주위에서 속삭였다. 세찬 바람에 갈대가 바스락거리고 땀에 젖은 이마와 벌거벗은 상체가 시원해졌다. 세상의 친절은 끝이 없고, 유고그라드 대학살은 일어난 적이 없으며, 용감한 프란티첵이 오고 있고, SRV 혁명군이 그의 뒤에 서서 백기를 흔들고 있다. 테레즈는 그 세계에서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었지만, 자신 바로 앞에서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 감히 보지 못했다. 그것은 더 이상 이 세상의 일부가 아니었다. "Mono" 베이스 드럼의 낮은 소리만이 그의 검은 거울 청각에 울려 퍼졌다. 갈대 사이에 숨어 있는 그들은 모두 여섯명이었다. 그것은 그들 모두에게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았다. "가자, 거기로 가자, 둥지를 만들자!" 그들은 함께 외쳤다.
칸은 어둠 속에서 가스등을 켰다. 가스에서는 민달팽이 같은 지독한 냄새가 났다. 성냥불과 램프에서 굉음과 함께 불이 붙고, 유리 아래에서 푸른 불꽃이 춤추며 갈대밭에 있는 아이들 주위에 은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칸은 자신의 작품을 보고 마음에 들었다. 그는 매린의 뺨에 그림자가 깜박이는 것이 좋았다. 그는 그녀에게 두려움없이 말했고, 소녀는 감사를 표했다. 흰색 수영복 위에 샬롯의 드레스를 입은 매린 룬드는 흠뻑 젖어 있었으며 농밀했다. 정신적으로 그녀는 더 이상 물질의 홍수를 쾌락으로 재해석할 수 없었지만 그녀의 세포는 여전히 분쇄되고 있었다. 그 물질은 이제 소녀를 질투심에 가득 차서 잔인하게 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열병의 밤에는 그것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징후가 전혀 없었다. 물질이 다시 그녀를 때렸을 때, 매린은 그녀의 손을 그녀의 옆구리에 눌렀고 그녀의 호흡은 잠시 멈췄다. 스치는 옷감의 즐거움은 그녀의 림프절을 마모시켰고, 그녀의 겨드랑이는 매끄러웠으며, 그녀의 장밋빛 젖.꼭.지는 스판덱스 위로 튀어나왔지만 그녀의 신경 말단은 오랫동안 마비되어 있었다. 알아차리기엔 너무 무감각했다. 감각 기관은 타버리고, 신체 기관은 더 이상 쾌락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소녀의 손에서 물병이 해변으로 미끄러져 떨어지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그녀 주변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따뜻하고 붉은 빛이 매린의 안쪽 허벅지에 스며들어오자 그녀는 몸부림쳤다. 그녀의 눈동자는 소진 모드와 동일한 주파수로 빛났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서는 백합, 국화, 붉은 장미의 꽃다발이 모래 속에서 시들고 있었다.
아이는 떨면서 압박감에 몸이 무너졌다. "나를 위로해 줘. 너무 좋아..." 그녀는 중얼거렸다. "너무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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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레타 스타는 눈알의 흰자를 크게 떴다. 그리고 후회, 숨막히는 분비선의 후회!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나, 어리석고 어리석은 여자여! 나쟈의 생명 없는 폐 조직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었다. 나쟈가 행한 모든 일은 생명이 없고 왜곡된 껍질의 역사로 남았다. 그녀는 역사속에서 마네킹이며 망상이었다. 나쟈가 실제로 누구인지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장교의 아내"에서의 그녀의 돌파구에 대해 들어 본 적도 없으며 그녀의 스캔들 히트작 "선원의 정부"는 기껏해야 역사적인 호기심일 뿐이다. 그녀의 시대에 대한 터무니없는 과장. 그녀는 잊혀졌고, 낡았으며, 갈 곳이 없는 그녀에게 아름다운 드레스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반짝이는 수면 위에는 샹들리에가 여전히 켜져 있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인 피콜로와 웅장한 사운드가 함께하는 생동감 넘치는 팡파르! 천둥같은 팀파니 롤, 광란, 생명, 박수, 불타고 불타는 찬사처럼 나쟈의 귀에 흐르는 물소리. 그녀는 다시 떠오르고 젊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다시 그녀와 함께 했다. 나쟈에게는 진짜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세상은 아마 곧 끝날 것이다.
