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부터 서사까지, 결의에 찬 선택 깃든 ‘파이널 판타지 7 리벨레이션’
‘FINAL FANTASY VII(파이널 판타지 7, 이하 FFVII)’ 리메이크는 뭇 게이머의 해묵은 바람이자 화젯거리였다. 회사 문닫기 직전쯤 나온다는 농담이 퍽 그럴싸했는데, 실제로는 사세가 건재하던 2015년 E3를 통해 발표돼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로부터 5년 후 진짜 게임이 나왔고 클리프행어에 얼이 빠졌으며 “제발, 에어리스!!” 염원과 함께 또 4년을 참아 ‘FINAL FANTASY VII REBIRTH(이하 리버스)’까지 넘어서야, 이제 드디어 삼부작 완결만을 앞뒀다. 최근 SGF서 퍼스트 트레일러를 선보인 ‘FINAL FANTASY VII REVELATION(이하 리벨레이션)’은 내년 봄에 PC, PS5, XSX|S, NS2로 한국어화 정식 발매된다.
앞서 ‘리버스’가 입증했듯 ‘리벨레이션’도 그저 삼등분된 원작의 마지막 조각이 아니라, 전작과 약 3년 간격을 둔 정식 후속작다운 발전상이 돋보인다.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빈센트와 시드까지 모두 집결하는 동료들 ▲하이윈드로 하늘을 누비는 전례 없는 대모험 ▲웨어 시스템을 통해 더욱 자유롭고 전략적인 배틀 시스템까지 크게 세 가지 매력이 돋보인다. 물론 시스템 및 콘텐츠야 어쨌든 절대 다수의 게이머가 가장 궁금할 건 엔딩이겠지만 말이다. 이에 필자는 상하이 SQUARE ENIX 스토어 오픈을 기념해 난징동루 바이롄 ZX을 찾은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와 만나 ‘리벨레이션’에 대해 들어봤다.
'FFVII' 리메이크 삼부작의 대단원을 앞둔 스퀘어 에닉스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
● ‘FFVII’ 리메이크 삼부작의 마지막 부제가 ‘리벨레이션’였군요. 트레일러 속 신처럼 군림하는 세피로스의 모습과 무척 잘 어울립니다
: ‘리벨레이션(Revelation)’이란 단어는 어떤 진상이 밝혀진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여태껏 ‘FFVII’ 리메이크 삼부작을 만들며 게이머 여러분께 다양한 복선을 제시해왔는데, 그것들을 마지막에 제대로 밝혀간다는 완결로서의 각오이기도 한 것이죠. 많은 분들이 과연 엔딩이 원작과 똑같을지 보다 극적으로 바뀔지 등 굉장히 궁금해할 테지만, 역시 이 시점에 거기까지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으니 그만 삼가겠습니다. 단지 원작으로부터 30년, 리메이크 첫 출시로부터 7년이란 긴 시간을 함께해준 여러분께, 이 IP를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하며 지켜봐 오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완결 짓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히 담겼습니다.
● ‘리버스’ 발매 당시 인터뷰를 나눴을 때, 오픈 월드가 아니라 오픈 필드란 표현을 써달라고 당부하신 기억이 납니다. 반면 이번에는 트레일러서 먼저 오픈 월드라고 말하고 있네요
: 맞습니다. 전작 발매 당시에는 오픈 리전 또는 오픈 필드라는 표현을 썼죠. 다만 저 자신은 ‘리버스’를 오픈 월드라 여기며 만들었습니다. 에어리어가 순차 개방되는 구조지만 마지막에 모든 것이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으니까요. 단지 오픈 월드란 개념 정의가 꽤 어렵고, 게이머마다 “~가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기준이 제각기 달라 설왕설래가 오가기도 합니다. 때문에 오픈 리전 또는 오픈 필드라는 표현을 써달라는 PR 부서의 요청을 받아들였던 거죠. 내심 자신의 생각은 꺾지 않았기에 발매 후 미디어와 게이머 여러분이 오픈 월드 게임이라 여기는 모습을 보며 “거봐”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리벨레이션’이 오픈 월드임을 내세우는 건 ‘리버스’에서의 반향 때문만은 아니라, 전작보다 한 단계 더 스케일을 키웠다는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하죠. 앞서 말했듯 ‘리버스’의 에어리어가 하나씩 개방되는 구조였다면 본작은 비교적 초반에 하이윈드 입수와 함께 세계 각지의 상당 부분 곧바로 접근 가능합니다. 즉 에어리어를 차례차례 공략하는 대신 월드맵 어느 곳부터 모험할지 게이머 여러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돼, 체험의 스케일이 ‘리버스’보다 확실히 한 단계 더 커졌다고 느낄 겁니다.
