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글리프 팔레트는 두개만 제공하고, 버튼 하나만 눌러서 교체하게 해야 한다
라는게 이 글의 요지입니다.
월하의 야상곡에서부터 시작된 '던전탐색형 액션RPG' 악마성 시리즈는 창월의 십자가를 발매하면서 소울(+장비) 스왑 시스템을 채택하였습니다.
어떻게 보자면 이미 전작인 효월의 윤무곡 시절에서도 '상황에 따른 장비교체'가 필요한 상황이 많았고 NDS로 플랫폼을 옮기면서 추가된 X,Y 버튼덕에 시스템을 넣을 수 있던걸지도 모르지요.
폐허의 초상화에서는 아예 두명의 등장인물을 내세우며 상황에 따른 적절한 캐릭터 교체를 유도했습니다.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매된 오더 오브 에클레시아에서는 화끈하게 스킬 장비 팔레트를 3개로 늘려버렸고, 이것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첫째로, 급박한 상황에서는 팔레트 세개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습니다.
팔레트 교체 기능을 만든 이유가 무엇입니까? 당연히 메뉴를 불러오지 않고도 간편히 교체하기 위함이지요.
그러나 팔레트 하나당 두개의 공격과 하나의 R 발동기가 들어있고, 이것이 3개나 된다면 플레이어는 9개의 글리프가 어디에 들어있는지 꿰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글리프 조합은 시시때때로 바뀌고, 지금 장비하고있는 A 팔레트 외에 B, C가 무슨 팔레트인지 계속 기억하고 있는것은 쉽지 않죠.
결국 팔레트에 글리프를 장비시켜 놓고도 메뉴를 불러와 다시 글리프를 장비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보스전에서도 메뉴를 자유로이 불러올 수 있고, 메뉴를 부른 상태에서는 시간도 흐르지 않습니다.
적에게 맞을 각오로 기억을 더듬어 실시간으로 팔레트를 교체하느니, 차라리 메뉴를 불러와 글리프를 늘어놓고 지금 상황에 맞는걸 찾아보겠죠.
두번째로, 버튼 두개를 조합해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월하 이후 악마성 시리즈는 거의 다 즐겨봤지만 저 교체 버튼은 정말 짜증났습니다.
트리거와 A버튼 누르는 순서가 뒤바뀌기도 하고, 트리거를 잘못 눌러서 엉뚱한 글리프를 쓰기도 하죠.
결국 적이 비교적 없거나 멀리 있는 상황에서 겨우 팔레트 교체 한번 해볼까말까 하죠. 왜 만들었나 싶은 회의감이 팍팍 듭니다.
덤으로 팔레트가 교체되어도 HP바 아래에 있는 조그마한 표시만 바뀔뿐, '바뀔때의 효과'가 거의 없다시피 하죠.
이와 같은 면에서 글리프 팔레트를 두개만 제공했으면 좀 더 좋은 게임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ps. 글을 다 쓰고 보니 팔레트 세개를 유지하고도 불편함을 없앨 방안이 하나 생각났는데, A 버튼을 누르면 화면 중간에 팔레트가 나타나면서 게임 시간을 멈추는겁니다.
L/R이나 방향키로 팔레트를 선택하고 A 버튼을 떼면 그때부터 다시 시간이 흐르는거죠.
근데 글을 쓰고 보니 밑에 비평게시판도 있네요. 이 글이 소감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데, 옮겨야 하나요?
갠적으로는 별로 안헷갈리던데..
저도 창월할때에는 두개여서 덜 그랬는데 이번에는 조금 번거로웠어요
글리프 바꿔주는거랑.. 아이템 먹는거랑 좀 짜증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