"아니." 용감한 프란티첵이 말한다. "아직 8년이 남았어."
대초원 독수리같은 광대뼈에 유쾌한 청년아닌가! "8년? 그렇다면 아직도 가능성이 있어!"
"맞아, 이 세상은 아직 가능성이 있어." 용감한 프란티첵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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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애니는 간호사처럼 매린에게 생수를 조심스럽게 주어 마시게 하고, 칸은 갈대를 커튼처럼 끌어당겼다. 그는 말하기 시작했다. 어둠을 배경으로 찰싹이는 물줄기, 두 개의 그림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들은 춤을 추었다. 하나는 격렬하게, 다른 하나는 같은 리듬이지만 세 배 더 느리게. 애니는 불타는 언니를 드레스 천으로 감싸 누에고치처럼 만들었다. 샬롯 자신도 오래 전에 그곳에서 부화했다. 그녀가 두 번째로 부화한 것은 40분 전이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테레즈에게로 왔고 그는 그녀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반쯤 벗은 소녀는 물병을 소년의 입에 대고 말했다. "테레즈, 헤이! 물을 마셔야 해. 그렇지 않으면 심정지가 올거야. 너도." 그녀가 뒤에서 외쳤다. "물 마시는 거 잊지 마!" 소년은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병을 받아 꿀꺽꿀꺽 삼켰다. 그리하여 시원한 물과 함께 그의 욕망은 마침내 가라앉는다. 행복한 화학적 평화는 그 무게로 소년을 압도했다. 금색 반바지 허리띠와 같은 색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샬롯 룬드는 갓 부화한 몸을 무심코 그의 앞으로 움직였다. 머리를 살짝 뒤로 젖히고 눈을 감은 소녀는 베이스 드럼의 튀는 리듬에 맞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방울소리처럼 짧게 미소를 지었다. 샬롯은 그녀 자신의 농담에 웃는다. 그녀의 웃음과, 그가 남몰래 간직하고 있던 당혹감이 테레즈를 무너 뜨렸다. 그는 그녀의 대뇌피질로부터 파생된 웃음의 떨림에 자극되었다. 저런 웃음을 웃는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그것은 실체에 대한 것이 아니며, 심지어 더 이상 단어로 구성되지도 않는다. 그것은 오래 전에 사라졌고, 테레즈에게서 없어졌다.
교복을 입은 마체젝이 계단을 내려왔다. 바사에서는 오직 별종들만이 교복을 입는다는 사실을 마체젝이 어떻게 알았겠는가? 벽을 닦는 사람들. 그는 여기에 막 도착했을뿐이다. 장녀 룬드가 구두로 디딤돌에 또각 소리를 내며 계단을 내려갔고, 그 소녀의 10학년 친구인 미남 알렉산더가 그녀 옆에서 계속 맴돌며 얘기했다. 테레즈는 그림자처럼 저녁 식사 줄로 그들을 따라갔다. 샬롯 룬드는 학교 매점에도 가지 않고,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심지어 이 세상에서 신진대사도 하지 않는것 같다. 그러나 잘 생긴 알렉산더는 그녀를 매료시켰다. 8학년인 테레즈 마체젝은 샬롯 뒤에 서서 과일주스를 따랐다. 소녀는 돌아서 과일주스 국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테레즈는 그녀에게 국자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났다.
"너 샬롯 룬드지," 테레즈는 그 소녀의 반쯤 신화적인 이름을 중얼거렸다.
"너는?"
"테레즈 마체젝," 테레즈 마체젝이 말했다. 그 뿐이었다.