또 전작은 에어리어마다 각기 다른 모험의 감각을 드리려 했으나 아무래도 넓은 공간을 평면적으로 공략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에 비해 ‘리벨레이션’은 SGF 트레일러서 호평 받았듯 하이윈드로부터 낙하산을 펼쳐 뛰어내리거나 초코보가 충분히 성장할 경우 꽤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는 등 제대로 수직적 공간의 탐색을 구현했어요. 여기까지 세 가지 의미를 아울러 ‘리벨레이션’이야말로 오픈 월드 ‘파이널 판타지’임을 당당히 밝히자는 의지로서 퍼스트 트레일러부터 오픈 월드를 내세웠습니다.
● 하이윈드를 타고 월드맵을 누비는 순간이 무척 기대됩니다. 역시 전작의 에어리어들까지 전부 포함되는 거겠죠. 그렇다면 아무래도 기존 에어리어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리버스’까지 수록했던 에어리어들도 당연히 ‘리벨레이션’의 탐색 대상입니다. 다만 두 작품이 연결된 이야기라도 같은 공간을 또 모험하려면 신선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작중 여러 지역은 흑 마테리아가 발동하며 메테오가 떠오르거나 그 영향으로 눈 뜬 웨폰에 의해 지각 변동이 발생, 전작과 사뭇 다른 풍경을 보여주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듯 ‘리벨레이션’은 하이윈드 입수와 함께 꽤 많은 에어리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에어리어들 난이도가 제각각인데, 가령 그래스랜드는 대체로 쉽지만 늪지대로 가면 갑자기 훨씬 어려운 적이 나오죠. 그러니까 어떤 에어리어든 단숨에 전부 공략하기보다 “지금은 여기서 멈추자” 같은 판단과 선택을 게이머 스스로 내릴 수 있어요. 서브 퀘스트 역시 메인 시나리오 진행에 맞춰 각 에어리어서 계속 업데이트되는 구성이라 여러모로 플레이 내내 월드맵 곳곳을 항시 모험하게 될 겁니다.
● 그 모험할 지역들 가운데 우타이도 있겠군요. 모처럼 동양풍 에어리어지만 원작에선 필수 방문지도 아니라 여러모로 비중이 낮았는데, 어떤 변화를 기대해도 좋을지
: ‘리벨레이션’의 우타이는 메인 시나리오와 밀접히 연결된, 작중 세계관을 잘 드러내는 에어리어가 됩니다. 전작은 곤가가서 정신 세계에 들어가 티파의 내면을 살펴보는 전개가 크게 호평을 받았죠. 우리가 리메이크로 ‘FFVII’에 더 깊이 파고듦으로써 게이머 여러분도 이 세계에 대해 잘 알게 되고 기뻐해준다는 걸 ‘리버스’를 통해 느꼈어요. 따라서 우타이 역시 기존 설정을 바꾸는 게 아니라 표현의 깊이를 더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우타이와 신라, 그리고 반 신라 조직들의 정치적인 구도가 훨씬 리얼하게 그려져요. 우타이가 전쟁 위기에 직면했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도록 시민들이 얼마나 긴장 상태인지 제대로 표현되죠.