소녀가 음악의 리듬에 맞춰 머리를 흔드는 동안 샬롯의 적갈색 머리가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손끝을 허공에 닿게 하였다. 쇄골 아래에는 작고 팽팽한 벌거벗은 가슴과 하얗게 그을린 선이 그려져 있었다. 그녀는 웃었다: "알았어, 테레즈 마체젝!" 그리고는 행복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알았어. 알았다구!" 테레즈 마체젝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래밭에서 소녀는 발을 이용해서 진한 파란색 양말을 벗었다. 그리고 그 소녀가 그의 앞에 기어서 오자 테레즈 마체젝도 말했다. "나도 알았어." 따뜻하고 차가운 파도가 그 위로 부딪쳤다. 두 개의 창백한 허벅지 사이에서 그녀의 금색 팬티가 반짝거리는 것을 테레즈가 바라보았다. 사심 없이, 어린아이의 순수함으로. 그냥, 알다시피… 보기에 좋으니까. 그들은 욕망을 해방시켜 성냥으로 만든 집처럼 서로에게 무너져 내렸다. 쾌락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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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테레즈 및 정신 나간 수루 랠리 드라이버가 고개를 들고 밖을 내다보자 창백이 집 뒤로 다가와 있는게 보였다. 집 안에서는 베이스 드럼이 크게 쿵쿵 울리고, 외부에서는 건물의 실루엣 뒤로 거무스름한 오리나무 숲이 눈에 보이는 지평선 전체를 가로질러 하늘까지 뻗어 있었다. 창백은 파도처럼 가문비나무 숲과 광대한 세계 위쪽 산맥에서 수직으로 솟아올랐다. 그 공포는 천천히 변화하며 온 세상에 천둥소리를 내지르지만,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물질은 푸르름이며 오래된 것이다. 한때 쓰레기통 뒤에서 미소를 지었던 용감한 프란티첵처럼, 물질은 사라지는 순간에도 으스스한 위엄을 유지해야 하며, 웅장하고 다정하게 미소를 지어야 마땅하다. 산봉우리는 소리 없이 어두워지고, 공터는 확장되며, 얼어붙은 가문비나무 들판은 별빛 아래서 반짝였다.
"난 보로니킨은 아니지만…" 테레즈는 차 안에서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자리에 앉은채로 뒤적거렸다. 칸은 밖에 서서 차에 기대어 케니로부터 코담배를 받았다.
"아니지만?"
테레즈는 맛나는 베리 와인 한 병을 손에 들고 기계에서 뒤로 기어 나왔다. "하지만 30분만 지나면 모든 것이 창백 아래로 떨어질 것 같아, 칸."
"Että mitä? Mitä se sanoi?"(핀란드어: 뭐라고? 뭐라고 했어?)
"아무것도 아니야, 케니. 나라면 저 말을 믿지 않을거야. 테레즈는 보로니킨이 아니거든."
테레즈는 향이 나는 베리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찰칵 소리와 함께 비틀고 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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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다와 관련된 신화야. 킬러 웨이브." 어린 칸이 바닷물을 가리킨다. 네 사람 모두 안전하게 해변 담요에 싸여 있다. 어둠 속에서 벌레들이 가스등 주변으로 몰려와 윙윙거렸다. "오랫동안 그것은 신화이자 선원의 이야기였어. 아르다에는 '할더딩어'라는 신화적인 이름도 있어. 하지만 이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현상이고 실제로 존재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수십, 수백 척의 선박을 설명해 주지. 이 파도는 '불량 파도', '드라우프너 파도'라고도 불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름은 '괴물 파도'야. 그것은 갑자기 생기는 것처럼 보이고 나머지 파도보다 훨씬 높아. 따라서 킬러 웨이브도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어. 하지만 예를 들어 10미터의 파도가 목격된다면, 과학적으로 측정된 세상에서 가장 높은 파도가 될 거야. 아, 다큐멘터리 영상도 본 적이 있어!" 칸은 턱을 흔들며 영상의 흥미진진함을 보여준다. "영상은 메스쿠 해양 시추 장비에서도 촬영되었어. 그게 얼마나 괴물같은지 상상도 못할걸!" 칸은 자신의 혀와 정신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일하는 것을 느꼈다. 모든 말이 완벽하게 나왔다. 그의 혀는 한때 무능했고 그의 정신은 어지러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영원히 그렇게 남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는 공중에 떠 있는 손을 잊어버렸다. 그 손은 10미터짜리 파도가 만들어내는 킬러 웨이브의 경이로운 높이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었다.
매린은 칸의 손이 하늘에 매달려 있는 것을 지켜봤다. 갑작스러운 욕망으로 인해 그녀는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그녀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녀는 더 먹어야 한다. 조금만 더. 그러면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번엔 더 강하게. 병에서 물을 열심히 꿀꺽 마시면서 소녀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그녀의 입술에 물이 반짝였다. "그것들은 어디서 와?"
"수학이지?" 제스퍼는 뺨에 손을 얹고 앉아 있었다. "일종의 수학 공식이 그걸 설명해주지, 맞지?"
"정확해!" 칸이 대답했다. "비선형 효과. 나도 자세히는 몰라. 그러나 어쨌든! 킬러 웨이브는 특정 공식에 따라 여러 개의 작은 파동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어. 그들이 바다와 같은 큰 물 위에서 움직이면 어느 시점에서 거의 수직에 가까운 극도로 불안정한 괴물 파도가 그들로부터 탄생할 가능성이 있어. 다른 파도의 운동 에너지를 빨아들이면 주변의 물은 더 잔잔해져. 규칙적인 파도는 잔물결로 변하고, 킬러 웨이브는 비정상적인 무게로 붕괴되지. 하지만 그 전에 엄청난 파괴의 씨앗을 뿌릴 수도 있어..." 칸은 큰 몸짓으로 마무리한다: "세상에서 그것들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곳이 어딘지 알아? 여기야. 이 현상을 북해 가을파라고 불러."
"이런 젠장." 애니가 입을 이상하게 일그러뜨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소녀의 동공은 확대되어 검게 변한 지 오래되었다. 그녀는 갈대 사이로 바닷물을 내다봤다. 어린 애니의 생각에는 완전히 맛이 간 킬러 웨이브가 언제든 솟아오를 것만 같다. 그런데 테레즈가 샬롯과 함께 나타났다.
"그럼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뭔지 알아?" 칸이 교활하게 물었다. 그는 안경을 닦은 다음 다시 착용했다. 그는 아몬드 모양의 눈을 가늘게 뜨고 안경유리를 통해 대중 과학 미스터리의 핵심을 짚어나갔다. "동일한 효과 ‒ 왜 그런지는 묻지마, 나도 모르니까 ‒ 동일한 비선형 효과가 창백을 설명할 수 있어. 과학자들은 엔트로피학에서 같은 공식을 사용해. 그것이 창백이 세계를 휩쓸 때 움직이는 방식이야."
"자동차 바퀴처럼." 샬롯이 소년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잘 설명했어. 그런데 칸, 내가 한가지 말해도 될까?"
"그래, 얼마든지." 어린 이나얏이 말했다.
"넌 네 나이에 비해 정말 똑똑해." 샬롯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칸은 그녀로부터 칭찬의 왕관을 받았다.
"그리고 넌 아주 아주 좋은 자세를 갖고 있어." 그가 대답했고 그녀는 진심으로 웃었다.
존경과 애정의 일제 사격이 바다처럼 으르렁거리고, 모든 것이 불꽃처럼 흔들리고 깜빡이는 가운데, 애니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수달처럼 민첩하게 목을 쭉 뻗은 채 무언가를 찾는 듯 움직였다. "잠깐만, 잠깐만. 물이 어디갔어?" 그녀가 말했다. 제스퍼는 애니의 시선방향이 암시하는 것과 모두가 그를 기다리는 방식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머리에 하얀 선원 모자를 쓴 채 여전히 마법에 걸린 것처럼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냉정하고 약간 뜨겁다는 것 외에 특별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 제스퍼는 알아채지 못해서 약간 실망했다. 하지만 킬러 웨이브는 초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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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을 입은 남자가 물 위로 올라오면서 숨을 헐떡거린다. 그는 입에서 얼음물을 뱉어내고 서핑보드 위에서 배를 깔고 올라갔다. 제스퍼라는 이름의 외로운 검은 점이 파도의 자비에 따라 해안에서 0.5km 떨어진 곳으로 멀어졌다. 그는 손목의 스톱워치를 확인한다. 15분만 더 지나면 그가 임계 체온에 도달할 것임을 알았다. 그는 휴식이 필요하다. 제스퍼는 젖산으로 인해 떨리는 근육을 이완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는 샤를롯데얄임을 알 수 있는 소나무 줄기가 보이는 그의 뒤를 바라보았고, 그 위로는 희미해지는 하늘에 거대한 구름이 천천히 모이고 있었다. 보드는 물의 리듬과 그의 숨결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너무 조용해진다. 파도는 모두 어디로 갔지?