한편, 일본인인 저 자신도 그렇지만 한국과 중국 게이머 여러분 모두에게 반가운 동양풍 에어리어인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측면서도 굉장히 즐거운 지역으로 만들었으니 부디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 ‘리버스’의 경우 미니게임이 너무 많다는 의견도 나왔죠. ‘리벨레이션’도 전작처럼 풍성한 미니게임을 준비했는지, 만약 그렇다면 너무 많다는 측과 어떤 절충을 취했는지 궁금합니다
: 미니게임은 이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라 여기므로 기본적으로 줄이지 않습니다. ‘리벨레이션’ 역시 수많은 미니게임이 존재하죠. 다만 ‘리버스’서 부정적 의견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라 그에 대해 가능한 한 개선하려 합니다. 당초 미니게임은 하고 싶은 사람만 하면 된다는 관점이었으나 보상이 성장 요소와 관련된 탓에 억지로 깨려는 경우가 생겼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캐릭터 및 무기 스킨처럼 어디까지나 전투, 성장 요소와 무관한 것들을 미니게임 보상으로 넣어 진짜 하기 싫으면 하지 않는다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물론 보상으로 주는 캐릭터 및 무기 스킨이 꼭 갖고 싶은데 미니게임은 하기 싫은 경우도 없잖을 텐데요. 이제 배틀과 마찬가지로 미니게임 역시 난이도를 세분화해 누구나 이지 모드로 손쉽게 깰 수 있습니다. 만약 그조차 귀찮다면, 미니게임에 최초 도전한 다음 곧바로 스킵해 보상만 챙기기까지 가능하죠. 이에 대해선 내년 봄 ‘리벨레이션’이 발매된 후 재차 게이머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 본작이 내세우는 테마가 ‘결의에 찬 선택’이라 하셨죠. 이것이 실제 게임플레이로서 어떤 식으로 뭇 게이머에게 가닿을지 궁금합니다
: 우선 한 가지, 여기서 확실히 전하고픈 바가 있습니다. 삼부작의 대단원을 많은 분들이 무척 궁금해하실 텐데, 플레이하는 사람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이른바 멀티 엔딩은 아닙니다. 크리에이터로서 “‘FFVII’ 리메이크의 결말은 이것입니다”라고 게이머 여러분께 확실히 선보일 각오입니다.
다만 ‘리벨레이션’은 결의(決意)를 테마로 내세운 만큼, 저마다의 선택이 동료들 캐릭터 심화 및 스토리텔링에 어느 정도 변화를 일으키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앞으로 차차 밝히기로 하죠. 여러 동료가 ‘FFVII 리메이크’와 ‘리버스’를 거쳐 이제 ‘리벨레이션’서 별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싸움에 뛰어드는데, 과연 그들 가슴 깊이 품은 게 무엇인가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저마다 특히 좋아하는 동료가 있기 마련이고, 그/그녀를 어떤 각도서 보고 싶은지도 다를 테니 이건 모두에게 같은 체험일 수 없죠. 가능한 한 동료를 향한 여러분의 감정이 충실히 표현되는 가운데 대단원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캐릭터 관련 콘텐츠에 게이머 선택으로 변화하는 요소가 있다고만 해두겠습니다.
● E3 트레일러를 보고 환호성을 질렀던 게 엊그제 같은데 10년이 훌쩍 지났네요. 마침내 삼부작의 완결입니다만, 하마구치P가 말해온 만족스런 결말이 무얼까 참 궁금합니다
: 앞서 발행된 몇몇 기사에서 내용이 잘려나가 본래 의도와 달리 화제가 된 바가 있어서, 새삼스럽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시점에 저 자신은 ‘리벨레이션’ 결말이 원작과 똑같다든지 더 해피엔딩이 된다든지, 그 어떤 암시성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 주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답하는 까닭은 ‘FFVII’가 원작부터 30년, 리메이크 첫 출시로부터 7년이란 긴 시간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고, 각 캐릭터에 대해서도 매우 큰 애정을 쏟고 계심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분들께 ‘리벨레이션’을 통해, 그토록 오랫동안 지지하고 지켜봐 오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멋진 작품을 전하고 싶어요. 더불어 바로 그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 저 자신도 확신을 품고 있다는 점을 말했던 겁니다.
지금 “오랫동안 지지하고 지켜봐 오길 잘했다고 느낄…” 같은 발언이 ‘FFVII’ 리메이크 삼부작은 해피엔딩이란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기실 해피엔딩이라든지 해피엔딩이 아니라든지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어요. 그저 진심으로 게이머 여러분께 멋진 작품을 전하고자 온 힘을 다해 개발 중이니 모쪼록 기대해 주시기 바랄 따름입니다.
● 신중한 답변 고맙습니다. 끝으로 오랫동안 ‘FFVII’를 성원해온 뭇 한국 게이머에게 인사를 전해주시길
: 늘 한국 팬들로부터 뜨거운 응원 메시지를 받고 있어서 저 자신에게도 큰 힘이 됩니다. 드디어 ‘파이널 판타지 7 리벨레이션’ 출시가 2027년 봄으로 확정됐으니, 한국 게이머 여러분을 비롯해 전세계 팬들과 함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바이롄 ZX ‘스퀘어 에닉스 스토어’ 풍경
|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




