"이 다섯개의, 여전히 그리고 언제나 유명하고 끔찍한, 마지막 말들:
왜 나를 떠났나요?
나는 나 자신에 침잠하여, 모든 신에게 파도처럼 울부짖을 겁니다:
이번에는 머물건가요? 이번에는 머물건가요?
이번에는 머물건가요? 아니면?"
끔찍한 표효가 다가오고 있었다. 제스퍼는 서핑보드 위에 서서 고무 마스크를 머리 뒤쪽으로 끌어당기고, 얼굴에 금발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바라보고 있었다. 서핑보드의 작은 끝 부분을 배경으로 거대한 파도가 솟아오르고 짙은 회색의 세포막같은 거품 벽이 보였다. 그것은 수직으로 솟아올랐고, 거품의 꼭대기가 제스퍼의 시야에서 하늘을 가리며 물방울을 튕겼다. 파도의 부풀어오르는 절벽이 거품 위로 서핑보드를 들어 올렸다.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온 힘을 다해 노를 저었다. 그는 몸을 돌려 파도를 타고 가려고 한다.
하지만 할더딩어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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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됐네." 애니가 관대하게 한숨을 쉬었다. "너도 기분이 좋아질 자격이 있어." 그들은 가로등 아래 아스팔트 도로 위에 서 있었고, 아스팔트가 모래로 부서지는 곳에서 넓은 샤를롯데얄 해변이 시작된다. 숲속의 어둠과 45분간의 열성적인 대화가 그들 뒤에 남았다. 둘이서만 얘기하는 건 너무 좋았다.
제스퍼는 진한 빨간색 물 펌프를 들고 펌프질했다. 용기가 채워지면서 물이 노래했다. "글쎄, 기분이 나쁘진 않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고, 다른 사람들도 매우 행복해 보여. 그리고 거기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칸은 천국의 평화를 얻은 것처럼 말하고 있고, 매린은…"
"매린언니는 너무 맹목적이야." 애니가 끼어들었다.
"맞아. 그 말이 맞을 것 같아." 제스퍼는 물병 두 개에 코르크 마개를 꽂고 주머니에 넣은 후 애니를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벌레들이 가로등을 향해 필사적으로 몸을 날리고 있었고, 그 아래에서 소녀는 맨발을 서로 비비고 있었다. 그녀는 손에 가스 랜턴을 들고 있었다. 그녀 맨다리의 잔털이 전등 불빛에 빛나고 있었다. 제스퍼는 애니의 얼굴에 어떤 생각이 떠올라 퍼지는 미소를 보고는 궁금해졌다.
"알아!" 그녀가 말했다. "어쨌든 너는 냄새를 잘 맡잖아. 향수에 관해서도 잘 알고."
제스퍼가 아스팔트 위의 소녀 앞에 쪼그리고 앉자, 그녀의 지갑 거울에 알약 하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절구와 딱딱한 뭔가가 필요해." 소녀가 말했다. 제스퍼가 돌을 들고 신나게 돌아왔을 때 그녀의 손에는 이미 아이섀도 팔레트가 들려 있었다.
"어쨌든 고마워!" 애니는 거울을 사용하여 알약의 가루 표면을 조심스럽게 부수고 그 조각을 부드러운 라즈베리색 가루로 갈았다. 그녀는 혀로 용기 가장자리를 핥은 다음 조심스럽게 지갑에서 5 레알짜리 지폐 한 장을 꺼냈다. 제스퍼는 이 의식을 매혹적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애니가 검은색 지폐의 가운데를 접고 이를 사용하여 가루를 거울에 선으로 분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거울위에서 가루는 레일처럼 평행하게 달렸다. 5 레알짜리 지폐가 소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작은 튜브처럼 굴러갔다.
"이제 이렇게 손가락으로 한쪽 콧구멍을 막고 다른 쪽을 집어넣어." 그녀는 제스퍼에게 작은 튜브를 보여준다. "그런 다음 심호흡하고 라인 전체를 코에 흡입해. 보여줄께!" 애니-엘린 룬드는 가로등 아래 물 펌프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스팔트가 반짝거리고 몸집이 작은 소녀가 거울 위로 몸을 굽혔다. 흰색 세일러복을 입은 제스퍼는 결단력 있게 라인을 콧구멍에 들이마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전체 분말은 한 순간에 종이 롤 속으로 사라졌다.
제스퍼에게는 이 모든 것이 정말 마법처럼 보였다. 애니는 신음하고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지폐를 건네주었다. "조금 따끔거리지만 기분은 좋아. 더 빨리 시작돼. 그러나 지속 시간은 더 짧아. 해!"
그리고 제스퍼는 그것을 해냈다. 약물 가루가 지폐의 검은색 관을 통해 돌진하며 들어왔다. 결정이 모세혈관을 부수자 콧구멍이 가렵고 따끔거렸다. 그리고 제스퍼가 일어서자 모든 것이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그들은 함께 숲으로 내려갔다. 애니가 손에 들고 있는 가스등은 바스락거리며 모래 언덕의 어둠 속에서 나무 줄기에 길고 움직이는 그림자를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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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퍼는 유연한 동작으로 배를 떼고 보드 위로 몸을 밀어 올린다. 그의 뒤에서 물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발뒤꿈치로 보드 용골을 걷어찬다. 어느 순간 장애물이 최소화되고 모든 것이 완벽해지며 그는 물 속을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보드는 더 이상 물에 닿지 않고 진동하는 에어 쿠션 위에 떠 있다. 제스퍼는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지그재그로 파도의 꼭대기로 올라간다. 그는 그의 뒤에서 파도가 부서지고 자체 무게로 인해 무너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거대하고 반짝이는 물 커튼이 떨어져 그를 안으로 끌어당긴다. 제스퍼는 뒤쳐져 튜브의 어두움 속으로 들어가고,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하는 그 세계는 붕괴 속에서 안정을 얻는다. 파도 붕괴는 물의 격렬한 소용돌이 안에 만들어지는, 어두운 아몬드 모양 구멍의 영구적인 환경이었다. 내부는 부드럽고 조용하다. 이것이 영원히 지속될 수만 있다면 그것은 52년의 여름이 될 것이다.
52년의 여름은 영원히 붕괴되어 그를 산 채로 잡아먹는 실체였다. 이 기억 덩어리에는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정말 심각한 문제가. 세상이 더 이상 그를 도와주지 않기 때문에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10초 동안 모든 것이 안정된다. 제스퍼는 물의 벽을 쓰다듬으며 추위로 인해 새빨개진 입으로 말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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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바퀴가 눈밭 위에 고리를 그린 안뜰에서 이나얏 칸이 고개를 들고 뒤를 돌아보니 농가가 유령처럼 그 위에 맴돌고 있었다. 회전하는 물체에는 전선의 내장이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배경으로 검은색으로 늘어져 있었다. 그의 마음은 자명한 평온함을 가지고 창백을 향해 표류했다. 저 높이에는 가구와 무너진 기초의 흔적이 그의 뒤에 남아 있었다. 그의 앞쪽 안뜰에서 칸은 테레즈와 케니가 고개를 숙이고 물체를 따라 비틀거리며 나무 울타리에 도달하는 것을 본다.
이상할 정도로 당황하지 않은 채 모두 울브의 오두막을 바라보고 있었다. 석회암 기초에서 약간 삐걱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곧 빨려올라갈 것 같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창백은 집 뒤편 저 멀리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숲의 소리도 잦아들고, 농가 안의 음악도 조용해진다. 멀리 보이는 어딘가, 창백의 얼어붙은 가장자리 어딘가에서 농가가 무너져 사라진다. 땀을 잔뜩 흘리며 문 앞에 나온 울브는 멘톨 담배에 불을 붙인다. 그는 운동복을 벗고 있었다. 젊은이는 스웨트팬츠와 은색 탱크톱을 입은 채 김과 땀방울을 내뿜으며 출입구 옆에 서 있었다. 테레즈와 칸이 그에게 달려가자 그 남자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깜짝 놀란다.
"가져가!" 울브는 손에 봉투를 들고 그들을 향해 달려가며 소리친다. 그는 창백을 향해 대략적인 방향으로 손을 흔들고 칸에게 서류를 건네준다. "가야 해요! 지금!"
엔진 시동 소리가 들리고 자동차 바퀴가 눈 속에서 회전한다. 거대한 구조물은 더 이상 유령 같은 무게를 지탱할 수 없었다. 그것은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광활한 벌목지가 순식간에 그 아래로 가라앉으며 가루눈이 터지고 충격파가 전 세계를 통과한다. 충격으로 인해 가문비나무가 휘어지고, 창백한 소리가 낡은 저택의 창문을 열어젓힌다. 잠시 머뭇거리는 듯 집 가장자리를 휘감다가 그 주위로 무너진다. 창백은 저택을 자신 안으로 삼키고, 내부 어딘가 천장이 낮은 홀에서는 청년이 헤드폰을 착용한다. 그는 마치 스테레오 8의 자기 테이프처럼 휩쓸리는 창백을 읽는다. 룬드 아이들의 생명 없는 풍경 속에서, 유일한 생명의 흔적은 제스퍼라는 사람의 으스스하고 불가능한 기억이었다. 창백은 마을 길 양쪽의 들판을 휩쓸고 있었다. 그 흐름은 자갈에 부딪히면서 부글부글 끓는 벽이 되어 다가오고, 자동차의 후미등 빛을 받아 진홍색으로 변했다.
사슬로 묶인 바퀴가 자갈 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Menee-menee-menee-menee!"(핀란드어: 가자,가자,가자,가자!) 미친 랠리 운전자는 마치 말에게 명령을 내리듯이 기계를 향해 소리친다. 그는 마치 수레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더 빨리 움직일 것처럼 이미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그리고 속도계를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테레즈는 속도계의 노란 빛 속에서 화살표가 200으로 튀는 것을 지켜본다. 그 옆에서 칸이 창백을 바라본다. 천천히 움직이지만 확실히 창문 위로 움직이고 있다. 그로 인해 실내 전기 조명이 어두워진다. 남자의 안경이 뿌옇게 흐려지고, 속도때문에 가죽 시트 속으로 깊숙히 가라앉으면서 봉투 두 장을 심장에 누른다. 안개가 자욱한 안경 너머 그의 눈은 기쁨으로 촉촉해졌지만, 시끄러운 엔진 소리 때문에 테레즈는 그의 말을 들을 수 없다.
"내가 맞았어, 테레즈. 난 항상 맞았어." 그가 말하지만 엔진 소리가 너무 크기 때문에 테레즈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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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퍼와 애니가 가스랜턴을 들고 키 큰 풀밭 사이로 다가오고 있었다. 제스퍼는 랜턴과 물병을 모두 들고 있었고, 애니는 셔츠만 들고 있었다. 깜박이는 불꽃 속에서 제스퍼는 소녀 등의 모반을 살펴보고 있었다. 애니 브라의 얇은 끈만이 여전히 그것을 가리고 있었다. 바스락거리는 풀이 다리에 스치는 동안 제스퍼는 맨살에 닿는 감촉을 즐긴다. 목이 말라서 그는 병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외친다. "이건 신성해! 신성한 물! 병에 담아서 팔아야 해!"
그들이 다가가자 해변에서 즐거운 함성이 그들을 반겼다. 모두가 서로를 포용했다. 애니는 가스랜턴 불빛 아래 제스퍼의 입술에 묻은 립스틱을 닦아내며 웃었다. 칸은 테레즈가 로봇인 것처럼 타고 있었다. 그는 친구의 머리를 돌려 로봇 소리를 내며 원하는 곳으로 안내했다. 로봇 테레즈가 무릎 깊이 물 속으로 끌려가자 칸은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해파리를 감상하며 잠시 머뭇거렸지만, 다른 사람들은 수영복을 입은 채 물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작은 빛나는 몸들이 물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맨발 아래의 모래가 움직이고, 부드러운 물은 발목 주위를 씻어냈다. 그들의 과민한 신체는 모든 접촉에 반응한다. 애니의 발가락 사이에서 모래 폭발이 터지면서 그녀는 기쁨에 겨워 발가락을 움츠리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은 모두 매우 천천히 움직이며 손은 차가운 물 표면 위로 맴돌고 있다. 그들은 가끔 비명을 지르며 매 순간 몰래 황홀경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액체는 그들을 받아들여 그들의 엉덩이와 배 주위로 흘러간다. 시원하고 점성이 완벽하다. 매린은 그것을 참을 수 없었다. 물이 가슴과 겨드랑이를 적실 때 소녀는 물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았다. 바다 위에는 항복의 찬가만이 남아 있다. 그녀의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 들어 부러지는 것이 느껴진다. 호르몬은 이미 그녀의 미끄러지는 몸을 왜곡시키고 있고, 골반의 중심은 산도로 확장되었으며, 그녀의 엉덩이 깊은 곳에서는 참을 수 없는 쾌락이 고동치고 있다. 그녀의 체액이 담긴 무덤에는 작은 호문쿨루스가 바늘만한 눈을 감고 있다. 그 생물은 반원형으로 몸을 웅크리고 입을 벌려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존재한 적도 없었던 것처럼. 매린은 긴장을 풀었다. 모든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고, 물 깊은 곳에서는 모든 것이 검게 변하며 메아리쳤다. 샬롯의 빛나는 하얀 그림자가 그녀를 지나쳐 지나가고, 그녀는 누군가의 부드러운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는 것을 느낀다. 칸이었다. 그는 소녀를 수면 위로 들어올렸다. 매린은 짠 공기를 흡입하며 거기에 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그 위로 검은 하늘에 별들이 무한히 섬세하게 반짝였다.
여섯 명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반원을 그리며 흔든다. 그리고 물속의 검은 거울 속에는 별들이 그들을 향해 빛난다. 그들은 약하게, 넓게 반짝인다. 이나얏 칸의 안경만이 그들의 빛나는 선명도를 모두 반영한다.
"그들은 더 이상 거기에 없어." 칸은 그의 손에서 약한 목소리를 듣는다. 그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별들이 그의 안경에서 미끄러져 나간다. 별 대신 매린 룬드의 눈이 움직이고 그녀가 벌린 입의 어둠이 모든 단어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들을 볼 수 있어."
아침에 갈대밭에서 눈을 뜨자, 그들은 마치 둥지 속의 새끼 고양이들처럼 쓰레기를 제대로 주워들었다. 그들은 햇빛에 말린 옷을 눈부시게 밝은 빛 속에서 입었다. 눈은 아프고, 주변 세상은 친근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어제 밤의 어둠 속에서 모든 것을 말했으므로, 그것을 낮에 반복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은 트램 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지친 대화를 나눴다. 그곳에서 그들은 소녀들이 그라드로의 가족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8월 마지막 주에 만나기로 합의했다. 그들은 정확한 날짜를 지정할 수 없어서 전화를 걸고 엽서를 보내기로 했다. 8월 말 회의에서 그들은 변화된 학교 상황이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전반적인 현실 세계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들은 정류장에서 키스나 그와 비슷한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별을 아쉬워하는 눈빛과 육체적인 비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소녀들은 트램을 탔고 소년들은 테레즈 아버지의 여름 별장으로 갔다. 그것이 그들이 서로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었다.
[잡담] [신성하고 끔찍한 공기] 13. 화학적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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